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NOTICE ※ |
안녕하세요. 도로시 입니다. 갓 수능을 끝내고 돌아온 고삼이에요. 오늘은 뭘할까 고민하다가 결국 제가 새롭게 쓰고 있는 소설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어디까지나 맛보기 지만, 제가 좋아하는 걸 넘어서 사랑하는 사극물 입니다. 워낙에 역사소설과 사극물을 좋아하는 지라 엑소팬픽에 도전해 봅니다. 아 물론 「 다섯명의 용의자 」 는 계속해서 연재를 합니다. 오해하지 마세요. 이건 그저 맛보기 일 뿐이니까요. 암호닉 신청해주신 분들 일단 너무 감사드려요. 어느 새 부쩍 늘어서 저는 매번 독자들 댓글 볼때마다 선홍빛 잇몸을 드러내며 웃습니다.ㅎㅎ. 독자분들 제가 진심으로 애정하는거 알죠? 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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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빌레라 」 |
잠깐, 제 새로운 소설에 대해서 간략한 소개를 해보겠습니다. 사실 내용이 조금 어려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서 이렇게 추가 설명을 덧붙여 봅니다...;_; 시대는 조선시대 중기 입니다. 물론 여기서 나오는 왕이나 인물들은 역사적 사실과 무근합니다. 모든 내용이 허구라는 점을 밝힐게요. 저기 제목에 다각 이라는 글씨가 보이시죠? 스토리가 Part.1 과 Part.2 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Part.1 은 조선시대 중기 조선의 상황과 명(明)나라의 영락제(永樂帝)시대의 상황을 함께 그린 내용입니다. 그 당시에 조선과 사대관계를 이어온 명나라와의 관계를 그리다보니 정치적인 내용이 깔려있지만 그 속에 들어있는 로맨스. Part.2 는 같은 시대이지만 정치적인 것보다는 더 아련하고 사극 로맨스의 모습을 더 잘 담아내는 내용입니다.
이렇게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커플링은 알려드리지 않겠어요. 아마 조금 충격받으실 지도... 독자님들의 반응이 좋다면 계속 연재를 하도록 할게요. 재밌게 읽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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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tylo of Dorothy
[더 스틸로 오브 도로시 : 신이 내린 선물, 만년필]
세상에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데 무슨 이유가 있겠습니까.
지금 시대에 동성애자가 있는 것처럼, 분명 과거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것이 아무리 유교적 가치 질서가 뿌리 박힌 조선시대 일지라도 말입니다.
그럼 조선시대에서 결코 용납될 수 없는 동성애를 하는 사람들은 과연 어떤 부류였을까요?
미천한 상놈들. 일반 백성들. 지체 높은 양반들. 심지어 왕족까지. 애정 만큼은 계층에 구분 없이 어디에든 존재했을 것입니다.
그럼 만약에. 조선에서 내로라하는 명문가(家)의 자제들이 남색(男色) 이라면?
「 나빌레라 」
Written by. Dorothy(도로시)
“한 사람 그리고 두 사람 그리워 하다가 미워 하다가, 산 넘어 달을 기다려 주렴내린 창문 앞에 넋을 잃고 앉았노라.”
벚나무 아래에 연분홍 벚꽃잎이 흐드러지게 흩날리는구나.
꽃잎은 떨어지고, 네 생각에 잠 못 이루고 상념(想念)에 잠기노라.
아무리 향기로운 꽃인들 그것이 다 무슨 소용이더냐.
나비가 날아오지 않으니, 꽃잎도 빛을 잃고 설워하노라.
01. 얽힌 실타래 - 1부
봄 기운을 머금은 오색의 비단들이 줄을 지었다. 닭이 홰를 치면서 매운 울음을 뽑아 낼 무렵에 벌써부터 저잣거리는 북새통을 이루었다. 상인들은 저마다 꾸려온 짐보따리를 풀어 놓기 시작했다. 주막에서는 이제 막 끓기 시작한 국밥이 모락모락 김을 뿜어내고 있었다. 흙가루가 묻어 있는 알타리 무를 정리하는 고씨의 손도 덩달아 분주했다. 해가 뜨고 머지 않아 수많은 인파가 곱절로 몰려들 터였다. 고씨는 곧 있을 주상전하 탄신일에는 제대로 한 몫 챙길 심산이었다. 고씨는 밤 새워 손질한 감자를 올려 놓으며 건너 편 장씨네 자판을 힐끔 훔쳐 봤다.
“이 사람이, 어딜 흘겨 보는 거여? 도둑 장사치가 따로 없구만.”
