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결혼을 피해 궁에 들어온지도 한달이 다 되어간다. 8황자의 사가에서와는 달리 어렵고 고되기도한 생활에 힘은 들지만 신주강씨사가에 볼모가 되는 억지 결혼보다야 이곳 생활이 훨씬 낫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이곳 궁인 모두가 꺼려하는 4황자 '소'의 담당 궁인이 되었다.
"필요없으니 가라."
"저도 하고 싶어서 하는거 아니거든요?"
툴툴대는 해수의 말에 눈을 부릅뜨고 해수를 노려보지만 더이상 해수에게 소의 노려봄은 무서운것이 아니기에 통하지 않는다.
"제가 황자님 전담이라서 싫으셔도 어쩔 수 없어요. 저말고는 없거든요."
"........"
"이제 날도 점점 더워질텐데 가면.. 안답답하세요?"
".....실없는 소리."
괜히 가면 얘기를 꺼냈나 싶던 해수의 머릿속에 불현듯 스치는 생각.
"황자님! 제가 그 가면 벗겨드리겠습니다!"
".......?"
"제가 벗겨드린다니까요?"
소의 가면으로 손을 뻗는 해수의 손을 잡곤 고개를 돌리는 소.
"정말이에요. 흉터.. 가릴 수 있어요!"
"....정말이냐."
"네! 그러니 얼른 벗어요!"
이미 자신의 흉터를 보았던 해수인데다가 자신의 '흉터'를 가려준다는 말에 얌전히 앉는 소.
"잠시만 앉아계세요. 얼른 뭐좀 가져올게요."
해맑게 웃으며 달려나간 해수를 뒤로 열려있는 문만을 하염없이 바라보길 잠시 해수가 낑낑대며 여러 용기들을 가져온다.
"이게..무엇이냐."
"음..화장품이요!"
"난 여인이 아니다."
"여인처럼 화장을 시켜드린다는게 아닙니다. 흉터만 가려드릴게요. 가만히 계세요."
갖갖이 화장품들을 섞어내는 해수. 그런 해수를 가만히 바라보기만 하는 소의 모습이 마치 아기 고양이가 어미를 처다보는 것만 같아 웃음이 나는 수이다.
"자~ 이제 가면을 벗어보세요."
"......."
"벗어보시라니까요?"
"...벗겨준다지 않았느냐."
"네?..아..그렇죠..제가 벗겨드리죠 뭐."
조심스래 끈을 푸는 해수 손길에 가만히 앉아 있는 소. 차갑고 흉즉한 가면이 벗겨지고 길게 쳐진 눈꼬리와 잘생긴 얼굴이 드러난다.
화장 붓에 화장품을 살짝 뭍혀 손등에 고르게 펴바른뒤 소의 상처 위에 살살 덧바르기 시작한다. 현대인에 시점에서 별것아닌 흉터때문에 잘생긴 얼굴을 가리는 건 물론 온갖 멸시를 받아야했던 소가 안타까워서인지 오래전 아물어 더이상 아프지 않을 상처임에도 해수는 혹여 아프지 않을까 힘을 뺀채 펴바른다.
볼에 닿는 살짝 차가운 감각에 흠짓했던 소는 자신의 얼굴 주변을 감싸는 작고 부드러운 손에 눈을 감은채 가만히 자신의 얼굴을 맡긴다.
"자- 다 되었습니다!"
"...끝난것이냐."
자신의 얼굴을 감싸던 따뜻한 손이 멀어지자 내심 아쉬운 소. 눈을 뜨자 해맑게 웃고있는 해수에 얼굴에 자기도 모르게 웃으려다 이내 입꼬리만 슬쩍 올리는 소
"자. 보세요!"
"......."
갑자기 거울을 들이미는 해수에 놀란 소가 평소습관대로 눈을 감아버린다. 겁많은 어린아이같은 모습에 수가 크게 웃으며 놀린다.
"황자님 완전 겁쟁이네! 눈좀 떠요! 하하하"
"너!...!!...."
자신을 놀리는 해수에 발끈해 눈을 뜬 소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곤 할말을 잃는다. 거울 속 자신의 얼굴은 흉터라곤 찾아볼 수없는. 흉터가 생기기전 보았던 아이의 얼굴과 닮은 사내의 모습이었다.
"어때요?..황자님?"
소의 눈에 맺힌 눈물이 흉터 없이 매끄러운 볼을 타고 흘러내린다. 그런 소의 모습에 마음이 아픈 해수. 하지만 애써 밝은척 호들갑을 떤다.
"어어! 울면 지워져요!! 뚝! 이렇게 멋있어졌는데 밖에 나가야죠! 저 상두 주시구여!:
"....(피식) 그래 뭘 갖고 싶으냐?"
"음..오늘 팔관회인데 구경가고 싶어요!"
해가 진 거리는 해가 졌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밝았다. 팔관회를 맞이해 상점들 곳곳에는 등이 환하게 빚나고 있었고 거리 곳곳에서도 다양한 볼거리가 가득하다.
해수가 우겨대서 갈아입은 푸른 색의 평민옷을 입은 소와 오랜만에 궁인 옷에서 벗어난 수. 송악에 사는이는 모두 거리로 나오기라도 한듯 거리에 사람이 한가득이다.
거리를 걸어가는데 가면 없이 걷는게 익숙치 않은 소가 마치 사람들이 자신을 바라보는것 같아 조금은 긴장한 채 걷고 있다. 맞은 편에서 걸어오는 여인들마다 소의 얼굴을 보고는 발그래해져선 얼굴을 붉히기 바쁘다.
"어어!"
'탁'
사람들에 밀려 넘어지려는 수를 잡아끄는 소. 마치 처음 만날 그날 처럼 눈이 마주친 둘. 소가 조심스래 수의 손을 잡는다.
놀란 수가 눈을 동그랗게 뜨곤 자신을 처다보는 모습에 눈꼬리가 쳐지며 웃는 소.
"잃어버리면 아니되지 않느냐. 넌 작아서 잃어버리면 찾기 어렵다."
웃는 소의 얼굴이 너무 잘생겨 넉놓고 보던 해수가 작다며 놀리는 소리에 발끈해서 툴툴대지만 소에게 잡힌 자신의 손을 풀진 않는다.
손을 잡은채 걸어가다 상점에 펼쳐진 머리장신구에 눈길을 두는 수. 궁인이된 이제는 해보지 못할 것이라 더 눈길이 간다. 그런 수를 보는 소. 광장에서 시작된 공연을 보러가자 보채는 수의 손을 잠시 놓고 먹을 것을 사오겠다며 먼저 보낸다.
밤 늦게까지 거리를 돌아다니던 둘은 어느 덧 궁의 문이 닫히는 시간이 되어 궁으로 돌아왔다. 궁인들이 머무는 처소 앞까지 수를 데려다 주는 소.
"오늘..감사했습니다."
"......이거."
눈을 피한채 무언가를 슬쩍 내미는 소. 소에 손에 들린 것은 아까 수가 눈길을 주었던 머리 장신구였다.
"황자님.."
"갖고 싶어하지 않았느냐."
"하지만.."
"뇌물이다."
"네에..?"
"앞으로도 내 흉터를 가려다오."
더보기 안녕하세요 여러분 쓰차가 겨우풀려 겨우 돌아온 쓴이 입니다. 걍 자기만족으로 쓴글인데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꾸준히는 아니더라도 많이 올려보도록 할게요 ㅎㅎㅎㅎ 감춰둘 내용을 여기에 입력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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