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길
2012 . 11 . 03 * Saturday * 꽃망울
BGM Jeff Bernat :: Groovin
▼▼
소복히 쌓인 하얀 눈을 밟을때마다 사박사박 하는 기분좋은 소리가 났다. 구름위를 걷는것처럼 즐거워 흐흐 하고 낮게 웃었다. 아마 더 즐거운건 내 옆에
기성용이 있기 때문인걸까? 추운건지 코트의 모자까지 둘러쓰고는 주머니에 두손을 꽂은채 나와 같은 기분좋은 미소를 띄고있었다.
말할때마다 입에선 하얀 입김이 나왔고 길의 양 옆에 도미노처럼 조르륵 서있는 소나무에는 하얀 눈꽃이 걸려있어 더욱 아름다웠다.
you can groove with me as i groove with you
“춥다아―”
“내 품으로 올래?”
“풉, 부끄럽게!”
“뭐 어때?”
대수롭지 않은듯한 개구장이 같은 웃음을 띄며 말하는 기성용을 보니 가슴이 두근거림을 느꼈다. 볼에는 열이 올라가는것 같아 이런 추운겨울에도 조금 더워졌다.
코트에 하필 주머니가 없어 나는 두손을 감싸고는 호 하며 손을 애써 따뜻하게 했다. 그 모습을 보고있던 기성용이 대뜸 내 손목을 잡더니 자신의 주머니속으로 가져갔다.
그러고는 따뜻한 그 큰손으로 내 손을 따뜻히 감싸쥐었다. 따뜻하면서도 부끄러운 마음에 하얀 눈만 보며 히히 하고 웃자 “왜 이렇게 귀여워.” 하며 말했다.
“부끄러워서 그래! 부끄러워서….”
“앞으로도 계속 내 옆에서 이렇게 걸어주라.”
“…어? 당연하지.”
갑작스런 고백에 당황스러워 하면서도 당연하지. 하고 말하자 귀여운 강아지를 쓰다듬는것처럼 내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그 손길이 기분좋아 헤 하고 웃자.
바보 바보. 하면서 놀리는 기성용의 등을 아프지않게 때렸다. 그러면서도 주머니속 기성용과 나의 손은 여전히 꽉 맞잡은채로. 영원히 그러길 바라며.
▲▲
노래방에서 소리지르고 와서 그런가 목이 아프네요.. 브금도 나른하고 피곤해서 그런지 저도 나른하네요..꽃망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