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쯤은 살다가 문득 엄청 외로움을 느끼고 펑펑 울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난 그 모습을 나를 굉장히 사랑하시는 엄마한테 들켰고. 그런 딸이 안타까웠던 엄마는 나 몰래 이상한 곳에다가 내 신상을 넘기셨다고 했다.모난 곳 없이 깔끔하게 생긴 외모와 말끔한 정장 차림에 한 사내가 내 앞에서 알 수 없는 말을 30분 내내 하고 있었다. 일어나자마자 엄마의 손의 이끌려 미용실을 가고 미용실에서 나오자마자 자주 가는 숍을 들려 누가 이끄는 것 마냥 옷을 사고 온 곳이 이곳이었다.
“그러니까 지금 제 등급이 2등급이라는 거죠?”
“등급이라고 딱 정의한다기보다는 그만큼 ㅇㅇㅇ 씨가 능력이….”
“결론은 2등급이라는 거잖아요. 2등급!”
“네. 그렇죠. 남성들은 2등급 정도의 여성분들을 가장 선호하세요. 1등급은 너무 과분하고 3등급은 너무 떨어지는 거 같고.”
“…….”
“그리고 그 밑에 있는 등급 분들은 저희 업체는 거의 안 받으려고 하고 있어요. 실질적으로는 총 3등급으로 나누는 겁니다.”
“아니…뭐, 이런….”
“워낙 좋은 집안에서 태어나시고 또 그만큼 좋은 직업이시고 외모도 출중하시고. 그래서 어머님이 이렇게 탁월한 선택을 하신 게 아니실까요?”
“하아.”
“ㅇㅇ씨 능력으로 다른 결혼 정보 업체 가면 이상한 저질들만 잔뜩 만나게 될 거….”
나는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엄마를 바라봤다. 엄마는 뭐가 그렇게 재밌는지 해맑게 웃고 계셨다. 내 앞에 있는 말끔한 사내가 더러운 속물로 보이기 시작한 순간 그 사내는 내 앞으로 리스트-ㅇㅇㅇ이라는 파일을 내밀었다. 뭐냐는 표정으로 사내를 쳐다보니. 파일을 펼치며 말했다. 앞으로 ㅇㅇㅇ씨와 결혼을 전제하에 만나실 분들입니다. 어머님께 사정은 잘 들었어요. 얼마나 외로우셨으면…사내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난 엄마를 째려보니 엄마는 멋쩍은 웃음으로 내 째림을 방어하셨다.
“일단 리스트의 있는 분들 설명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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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은 수호 건설 둘째 아드님이십니다. 이름은 김준면. 나이는 28. 사업은 아마 첫째 아드님이 물려받기로 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직업은 수호 건설 부사장 겸 변호사 시구요. 지금 등급으로썬 1.5등급이십니다. 원래 수호 건설 부사장님으로 오셨으면 1등급이 크셨겠지만 변호사라는 직업 때문에 0.5등급 떨어지셨어요. 제가 알고 있는 바로는 부사장직보다는 변호사 측을 더 마음에 두고 계신다고 하더군요”
“……아.”
수호 건설이라면 우리나라 TOP10위 안에 드는 건설 회사인데 이런 사람이 뭐가 부족해서 나랑 결혼을…고개를 살랑살랑 흔들었다. 흔들면서 옆을 보니 엄마는 만족스럽게 웃고 계셨다. 그러는 엄마를 보며 한숨을 포옥 쉬자 앞에 있는 사내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그럼 다음 분 설명드리겠습니다.라며 말을 이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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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은 CY 병원장님 둘째 아드님이십니다. 이름은 박찬열. 나이는 27. 위로는 누님이 한 명 있는데 유명한 아나운서라고 하시고요. 또 지금은 그 병원에서 과장 자리로 일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듣기론 차근차근 올라간 자리라고 합니다. 아버님이 그렇게 하라고 하셨다고 하네요. 하지만 들려오는 소문으로는 병원장님이 퇴임하시자마자 병원 경영권은 이분에게 다 넘어갈 거라고 들었습니다.”
“이분은 등급이 어떻게 되시는데요?”
“엄마! 주책맞게!”
“이분은 2등급이십니다. 경영권을 잡는 사람이 찬열 씨인지 아닌 지 확실치 않아서 정식직업으로 등록된 건 의사라는 거 달랑 하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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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은 S 대학교 이사장님 첫째 아들이십니다. 이름은 도경수. 나이는 27. 현재 S 대학교를 졸업 후 경영학을 계속 공부하고 계신다고 했습니다. S 재단 쪽에 경영을 도맡아하실 거라고 들었고요. 또 저희 결혼해디오 이사장님 조카이시기도 하시고요. 등급은 김준면 씨와 동일하게 1.5등급이십니다. 경영권을 맡을 거라는 말은 확실히 있지만 지금 현재로썬 직업 없이 돈만 있으신 분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3명밖에 안 들었는데 벌써 지친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자 내 앞에 있는 사내는 아직 3분 더 남았습니다. 일단 이 3분은 어떠신지요? 하며 넌지시 물었다. 난 지끈 거리는 머리를 꾹꾹 누르며 저에겐 다 과분한 분들인데 이분들이 저를 만나주시긴 할까요?라고 물었다. 돌아오는 대답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이 분들이 ㅇㅇㅇ씨 스펙과 외모를 보고 직접 고르신 겁니다. 대단하긴 ㅇㅇㅇ씨가 더 대단한 거죠.”
