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어지화 (解語之花) 00
- written by. 박스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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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마마. 이 곳은 어디입니까?"
"그것을 도착하고 난 이제야 묻는 것이냐? 이 곳은 희국(熙國)이다."
황제가 껄껄 호탕하게 웃으며 아들의 물음에 답했다.
맑은 눈동자로 시선을 이 곳 저 곳에 두던 태형이 고개를 들어 황제를 쳐다보았다.
맑은 눈동자로 시선을 이 곳 저 곳에 두던 태형이 고개를 들어 황제를 쳐다보았다.
"희국... 이 지천의 꽃들은 수레국화인 것 처럼 보이는데, 정말이지 아름답습니다."
"옳아. 희국의 수레국화는 가히 명물이라 할 만하지."
"예. 우리 매국(梅國)의 매화에 버금가는 듯합니다."
우리 태자가 희국의 수레국화가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구나, 꽃잔치에 넋이 나간 듯한 태형을 보며 황제가 웃으며 앞으로 걸어나갔다.
"태자는 어서 따르거라.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아."
예. 지체 없이 대답을 하면서도 태형의 시선은 오색의 수레국화들 사이에 핀 단 하나의 하얀 수레국화에게서 떨어질 줄을 몰랐다.
발걸음을 옮기지 않는 태형을 뒤 따르던 상궁이 은근히 재촉했다. 태자저하, 황제폐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알겠다 대답하며 걸음을 뗀 태형의 손에는 꺾여버린 흰 수레국화가 쥐어져 있었다.
-
"참으로 오랜만에 뵙는군요. 본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매국의 황제, 황태자시여."
"신경 써 초대 해주시었는데 마땅히 찾아 뵈어야지요. 모쪼록 잘 지내셨는지요?"
"물론 잘 지내고 있습니다. 아, 그리고 귀히 찾아주신 두 분을 위해 금일 저녁에 연회를 준비해두었습니다.
희국의 음식들은 제가 감히 최고라 단정할 수 있지요. 분명 마음에 드실 겁니다."
"희국 여인들의 음식 솜씨야 천하에 모를 이가 없지요. 기대가 됩니다."
온화한 분위기에서 두 황제가 한 두마디 인삿말을 나누었다.
그 대화에는 일말의 관심도 없는지 맑은 눈동자로 뽀얀 수레국화만을 손바닥 위에 얹어 이리 흘깃, 저리 흘깃 살핀다.
그런 태형의 모습에 희(熙) 황제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희국의 수레국화가 참으로 아름답지요?"
"예. 우아하면서도 귀여운 것이 꼭 마음에 듭니다."
"그리 아름답다 말씀 해주시니, 돌아가실 때 화분을 챙겨 드려야겠습니다.
매국은 이 곳보다 추운 땅이니 조금 더 신경을 써주셔야 할 것입니다.
장내관, 수화원(秀花院)에 전해 상품(上品)의 수레국화 모종을 골라 준비해두라 이르게."
"궁 내에도 수레국화 화원이 있는지요? 있다면 제가 가서 구경을 좀 해도 괜찮겠습니까?"
태형의 말에 희 황제 반색하며 그리하십시오, 하더니 대전 밖의 환관 몇을 안으로 들라하였다.
태자저하를 수화원으로 뫼시게. 매국에서 온 나인들도 함께 하고, 모쪼록 아무 일 없도록 잘 뫼시거라.
-
희국 국경 입구에서 본 꽃밭과는 비교조차 힘든 규모의 넓은 화원에 가득한 황색, 홍색, 자색, 연홍색의 수레국화에 황홀해진 태형이
뒤 따르던 나인들과 환관들에게 화원 내로 들어오지 말 것을 명하고 꽃들을 헤쳐 앞으로 나아갔다.
꽃과 풀 특유의 은은한 풋내가 기분을 몽글몽글하게 만들었다.
"어찌된 게 흰 것은 하나도 보이질 않는게야?"
손에 쥐어진 하얀 수레국화와 같은 것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어 태형이 다른 손에 채이는 꽃들을 염두에 두지 않고 툭툭 치며 화원의 중앙으로 들어갔다. 흰 색이 아닌 다른 색의 꽃들을 휘저어 가던 태형이 입을 툭 내밀었다. 없네.
"저기, 잠시만요! 뉘신데 감히 수화원의 국화들을 그리 함부로 다루세요 !"
또랑또랑한 목소리가 꽃들 사이사이를 울렸다.
