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데이트 이후로 우리는 그렇다할 데이트를 계속 못했음. 그러던중 에이미까지 한국에 와서 제이슨은 많이 바빠짐...잠깐씩 얼굴만 보는데, 그때마다 애틋해죽겠음ㅠㅠ 외롭고 그리운 마음이 너무 커서 제이슨꿈을 꾸더가 깨서는 허무해한것도 한두번이 아님......ㅠㅠ 근데 몇시간전에 언니가 우편함에서 이상한걸 가지고 옴. "지민아~ 너껀데? 이게 뭐야?" 조그마한 상자에 내 이름이 영어로 써있었음. '제이슨이다!' 심장이 뛰기 시작했음. 가족들에게는 비밀이기에 두근거리는 마음을 숨기면서 나는 서둘러 얼버무리고 상자를 방으로 가지고 들어왔음. 두근두근두근. 이게뭘까..... 선물준다는 말 없었는데..... 떨려서 잘 뜯지도 못하면서 겨우 열어본 상자안에는 세로로 두껍게 말린 편지와 다른 상자가 들어있었음. 일단 편지부터 읽어보자하고 편지를 펼치는데......매우 길게 돌돌 말려있던 편지지 안에 만년필이 들어있었음. 편지 내용은 이러했음. 거의 영어고 중간에 한국어와 불어가 섞여있는데(둘다 고등학교때 불어를 배웠음ㅎㅎ) 한국말로 번역해서 올리겠음ㅎㅎ내가 정말 사랑하게된 여자에게. 지민, 내가 지금 편지를 쓰고있다는게 나 스스로에게 얼마나 큰 변화인지 지민은 상상할수 없을거에요. 무의식중에 펜과 종이를 잡고 지민에게 편지를 쓰려하는 내 모습을 깨닫고는 너무 신기해서 한참을 웃었어요. 나 지민이 많이도 그리운가봐요. 처음 지민을 만났을때 나는 그냥 귀여운 한국여자라고만 생각했어요. 나보다 한참 작았고 지금보다 통통했죠. 하지만 한국에 와서 그런 여자를 많이 봐와서 별로 특별하진 않았던것 같아. 그런데 내가 지민에게 언제 빠지게 되었는지 알아요? 지금 얘기해줄게요. 혹시라도 이상하다고 생각하진 말아줘요. 지민이 내 앞에서 지민의 친구와 걷고 있었는데 지민이 가는 길이 오른쪽으로 기울어있었어요. 지민은 높은 구두를 신고서 그 경사를 뒤뚱뒤뚱 걸어갔어요. 지민의 발이 너무 힘들어보였는데 지민은 신경도 안쓰고 친구와 웃으며 떠들고있었죠. 하지만 나는 그때부터 앞에서 걸어가는 지민의 걸음이 자꾸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어요. 뒤뚱뒤뚱...... 불안한 마음으로 계속 지켜보는데 지민은 아슬아슬하게 넘어지지 않고 걸었어요. 게다가 지민은 친구와의 대화가 즐거웠는지 아주 크게 웃었어요! 보고있던 나는 그 모습이 너무 어린애같아서 나도 모르게 같이 웃어버렸죠. 지민. 그때부터 인것 같아요. 지민이 내 마음에 들어온건. 펭귄같고 아기같은 지민의 걸음이 몇일동안 내 머리에서 떠나질 않는거에요! 처음엔 그냥 이상하게 자꾸 생각이 난다고 여겼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 걸음이, 그 웃음이 너무 그리웠어요. 상훈에게 지민을 처음 소개받은 날 조금 늦은 지민은 허겁지겁 내게로 달려왔어요. 달려오는 지민을 보면서 왠지 내 품에 안겨줬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지민은 딱 내 한걸음 앞에 멈춰서서 나를 올려다보았죠. 그때 너무 당황했죠 나? 바보같았을거야. 그때 날 올려다보던 지민을 이 편지를 쓰고있는 지금도 떠올려요. 그리고 아직도 이렇게 가슴이 뛰네요. 지민. 우리가 서로를, 내가 당신을 이렇게 사랑하고 있다는게 이상하지 않나요? 나는 내 마음이 너무 이상해요. 한번도 누군가를 이토록 생각한적 없었어요. 지민을 만나기전에는 어떻게 지냈는지 잘 떠올릴수없어요. 지민이 전에 내곁을 떠났을때 나 사실 괜찮았어요.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한국여자와 만나는것이 내게는 쉽지 않은 일이었고 우리가 오래 만나지 못한다면 그냥 이렇게 끝나는게 낫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게 아니었나봐요. 계절이 지나고 지민이 내게 카카오톡했을때 나는 하루종일 핸드폰을 놓을수가 없었어요. 지민이 너무 보고싶었어요. 