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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쿵쿵 떨린다 이 떨림이 기분 나쁜 떨림이 아니라 오히려 나를 더 설레게 하는 떨림이라 싫지는 않다

너가 샤워하러 들어간지 30분이 지났다. 새삼 너가 여자라는 게 다시 느껴진다. 맨날 묻히고 흘리고 먹는 네가 마냥 아이 같았는데

지금 이 순간이 마냥 떨리고 어지럽기만 하다.

 

 

"전정국!!!!!!!"

 

 

너의 부름에 떨림이 더 심해진다 이제 심장이 떨리다 못 해 아플 지경이다 여주야 나 진짜 어쩌면 좋지 진짜 나사 하나 풀린 사람처럼 웃음만 나와

그래도 우리는 친구니깐 네가 불편하지 않게 내가 티 내지 않을게 나는 너의 옆에서 너를 지켜주고 싶거든

 

 

 

"왜 또 왜!"

 

 

 

들어보니 잠옷을 안 가져왔다고 한다. 기집애가 맨날 흘리고 다닌다. 물건도 매력도 다 흘리고 다닌다.

이여주는 절대 모를 거다 자기가 얼마나 인기가 많은지 맨날 흘리는 게 물건이 아니라 매력이라는 것도 저 눈치없는 기집애는 절대 모를 것이다.

 

 

 

 

"야 전정국 거의 원피스 수준이야"

 

 

아 미친 이여주 지금도 어김없이 너는 매력을 흘리고 있다

젖은 긴 머리를 따라 흐르는 물들이 너의 예쁜 목선을 따라 흘러내리는 그 모습이 너무 예뻐서 아무말 할 수 없어  여주야 나는 너를 친구로 지켜주고 싶은데 너는 왜 자꾸 나를 시험에 들게 해.

물기에 살짝 젖은 하얀 티셔츠가 비치는 데 야한 게 아니라 예뻐서 그냥 여주 너라는 자체가 너무 예뻐서 안아주고 싶은데 우린 친구니깐 내가 참을게 여주야

 

 

너를 방안에 들여보내고 검은 티셔츠를 갖다줬다. 하얀 티셔츠는 앞으로 절대 가져다 주지 않아야겠다.

 

 

"전정국 갈아입음"

 

 

네가 내 이름을 불러줄 때 나는 그때가 좋아 전정국이라고 정국이라고 불러줄 때 그러니깐 지금 이 순간이 너무 좋아

 

 

"아 우리 여주 예쁘다"

 

 

생각만 한다는 게 입 밖으로 튀어 나온 것은 한 순간 이었다

당황한 너의 얼굴이 말투가 아주 조금은 마음이 아팠다 너는 나를 정말 친구로만 생각하는 것 같아서 여주야 내가 미안해 절대 선 넘지 않을게 그러니깐 당황하지 말고 너는 그 자리에 그대로 있어줘

 

 

너와 같은 집에서 잠을 잔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너와 친구였을 때 아무 생각 없었는데 내 감정을 알고 난 후 부터 너를 대하는 게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뒤척이다 결국 밤을 새버렸다. 네가 자고 있는 방을 열어보니 너는 정말 편하게 자고 있었다. 아기 같이 평온한 얼굴로 자는 너의 모습이 귀여워 나도 모르게 너의 볼을 쓰다듬었다. 너가 간지러운지 인상을 써버려 금방 손을 뗐지만 그래도 너의 말랑한 볼이 귀여웠다. 몇년이 지나도 너는 똑같았다.

 

 

 

평범한 일상에 네가 더 해졌을 뿐인데 다른 느낌이다. 정말로 시간이 느리게 가버렸으면 좋겠다 너랑 더 오래 천천히 있고 싶어 여주야 너도 그랬으면 좋겠다. 나만 너와 같이 있고 싶어하는 게 아니라 너도 나랑 있으면 행복하고 즐거워서 나랑 더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어 내 욕심인 걸 알지만 그냥 그랬으면 좋겠어

 

 

장을 보러 왔는데 탄산도 못 마시는 게 사달라고 징징거린다. 안 된다고 말하자 입을 삐죽이며 투덜대는 모습마저 이제는 사랑스러워 보인다.

그래도 네가 먹고 아플 게 뻔하니깐 단호하게 안 된다고 했다. 네가 아픈거 싫어 나는 네가 울거나 아프면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어. 너에 관한 일이라면 이성보다 감정이 앞서서 판단력이 흐려져 그러니깐 안 돼 여주야 삐지지마 귀여워서 안아주고 싶잖아.

