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남자들이 수상하다
作. 해봄
7장 : 재회
동지, 저 정말 나갔다 와도 괜찮겠습네까. 지민이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인 윤기는 책상 위에 올려진 서류를 보는 척하며 집을 나서는 지민이의 모습을 두 눈으로 살폈다. 그 긴 밤동안 지민이 어떤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했는지 잘 알고 있는 윤기였기에 더 이상 만나지 못하게 막지 않기로 했다. 자신이 지민이와 그 아이를 지키고 싶어 했던 것처럼 지민이도 그 아이와 자신을 지키고 싶어 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에 윤기는 지민이가 그 아이 곁에 있는 것을 더 이상 말리지 않았다.
"좋은 아침이매."
"지민이? 지민아 너 괜찮아? 어제 비 맞은건 괜찮아?"
지민이의 얼굴 이곳저곳을 살피던 나의 눈이 퉁퉁 부어있는 지민이의 눈가로 옮겨졌다. 그래 어제 그렇게 울어놓고 멀쩡할리가 없지. 집 가서 안 울었을 거라는 보장도 없고. 자신의 물음에 무조건 괜찮다며 고개를 끄덕이는 지민이었지만 어제의 대화가 내심 마음에 걸렸다.
내가 죽는다고 했었지, 이유도 없이 그냥 죽어야 한다 했었지? 지민이에게 이것저것 묻고 싶은 게 많았지만 묻는 순간 내가 그들의 대화를 엿들었다는 것을 들킬 것이 뻔했기 때문에 그냥 아무것도 묻지 않기로 했다. 언젠가는 알게 될 것이라 생각하면서.
"오늘도 어디 나가나 봄매."
"응, 일."
"일? 그동안 일 나갔던 거였으매?"
"응 시작한 지 며칠 안됐어. 나 찾았구나?"
"응. 매일 생각했었으매."
"거짓말, 나랑 눈 마주치면 피하기 바빴으면서."
"그건 -"
"됐어 설명하려고 안 해도 돼, 무슨 일 있었다는 것쯤은 나도 알 수 있으니까."
분명 민윤기가 나랑 엮이려고 하지 말라고 지민이한테 말했겠지. 내가 자신들과 엮이면 안 좋다는 것을 민윤기는 알고 있었을 테니까. 요즘 들어서 민윤기 생각하는 횟수가 늘어난 것 같다. 그가 하지 않던 행동을 하기 시작한 이후로부터 계속 내 머릿속을 그가 휘집고 돌아다니고 있었다.
"...윤기형님 생각하매?"
"응, 응?"
"내가 말하는 거 전혀 안 듣고 있는 것 같아서 그러매."
"미안해, 무슨 이야기 하고 있었지?"
내가 민윤기를 생각하고 있을 때 지민이는 어떤 이야기를 내게 하고 있었나 보다. 미안하단 표정으로 지민이를 바라보니 어색하게 입꼬리를 올려 보이던 지민이가 고개를 저었다. 아무것도 아니매.
"미안해. 요즘 정신이 하나도 없다."
"아니매, 일 하는 곳이 어디매? 나도 구경가도 돼매?"
"어...음 상관없기는 한데..."
리해진 그 사람이 좀 마음에 걸리네, 리해진이 박지민과 민윤기는 자기 자신을 무척 싫어한다고 자기 자신을 몰랐으면 좋겠다고 말했었는데... 입술을 잘근잘근 씹던 나를 바라보던 지민이가 나의 턱을 살짝 잡아 내렸다.
"그거 버르쟁이인 거 같으매." (*버르쟁이 : 버릇)
"...아."
"원하지 않으면 안 따라가겠으매. 난 탄소 의견 존중하매."
"미안해..."
"아니매. 어서 다녀옴매."
아 뭔가 미안하네... 내게 손을 흔들며 미소를 지어 보이는 지민이의 얼굴을 살피던 나는 알 수 없는 미안함에 쉽게 발걸음이 떼 지지 않았다. 왜 안 가매? 팔자 눈썹이 된 체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게 이상했는지 흔들던 손을 거둔 지민이가 의아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래... 설마 마주친다고 한들, 카페 안에서 말싸움이라도 하겠어? 마음 약한 내가 지민이의 손목을 잡아채자 의아했던 표정이 더 의아해졌다.
"그냥 같이 가자, 상관 없을 거 같아."
"참말이매?"
"응, 대신 거기 가면 가만히 앉아 있어. 먹고 싶은 건 다 가져다 줄테니까."
"알겠으매!"
