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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블락비 지코, 탈퇴설 관해 당일 급히 기자회견 열어  

  

  

내가 생각했던 아픔보다,  

  

  

“탈퇴설에 관한 이야기가 신빙성을 얻어가고 있는데요, 사실입니까?”  

  

“……네, 사실입니다.”  

  

  

조금 더한 것 같아.  

  

  

[다각] Greeting for ZICO  

  

  

지호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제 앞으로 쏟아지는 마이크들을 헤치고 차에 올라탔다. 저보다 조금 앞에 서 걸었던 매니저가 땀을 뻘뻘 흘리며 뒤늦게 차에 올랐다. 도망치듯 사라진 차의 뒷모습을 기자들은 황망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이유를 말해줘야 될 거 아냐, 이유를. 탈퇴합니다, 하면 끝인가?”  

  

  

옆에서 들려오는 동료 기자의 말에 여기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게요.  

  

  

*  

  

  

실시간 검색어 순위의 1, 2위는 모두 제 이름으로 메워져 있었다. 1위는 지코 탈퇴, 2위는 블락비 지코. 지호는 살면서 받아 본 관심 중 가장 큰 것이 오늘이 아닐까 생각했다. 대중들은 이상했다. 저가 시작하고, 정점을 찍는 과정까진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으면서 끝을 내고 물러나려니 그제야 눈길을 준다. 차근차근 성공하는 꼴보단 끝내고 돌아서는 쓸쓸한 뒷모습이 더 보기 좋은 건지. 지호는 계속해서 울려대는 카카오톡을 무시하기 힘들어 아예 지워버렸다. 그제야 휴대폰이 잠잠해졌다.  

  

  

“도착했다, 지호야.”  

  

  

지호는 말없이 매니저를 한 번 응시하곤 창밖을 바라보았다. 구름같이 몰려있는 기자들, 그리고 팬들. 매니저는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나갈게. 내가 문 열면 고개 숙이고 잠자코 뒤에 따라와.”  

  

  

숙소와 가까운 곳이 주차장이라 크게 어렵진 않을 듯 했으나 예상보다 더 많은 사람들의 수에 벌써부터 한숨이 나왔다. 매니저는 빠르게 나와 뒷좌석의 문을 열었고, 지호는 매니저의 뒤에 서 걷기 시작했다. 금방 제 옆으로 붙은 기자들은 지호의 앞으로 녹음기를 디밀었다.  

  

  

“지코 씨! 탈퇴의 정확한 이유도 말씀해주세요!”  

  

“탈퇴 이유가 일반인과의 열애 때문이라는 게 사실인가요? 지코 씨!”  

  

“지금 심경 말씀해주세요!”  

  

  

지호는 저도 모르게 픽, 웃을 뻔 했다. 개소리. 다 개소리다.  

  

점차 흩어져가는 그들의 외침 속에 지호는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섰다. 거짓말처럼 조용해진 사방에 그제야 고개를 들자 매니저는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한숨을 돌렸다.  

  

  

“미안해요, 형. 저 때문에…….”  

  

“뭘. 아니야.”  

  

  

애써 웃어 보이는 매니저에게 더할 수 없이 미안해진 지호는 다시 고개를 숙였다. 층에 도착하자, 기자들은 정확한 층수는 알지 못했던 듯 몇 없었다. 비교적 수월하게 숙소에 들어서 문을 닫았다. 매니저는 저를 데려다준 후 다시 숙소를 나갔다.  

  

  

“…….”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집에 가 있는 것이 4명, 작업실에 있을 박경. 아마 숙소에는 지훈만이 남아있을 것이었다. 잠시 고민하다 침실 문을 열자, 웬일인지 깨끗이 정돈된 방과 침대에 누워있는 지훈이 저를 반겼다. 자는지, 아닌지도 알 수 없게 등을 돌리고 있어 지호는 한참 그 뒷모습을 물끄러미 응시했다. 자고 싶다. 아무 걱정 없이 자고 싶다. 침대에 누워 천장을 보자, 이렇게 아무 생각 없이 눕는 것이 얼마만인가 싶었다.  

  

  

“……형.”  

  

  

최근에 침대를 다시 2층 침대로 바꿔 제 아래층에 있던 지훈이 입을 열었다. 지호는 놀랐지만 담담한 체 대답했다.  

  

  

“응. 왜.”  

  

“이유, 끝까지 말 안 할 거예요?”  

  

  

그럴 것 같아, 소리가 턱 끝까지 차올랐으나 이내 삼켰다.  

