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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잡은 맨날 구독료만 내고 보다가 이렇게 글 올리는 건 처음이네요. 어떠실지 몰라도 마음에 드셨으면..♡ 아 그리고 약간의 (((오글주의)))

 

 

 

 

 


“찬열아.”
“….”

 

차디찬 공기가 온 몸으로 느껴지는 밤이다. 모두가 깊은 잠에 들어 고요한 밤.

간간히 두 세군데의 집에서 작게나마 들려오는 TV 소리와, 스크린을 통해 불규칙적으로 퍼져나오는 빛만 보인다.

콘크리트 벽돌로 된 벽 위에선 축 늘어뜨린 암갈색 꼬리를 가진 고양이가 살금살금 발걸음을 뗀다.

좁지도, 넓지도 않은 골목의 끄트머리에선 밤을 의식한 듯한 두 인영이 굼뜬 움직임만을 보인다.

골목엔 두 사람의 얕은 숨소리만 불규칙적으로 들려온다.

백현이 벽에 등을 기댄 채로 쭈그려 앉아있고, 찬열은 그런 백현의 앞쪽에 멀찍이 서서 아무 말 없이 커다란 두 눈만 꿈뻑거리고 있다.

 

 

“박찬열.”
“…어.”

“내가, 너만 보면….”
“….”
“…왜 자꾸 이렇게 심장이 뛰는지….”
“….”

“…좋아해.”
“…야, 변백현.”

 

“알긴 알아? 니가 나 이렇게 만든 거.”
“…왜”
“…어?”
“…왜 이제서야 말하는 건데.”

 

“…무슨 소리야.”
“…변백현, 니가 나한테 좀 더 일찍 말해줬으면, 그래서 내가 조금 더 빨리 확답을 받았으면.”
“….”
“…왜 진작 말 안했어, 나쁜 놈아.”

 

 

백현은 잠자코 입을 다물고 있었다. 꾹 다문 그 입술은 백현의 시린 마음을 보여주는 듯 했다.

어렵게, 힘들게 입에서 꺼낸 말임이 분명한데도, 그런데도 백현은 찬열에게 쓴 소리를 듣고 있다.

아니, 백현은 차마 찬열의 말에 아무런 대꾸도 할 수가 없었다.

 

 

“…나도, 나도 너 좋아.”
“….”
“아니, 어쩌면 니가 나 좋아한 것보다도 일찍 좋아했을지 몰라.”
“….”
 
찬열이 얕은 한숨을 내뱉고는 이내 연거푸 자신의 흑갈색 머리칼을 아무렇게나 흩뜨린다.

그리곤, 제 앞에 있는 백현을 흘끗 보고는 다시 입을 뗀다.

 

 

“너도 그랬듯이, 나도 너보다가 혹여나 눈이라도 마주치면 정말 죽을 거 같더라.

내가 왜 평소에 자꾸 니 눈 제대로 쳐다보지도 않고 피하는지 알아?

넌 모르겠지만. 니 눈을 보면, 자꾸 가슴이 일렁거려. 그리고, 시큰거려.

왜, 눈치도 없이 내 마음도 몰라주냐. 변백현, 이 바보 같은 놈아….”

“박찬열….”

“…하, 내가, 내가 먼저 말하려고 했어. 좋아한다고.”

 


백현은 그저 아무런 초점 없이 흐릿하게 풀린 눈으로 콘크리트 바닥만 멍하니 응시한 채로

찬열의 ―마치 속사포처럼 제 귀에 꽂히는, 그러나 한 마디 한 마디 제 가슴에 깊게 박힐듯 가슴 시린― 말을 잠자코 듣고만 있었다.

그러다 백현이 굼뜬 움직임으로 그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 백현을 잠시동안 바라보던 찬열은 천천히 다가갔다. 백현에게로.

 

그리곤 백현이 숨을 돌릴 잠깐의 틈도 주지 않은 채, 제 입술을 백현의 입술로 밀어 붙인다.

백현은 다시 벽에 등을 밀착시킨 채로, 찬열의 예고 없는 입맞춤을 받아낸다.

분명, 갑작스러운 상황에 깜짝 놀랄 법도 한데도 백현은 금새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킨 듯이,

추위조차도 이겨낼 정도로 뜨거운 찬열의 입맞춤을 느끼며 자신의 두 팔을 찬열의 목에 스르륵 감는다. 휑한 찬열의 목을 제 체온으로 녹여줄 생각이었는지.

 

두 사람을 은은하게 비추는 달빛마저 어느새 다가오고 있는 겨울의 차가운 기운을 물씬 뿜어내고 있었지만, 두 사람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진득하면서도 아련한 입맞춤은 달빛 아래서 빛나고 있었다. 서로가, 서로의 가쁜 숨결을 느끼며.

 

 

11월 27일.

이 날은 곧 다가올, 아니 이미 벌써 찾아왔을지도 모를 ‘겨울’을 정말 뼈저리게 느낄 수 있을만큼 추웠던 날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어마어마한 추위마저 두 사람의 온기, 아니 열기를 이길 수는 없었다.

 

 

 

 

 

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ㅠ 찬백 행쇼!!!!!!!!!!! ㄷ독자님들도 행쇼하세여 찬백은 ~사♡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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