고기를 사준다는 나의 말에 너는 환하게 웃으며 툭 튀어 나온 입을 집어넣었다.  귀여워 진짜 네 표정을 하루 종일 관찰해도 안 질릴만큼 귀엽다.

 

 

내 옷 중에서 가장 크고 긴 티셔츠를 원피스로 입겠다고 한다. 기집애가 정말 겁도 없는 건지 나를 정말 친구로만 생각하는 건지 나도 남자야 여주야 제발 매력 좀 그만 흘려

나 힘들다. 옷을 갈아입고 같이 저녁을 하고 같은 식탁에 마주보고 앉아 저녁을 먹는 이 상황이 이상하게 내 마음을 간지럽혔다. 우리 이러고 있으니깐 부부 같다 그치?

 

 

고기를 내 사랑이라고 부르는 너에 순간적으로 욱해 나는 뭐냐고 물었더니 네가 당황하며 친구라고 얼버무리는 모습도 귀엽다. 네가 그렇게 친구라고 말 안 해도 다 알아

내가 고기보다 못 하냐고 따지듯이 뭍자 너는 눈동자를 빠르게 굴리더니

 

"아! 나에게 고기 사주는 정국이는 내사랑"

 

내가 너의 사랑이 될 수 있다면 여주야 내가 고기 매일 사줄게 그만큼 네 사랑이 하고 싶어

 

 

 

 

 

 

아프다 네가 기어코 마시지 말란 탄산 음료를 마셔서 너는 아파하고 있다 내 잔소리가 듣기 싫은지 아픈 티를 안 내는데 사실 아까부터 네가 옆구리를 붙잡았을 때

나는 다 눈치 챘는데 이여주 멍청한 기집애 내가 너를 하루 이틀보냐 나는 5년동안 너만 봤어 여주야 내가 너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다고 바보야

걷는 것 부터 다 티나잖아. 누워있으면 괜찮겠지... 아이스크림 먹으면 괜찮아지려나? 네가 아프면 나 진짜 어떻게 해야 할지 하나도 모르겠다.

 

너의 방문을 열어 들어가는 데 네가 옆구리를 붙잡고 낑낑대는 모습에 화가 났다. 다른 사람들 말은 들으면서 왜 내가 하지말라는 짓만 골라해 너는

사람 속상하게 자꾸 이럴래

 

네가 운다 뭐가 그리도 서러운지 서럽게 우네 우리 못난이 내가 그랬잖아 너 우는 거 못생겼으니깐 울지말라고 그러니깐 울지 좀 마 못난아

 

 

 

 

 

 

 

내가 학교를 빠지는 날이 이었는데 그 날 따라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냥 네가 걱정 되었다. 낯을 많이 가리는 너라 친구가 많지 않아서 점심은 누구랑 먹을지부터 하나부터 열까지 다 신경 쓰였다. 아니나 다를까 너는 울면서 전화가 왔다. 안 운다고 또 거짓말 하는데 나는 너의 숨소리 하나하나 목소리 떨림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다 듣고 있어서

지금 네가 우는 거 눈에 훤히 보여 내가 그랬잖아 내가 너 하루 이틀 보는 게 아니라고 나는 5년 전 부터 지금까지 너만 봤어, 너만.

 

 

 

너를 달래줄 생각에 집으로 빠른 걸음을 재촉했고 현관문을 열었을 때 보여야 할 너의 신발이 보이지 않았다

방으로 뛰어가 너를 불러도 너의 흔적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도망가버렸다. 네가 울면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그래서 너를 안아주려고 했는데 네가 없다

3일동안 너는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집에 찾아가도 전화를 해도 너는 계속 나를 피하기에 바빴다. 네가 없는 사이에 자리를 바꿨다... 이대로 너랑 멀어지기 싫은데  나는 아직 너에게 내 마음을 완전히 보여주지 못 했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끝날 줄 알았으면 내 마음 숨기지도 않았을 텐데  차라리 다 말해버리고 멀어질걸 이럴줄 알았으면...