  

  

“어차피 때가 되면 다 알게 될 거 아냐.”  

  

“그래도, 다들……. 형, 트위터 한 번 봐요.”  

  

  

지호는 누운 채로 말없이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제가 썼던 글들이 보이기에 이참에 쭉 훑었다. 밝은 체, 행복한 체 했던 말투와 이상한 이모티콘들. 팬들은 이런 내 트위터 말투를 참 좋아했었다. 입술을 꾹 다문 지호는 그동안의 가식들을, 아니 가식은 아닌 행복하길 바라고 했던 제 바램들을 뒤로 하고 멘션창을 눌렀다.  

  

  

[안 늦었어요. 장난이라고 해요. 제발 장난이라고 해요.]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 이유라도 알려줘요. 오빠 어제만 해도 웃으면서 스케줄 다녀왔잖아요...]  

  

[울다 지쳐 잠들어 방금 일어났어. 지호야, 행복한 꿈을 꿨어. 네가 그대로인 꿈.]  

  

  

지호는 힘없이 화면을 껐다. 울음 이모티콘 따위로 가득 찬 창이었으면 차라리 더 좋았을걸. 저렇게 진심이 묻어난 글들이 창을 메운 것이 몇 배는 더 슬펐다. 지호는 울음이 나올 것 같아 베개에 고개를 묻었다.  

  

그러다 문득, 마지막을 고하는 방식이 서툴렀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훈아.”  

  

“네?”  

  

“우리, 콘서트 하자.”  

  

“……형.”  

  

“할 거야. 결심 섰어. 말릴 생각 말고.”  

  

  

지호는 정말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보지 않아도 소속사 대표일 것이 뻔한 인물과 지호는 한참을 통화했다. 지훈은 차라리 대표님이 지호를 말려주었으면 했다. 그러나 예상보다 지호는 강경했고 또 애절했다. 지훈은 듣기 힘들어 방을 나섰다. 더 한참을 얘기하던 지호는 시간이 조금 지나서야 방을 나왔다. 집중도 되지 않던 TV를 끈 지훈이 지호를 마주봤다.  

  

  

“뭐라고 하세요?”  

  

“그렇게 원하면, 하래. 최대한 많은 인원 수용할 수 있는 곳으로 구해 달랬어.”  

  

“거기서……. 말할 거예요?”  

  

“……응.”  

  

지호는 전과 달리 눈에서 빛이 났다. 지훈은 씁쓸히 웃었다. 그래, 저 사람은 저럴 때 비로소 산 사람이 된다.  

  

그날 밤, 지호의 트위터에는 짤막한 글 하나가 올라왔다.  

  

  

@ZICO92 : 아직 안 끝났어요. 마지막 선물 줄게. 크리스마스에.  

  

  

*  

  

  

며칠 후, 소속사는 공지를 띄웠다.  

  

  

[Greeting for ZICO]  

  

  

일곱 명이 함께하는 마지막 콘서트였다.  

  

  

“형, 매진됐대요.”  

  

“그래? ……다행이네.”  

  

  

예상보다 훨씬 큰 규모의 운동장이라 매진되지 못할까 걱정했던 지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얼마 남지 않았는데 춤도 노래도 계속해서 엉켜 짜증이 일었다. 지호는 그럴수록 더 악착같이 일어나 연습하고 또 연습했다. 울며 기다릴 그들을 위해서라도.  

  

  

그리고, 그 날이 되었다.  

  

  

팬들 뿐만 아니라 많은 기자들도 모여 콘서트장 앞은 말 그대로 인산인해였다. 평소보다 훨씬 잘 지켜지는 질서에 빠른 입장이 가능했고, 몇몇 팬들은 콘서트장 입장과 동시에 울음을 터뜨렸다. 분위기와는 다르게, 무대 뒤의 VCR은 마냥 신나는 타이틀곡만을 틀고 있었다. 이 모든 건 지호의 지시 아래 이루어진 것들이었다. 태일과 함께 등장을 준비하던 지호는 무대 바로 뒤에 서 흥분으로 가쁜 숨을 내쉬었다. 몇 분 후, 팬들과 대면한다.  

  

  

“우지호.”  

  

“네?”  

  

“바보같이 박자 절지 말고. 얼굴이 왜 그렇게 어두컴두해? 기쁜 날에.”  

  

  

제 기분을 풀어주려 건네는 태일의 농담에 지호가 작게 웃어 보였다. 알았어요, 형.  

  

  

“나갈게.”  

  

  

태일은 떨리는 발걸음을 디뎠다. 그 누구보다 긴장하고 있을 지호를 위해서라도 제가 떨면 안 되었다.  

