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은 조용했다. 새벽이라 차는 많았고, 그만큼 숨을 공간은 많았다. 적당한 곳에 등을 빌리고 탄환을 장전시켰다. 작은 실탄을 하나씩 집어 넣을 때마다 입술을 내밀고 있을 김종인이 생각났다. 따라 오겠다고 억지를 부리는 눈을 무시하고 현관문을 닫았다. 모시는 보스의 아들이다. 신변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는 몸이었다. 것보다, 이런 제 모습을 보여주기도 싫었다.
다급한 여러 발걸음 소리가 귀가에 정확히 꽂혔다. 바지 주머니와 자켓 안 쪽에 있는 탄환을 다시 확인하고 쉬고 있던 다리와 등근육을 움직였다. 김종인에게서 선물 받은 신발에 피가 튀기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
다섯 명. 정확히 다섯 명을 죽였다. 심장, 머리, 목. 급소만 노려 방아쇠를 당겼다. 높지 않은 비명소리가 주차장 가득 울렸다. 곧 비린 피냄새가 섞여 들어갔다. 고개를 숙이니 신발에 피가 몇 방울 튀었다. 씨발. 욕지기가 반사적으로 나왔고, 허리를 숙여 저 자욱을 지워야겠다는 생각만 머리를 가득 채웠다. 그렇게 총을 바닥에 내려 놓는, 그 얼마 되지도 않는 짧은 순간에 뒤에서 움직임이 들렸다. 방심했다, 라는 생각과 바닥에 있는 총으로 손을 뻗는 그 순간에 다시 한 번 총성음이 주차장을 울렸다.
" 아저씨, 그러다 죽어. "
내 총소리도 아니고, 아직 죽지 않았던 목표물의 총소리도 아니었다. 제 3자의 총소리. 그 총소리는 주인을 닮았다. 견고하고, 나약했으며 친숙했다. 김종인이다. 말도 안 듣는 내 미성년자.
" 나 잘했어? "
얄밉게도 웃는 저 얼굴이 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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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일을치뤘네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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