신났네 신났어. 나의 팔을 붙잡고 웃음을 지어 보이며 여기저기 팔랑 거리는 지민이를 바라보고 있자니 없던 미소가 입가에 저절로 그어지는 느낌이었다. 계단이야 지민아 뛰지 마! 물론 너무 신난 나머지 계단에서 구를뻔했지만ㅎ
옆집 남자들이 수상하다
지민아, 먹고 싶은 거 있어? 내 말에 카페를 둘러보던 지민이가 반짝반짝 빛나는 두 눈을 메뉴판 위로 옮겼다. 에...스...프...레...소, 카...페...모...카 익숙하지 않은 단어에 미간을 찡그리면서까지 하나하나 읽어가던 지민이는 결국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듯 쑥스러운 미소를 지어 보이며 입을 열었다.
"저게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으매... 나는 그냥 탄소가 가져다 주는걸로 먹겠으매."
"음 그럼 단거, 신거, 쓴거 중에 하나 골라봐."
"음... 탄소는 뭘 먹는 사람이 제일 멋있어 보이매?"
딱히 생각해본 적 없는 질문. 그런 거 없다고 당장 말하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내심 나의 대답을 기대하는 듯 두 눈을 반짝이고 있는 지민 이때 문에 고심 고심 끝에 메뉴 하나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아...메...리카노?"
"따,딱히 너를 놀리고 싶어서 고른건 아니야."
"그럼 아...메...리카노로 가져다줌매!"
"바꿔달라하면 바꿔줄 수 있는데, 그냥 다른거 마셔."
"싫으매. 탄소가 좋아한다면 뭐든 할검매."
"그럼 시럽이라도 넣어서 마셔, 그거 진짜 쓰단 말이야."
"탄소 지금 나 무시하는검매?"
"아냐아냐."
"내가 고향에 있을적에 쓴 탕약만 먹고 자란 사람이매."
무엇을 내게 그렇게 어필하고 싶은 건지 열 분을 토해내는 지민이의 모습에 작은 실소가 터져 나왔다. 물론 저도 모르게 터져 나온 그 웃음에 또다시 열 분을 토해내는 지민이기는 했지만 말이다.
"알겠어. 너 무시 안해. 가서 앉아 있어. 커피 금방 갖다줄테니까."
결국 지민이를 달래고 나서야 커피를 만들 수 있었던 나는 무엇이 마음에 안 드는지 입을 잔뜩 내밀고 있는 지민이를 바라보다 또다시 웃음을 흘렸다. 가끔 보면 어떻게 저런 사람이 간첩인 건지 신기하다니까...
물을 따뜻하게 끓일 동안에 지민이가 먹을 수 있는 허니브레드를 만들기로 한 나는 빵을 굽기 위해 미리 넣어두었던 빵을 꺼내기 위해 오븐 안에 손을 넣었다. 그때 들려오는 종소리, 손님이 왔음을 알리는 소리에 고개를 들어 인사를 하려던 그때 오븐을 잘못 잡아서인지 손을 데고 말았다.
아 뜨거워 -! 순간적으로 느껴지는 뜨거운 감촉에 서둘러 손을 떼던 그때 누군가가 나의 손을 확 낚아채갔다. 괜찮으세요? 놀란 내가 서둘러 손을 빼내자 민망하다는 듯 뒷목을 만지작 거리던 남자가 내게 미소를 지으며 죄송하다는 말을 건넸다.
(헿 태형이의 특별출연임다)
"미안해요 저도 모르게 놀라서."
"아,아니요 괜찮아요... 주문 도와드릴게요."
와 누가 갑자기 손을 확 낚아채 가지고 깜짝 놀랐네, 오븐 안에서 빵을 꺼내고 주문을 받기 위해 카운터로 달려가자 카운터 앞에 놀란 표정으로 서있는 지민이의 모습이 보였다. 아마 지민이도 이 사람처럼 놀라서 달려온 모양인듯했다.
"카페모카로 한 잔 주세요."
"카페모카 한 잔 맞으시죠?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계산을 마치고 남자에게 진동벨을 건네고 나서야 지민이에게 시선을 옮길 수 있었던 나는 멀뚱히 아무 말 없이 쳐다보고만 있는 지민이가 이상해 그의 눈 앞에 손을 휘저어 보였다. 놀란 모습 그대로 굳어 있는 지민이는 흡사 동상 같았다. 손을 휘젓는 것도 먹히질 않자 엄지와 중지를 부딪힌 나는 그제야 정신을 차린듯한 지민이를 보곤 웃음을 터뜨렸다.