나는 내 마음을 속이고 있었던거에요. 하지만 지민이 먼저 연락했을때는 더 이상 속일수 없었어요. 지민에게 달려가고싶었어요. 먼저 연락해줘서 고마워요. 평생 지민이 내게 한 잘못을 미리 다 용서해줄게요. 잘 했어요. 착해요ㅎㅎ 지민, 별 생각 안하고 썼는데 벌써 두장을 다 썼네요. 나 지금 지민이 너무 보고싶어요. 그리고 왜인지 지민도 나를 이만큼 보고싶어한다는걸 느낄수 있어요. 신기하죠? 그렇지 않나요? 지민이 내 꿈을 꾸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때 너무 가슴이 아팠어요. 같이 있어주지 못해서 지민의 손을 잡아주지 못해서 미안해요. 난 나쁜놈이에요. 내 손을 잘라서 보내주고 싶지만ㅎㅎ 내가 이 편지를 쓰는 동안 꼭 쥐고있던 펜을 보낼게요. 지금 내 손은 그 어느때보다 뜨겁거든요. (나 느끼해요?) 요즘 나는 지민을 만나기위해 내가 한국이라는 나라에 온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하곤해요. 내 고등학교 선생님이 내게 동양을 조사하는 과제를 준것도, 대학교때 우연히 자판기에 앞에서 이야기를 하게된 아이가 한국인이었던 것도 어쩌면 내가 태어난것 조차 지민을 만나기 위해서 였는지 몰라요. 그럴리 없겠지만 지금 기분은 정말 그래요. 에이미가 처음 자신이 레즈비언이라는 것을 나에게 말했을때 나는 내 여자만 넘보지 말라고 했어요. 그 기억때문에 에이미는 자꾸 지민에게 관심을 보이며 나를 놀리곤 해요. 그럴때마다 내가 얼마나 걱정되는지 지민과 에이미는 모르거에요. 와우 벌써 네장이에요. 지민! 나에게 글을 길게 쓰는 능력을 주었군요! 대학때 레포트 쓰기가 이렇게 쉬웠다면 나는 지금 더 돈이 많은 남자친구였을텐데! 늦게 나타난 지민의 잘못이에요. 나는 당신 앞에선 자꾸 바보같아져요. 가벼워 보이고 싶은게 아닌데 자꾸만 아이같아져요. 이게 사랑일까요?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런건 중요하지 않아요. 가장 중요한건 내가 내 '마음'을 매우 잘 알고있다는거에요. 말하지 않아도 내 감정을 지민은 알겠죠? 그래도 말해줄게요. 사랑해요. 2012년 11월 1일. 지민을 찾아 지구를 돌아온 남자 제이슨이. 편지를 읽고 (해석하느라 매우 힘들게 읽었음ㅋㅋㅋㅋ) 나는 갑자기 눈물이 났음. 너무 따뜻하고 고마웠음. 나를 이렇게 사랑해주는구나.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하는구나. 나는 콧물을 흘리며 제이슨이 보내준 펜을 꼬옥잡았음. 아직도 따뜻했음. 그리고 상자안에 들어있던 다른 작은 상자를 열었음. 그 안에는 제이슨의 어릴적 사진이 가득 들어있었음!! 꺄 정말 귀여웠음ㅋㅋㅋㅋㅋ 근데 왜 이렇게 어릴적 사진은 어느 나라나 똑같은 거임? 정말 신기하게 나랑 비슷한 사진도 꽤 있었음!! 그리고 제이슨은 어릴때가 훨씬.........잘생긴거였음.........외국아기들 잘 생긴거야 두말하면 잔소리지만 와 정말...... 아역배우 같았음. 그래서 나는 사진을 다 보자마자 내 방을 뒤져서 나의 어린시절 사진도 찾아냄! 그리고 나는 내가 그린 그림들과 어릴때 내가 쓴 일기장까지 찾아서 포장했음. 한국어를 더얼심히 공부하게될꺼라고 믿음ㅋㅋㅋㅋ 나도 답장을 다 쓰고 포장도 다 했는데 왠지 흥분이 가라앉지를 않아서 글잡담을 쓰고있음ㅋㅋㅋㅋㅋ 오늘 공강인데 그래서 글잡담을 씀ㅋㅋㅋㅋㅋ편지지에 있는 말 다 번역하고 문체통일하느라 무려 두시간이 흘렀음..........잘했다고 해줘요......ㅎㅎ곧 제이슨을 만나 불같은 데이트를 하고 썰을 풀어주겠음!! 아무리 못봐도 빼빼로데이에는 보겠지! 익이니들 안녕*_* 저번편에서 나한테 충고해주고 위로해준 익이니들, 매번 오래 행복하게 사귀라고 말해주는 익이니들 정말 너무너무 고맙고 사랑함..... 얼마나 힘이 되는지 모를거임!!ㅠㅠㅠㅠ그럼 나는 뿅!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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