남자는 내 어버버한 표정을 보더니 마저 설명하겠습니다. 라며 파일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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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분은?”
“ㅇㅇㅇ씨가 생각하시는 분 맞습니다. 아이돌에 관심이 많으신가 봐요. 이 분은 B조선 막내아들이십니다. 이름은 변백현. 나이는 27. ㅇㅇㅇ씨가 아시다시피 유명했던 아이돌이셨고 현재는 배우 겸 경영 공부를 하고 계십니다. 요즘 들어 티브이에 안 나왔던 이유가 경영 공부를 하시느라 섭외가 들어오는 족족 작품을 다 거절하고 계신다고 하십니다. 변백현 씨 위로는 형이 두 명 있는데 그분들은 경영에 관심이 없으셔서 할 수 없이 막내아들이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또 B조선 사장님이 가장 아끼시는 막내아들이셨기도 하셨고요. 등급은 2.5등급이십니다. 아이돌이라는 치명적인 하자가 있더라고요. ”
“아이돌이라는 직업이 왜…?”
“일단 사생활 보호가 잘 안된다는 점에서 점수가 많이 깎이셨습니다. 백현 씨의 사생활은 기본이고 배우자가 될 지도 모르는 상대의 신상까지 모두 보호가 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제가 알기론 지금 백현 씨의 사생활은 보호가 잘 안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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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 외국인이세요?”
나의 뜬금없는 질문에 사내는 하하! 하고 웃었다. 그는 고개를 저으며 설명을 마저 하겠다고 했다.
“이 분은 토종 한국인이십니다. 사진으론 좀 더 까맣게 나오셨는데 실제로 보면 굉장히 잘생기신 외모 시구요. K 재테크 막내아들로 26살이십니다. 위로는 누님이 두 명이 있고 둘 다 시집가셨다고 들었습니다. 이 분도 윗분들과 같이 경영 수업을 받고 계시고 S 재단 도경수 씨와 같은 학과에서 공부 중이라고 들었습니다.등급은 아직 미정이십니다. 등록된 지 얼마 안돼서요. 계속 알아보면서 책정 중이십니다. 제가 생각하기엔 전에 보신 분들과 같은 급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남자는 이제 마지막 분이시네요.라며 마지막 장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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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되게 날카롭게 생겼네요.”
“웃는 모습은 또 딴 판이십니다. 하하.”
“이 분은 오@@ 국회의원님 외동아들 오세훈 씨입니다. 나이는 26으로 현재 Y 대학교에서 경영 수업을 받고 계십니다 오@@씨 조부 이름 앞으로 있는 재단은 총 4개 정도로 아마 Y 학원 쪽 경영을 오세훈 씨가 할 거라고 들었습니다. 현재는 경영 수업이 거의 다 끝난 상태로 곧바로 Y 학원 쪽으로 몸을 담그실 거라고 들었습니다.등급은 1.5등급 빠른 나이에 재단 하나를 소유하고 있지만 남들과 차별화된 직업이 없어 어중간한 상태 십니다. 그래도 여전히 공통분모는 가지고 있는 캐시가 아주 많다는 거죠”
끝이 보이질 않을 거 같던 파일이 덮이고 또 한번 머리를 부여잡았다. 아무리 내 스펙이 2등급이라는 말도 안되는 등급이 나왔다지만 나한테 너무 과분한 남자들이였다. 설명을 듣는 내내 물러버릴까? 엄마한테 무르자고 할까?라는 생각만 수십 번 들었다. 하지만 엄마는 뭐가 그리도 마음에 드는지 연신 싱글벙글이었고 내 얼굴에만 걱정이 가득했다. 앞에 있는 사내는 뭐 마음에 안 드시는 분이라고 계십니까? 빼드릴 수 있으니 말씀하십시오 하며 말했고 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마음에 들고 안 들고 가 어딨어요. 그분들이 날 마음에 들어 해야죠..
“약속 날짜는 연락 드리겠습니다. 상대방은 그날 확인하시면 됩니다.”
“미리 알려주는 게 아니라 그날 확인을 해야하는 거예요?”
“그렇게해야 상대방의대한 기대감과 신비감이 더 증가해서 호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저희 사장님의 방침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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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이 생각 난 소재와 함께 찾아 왔습니다.
앞으로 쓰게 될 연재 방식은 랜덤입니다요! 헤헷.
재밌게 보셨으면 좋겠네요. 다들 즐거운 평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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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후 재결합 하자는 남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