김태형의 이중성 1화
"야. 거기 너."
숨길수 없는 짜증에 말이 저절로 퉁명스럽게 튀어나갔다.
젠장. 내가 왜 이딴짓을..
"네?"
나의 짜증스러운 말투때문인지 원래 그런건지 여자애도 날카로운 어투로 되물었다.
"이리와봐"
부글부글거리는 화를 참으며 빙긋 웃었다. 내가 가볍게 손짓하자 여자애는 머뭇거리며 다가와 섰다.
여전히 눈은 반쯤 치켜뜨고 반항스럽게 선 모습에 그저 황당한 웃음만 흘렸다.
"일학년?"
"그런데요"
참자. 상대는 아직 미성숙한 날라리 일학년...
"치마가 규정에 비해 많이 짧은것같은데? 머리도 긴데다..화장했지?"
"아..."
여자애는 작게 궁시렁대며 얼굴을 잔뜩 찌푸렸다.
이런.잡것을봤나 지금 짜증나는게 누군데
성가신 일학년을 붙잡아두고 주위를 둘러보니 벌써 많은 학생들이 교문을 지나가고 있었다.
붙잡아 놓고 계속 실갱이 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기에 애써 웃으며 말했다.
"그래 짜증나지? 나도 니가 화장한걸 이렇게 지적하고 싶겠니?
언니도 바빠요"
"아. 화장 안했는데요. 선크림이에요."
"아아 선크림~? 그럼 니 시뻘건 입술은 뭐지?"
"립밤이요"
여자애는 눈하나 깜짝안하고 귀찮다는듯 바닥을 응시하며 삐탁하게 서서 쥐뿔도 안먹힐 핑계들을 늘어놓았다.
"아 그럼 니눈에 쳐바른건 숯가루세요? 학번 이름."
"아씨..선배님 치마도 짧은데요"
"허. 꼬우면 너도 선도부를 하시던가요 학번 이름."
이년이 아침마다 나와서 지같은 애들이랑 입씨름을 안해봐서 이러지.
투덜거리며 반항스러운 태도를 보이는 여자애에게 집요하게 학번이름을 요구하자
성가신듯 주저하며 이내 학번이름을 털어놨다.
끝까지 나지막히 욕설을 내뱉는 여자애의 뒤통수를 들고있는 기록지로 가볍게 내리쳤다.
"투덜거리지 말고 빨리 가라 후배님아. 욕설로 벌점 추가하기 전에"
멀어지는 여자아이를 보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아... 힘들다. 이런걸 한학기나..
몇번의 실갱이 끝에 힘이 쭉 빠지는듯 교문에 대충 기대 후회스러운 짓을 저질렀던 과거의 나를 실컷 원망했다.
[일주일 전]
-콰직
"...? ..어..어라?"
투박한 파열음을 내며 발밑에 단단한 무언가가 밟혔다.
믿기힘든 눈을 감았다 뜨며 흔들리는 동공과 함께 바닥을 응시했다.
헐. 이거.. 민윤기가 제일 좋아하는 시곈데...
넋이 나간듯 중얼거리다 소리도 나오지않는 입만 벙긋거리며 믿기힘든 현실을 부정했다.
민윤기가 알아차리는 날엔 수습할수 없으리라는 생각에 식은땀이 흘렀다.
재빨리 상황파악을 하기위해 주위를 휙 둘러보았지만 불행중 다행히 교실엔 아무도 남아있지 않았다.
철저하게 민윤기의 반이 이동수업일떄를 골라왔으니 당연한거겠지만.
안도와 후회의 한숨을 내쉬며 덜덜 떨리는 손으로 척 보기에도 비싸보이는 시계를 들어올렸다.
진정하자. 아무도 없으니까 이대로 올려놓고 나가면 나인줄은 모를거야.
미안하긴 하지만 어쩔수 없지. 미안요 선배.
속으로 전해지지 않을 사과를 곱씹으며 시계를 조심스럽게 올려놨다.
