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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께서 사냥감을 잡아오겠다며 떠난지도 벌써 3년이 지났다. 처음 떠나시고 돌아오시지 않은지 삼일이 됬을땐 마냥 걱정이 됐었다. 어디서 사고가 난 걸까. 사냥하시다 혹 들짐승에게 당한걸까. 그리고 한달이 됐을 땐 외계인들에게 잡혀간건 아닐까 걱정이 됐고 3 개월이 됐을 땐 돌아오시지 않은게 더이상 걱정이 되지도, 이상하지도 않았다. 지금 내가 살고있는 곳은 어제까지 웃고 떠들던 친구가 그들에게 끌려가 갑자기 사라져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곳이니까. 내가 태어났을때부터 이곳은 사람들이 살만한 곳이 아니었다. 인간의 모습을 한 정체모를 존재들에게 지배당하고 억압받으며 지내왔다. 누구는 그들을 외계인이라고 했다.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에서 온것이라고. 그리고 누구는 그들이 우리 인간들을 만들었다고 했다. '신' 이라며 그들을 떠받들면서. 그들이 외계인이든 신이든 중요한건 그들은 우리에게 애정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다는 것이었다. 통제에 따르지 않으면 그자리에서 벌레잡듯 우리를 죽여버리곤 했다. 아마 아버지도 그들 눈을 피해 통제구역에 들어가 사냥을 하시다 죽임을 당한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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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이 떨어졌어요. 오늘은 가서 사냥을 좀 해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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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돌아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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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을 챙기며 말했다. 3 년이 지났지만 어머니는 늘 내가 사냥을 나갈때면 꼭 돌아와달라고 당부했다. 아버지가 돌아오시지 않은게 어머니에겐 아직도 상처인듯했다. 그들의 눈을 피해 사냥을 하는게 위험한 줄은 아주 잘 알지만 굶어죽으나 그들에게 걸려 죽임을 당하나 어쨌든 죽는건 마찬가지 아닌가. 이 집에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건 나 하나뿐이니 별 수없다. 아버지를 대신해 가족을 먹여살려야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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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제구역인 야산으로 넘어가는 길목은 그들이 이미 막고 서있었다. 저기로 지나갔다간 바로 머리에 총알이 박힐게 분명하다. 그들의 눈을 피해 야산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사람들과 그들의 인적이 드문 곳에 개구멍을 만들어놓았다. 매번 그곳을 통해 야산으로 몰래 숨어들곤했다. 오늘도 어김없이 그들의 눈을 피해 한참을 걸어 인적이 없는 도시 외곽으로 나왔다. 그리고 몰래 뚫어놓은 개구멍을 통해 야산으로 들어왔다. 여기 이렇게 널린게 음식들이고 사냥감들이었다. 하지만 모두 그들을 위한 것들이다. 원래 우리의 것이었다는데 그게 맞는지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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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를 낮추고 사냥감에 집중했다. 저 토끼 두마리면 충분했다. 저 정도 크기면 어머니와 나, 그리고 동생 세식구가 당분간 끼니걱정은 안해도 되었다. 한쪽 눈을 감고 숨을 멈추며 활시위를 당겼다. 아무것도 모르고 풀을 뜯고 있는 토끼가 불쌍하긴 했지만 어쩔수 없다. 약육강식의 법칙에 따르면 난 토끼보다는 강자이니 죄책감은 없어도 된다. '인간'들보다 강자인 그들이 우리를 상대로 죄책감따위를 갖지 않는 것과 같다. 활시위를 떠난 화살은 정확히 토끼의 머리에 명중했다. 아쉬운게 있다면 옆에 있던 토끼가 달아났다는것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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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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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내 바로 앞으로 총알이 지나가 나무에 박혔다. 아무래도 잡은 토끼를 가지러 잠깐 일어선 틈에 걸린 것 같다. 재빨리 몸을 틀어 옆에 있던 나무 뒤로 몸을 숨겼다. 총인걸로봐선 아마 외계인인것 같았다. ' 치직 - 치직 -' 하는 무전기소리가 들렸고 저벅저벅 이쪽으로 걸어오는 소리도 들렸다. 곧 죽을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에 심장이 빨리뛰었다. 바스락 - 하며 구둣발에 밟혀 나뭇잎이 부스러지는 소리가 이렇게도 무서웠던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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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소리지? 이탈자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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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한마리가 제3구역으로 숨어든것같습니다. 처리하고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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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저 고양이는 날 의미하는 듯 했다. 점점 가까워지는 발자국소리에 눈물이 핑돌았다. 잡혀죽으나 굶어죽으나 똑같을거라 생각했지만 막상 이런 상항에 닥치고 보니 죽는게 두려웠다. 활을 잡은 두 손이 바들바들떨렸다. 3 년전 아버지도 이렇게 두려워하셨을까. 아님 그들과 맞서 싸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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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여워. 바들바들 떠는 꼴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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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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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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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있었다. 나를. 눈물에 뿌옇게 변해버린 시야를 맑게 하기 위해 소매로 눈물을 거칠게 닦아냈다. 그가 나를 아는 이상 무조건 그를 죽여야했다. 나를 안다는건 내 가족들도 안다는거니까. 이 순간이 지나면 내 가족에게 무슨일이 생길지 모르니까. 덜덜 떨리는 손으로 활에 화살을 끼워넣었다. 