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쑨환] 박내과 02
w.쑨환은레알입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났다. 그동안 찾아온적도 없고 쑨양이라는 중국인의 머리카락 한올 조차 보지를 못했다.
원래 신경을 안써야 정상인데 왜자꾸 신경이 쓰이는지 , 그저 안 아파서 안올뿐인데 왜 안오나 매일 퇴근시간이 다가올수록 초조하게 시계를 보는 횟수가 잦아졌다.
평소에는 시간이 언제 흐르나 하고 봤지만 이젠 , 쑨양씨가 언제오나로 바뀌었다.
평소에 매일 있던것이 없어지면 빈자리가 크듯이 그런것이라 여기고 가볍게 넘겨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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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라 그런지 감기 환자들이 늘어만 갔다. 거기에다가 이 작은 동네엔 내과란 여기 하나 뿐이니 감기가 걸리면 거의 여기를 오다싶이했다. 이른 아침에는 학교를 늦게 가기 위해 땡깡부리는 학생들이 점심때는 점심시간을 틈내서 오는 직장인들 저녁쯤에는 성실한 학생이 학교가 끝나고 오거나 끝나자마자 문이 닫힌 내과를 가지않기 위해 급한듯이 오는 직장인들로 북적였다.
그리고 이제 거의 8시가 넘어가 퇴근시간이 임박할때 문 밖에서 경쾌한 문에달린 딸랑이 소리가 들리고 왠지 묵직한 발걸음이 귀에 꽂혔다.
‘ 어머 쑨양 ! ’
‘ Long time no see !! ’
쑨양 ?
익숙하지만 익숙하지는 않은 이름을 듣고 왠지 반가워할때쯔음
‘ 안녕하세요 , 오랜만입니다 ’
왠지 쉰듯한 감기가 심하게 걸린 목소리로 한국말을 말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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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쑨양씨 오랜만이예요 ”
딱봐도 나 아퍼요 라는 뜻이 담긴 열로 상기된 약간 붉은 얼굴을 보며 편안하게 웃어보였다. 마음속으로는 오랜만이예요 !! 왜이렇게 안왔어요 !! 호들갑을 떨고 싶었지만
이러면 안돼는걸 왠지 알기에 서류와 서적들 컴퓨터를 어지럽게 올려놓은 책상에 가볍게 팔을 얹히며 오늘은 어디가 아프냐며 가볍게 물어봤다.
아이고 그나저나 이 더러운 책상좀 어떻게 정리좀 해야겠네 …
“ 나는 감기에 걸렸습니다 ”
“ … 풉 ”
평소처럼 오는 눈길에 맞추어 진지하게 어눌한 발음으로 내뱉으니 왠지 귀여워 풉 하고 웃어버렸다. 웃는 나를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왜웃냐는 얼굴을 하곤 고개를 살짝 틀어보였다. 이것도 귀여워 푸풉 하고 더욱이 크게 웃어버렸다. 이중국인 알고보니 조금 귀여웠다. 감기가 심하게 걸렸단 환자를 두고 웃은게 왠지 미안해져 샐쭉이 웃으니 얼굴이 약간더 빨개진거같아 열이 높나 하고 체온계를 귀에다 넣곤 잠시기다렸다. 삑삑 소리가 들려서 빼고 체온을 보니 … 38.7 도 ?
“ 열이 왜이렇게 높아요 ? ”
“ 많이 아픕니다 ”
아직은 한국어에 능통하진 못해보였다. 이게 바로 언어의 장벽 인가 …
청진기를 귀에 꽂고는 평소처럼 옷을 손으로 들춰냈다. 언제 봐도 이 남자 배에 근육은 왜이렇게 멋진건지 … 나도나름 근육질이라 생각했는데 이남자를 보니 그런생각이 들어갔었다. 옷을 들춰내고 가만히 생각에만 빠져 있는 나를 쑨양은 이상한듯이 쳐다보고 배가 나온것을 티내지 않으려는지 숨도 안쉬는 그가 보였다.
“ 아 , 아 … 미안해요 몸이 좋아서 ”
“ 괜찮습니다 ”
말할때는 숨쉬어도 되는데 … 숨셔도 배도 안나오는 구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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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 벌려요 ”
입을 벌리라고 할때마다 생각하는건데 이남자 이빨 치열이 매우 고르지 못했다. 오른쪽은 가지런한데 왼쪽은 뭐이리 뒤죽박죽인지 … 내가 다 교정시켜주고싶었다.