처음보다 후련해진 마음으로 손을 탁탁털며 가볍게 돌아보니 입을 쩍 벌린 정호석이 보였다.
좋아 완벽해 이대로. ..?응? 정호석..?
"김탄소..?"
놀란 눈초리로 입만 벙긋거리며 황담함을 표하는 정호석만 없으면 완벽했을텐데.
망했다..
아득히 멀어지는 정신을 가까스로 붙잡으며 이마를 움켜잡았다.
"형!!!!!!!"
"아 야!!!!"
크게 소리치며 금세 왔던길을 되돌아가는 정호석을 붙잡기 위해 허겁지겁 뛰쳐나갔다.
"이런..정신나간년.. 저거 윤기형이 알바까지 뛰어서 산건데."
"지금 미쳤어?! 지금 윤기선배한테 가려던건 아니지?"
식겁하며 정호석의 카라를 덥석 잡아챘다.
"왜 아니겠어?
이새끼가..
"진정해 호석아. 저대로 올려두면 아무도 몰른다니까? 나랑 너만 입다물면돼"
나긋나긋하게 달래자 정호석은 머뭇거리더니 수긍...
"형!!!!!!"
은 개뿔. 내 인생에 개미 발톱 떼만큼이나 도움이 안되는 정호석은 역시 들을 가치도 없다는 듯 외면했다.
"은채 소개시켜줄게."
"아. 형이 어딨지? 빨리 이 기쁜소식을 알려야 하는데"
당황하던 표정은 싹 지운채 애걸복걸하는 내모습을 비웃는 정호석은 심히 짜증났다.
"형은이..?"
"안됐다. 그거 윤기형이 젤 아끼는건데"
깔끔하게 무시하며 정호석은 금방이라도 말하러 갈듯이 두리번 거렸다.
"서연이 언니!!!! 서연이 언니!!!!너 그언니 예쁘다며!"
최후의 발악을 하듯 마지막 카드를 내놓자 정호석이 기다렸다는듯 방긋 웃으며 말했다.
"콜"
아..진짜 죽이고 싶다.
......
"..그러니까 윤기형이 니 핸드폰을 압수해서 너는 몰래 핸드폰을 가져오려고 윤기형이 없는틈을 타 자리에서 꺼내오다가 서랍안에 있던
시계를 건드려 떨어트렸다고? 큽..흠"
부들부들 떨리는 입꼬리를 애써 숨기던 정호석은 어금니를 꽉 물고 그냥웃으라는 말에대놓고 크게 쳐웃으며 나의 실수를 마음껏 비웃어주었다.
"바보냐?"
킥킥거리며 끊임없이 웃는 정호석때문에 이따금씩 살인충동을 느끼긴 했지만 어쨋든 비밀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받아내고
범인은 알려지지 않은채 끝나는듯 했으나..
.....
"넌 어딨었냐?"
"아..그땐 다음수업이 체육시간이어서 교실에서 체육복 갈아입고 있었어요"
"넌"
"저는 교실에서 애들이랑 놀고있었어요.."
씨힌 분위기에서 차가운 냉기만 뿜어대는 민윤기는 의심가는 이들을 불러모아 시계의 파손에 대해 캐묻는 중이었다.
다른 후배들은 물론 나와 정호석 또한 불려져 구석에서 긴장에 침만 삼키고 있었다.
"정호석 너는."
"전..... 교실..이요."
저 멍청이..! 들키려고 안달났나.
정호석이 더듬거리며 바보같이 대답하자 민윤기가 수상한듯 미간을 찌푸렸다.
"어? 야. 너 그때 윤기형한테 물어볼거 있다고 간다했잖아."
눈치없게 어떤 남자애가 툭 내뱉자 민윤기는 설명하라는듯 정호석을 응시했다.
"너 우리반 왔었냐?"
"아. 아니요. 간..간다고 했는데 생각해보니까 형네가 이동수업이길래 가려다 말았죠"
아..정호석 병신.왤캐 티나....
정호석이 어색하게 변명하자 민윤기는 한층더 빡친 얼굴로 말했다.
