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랑거리는 종소리와 함께 가게의 문이 열렸다. 가게 안에는 몇 개의 전등이 없어 바깥의 햇볕이 비춰지자 이질적인 느낌이 들었다.
“어서 오세요, 손님.”
“저……. 인형을 사러 왔는데요.”
“어떤 인형을 찾으세요?”
“여기서 제일 유명한 거라고 들었는데…….”
손님의 말에 주인은 구석진 곳으로 안내했다. 그곳에는 인형들이 빽빽이 있었다. 그것들은 모두 사람처럼 선반에 걸터앉아 있었다. 아이보리색을 띄는 거친 천에 삐뚤빼뚤하지만 섬세하게 되어있는 바느질에, 색색 깔의 염색 천과 단추들이 중간 중간 기워져있었다. 귀엽기는 하지만 다들 기묘한 구석이 있게 생긴 것들이었기 때문에 여자는 등 뒤로 닭살이 돋는 것을 참아내야 했다. 색색 실마다 적혀있는 의미를 읽고 선반 위 인형을 하나 집은 손님은 벽에 붙어 있는 유리 상자 속 다섯 개의 인형에 관심을 돌렸다.
“저것들은 뭐에요?”
“음, 파는 것은 아니고 다들 사연이 있는 인형들이에요.”
“사연이요?”
여자는 손으로 인형 한 개씩 꼽았다.
“사랑을 위해 몸을 바친 어리석음.
함정이라는 것을 알지 못한 채 몸을 내던진 호기심.
태어났을 때부터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인 무덤덤함.
그와 반대로 운명에 저항하려 했던 격렬함.
한 순간의 불꽃으로 자신을 버린 치기.
다들 사연은 다양하답니다. 이제 계산하러 가실까요?”
여자는 손님을 계산대로 이끌었다. 잡동사니가 가득해 얼핏 보면 계산대인지 모를 정도였다. 만 오천 원입니다-. 여자의 말에 손님은 지갑을 꺼내 돈을 내다 아까 인형들처럼 계산대 위에 올려져있는 인형을 발견했다. 자신도 모르게 뻗은 손에 주인은 웃으며 가로막았다.
“얘는 파는 것이 아니에요. 더더욱 만져도 되는 것도 아니고요.”
웃으며 말하지만 가시가 돋친 말에 손님은 머쓱한 표정으로 손을 거뒀다.
손님을 문까지 배웅한 주인은 검지와 중지를 교차해보였다.
“다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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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분위기로 쓰면 보실 분 계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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