“ 아 ~ 하고 소리 ~ ”
“ 아 … ”
기어가는 목소리를 내는 그가 덩치에 안맞아 퍽 귀여워 피식 웃으며 슬쩍 그의 얼굴을 흘겼더니 나를 보고 있는 눈빛과 마주쳤다. 하지만 이내 돌려버리는 그의 시선에 오래 마주지는 못하였다.
나무막대기로 혀를 꾸욱꾸욱 눌러가며 목젖을 살피는데 갑자기 궁금한 것이 생겨 손은 혀를 누르고 눈은 그의 목젖을 유심히 보며 말을 걸었다.
“ 그나저나 왜이렇게 안왔어요 ? ”
말이 끝나자마자 말을 할수 있게 입속에 있던 나무막대기를 빼내고 쓰레기통에 나무막대기를 던져 놓고선 눈을 마주쳐보였다.
“ 안아팠습니다 ”
“ 아 … ”
그렇겠지. 이런멍청이. 병원을 아파서오지 다른 이유로오나. 이상한 질문을 한 나 자신을 자책하며 서둘러 진단서를 작성하고선 카운터에 있는 간호사들에게로 자료를 보냈다.
“ 아 … 열도 좀 높고요 목도 많이 부었네요 , 훌쩍 거리시는게 콧물도 나오시는거같고요 기침도 많이 하시는거 같아요 ”
“ … ”
어떻게 알았지란 표정을 나에게 내보이는 그와 눈이 마주치자 또 웃음이 나올라 하는 것을 억지로 참고선 말을 이어갔다.
“ 따뜻한물 많이 드시고 일찍일찍 주무세요 , 스트레스 많이 받으시면 감기 잘 안낫는 거 아시죠 ? 그리고 옷좀 두껍게 입으세요 이렇게 추운데 왜이렇게 얇게 입으세요 ”
청바지와 빨간후드티 . 오늘 그의 차림이였다. 거기에다가 후드티는 짧은듯해보였다. 11월 중순때 입기엔 매우 추워보이는 차림에 감기가 더심하게 들까봐 싶어 걱정이되 오늘 하고온 검은색 목도리가 생각나 의자에 걸어두었던 목도리를 집어 쑨양에게 건냈다. 쑨양은 태환이 건넨 목도리를 집어 들고선 멀뚱히 태환을 쳐다볼뿐이였다.
“ 매세요 추우니까 , 감기 심하게 들면 안돼잖아요 ”
멀뚱멀뚱 .
아직까지도 이상태다. 아, 뜻을 모르는건가 싶어 설명하기엔 시간이 길어질꺼같아 목도리를 집어들고선 그에게 가까이 다가서곤 그때처럼 도망가지마세요 , 진단서는 뽑고 가셔야죠 라고 중얼거리며 그때의 뛰쳐가던 그가 생각이나 비싯비싯웃으며 칭칭 목도리를 둘러맸다.
“ 다됐다… 카운터에서 받아가시는거 까먹지 마시구요 , 이번에 좀 아픈데가 많아서 알약이 많을꺼예요 ”
그는 그때의 자신이 생각나 부끄러운건지 아니면 다른것때문에 부끄러운건지 나와 눈도 마주치지 않고 얼굴이 붉게 상기되서는 일어나 긴다리로 뚜벅뚜벅 걸어가며 급하게손잡이를 잡았다. 그 뒷모습을 오랜만에 보는듯싶어 얼굴에 미소를 잔뜩 머금곤 그 뒷모습을 눈으로 쫓았다.
근데 금새 뒤돌아 보는 그의 얼굴에 무엇인가 고민이 씌여있어 무슨일인가 싶어 물음표를 잔뜩달곤 그를 쳐다보았다.
“ 근데 … ”
“ 네 ? ”
“ 나는 알약 잘못먹습니다 ”
안녕하세요 쑨환은레알입니다예요 !! 일찍일찍 돌아요네요 ㅎㅎ 처음이라서 쓰고싶은 내용이 많아요 !! 이 비루한 글에 댓글 달아주시는 독자님들 사랑합니다 ㅠㅠㅠ 연재주기는 불규칙할거예요 !! 그럼 쑨환행쇼 S2쑨환행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