  

  

“All ma party people ready-!”  

  

  

제가 들어본 것 중 가장 큰 환호성. 태일은 저도 모르게 관객석을 놀란 눈으로 훑어보았다. 사람이 들어오니까 이렇게 더 크구나. 지호는 뒤에서 천천히 걸어 나오며 가사를 읊었다.  

  

  

“소문난 잔치 Let's get it together, 징그럽게 빡센 삶에서 해방을 외쳐!”  

  

  

함성 소리는 거의 비명 소리로 변모했다. 지호는 그들을 향해 진심으로 웃어보였다. VCR엔 지호의 웃는 얼굴이 가득 찼다.  

  

  

“아, 다음 가사 까먹었잖아요. 왜 신나는 곡 하는데 울고 그래.”  

  

  

팬들은 한 마음으로 입을 모았다. 이런 날엔 꼼짝 않는 게 더 불쾌해, get funky 전쟁터 방불케 해! 팬들을 향해 뻗었던 마이크를 제 쪽으로 가져오자 곧바로 MR이 나왔다.  

  

  

“Show me the bounce, 휘청거리며 다녀 엽기스러운 장면 비주얼은 좀비영화 ahhhh!”  

  

  

모든 멤버들이 무대로 뛰어 나왔다.  

  

자, 이제 다 잊어버리고 즐길 시간. 지호는 머릿속을 비우고 중앙 돌출 무대를 향해 힘껏 뛰었다.  

  

  

  

  

  

  

  

  

  

  

  

  

  

  

+) 오늘 갑자기 블락비에 지호가 없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우울우울한 생각 그대로 담아 썼더니 글 자체도 우울하구 막 그러네여ㅋㅋㅋㅋㅋ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다음 글은 쬐끔 늦을지도 몰라여 ㅜ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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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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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첫댓글이다ㅋㅋㅋㅋ 블독방에서 보고 들어온건데 이거 맞겠죠?ㅠㅠㅠ우지호가 없다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끔찍하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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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팅지호
그르니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사실 무슨 다큐 보면서 저 혼자 슬퍼져서 훌쩍대다가 갑자기 생각난 글이에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댓글 감사합니당!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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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헐... 기대되네요 왜 지호가 탈퇴를 하려는건지!!! 블락비는 7명이어야 하거늘 ㅠㅠㅠ 도대체 어떤 이유때문인지 궁금해요~~ 안그래도 작년에 지코 탈퇴설 때문에..ㅎㅎㅎㅎ 골머리를..후.. 여하간 몰입해서 재미있게 봤어요~~신알신하고 갑니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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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팅지호
저두 쓰면서 그 때 생각이 새록새록 나더라구요ㅠㅠ 감사합니다ㅜ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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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신알신 신청합니다! 아.....보면서 울뻔했어요ㅠㅠ 전에있던일도있고ㅠㅠ 엉엉엉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지호야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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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팅지호
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최고로 기쁘네용 제 글로 누군가를 울릴 뻔 하다니..!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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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헐ㅠㅜㅠ이거 저 처음으로 신알신 신청할께요!
아진짜 뭔가 눈물날꺼만같은 스토리ㅜㅡㅠㅜ기대할께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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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팅지호
헐 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ㅠ 영광이에영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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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좋아요ㅠㅠㅠㅠㅠㅠ신알신할께여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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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팅지호
감사합니당 ^♥^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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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지호가 없다니ㅠㅠㅠㅠㅠ 무슨 사연일까요ㅠㅠㅠㅠ 지호야ㅠㅠ 진짜좋아요 신알신하고 기다릴게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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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팅지호
감사합니당^♥^!!!!!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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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미리보기만 봐도 가슴이 아파서 못 열겠어여......... 하...... 작년에 ㅈㅍㄷ가 잡지 않았으면 지코는 탈퇴했겠져... 아 또 머리아퍼 저때의 ㅈㅍㄷ는 잘해서 궁팡 해주고 싶을 정도에여 슼하고 나중에 찬찬히 봐야겠당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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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팅지호
엌ㅋㅋㅋ큐ㅠㅠ맞아요 그때... (부들부들) 천천히 보세용!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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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하ㅠㅠㅠㅠㅠㅠㅠㅠ우지호가 어딜가겠어요ㅜㅜㅜㅜㅜㅠㅠㅠㅠㅠㅠㅠ한번 블락비는 영원한 블락비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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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팅지호
당연하죠ㅠㅠㅠ!! 감사합니당!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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