차오르는 눈물을 참아내기위해 입술을 깨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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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아버지도 그자리에 서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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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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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나도 같은 인간인지라 살려보내려고 했어. 근데 내게 활을 겨누더라고. 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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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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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을 순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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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문 입술에 피가 맺혔다. 숨어있던 나무 뒤에서 나와 그에게 활을 조준했다. 그리고 그가 손에 쥔 총 역시 나를 겨누고 있었다. 그동안 잊고 지내왔던 아버지였지만 막상 아버지의 행방불명의 이유가 눈앞에 펼쳐지니 억장이 무너졌다. 돌아가셨을거라 이미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저 더러운, 같은 인간이라 얘기하는 저놈의 손에 죽임을 당했을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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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인간이라며... 같은 인간인데 어떻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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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흡 - 그들이 이곳에 오기 전까지 인간이 왜 먹이사슬 제일 위에 있었는 줄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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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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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떤 생명체보다 제일 간사하고 교활한게 바로 인간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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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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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저 상황과 태세에 따라 처신한것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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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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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된건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그에게 덜덜 떨리는 손으로 활을 겨누고 있었다. 흐려진 시야로 어떻게든 그의 머리에 활을 겨눴고 여차하면 쏘려던 생각이었다. 그 순간 타앙 - 하고 또한번의 총소리가 들렸고 그는 다리에서 피를 쏟으며 쓰러졌다. 그리고 누군가 내 손목을 잡아 나를 데리곤 앞으로 내달렸다. 그리고 한참을 달려 턱끝까지 숨이 차올랐을 때서야 달리는 걸 멈출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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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주저앉아 너무 빨리 뛰어 아픈 가슴에 손을 얹으며 숨을 몰아쉬었다. 그리고 나를 이곳으로 데려온 그가 내게 마실것을 건냈다. 그게 무엇인지는 전혀 의심도 하지 않고 - 그가 누구인지조차도 의심하지 않았다.- 벌컥벌컥들이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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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어? 하마터면 우리 정체가 발각될수도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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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거기에 그냥 둘수는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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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는 RM 이야. 조심해야되는 거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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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모인 이유는 더 이상 인간이 그들 손에 아무 이유없이 죽임을 당하는걸 막기 위해서야. 이 여자가 거기서 개죽음당하길 원했어? 만약 총구 앞에 있던게 나였어도 넌 그런소리를 할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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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저 두 남자가 싸우는 이유는 나때문인 듯 했다. 저 총은 어디서 구한걸까. 외계에서 그들이 이곳에 오고 인간이 항복한 이후부터 총기는 모두 그들이 수거해간걸로 알고있는데. 장총을 어깨에 맨 남자는 거칠게 머리를 쓸어 넘기며 나를 째려보았다.
"그래서 이여자는 어떻게 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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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데리고 다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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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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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수없잖아. 아까 그자가 이여자를 찾아가 우리에 대해 물으면 네 말대로 우리 정체가 탄로날 수도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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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까지는 써 놓은게 있어서 금방 다음회를 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근데 분량은 이정도면 적절하나요? 너무적나...? 망글이지만 좋게 봐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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