"지민아, 너 방금 되게 동상 같았 -"
물론 데인 내 손을 잡아챈 지민이의 행동에 하던 말도 다 잊어버렸지만 말이다. 아프겠으매... 빨갛게 달아오른 손을 바라보던 지민이 한숨을 내쉬고 입술을 삐죽이며 저 멀리 창가에 앉아 있는 남자에게 시선을 옮겼다.
"나도 많이 못 만져본 탄소 손인데 처음 본 주제에 엄청 만지작 거리네..."
"..."
"내가 멋있는것좀 하려고 하면 맨날 누가 낚아채가고..."
"..."
"이런적 한 두번이 아닌거 같은데, 조심하기요. 남정네들은 나 늑대라 들었음매."
다시 내게 닿은 시선에 황급히 시선을 내린 나는 맞잡고 있는 지민이와 나의 손이 어색해 황급히 손을 빼내었다. 나, 나 일해야 돼. 앉아서 기다리고 있어. 지민이의 대답은 듣지 않고 다시 주방으로 달려온 나는 지민이와 닿았던 손을 내려다보다가 미지근해진 커피 물에 경악하며 다시 물을 끓이기 시작했다. 오늘은 왜 이리 주변이 부산하고 정신이 없게 느껴지는 건지 일에 집중하기가 참으로 힘든 날이었다. 허니브레드나 만들어야지... 조리대에 올려두었던 빵 앞으로 다가가던 나는 순간 주머니에서 울리는 핸드폰 벨소리에 서둘러 전화를 받아내었다.
"여보세 -"
- 딸, 집에 문 안 잠구고 갔었니?
"아니? 잠궜는데. 왜?"
- 집 안 청소좀 해줄까 해서 집에 왔는데 집 문이 열려 있구나.
"에...? 그럴리가 없는데... 도둑 들은거 아니야?"
- 그러게 엄마가 문 단속 잘하라고 했지.
"그럴리가 없는데 나 문 잠구고 나갔단 말이야."
- 잠궜으면 확인도 해봐야지. 엄마가 한번 들어가볼게.
"위험해 거길 왜 들어가. 그냥 신고해 엄마. 들어가지말고."
- 시끄러 가시나야, 엄마가 확인부터 해보고
"말 진짜 안듣지. 들어가지 말라니까?"
- ...
"엄마?"
- 딸아 여기 사람이...
"뭐라고?"
- 왜 여기에 사람이...
"엄마?"
- 엄마가 이따 전화 할게.
엄마? 끊긴 전화, 우리 집에 사람이 있다고? 그게 무슨 말이지. 진짜 도둑이라도 든 건가? 혹여나 엄마에게 무슨 일이라도 벌어질까 걱정은 물론 서서히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엄만 내게 하나밖에 없는 가족이었다. 매일 투덜대긴 해도 내겐 정말 소중한 사람. 걱정되는 마음에 주방에 함께 있던 사장님에게 다가간 나는 울컥 차오르는 목을 가다듬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사장님, 저 집에 잠깐만 다녀와도 될까요...? 집에 도둑이 든것같은데..."
"도둑?"
"방금 엄마한테 전화가 왔는데, 집에 사람이 있다고..."
"지금 일 많이 바쁜데..."
"금방이면 돼요."
"...흠."
"죄송해요... 금방 다녀올게요."
뜸을 들이며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사장님. 급한 마음에 대답도 듣지 않고 카페를 빠져나온 나는 뒤 따라 나온 지민이의 왜 그러냐는 질문에도 아무런 대답 없이 집을 향해 재빨리 발걸음을 옮겼다. 정말 다행인 건 집과 카페가 가깝다는 것 정도. 금방 도착한 집 앞의 모습에 서둘러 계단을 오른 나는 활짝 열려 있는 문과 그 앞을 둥글게 감싸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에 황급히 사람들을 밀치고 집 안으로 들어섰다.
옆집 남자들이 수상하다
(더 실감 나는 글을 위해 귀찮더라도 위에 음악을 끄고 이걸로 재생해 주세요.)
지민이 나가고 난 후 바람을 쐬기 위해 집에서 빠져나온 윤기는 자꾸만 탄소의 집에서 들려오는 소음에 미간을 찡그리며 집 앞을 기웃거렸다. 아직 안나 간 건가. 탄소와 지민이가 함께 나간 걸로 알고 있던 윤기는 불안하고도 혹시나 싶은 마음에 탄소 집 문을 두드렸다.