"호석아, 너구나."
이미 민윤기는 확정지은듯 굳은 표정을 짓고 정호석을 노려봤다.
"아..형 아니에요 아니라니까?"
"그래 그러게 왜 그랬어."
"형형 형! 아 진짜 아니라니까요"
"일을 벌려놓고 입만 싹 닦으면 모를줄 알았어?"
민윤기는 무표정한 얼굴로 정호석을 어떻게 처벌할지 고민하는듯 했다.
"헐...형..."
아...미치겠네..
나까지 식은땀이 흘러내리는 상황에서 민윤기는 나지막히 말했다.
"그래 호석아. 그 시계가 얼마짜린진 알지?"
아- 남자라 다행이야. 여자면 때리고싶어도 못때렸을텐데하고 살짝 웃으며 중얼거리는 말소리를 들은 정호석의 경악스러운 얼굴이
한층더 어두워졌다.
민윤기가 금방이라도 정호석의 목덜미를 잡고 응징하려던 찰나..
"악!!!!!!!! 김탄소!! 김탄소에요 형 김탄소!!"
저..저 저거 아주 나라도 팔아먹을 새끼지
금방 불리해지자 기다렸다는듯 내 이름을 우렁차게 뱉어낸 정호석을 매섭게 노려봤다.
뒤돌고 있던 민윤기가 천천히 돌며 보이는 웃고있는 모습이 호러영화의 한장면같았다.
어색하게 웃으며 주절주절 변명을 뱉어댔다.
"아니 선배.. 오빠..윤기오빠..그게 아니라요 오해에요"
"튀어와"
점점 뒷걸음치는 나를 보며 사근사근 나지막이 작게 내뱉는 민윤기를 보면서 정호석을 향한 욕을 뱉었다.
개같은 새끼
물론 속으로만.
......
-야
-야
-야
시끄러울정도로 핸드폰의 진동이 연이어 울렸다. 보나마나 정호석이겠지.
민윤기의 끄나풀. 이세상의 악같은 새끼.
-니 어디냐?
-윤기형 개빡동
-님?
-님 미침?
진동은 멈추지 않고 집요하게 울려댔지만 나는 그 문자에 답해줄 마음이 추호도 없었다.
하. 내 잘못이긴 하지만 이건 너무하잖아. 어떻게 아침부터 교문에서 날라리들이랑 입씨름을 하냐고.
지금 내가 앉았다 일어났다 하는건 결코 불안해서 지금이라도 갈까 하고 생각하는건 결코 아니다.
...아니라고
그래 이건 말이 안돼. 이런 상황에서 고분고분히 민윤기의 말을 듣는건 정호석같은 놈들이나 하는 짓이야.
정호석같은 놈이 더 있을리는 없지만. 상상만해도 끔찍한데.
-야 이 미친 잠수타지 말라고
그래 호석아 이건 어쩔수 없어. 이건 이 누나의 잘못이 아니야. 민윤기가 미친게 틀림없어.
이모든건 민윤기의 잘못된 판단을 탓하렴. 미안해. 민윤기의 히스테리를 부탁한다. 내몫까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오면 사물함에 있는 니가 죽고 못사는 오빠들의 브로마이드는 영영 못볼생각해라ㅋ ㅅㄱ
.....? ...?
순간 내 눈을 의심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지금 뭔가 엄청난 말을 본거같은데. 의자가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넘어갔지만 지금 그런걸 신경쓸 여유따윈 없었다.
그게 어떻게 구한건데!!!!!!!! 소스라치게 기겁하며 폰을 낚아채 급하게 타자를 치기 시작했다.
-ㄴㅇ%^&*ㄴ&ㄹㅁㄴ미친ㄴ3ㄴ새끼야&*(ㄴ
-텨와라
-ㄴㄷㄹ*#&$*(&*아 살렺*(ㄴ져ㅝ 지금 감
겉옷을 입을 새도 없이 대충 손에 집어 들고 집에서 빠르게 뛰어나갔다.
