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친구아들, 전정국
W.ㅈi존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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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지 모르겠는데
내가 고등학교에 막 입학했을 때 엄마가
전정국 엄마랑 고등학생 시절부터 친구라고 얘기해준 적이 있었다.
그 때는 그렇구나, 하고
엄마 얘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다.
엄마끼리는 친해도 전정국과 나는 아무런 접전도 없었고,
학교에서 유명한 전정국과 달리 나는 그저 그런 평범한 학생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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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보충을 끝나고,
하필이면 주번이라 제일 늦게 교실을 빠져나왔다.
평소보다 느리게 행동해서 그런가
시끄럽고 복잡했던 복도는 조용했다.
복도에 활짝 열려있는 창문을 잠그려고
까치 발을 들고 손에 힘을 잔뜩 주고 있었다.
“왜 이렇게 안 잠겨, 빨리 집 가고 싶은데….”
꿍얼 거리며 한참 동안 끙끙거리고 있었다.
갑자기 창문을 닫아주는 하얀손에
깜짝 놀라 고개를 들어 쳐다보니,
전정국이 무표정으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고맙다는 말이 입에 맴돌았다.
침을 삼키고 입을 열려는 순간,
“나 너 좋아해.”
갑작스러운 전정국의 고백에
나는 목구멍에 뭐가 걸린 것처럼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고맙다는 말은 진작에 들어간 지 오래였다.
예고없던 고백에 놀란 나는 토끼 눈을 하고 올려다봤다.
전정국은 아까와 같은 무표정으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덤덤하게 날 쳐다봤다.
나는 내가 잘못들은 줄 알았다.
“혹시 그… 이상한 게임 같은 거 하는 거면….”
“게임 아닌데.”
단호하게 아니라고 내뱉은 전정국의 말에
괜히 머쓱해져 손가락만 계속 꼼지락거렸다.
일종의 버릇이었다.
고백한 건 전정국인데 내가 고백 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안절부절 못하는 나와 달리 전정국은 계속 말을 이어갔다.
“대답. 삼 초안에 대답 안 하면 내 멋대로 생각할 거야.”
강압적인 전정국의 말에 나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전정국은 아무 대답 없는 날
자신의 품에 가두더니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키 차이가 많이 나는 바람에
내가 전정국한테 안긴 폼이었다.
“내 멋대로 생각한다고 분명히 말했어.”
갑자기 훅 끼쳐오는 전정국의 냄새에
아랫배가 찌릿했다.
전정국은 그 말을 끝내고
큼지막한 하얀 손으로 내 머리를 연신 쓰다듬었다.
갑작스러운 스킨십에 나는 망부석 마냥 굳어있었다.
“집 가자.”
상황 파악도 되지 않은 나는 얼떨결에 고갤 끄덕였다.
무언가, 전정국의 말에 토를 달면 안될 것 같은 느낌이었다.
갑자기 손을 잡는 바람에 나는 크게 움찔했다.
수족 냉증 때문에 항상 손발이 차가운 나와 다르게
전정국의 손은 따뜻했다.
버스 정류장에 나란히 손 잡고 앉아 있자니 엄청나게 어색했다.
솔직히 나는 아직도 얼떨떨 했다.
그냥 정말로 현실적인 꿈을 꾼다고 생각했다.
“이거 내 번호니까 집에 들어가면 문자 해.”
“응….”
한 손에 쥐고 있던 핸드폰을 가져간 전정국은
번호를 저장하더니 당부했다.
이제 너랑 맨날 갈 수 있겠다. 전정국이 무덤덤하게 얘기했다.
나는 아까부터 계속 간질 거리는기분에
손가락만 꼼지락 거릴 뿐이었다.
“청소년 두 명이요.”
전정국은 버스에 타서 카드를 찍으려는 내 손을 저지했다.
민망하고, 쑥스러웠다.
여전히 배가 간질 거리는 기분이었다.
붉은 얼굴은 순식간에 귀까지 번져 있었다.
한적한 버스에는 빈자리가 많았다.
환승 기계 뒤편에 있는 2인용 좌석,
그러니까 나는 전정국 옆자리에 앉았다.
“나 너 입학식 날부터 좋아했었어. 너가 신입생 대표로 선서했을 때 부터.”
“아… 진짜?”
전정국의 말투는 생김새대로
무뚝뚝 할 줄 알았는데 다정했다.
버스가 덜컹거릴 때 마다 어깨가 은근히 닿아왔다.
기분이 이상했다.
창밖으로 붉게 노을 진 하늘이 보였다.
노을이 얼굴에도 물들었나 보다.
전정국의 귀도, 내 얼굴도 붉게 물들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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