"야... 너 아직 안나갔냐?"
하지만 기다렸다는 듯이 뚝 그쳐지는 소음, 이상함을 느낀 윤기가 창문을 들여다보니 뭔가가 있기는커녕 불도 다 꺼져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하도 걱정하다 보니 이제 헛소리까지 들리고 내가 착각한 건가. 바람 빠지는 웃음을 내뱉고 집 안으로 들어가려던 윤기는 탄소의 집 앞문에 떨어져 있는 명함을 조심히 주워 들었다.
"쥐 새끼가 하나 들어와 있었네."
명함을 구기고 바닥에 던진 윤기는 굳게 잠긴 문 손잡이를 돌리다가 다시 문을 두드렸다. 거기 있는 거 아니까 나와라. 짜증이 담긴 목소리로 문을 두드리던 윤기는 주위를 둘러보다가 자신의 집 안에서 공구를 들고 나와 문 손잡이를 부수기 시작했다. 다시 엮이기 싫을 만큼 보고 싶지 않았던 녀석. 리해진이 이 집안에 있었다.
어떻게 찾아온 건지는 몰라도 탄소를 노리고 있는 것임은 틀림없었다. 공구로 문 손잡이를 여러 번 내치자 부서진 문 손잡이. 발로 문을 쾅 한번 차자 끼익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숨바꼭질 그만하고 나오지 좀?"
저번 영화관에서도 숨어서 자신의 뒤를 쫓아오더니 이번에도 숨어서 날 지켜보고 있겠다...? 피곤함을 느낀 윤기가 욕을 내뱉자 문이 쾅하고 닫혔다. 문이 닫히자 순식간에 어두컴컴해진 집 안. 해가 떠있어서 그리 어둡진 않았지만 어둠 속에 막 들어온 윤기로서는 주의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었다.
그때 윤기의 목에 대어진 차가운 칼 날, 샘솟는 짜증에 미간을 찌푸린 윤기의 뒤로 리해진의 웃음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역시 이 리해진이 키운 제자 답구만, 오랜만이야 민윤기 동무."
"하, 이런식의 인사는 곤란하지."
"어떤 식으로 해도 반겨주지 않을걸 잘 알고있는데 굳이 멀쩡히 인사해야 할 필요성은 못 느끼겠거든."
"어떻게 알아낸거야."
"난 너에 대해 많은걸 알고 있지, 근데 넌 나에 대해 몰라도 너무 몰라."
"좆같은 소리 그만 하고 대답이나 해."
"스승님께 말이 너무 거친거 아닌가? 이런식이면 나도 말하기 싫어지잖아."
가증스러운 리해진의 말에 입술을 깨문 윤기의 손이 바들바들 떨리는 게 느껴졌다. 당장이라도 죽이고 싶은 욕구가 들 정도로 윤기는 짜증이 샘솟기 시작했다. 시발... 여기가 어디라고 찾아와. 윤기의 말에 리해진이 웃음을 흘렸다.
"너가 뭔갈 잊고 있나본데. 여기는 그냥 너가 해치워야 할 사람이 사는 곳일뿐이야."
"해치워? 지랄하고 있네, 그딴 임무 안할거라는거 잘 알고 있을텐데?"
"물론 알다마다. 그리고 그게 날 여기로 부른 이유지."
"뭐?"
"민윤기, 그거 알아?"
"..."
"너가 안 죽이면 내가 죽여."
"..."
"어? 왜 모른척 해? 그 여자말이야 김탄소."
이런... 미친 새끼, 탄소의 이름이 리해진의 입에서 튀어나오자 분노를 참지 못한 윤기가 자신의 목에 드리워진 칼을 피한 후 리해진을 향해 주먹을 뻗었다. 퍽하고 엎어진 리해진. 맞은 얼굴을 붙잡고 웃음을 흘리던 리해진은 혀를 굴리다 윤기를 향해 칼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그만 두지 그래, 너 지금 되게 불리하거든."
윤기에게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저 새끼를 죽여야겠다는 생각. 그만 두라는 리해진의 경고에도 윤기는 멈추지 않고 리해진에게 달려들었다. 그때 윤기의 배를 스치는 리해진의 칼날. 쓰라려 오는 통증에 미간을 찌푸린 윤기였지만 리해진에게 휘두르는 주먹은 멈추지 않았다.
"이것 보소. 그 여자가 너한테 뭐길래 이러나?"
