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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울고있다. 왜울고 있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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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울고있는 사람들을 가만히 쳐다보고있었다. 여긴 이상한 냄새가 가득했고 사람들의 모습도 이상했다. 아빠는 엄마의 사진을 붙잡고 서럽게 울고있었고 사람들은 그런 아빠의 모습을 안타까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사방은 온통 매캐한 냄새로 가득했고 주위는 새하얀 꽃들만 가득있었다. 아빠, 아빠 왜울어. 내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 양 아빠는 그저 울고있었다. 울면 안되는데, 엄마가 울면 안된다고 했는데. 엄마는 어디에 있는지 몰랐다. 엄마가 와서 아빠를 위로해줘야 될텐데. 엄마는 어디있을까. 

   

   

"애 좀 봐요.. 무슨애가 이리 기분나쁘대." 

"자기 엄마가 죽었는데 울지도 않네" 

이상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나를 기분나쁜 눈으로 쳐다보는 사람들도 많았다. 나를 손가락질하며 자기들끼리 소곤대고 있었다. 엄마가 죽었다. 죽어? 우리엄마가 죽었다? 그런데 죽는게 뭐지. 엄마한테 물어보고 싶었지만 엄마의 모습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내가 궁금한게 있으면 맨날 엄마한테 달려가서 물어봤는데 우리 엄마는 어디있을까. 나를보며 소곤소곤거리는 사람들을 보다가 아빠를 쳐다보며 물었다. 아빠 엄마는 어디있어? 내 질문에 나를 보는 아빠의 눈은 참 무서웠다. 빨개진 눈. 빨개진 코. 빨개진 귀 얼굴전체가 다 빨간색이였다. 

   

엄마는… . 아빠는 말을 하다가 갑자기 나를 안아왔다. 나를 안고 계속해서 엄마를 부르는 아빠의 목소리를 듣고있다가 엄마가 아빠한테 해준것처럼 가만히 등을 토닥여줬다. 아빠 울지마. 내 말에 아빠는 더 큰 목소리로 울고있었다. 아무생각없이 아빠를 토닥여주고 있다가 위에 걸려있는 엄마의 사진을 봤다. 우리엄마는 저렇게 행복하게 웃고있는데 아빠는 왜 울고있는걸까.




5살 어린나이. 엄마의 죽음을 가늠하기엔 너무 어린 나이었다.




***





"친구랑 싸웠습니다." 

"그래도 그러면 쓰니…. 어쨋든 상처 덧나지 않게 조심히 다녀라." 

"네 안녕히계세요." 


 

교무실의 문을 열고 나왔다. 안이던 밖에던 숨이 막히는건 똑같구나. 상처가 아려옴을 느껴서 인상을 찡그렸다. 왜 하필이면 또 터졌을까. 

화장실로 가서 대충 피를 닦아낸 후에 교복 셔츠로 물기를 제거하고 교실로 돌아갔다. 시끌벅적한 애들 틈을 지나쳐서 내 자리로 갔다. 많이 피곤한 느낌에 잠깐 눈좀붙일까 했지만 나에게는 그럴시간도 없다는걸 알았기에 교과서를 폈다. 이리저리 난잡해 보이는 줄과 어지럽게 되어있는 필기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가 연필을 들었다. 


 

"야" 

"..." 

한참동안 집중을 하고있는데 날 부르는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더니 또 얘다. 얼굴을 한번 보고 다시 공책필기를 하고있는데 갑자기 연필을 뺏어간다. 한숨을 쉬고 다시 필통안에 있는 연필을 꺼내니 이번에는 노트를 통째로 들고간다. 솟구치는 짜증에 고개를 들어 째려보니 날 조롱하듯이 웃고있는 얼굴이 보였다. 대답하라고 도경수. 


 

"재수없다" 

"나도알아" 

근데 입 열자 하는 말이 재수 없다냐? 장난스러운 웃음을 지은 채로 내 어깨를 툭툭 친다. 이번엔 또 왜 다쳤냐? 노트를 가만히 내려놓고 내 얼굴을 잡으며 물어본다. 알거없잖아. 단호한 내 대답에 오늘도 여전히 날카로우시네. 라며 머리를 헝크러트린다. 웃고있는 모습을 보다가 다시 고개를 숙여 필기를 하려고 연필을 가져가려고 하니 갑자기 팔목을 잡아왔다. 놓으라고 말하려 고개를 들으니 어느새 정색을 하며 날 쳐다보고있었다. 그리고는 갑자기 자신의 얼굴을 가까이 하길래 움찔하며 피하려고 하니까 목뒤를 강하게 잡고 속삭였다. 


 

"깝치지말라고 도경수" 

"..." 

"이렇게 발톱 세우는 것도 적당히 해야지. 안그래?" 

"..." 

킥킥거리며 날 놓아준후에 공부열심히해라. 하며 인사를 하고간다. 방금 들었던 말이 계속 귓가에 멤돌았다. 아빠의 모습과 겹쳐보이는 것 같은 환상이 보여서 온몸 전체에 소름이 돋았다. 그렇게 가만히 앉아있다가 책상에 고개를 묻었다. 김종인. 언제봐도 재수없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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