이렇게 끝나버리면 내 지난 5년이 너무 불쌍하잖아. 여주야 제발 피하지만 말아줘 부탁이야

 

 

 

오늘은 네가 학교에 왔을까 라는 생각으로 교실에 들어가는 데 너의 모습이 보인다. 너의 짝과 얘기하며 웃는 너의 모습에 왜 이렇게 화가 나는 건지... 나는 5일동안 힘들었는 데 너는 아무렇지 않아 보여서 정말 화가 났다. 너한테 나는 정말 아무것도 아닌 존재 같아서 그래서 불안하단 말이야 이여주 그러니깐 나 밀어내지 마 나 힘들어

너를 잡아놓고 얘기를 하는 데 내 시선을 피하는 너의 모습에 가슴이 아프다. 우리가 언제부터 이런 사이가 된 건지 내가 없는 사이에 너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나는 하나도 몰라 여주야. 그래서 더 미안해 너를 지켜주지 못 해서 더 미안해 내가 너 지켜준다고 해 놓고 약속 못 지켜서 미안해 그러니깐 나 좀 봐 줘... 응?

일방적인 나의 행동을 막은 건 다름 아닌 민윤기 였다. 너와 나 둘의 사이에 타인이 끼어들었다는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더 얘기하다가 너에게  화낼 것 같아서 너를 지나쳐 자리에 앉아 생각했다. 네가 갑자기 나를 피하는 이유를 그리고 민윤기와 너는 무슨 사이인지... 복잡해서 머리가 아파 정리가 안 되는데 하나는 알겠다 네가 지금 나를 피하고 있다 자꾸만 너와 나 사이에 벽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 벽을 내가 깨야한다. 더 이상 너랑은 멀어지기 싫어 여주야

 

학교가 끝나고 너랑 얘기를 하는 도중에 나도 모르게 막말을 해버렸다. 너는 곧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왜 울려고 해 이여주 울고 싶은 건 난데... 울지 마 예전처럼 너 못 달래준단 말이야. 너를 안아주려고 다가가는 데 민윤기가 너의 손을 잡아 데려간다. 나에게서 너를 떨어트려 논다... 진짜  오늘 하루는 최악이다.

 

 

네 말대로 너에게 인사 조차도 걸지 않았다. 나는 네가 하라면 다 해. 그러니깐 나 버리지 마

 

짝 피구를 한다고 한다. 예전이면 당연히 너와 내가 같이 해야 하는 건데 너는 어느새 민윤기와 짝을 정했다. 너의 모습 하나하나 관찰하고 싶었다 피구 따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저 너를 바라보고 관찰하며 너의 얼굴을 한 번 더 보고 싶었다. 그걸로 만족하니깐 나는 그 시간들이 좋았으니깐

공을 가지러 가는 너의 뒷모습 마저 사랑스러웠다 작은 키로 총총 걸어가는 너의 뒷모습이 참 예뻤다. 시간이 조금 흘러도 네가 오지 않아 조금씩 걱정이 되었고 그 걱정은 불안함으로 이어졌다. 계단에서 넘어진 건 아닌지... 강당 밖 복도에서 너의 이름이 큰 소리로 들렸을 때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나를 덮쳐왔고 본능적으로 뛰었다.

내 시선의 끝에 계단 끝에서 쓰러진 너의 모습이 보였다. 다른 것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오롯이 너만 보였다. 일렁이는 주의 속에 너만 선명하게 보였다.

 

 

 

 

 

 

 

 

 

 

 

 

긴 말 하지 않겠습니다. 집안 사정으로 잠시 휴재 아니 휴재를 하게 되었습니다. 많이 기다리신 독자님들께 죄송한 마음 뿐 입니다.

앞으로 더 노력하는 설탕이흥 이 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암호닉은 다음편 부터 쓰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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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맞아요 진짜 짝사랑이 제일 힘든거 같아요 뭔가 공감이 된달까 정말 짝사랑이 젤 아픈 감정인거 같아여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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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65.142
작가님ㅠ무슨 일 인지는 모르지만 빨리 잘 해결됐으면 좋겠네요! 방금 정주행 다했어요 이새벽에ㅎㅎ너무제취향♡재밌어여♡♡♡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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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아 진짜 우슨 일일까요ㅠㅠ 맴찢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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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둥둥이에요! 무슨 일일까요ㅠㅠㅠㅠ 잘 풀리길 바라구 어서 돌아오시길 바라겠습니댜!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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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65.45
아잇입니다!! 기다릴게여 작가님!! 글 잘읽었습니다ㅜㅠ 정국이 맴찢이네여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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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정국이 짝사랑 언제쯤 이루어쟈서 쌍방 사랑이 될까여ㅕ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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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위치하젤이에요 작가님 무슨 일인지는 알 수 없지만 많이 힘드신 것 같아요ㅠ 일 잘 풀리시길 바랄게요ㅜ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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