더 세게 나가기 전에 그만해. 나 지금 되게 살살하고 있는 거야. 리해진의 웃음소리가 마치 자신을 얕보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드는 윤기였다. 그때 바깥에서 들려오는 탄소의 이름 들려오는 목소리가 하나인 것을 보아하니 누군가가 탄소와 전화통화를 하고 있는 모양인 듯싶었다. 문이 열려있네 어쩌네 하는 대화가 오가는 것이 그저 평범한 관계로 보이는 사람은 아닌 것 같았다. 그때 윤기의 배를 향해 꽂힌 칼. 정신을 다른 곳에 팔고 있던 것이 문제였을까. 윤기의 배에 칼을 꽂은 리해진은 밖에서 들려오는 발걸음에 반대편 창문을 통해 바깥으로 빠져나갔다.
"시끄러 가시나야, 엄마가 확인부터 해보고"
아 탄소 어머니구나. 쓰라린 통증, 그리고 밀려오는 현기증에 바닥에 몸을 눕힌 윤기는 차오르는 숨을 몰아쉬었다. 아... 기분 진짜 좆같네. 그 새끼가 김탄 소의 집을 알고 있다는 것도 리해진 그 자식이 자신에게 겨둔 칼도 혐오스러웠고 화가 났다.
"딸아 여기 사람이... 왜 여기에 사람이..."
탄소의 어머니가 들고 있는 핸드폰 너머로 탄소의 목소리가 작게나마 들려왔다. 한 번만 듣고 싶었는데 잘됐네. 몸 겨누기도 힘들어지자 움직임이 조금은 느려지는 것이 느껴졌다.
"엄마가 이따 전화할게."
끊긴 전화, 눈을 깜빡이며 숨을 몰아쉬던 윤기가 힘겹게 몸을 일으켜 신고를 하려던 탄소의 어머니 손을 제지시켰다. 자신은 간첩이었다. 이곳에선 신원도 신분도 모두 가짜일 뿐인 간첩. 아무것도 끝내지 않고 잡힐 수는 없었다.
"신고...하지 말아주십쇼."
"...네?"
"탄소...탄소면 됩니다. 탄소만 불러주십쇼."
"하지만..."
"괜찮습니다. 신고하지 마십쇼."
"저,저기요. 눈 좀 떠봐요."
윤기는 온 몸에 힘이 빠지는것을 느끼며 바닥에 엎어졌다.
미쳐 하지 못한 이야기 1 |
1. 윤기와 지민이가 처음 이사온 날. (편의점)
"동지, 여기서는 오백 원이 큰 돈은 아닌가봅네다..."
"너 말투부터 조심해 첫 날부터 의심받고 싶냐."
"그건 아니지만, 고치기 너무 힘듭네다."
"하기는... 아무것도 모른체 왔는데 뭘 알겠냐."
"그러니까 동지께서 절 많이 가르쳐주시어요! 믿고 따르겠습네다."
"그래 잘 부탁한다 신참."
|
옆집 남자들이 수상하다 |
여러분 미쳐 하지 못한 이야기는 가끔씩 보여드릴 예정이에요. 프롤로그에 나왔던 편의점 이야기 기억하시죠? 그때 윤기랑 지민이가 나누었던 이야기들을 한번 써봤어요. 지민이가 왜 윤기를 믿고 따르는지 알것같죠? 윤기에게 아무일 없기를 바라면서 저는 다음편에서 만나도록 하겠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암 호 닉
ㄱ : 까꿍이 꺙 개나리 고나리 공대생 꽁꽁 꽃진 꿀침빵 뀨기
ㄴ : 나의별 넴리 뉸뉴냔냐냔☆ 늉기
ㄷ: 다름 당근 됼됼
ㄹ : 룬
ㅁ : 망개 모찌한찌민♥ 모찌섹시워더 무네큥 미늉기 ☆민민 멜팅
ㅂ : 바다 박지민다리털 반달 반딥 반장 방소 밤이죠아 복숭아꽃 봄이든 빗 배추 백설탕 빡찌 빰빠
ㅅ : 삼다수 서영 솔랑이 슈가소리 슈퍼침침 숩숩이 슙비둡비 슙스 샛별
ㅇ : 에너지바 연이 열우봉 옮 우와탄 웃음망개짐니 유자청 윤기윤기 윤기야 은봄
ㅈ : 정국모의고사 쮸뀨 지금당장콜라가먹고싶다 짐니야 짐니예뻐
ㅊ : 차차차 참기름 청보리청 체셔리어 췸민
ㅋ : 코코파미
ㅍ : 푸름
ㅎ : 하얀레몬 현 흰찹쌀 헹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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