"수화원은 태황후마마의 화원이란 말입니다!"
그에 태형이 뒤를 돌아 소리의 근원지를 살피자 딱 보기에도 귀한 신분인 듯,
질 좋아 보이는 고운 노란색 치마와 다홍색 저고리를 갖춰입은 소녀가 허리에 손을 올린 채 마루 위에 서 있었다.
뽀얀 얼굴이 꼭 제 손 안의 수레국화만 같아 태형이 눈을 크게 떴다.
뉘시냐구요! 하고 소녀가 다시 한 번 소리 쳤을 때 화원 바깥에 서 있던 나인들이 뜨악한 얼굴로 뛰어와 소녀 앞에 섰다.
뽀얀 얼굴이 꼭 제 손 안의 수레국화만 같아 태형이 눈을 크게 떴다.
뉘시냐구요! 하고 소녀가 다시 한 번 소리 쳤을 때 화원 바깥에 서 있던 나인들이 뜨악한 얼굴로 뛰어와 소녀 앞에 섰다.
"공주마마!"
"희연이 너 여기 있었구나! 그런데 왜 저 사내가 화원을 들쑤시는데 말리지 않았어!"
"매국의 태자저하십니다. 폐하께서 수화원 출입을 윤허해주셔서 이리 오셔서 구경하고 계셨단 말입니다!"
뭐? 소녀가 눈을 크게 떴다.
소녀의 눈동자에 이내 당혹감이 어렸다. 그글 으즈야 믈흐믄 으뜩흐...
형형한 눈빛을 띄는 소녀에 송나인이 한숨을 폭 쉬었다. 옷만 봐도 귀티가 나시지 않습니까.
태형에게 들리는 속삭임인지도 모른채 소녀가 나인의 귀에 대고 말했다.
나 ... 이제 어떡해?
송나인이 소녀를 조심스레 앞으로 밀었다. 가서 사과하셔야죠...
"저어..."
멍하니 그 양을 보던 태형이 화원을 가로질러 소녀 앞에 섰다.
수레국화같은 소녀의 모습에 태형이 흠흠, 목소리를 낮게 깔고 짐짓 다 큰 어른인 체 말을 건넸다.
"내게 할 말이 있어보입니다?"
그런 태형을 어쩔 줄 몰라 바라보기만 하던 소녀가 용기를 내어 말을 꺼냈다.
"저... 제가 오해가 있었나 봅니다..."
"뭐라고? 잘 안 들리는데. 그리 모기같은 목소리로 어찌 나더러 들으라하는 것입니까?"
"...제가 잘못했습니다! 그... 황태자 전하를 몰라뵈어... 매국에서 귀한 분들이 오신다고는 전해 들었는데..."
이런데, 저런데 하며 꼬물꼬물 사과하는 모습에 저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를 걸친 태형이 소녀에게 소매 안에 넣어둔 흰 수레국화를 건네었다.
의아하다는 표정만 지은 채 꽃을 받을 생각을 않는 소녀에게 태형이 말했다.
"선물입니다. 받으세요. 그런데 내가 공주마마를 뭐라 부르면 좋겠습니까?"
오래 쥐고 다닌 터라 꽃잎이 말라 바스러져가는 모양새였으나, 소녀는 기쁘게 받아주었다.
"다시 꽃을 꺾지 않으리라 약조해주신 후에, 탄소라고 불러주세요."
그리 꼭 쥐어 지키던 흰 수레국화이건만은 태형은 이제는 그것이 없어도 아쉽지 않았다.
그는 이미 훨씬 더 마음에 차는 수레국화를 찾은 것 같으니까.
*
안녕하세요 ! 처음 뵙습니다. :> 박스윗입니다
해어지화(解語之花)는 시대물 겸 사극물입니다.
황실 호칭 및 궁중어 등은 동아시아 여러 중세국가에서 따와서 뒤섞었습니다. 그러니까 이 글로 역사 공부를 하시면 안됩니다 ...ㅋㅋㅋㅋ
나름대로 고증을 한다고 했지만 역시 미숙합니다 불편하신 부분 있더라도 유하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ㅠㅠ
제목인 해어지화는 '해어화' 라는 뜻으로 '말을 하는 꽃'이라는 뜻의 사자성어에요 !
현재 생각해 둔 내용으로는 엄청난 대장정입니다만 .. 제가 과연 끝까지 달릴 수 있을까요 ..
피드백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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