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 김남준
1
김석진과 달리, 김남준은 순진하면서 착하다.
그래도 그가 관심을 갖는 주변인들에 대해서는 꽤 눈치가 좋았다.
부모님의 장례식을 치루고 있었을 때,
남준은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형아, 왜 우러? 울지마.
태형이 아무것도 모른 채 해맑게 말했다.
남준은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빨갛게 된 얼굴을 벅벅 소매로 닦았다.
가끔 제 형이 무섭기도 했다.
부모님은 아마 살아 계실 때 단 한번이라도 형의 이중적인 면모를 몰랐겠지.
남준이 일곱 살이고, 그 때 태형과 공원에서 놀아주고 있었다.
흙 장난을 하는데, 초등학교 6학년 형아가 간신히 만든 성을 짓밟고 욕을 했다.
힘이 없던 남준은 울먹이며, 이미 와앙 울고 있는 태형을 달래며 놀이터에서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집을 오고 있던 6학년 석진이 그 모습을 보고 말았다.
석진은 동생들을 달래주고, 부드럽게 웃어보였다.
다음 날, 얼굴이 피떡이 된 6학년 형아가 다시 찾아왔다.
미안.
남준은 그 때, 이상함을 느꼈다.
2
초등학교 3학년, 전교 1등을 한 남준은 기분 좋게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과학발명대회에서 최우수상도 받았다. 상장에 꽂힌 문화상품권 생각에 가슴이 설렜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난 후, 석진에게 힘이 되어 주고 싶었고 분명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다.
야, 너 이리와봐.
골목길에서 담배를 펴고 있는 중학생들이 있었다.
남준을 다그치며 가방을 뺏어 뒤졌다.
상장은 구겨지고, 문상은 뺏어갔다.
3
오늘은, 그 쪽 길로 와. 남준아.
...형?
그렇게 해, 남준아.
석진이, 삥을 뜯겼던 그 골목길로 다시 집으로 오란다.
남준이 주춤거리자, 석진이 웃었다.
힉.
한 명은 머리에 붕대, 또 한 명은 복부를 잡고 있었고, 마지막 한 명은 다리를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할 지경이었다.
남준은 그들이 다친 모습보다도, 자기 앞에서 속옷을 제외하고 옷을 벗고 있는 광경이 충격적이었다.
그 중 붕대를 하고 있던 남학생이 손에서 쥐고 있던 꼬깃꼬깃한 문상을 돌려주었다.
어찌 된 일인지, 구겨지고 찢어졌던 상장도 새로 주었다.
얼떨떨하며 받은 남준이 인사를 하고 급히 골목길을 빠져나왔다.
형의 웃음은, 이런 것을 의미한 걸까.
4
낮잠을 잔 남준이 잠에서 깨었다.
거실로 나왔는데, 현관에서부터 낯선 사람이 석진을 따라 들어왔다.
형.
아, 있었구나. 이 분은 우리 회사 경영 컨설턴트셔.
아...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성이름이라고 합니다.
업무 때문에 잠깐 오신 거니까 신경 쓰지 않아도 돼.
김석진이 여자를 데리고 왔다. 그것도 집에.
5
안녕하세요.
아, 네.
성이름이 소파에서 수학 문제를 풀고 있던 남준에게 말을 걸었다.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한 남준은 뻘쭘했다.
오늘도.. 업무가 있으신가봐요.
네. 사업을 하나 건의했는데, 사장님께서 괜찮다고 하셔서요.
아, 저..음. 녹차라도 드릴까요?
괜찮은데.. 주시면 감사해요.
사람을 대면하는 게 얼마나 오랜만인지. 따뜻한 녹차를 조로록 찻잔에 담을 때도
남준은 손이 떨렸다.
차 맛있어요.
..다행이네요.
수학 문제 푸시는 거에요? 어려울 것 같아요.
아뇨, 이건 ... 이렇게 해서 ...
그녀가 말이 없었다. 아차, 남준은 소심하게 눈치를 보았다.
이런 얘기를 하다니, 멍청한 자식. 멍청한 나..
남준씨는 설명을 잘 하시네요. 멋져요.
네?
제가 좀 더 수학에 대한 견문이 넓었다면 이야기가 더 원활했을텐데.
그래도 남준씨가 설명해줘서 조금은 알 것 같아요.
...이건 사랑?
*안녕하세요 독자님들. 빨리 왔지요. 빠르게 빠르게.. 드디어 남주니 편이 나왔습니당. 재밌게 봐주세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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