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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루민] 바이올렛 01 (부제:만남은 그렇게 우연처럼) | 인스티즈

 

듣자마자 설렐수 밖에 없었다.


루한은 어머니와 아버지의 이혼에도 별 감흥이 없었다.

잔소리많은 어머니 대신 조용하고 듬직한 아버지와 사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아버지, 지금 어디가는 거예요?"


루한은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졸다가 부랴부랴 타는 바람에 목적지를 보지 못했다.


"고모집으로 가는 거란다."


그 순간 루한의 머리 속에 어떤 아이가 스쳐 지나갔다.


'한이야 나랑도 놀자, 놀아줘."


부드러운 갈색 머릿결, 새하얀 피부, 앙증맞은 볼살.

대충 윤곽은 잡히는데 도무지 얼굴이 기억나지 않는다.

뜨거운 태양 아래 산들바람이 부는 작은 언덕, 언덕에 솟아있던 커다란 나무, 그 나무 아래 루한과 그 아이는


"루한 절대 나 잊지마, 잊으면 안돼."

"너나 나 잊지마, 맨날 편지 쓸거니까 답장해. 그럼 나 간다!"

"응응 잘가, 꼭 편지써!"


루한과 그 아이는 루한이 서울로 전학간 후 몇주 뒤까지도 편지를 주고 받았다.

하지만 어느 날인가부터 편지를 써도 답장이 오지 않았다.

그래도 루한은 꼬박꼬박 편지를 써내려갔다.


무슨 일있어? 꼭 편지써라며.

이제 나랑 친구 안해? 답장 좀 해줘.


편지지를 예쁘게 접어 그 아이가 좋아하던 민트색 편지봉투에 넣어 빨간 우체통에 집어넣으면서

루한은 두 손을 꼭 모아 기도했다.

제발 이 편지가 그 아이에게 잘 보내졌으면 하고 말이다.

루한은 학교를 다녀오면 늘 가방을 벗어 던지고 대문 앞에 앉아 기다렸다.

기다리고 기다려도 답장은 오지 않았다.

대신 민트색 편지봉투에 반송이라는 글씨가 적힌 채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편지만 받았을 뿐이었다.


다음해 여름 그 아이를 직접 만나 왜 답장하지 않았냐고 서운했다며 얘기하려 부모님을 졸라 고모집으로 내려갔지만

그 아이는 이미 이사를 가버리고 난 후였다.

잘가라고 꼭 편지써라고 하얀 손을 흔들던 그 모습이 루한의 머리 속 마지막 그 아이의 모습이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새 고모집이 다와감을 알리는 논이 보이기 시작했다.

드넓은 논밭 끝에 위치한 커다란 고모집.

버스에서 내리자 마자 루한은 누군가에게 헤드락을 걸렸다.


"헤이 사촌씨, 잘 지내셨나?"


반갑지 않은 환영 인사에 루한이 표정을 찡그러뜨리며 쳐다보았다.


"뭐야 오랜만에 봤다고 까먹은 거야? 나야 나 , 김씨집안 절세미남 김종대."


되도않는 소리를 하는 자신의 사촌이 창피한 루한은 발을 서둘러 종대를 앞질러갔다.


"어어? 김루한! 저자식이... 외삼촌 김루한 쟤가 시크한 스타일은 전혀 아니었던거 같은데...사춘기 왔어요?"


뒤에서 종대가 뭐라 떠들던 말던 루한은 계속 그 아이의 얼굴을 생각해 내려 애쓰고 있었다.

얼굴이 어떻게 생겼었지? 이름은 또 뭐였지?

머리가 터질 것 같던 루한이 전봇대를 잡고 신음하고 있는데 무언가가 등 뒤로 부딪혔다.

가뜩이나 복잡한데 자신을 치고 가는게 마음에 들지 않던 루한은 다짜고짜 화부터 냈다.


"아뭐야 앞도 안보고 다니나."


"죄...죄송합니다."


루한이 신경질 적이게 뒤를 돌아 자신을 친 사람을 쳐다보니 갈색빛의 동그란 정수리만 보였다.

갈색머리?

사과를 하며 숙이고 있던 그 사람의 고개를 자신도 모르게 억지로 들어버린 루한은 깜짝놀랐다.

새하얀 피부에 앙증맞은 볼살, 그리고 기억나지 않던 땡그란 눈과 마주쳤기 때문이다.


루한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멈칫하던 그 사람은 이내 표정을 살벌하게 고치곤 루한을 향해 말했다.

 

"뭐야 변태야? 얼굴 좀 놔주시지, 변태양반."


땡그란 눈과 마주하는 순간 드디어 루한은 머리 속의 안개가 서서히 걷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민트색을 좋아하던 그 아이의 이름은,


"김민석?"


김민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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