시발. 잠깐이라도 정호석에게 미안함을 느꼈던 내가 병신이였지. 평소에는 20분도 더걸렸던 등굣길이 경이롭게도 10분가까이 단축되어 있었다.
숨을 몰아쉬며 교문 앞으로 뛰어가자 교문앞에서 환하게 웃고있는 민윤기와 정호석을 볼수 있었다
1년넘게 알고 지내며 단 한번도 본적없는 환한 미소와 함께 한 손을 들어 가볍게 까딱였다.
브로마이드에게 닥친 생사의 위협때문에 정신없이 달려오느라 민윤기라는 보스몹 장애물을 생각치 못했다.
하하. 그래도 역시 목숨이 중요하지. 저긴 지옥이야.
미소짓는 입위로 더없이 차갑게 빛나는 민윤기의 눈과 마주치자 마자 마주보고 싱긋 웃곤 재빠르게 몸을 틀어 집쪽으로 걸어갔다.
"김탄소!! 지금 오면 두개정돈 살려준대!"
헐. 존나 개이득. 정호석의 외침에 집쪽으로 향하던 발걸음을 틀어 다시 교문을 향해 걸어갔다.
사실 민윤기 눈빛에 지릴거같아서 조금 뛰어갔다.
"김탄소. 지금 몇시지? 조금 늦었네?"
웃고 있던 표정은 언제 갔냐는 듯이 주위가 얼어붙을정도로 차가운 얼굴을 한 민윤기와 옆에서 대놓고 웃진 못해 비웃음을 참으려는 정호석이 있었다.
아 괜히 왔나.
목숨은 소중한건데..
"아 늦잠을 좀자서요 선배"
웃는얼굴에 침 못뱉는다고 베시시 웃으며 말하자 민윤기의 표정은 금방이라도 내 얼굴에 주먹을 꽂아넣을 듯 해서
어색하게 연신 변명만 늘어놓았다.
아니 그게요 선배. 제가 일부러 늦게 온건 아니라.. 설마 일부로라고 생각하시는건 아니죠?? 아니 제가 어제...
"시끄럽고. 일부러 늦게 온게 아니라면 괜찮겠네? 교문 선도 서도"
"예...? 아니 뭐 그건...."
"왜. 안돼? 그럼 일부러 늦게 온건가?"
시벌탱. 저 위협하는 눈초리좀 봐라. 이 선배는 눈째림으로 사람한명 죽일 기세다.
"아하하 설마요. 그럴리가.."
"그럼 잘됐네. 지금 바로 가"
오...쉣..
.....
역시 폰이 무슨 대수라고!!! 그렇게 찾으러 가는게 아니었어.
[시계값은 천천히 갚아]
[그대신 한학기동안 선도 땜빵이다. 교문.]
[대가는 치뤄야지. 수고해라]
지끈거리는 머리를 감싸다가 교문을 막 지나는 정호석과 눈이 마주쳤다.
마주치자마자 기분나쁘게 휘어지는 입꼬리를 보니 짜증지수가 급격히 치솟았다.
"열심히해!! 탄소야!!! 그니까 왜 그랬어!!! 반성도 좀 하고 수고해!!!"
오..........마이.. 뻙..아멘.. 진정하자.
복수하는 탄소 |
"호석아!! 어디가? 너 명찰없다~?"
"...?!"
(당황)
"빨리와"
"자...잠깐..."
"^^"
그렇게 희생양2(호석)는 탄소에게 죽이 되도록 쳐맞았다고 한다. ㅇㅅㅇ
+
탄소의 샌드백이 된 후
"넌 벌점 삼점이야. 가봐"
"?!! 뭔 삼점?? 나 명찰밖에 안걸렸는데?"
"지금 대들었냐? 일점 추가"
"...? 뭐야..?"
"닥쳐. 선도는 나야."
";;;;" |

인스티즈앱
환연 현지 인기 많은 거 보면 동탄 미시룩 어쩌고 해도 예쁜게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