오늘은 우리 배추가 더 싱싱하군 그래. 고씨는 뭔 말을 그리 섭하게 하는감? 하며 등을 돌리고 입을 씰룩거렸다. 아무리 경칩이 지난지 닷새가 지났다지만 유난히 올해 봄은 추웠다. 고씨는 장씨의 눈초리를 피해 몸을 떨며 분주한 저자거리를 쭉 둘러 보았다. 그가 연신 코를 훌쩍이다가 이내 눈이 왕방울 만해졌다. 저 멀리서부터 눈에 들어오는 차림새를 보아하니, 한양에서 제일 간다는 월하각 관기(官妓)들이 몰려 오고 있었다. 이는 비단 고씨 뿐만 아니라 모든 사내들의 이목을 사로잡을 만 하였다. 고씨 부인이 차가운 물에 채소를 씻느라 언 손을 녹이며 광주리를 들고 오다 이 광경을 보자마자 고씨의 머리통을 광주리로 후려쳤다.
“뭐하는 짓이여? 시방.”
고씨는 머리통을 부여잡으며 이, 이 여편네가! 한대 칠 기세로 눈을 부라렸지만 귓가에 들려오는 향긋한 여인들의 웃음소리에 헛기침을 하고 점잖을 떨었다. 얼레? 이를 혀를 끌끌차며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고씨부인은 진열을 마저 했다. 하지만 고씨부인이 보아도 자신의 앞을 지나가는 저 여인들은 모로 보아도 어여쁘다 할 만 하였다. 괜히 자신의 신세가 초라해 보여 한탄을 하려고 했으나, 저 여인들은 고운 태부터 남달랐으므로 입을 다물었다. 저 여인들은 한양을 너머 조선 팔도에서 손 꼽히는 관기들이었다. 특히나 제일 앞서 말 위에 앉은 여인은, 한 눈에 보아도 고매함이 묻어났다. 감히 어줍짢은 남정네들은 쳐다보지도 못 하는 그녀. 조선의 제일가는 예인이자 명기, 대행수 무영이었다.
“행수님. 오늘 가면 언제 쯤 한양에 돌아옵니까?”
“족히 나흘은 걸릴 것이야.”
행수를 대신해 바로 옆의 1패 기녀 초원이 대답했다. 나흘이나요? 그녀의 말에 뒤따라오는 기녀들의 얼굴이 한껏 풀이 죽었다.
“다 늙어빠진 명나라 사신들 맞이 하느니 차라리 관가의 포졸을 상대하는게 훨씬 낫겠다.”
어느 기녀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까르르 웃었다. 그들은 곧 있을 주상 전하의 탄신을 맞아 조선에 건너 온 명나라 사신을 맞으러 태안 안흥성으로 가는 길이었다. 그 먼 여정 속에서 그녀들의 지루함을 해결해주는 것은 기방에 온 양반네들의 뒷담 이라든지, 명나라에서 들여온 귀품에 대한 자랑을 늘여놓는 사소한 입방정이었다.
그녀들의 웃음소리가 봄의 흥취를 한껏 돋우는 듯 하였다. 그런 그들의 앞에 한 폭의 그림 같은 곳에서 단정한 차림새의 선비가 문을 열고 나왔다. 그의 등장에 모두들 웃음을 멈추고 이게 무슨 횡재냐는 눈으로 선비의 용모를 제 눈에 담기에 바빴다. 하이얀 피부에 여인들 보다 더 고운 선을 가진, 그럼에도 총명하게 빛나는 두 눈은 호안(好顔)이었다.
“어머. 이게 무슨 일이라니.”
“그러게 말이요. 우리가 언제 저 선비를 본단 말입니까. 하늘도 우리를 불쌍히 여기셨나 봅니다.”
몇몇 관기들이 서로 수근대며 웃자, 갓 동기(童妓)에서 벗어난 연홍이 어리둥절해 하며 물었다.
“대체 무슨 이야길 그리 재밌게 하십니까?”
“얘. 너 저 선비를 모른단 말이니?”
옆에 동기적부터 같이 지낸 난향이 연홍의 옆구리를 꾹 찌르며 샐쭉히 웃었다. 그녀의 웃음에 의아한 듯이 연홍은 앞에서 걸어오는 선비에 대해 별 감흥이 들어 있지 않은 소감을 덧붙였다.
“저 선비가 뭐 대단한 사람이기라도 한거니? 내 눈엔 그저 멀끔한 선비로 밖에 뵈질 않는데.”
어머. 얘가. 다시 한번 난향은 연홍의 옆구리를 좀 전보다 세게 찌르더니 소리를 낮추어 연홍에게 속삭였다.
“저 선비가 바로 그 유명한 홍문관 대제학의 첫째 아들이셔. 너 정말 모른단 말이야?”
“난 처음 들어본다.”
“방금 저 선비가 나온 곳이 어딘지 알아?”
“글쎄.”
“저기가 바로 매처학당(梅妻鶴堂). 명문가 자제들만 들어간다는 그 곳이란 말이야.”
“매처학당?”
“매화를 아내로 삼고 학문을 자식으로 삼는 선비들이 자주 가는 곳이라더라. 아무나 함부로 들어가지도 못한대.”
“......”
“어휴, 다들 얼굴 한번 마주치고 싶어 안달이 났어. 저 선비는 명문가 자제에다가 빼어난 용모에 거기다가 학문에 조예가 깊으신 분이래. 우리 기방에는 걸음 한번 안하셨단다. 이거면 말 다한 거 아니니?”
월하각에 발을 단 한번도 들이지 않은 남정네가 한양에 과연 있단 말인가. 연홍의 눈이 그제서야 거리를 좁혀오는 선비에게 향했다. 과연 화려하게 치장하진 않았으나 풍기는 분위기는 수려함과 동시에 단정했다. 기녀들의 눈썰미는 속이지 못하건대 기방밥 17년차인 연홍의 눈에도 그의 성품이 올곧고 귀한 집안의 자제임은 분명해 보였다.
“함이 무엇인데?”
“김준면.”
들키면 안 될 것처럼 난향은 연홍의 귓가에 소근소근 이야기했다. 김준면. 연홍이 속으로 그의 이름을 곱씹으며 그를 넋이 나간 사람처럼 바라보았다. 그 탓에 전모에 달린 붉은 색의 긴 끈이 바닥에 떨어지는 것도 눈치채지 못 하였다. 과연 말 위에서 내려다 본 선비의 얼굴은 여인 만큼이나 고왔다. 선비는 연홍이 탄 말 옆을 지나가다가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에 깜짝 놀란 연홍이 재빨리 고개를 앞으로 돌렸다.
“저기.”
갑작스레 울린 그의 목소리에 어머. 사방에서 기녀들의 탄성이 절로 터졌다. 바로 옆에서 들려오는 터라 연홍도 지레 놀라 선비를 바라보았다.
“이거 떨어뜨린 것 같은데. 낭자의 것입니까?”
그의 손에 들린 붉은 색 천을 바라보는 연홍의 얼굴이 그 와 같은 빛으로 붉게 달아올랐다. 선비는 미소를 지어 보이며 천을 건냈다. 얼떨결에 받은 천을 손에 쥔 연홍에게 선비는 웃어 보인 뒤 발걸음을 옮겼다.
“왜 이리들 소란이야! 어서 따라오지 않고.”
초원이 위협적으로 소리치자 기녀들은 아쉬운 표정으로 다시금 고개를 제자리로 돌렸다. 난향은 부러운 눈으로 연홍의 손에 들린 붉은 천을 뺏어 매만지며 황홀감에 젖은 얼굴을 했다.
“너는 참 운도 좋다.”
“......”
“명나라 사신들한테 초야권(初夜權)을 빼앗기기 직전에 저 선비의 손길이라도 닿았으니.”
난향의 얼굴에 금새 그늘이 졌다. 지난 밤 태안으로 떠나기 전, 연홍과 난향은 서로 부둥켜 안고 꼬박 눈물로 지새웠다. 지금 태안 안흥성으로 가는 길은 곧 팔려가는 길이며 이는 명나라 사신들에게 순결을 빼앗기는 것을 의미했다. 하지만 연홍에게 지금 만큼은 난향의 눈물 섞인 한숨 소리도, 자신에게 닥쳐 올 현실도 다가오지 않았다.
“...김준면.”
연홍의 입술 사이로 작게 흘러나온 그의 이름이 안타깝게 공중에 흩어졌다. 연홍의 눈에는 오로지 자신을 낭자라고 불러준 선비의 미소 띈 얼굴이 지워지지 않을 것처럼 박혔다. 연홍은 붉은 색 긴 천을 난향에게서 돌려 받아 품에 안고 눈을 지그시 감았다.
그 고운 얼굴을, 그 따뜻한 목소리를, 그 미소를 평생 잊지 않으리라. 고.
* 맛보기 끝.
* 커플링은 위에서도 말했지만 비밀입니다.
* 비루한 글이지만 재밌게 봐주세요.
* 신알신 및 암호닉 신청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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