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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티잉 

 

 

 

 

 

 

 

 

 

첫 만남은 이랬다. 그냥 학교 후배와 그냥 학교 선배. 선배, 하며 쫓아다니는 꼴이 퍽 귀여워서 볼 때 마다 다른 후배들 대하듯이 했는데 제 마음은 그게 아니었나 보다.  

그 친구는 날 좋아하고 있었다. 조금 눈치는 채고 있었지만 무슨 소리야, 라며 부정했고 딱히 아는 척 하고 싶지 않았다. 아니, 그래서는 안됐다. 모두가 예상한 대로 아이는 내게 고백해왔다.  

"선배, 좋아해요. 우리 연애해요." 

그리고 당시의 난 연애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기 때문에 밀어냈다. 밀려나면 식을 줄 알았는데 더 타오르더라. 마지못해 고백을 받고 그렇게 우리는 연인이라는 이름 안에서 긴 시간을 함께 보냈다. 이십 대의 시작에서 출발한 우리는 어느새 이십 대의 끝을 함께 달리고 있었고, 변함없이 사랑했다. 

 

태용이랑 만나기로 했는데 조금 늦어버렸다. 오래 기다렸으려나. 카페에 들어서니 태용이가 나를 발견하고는 손을 흔든다. 태용이에게 다가가니 늦었다고 투정 아닌 투정을 하며 따뜻하게 안아온다. 오늘따라 더 포근한 태용이의 품이 좋아 괜스레 눈물이 날 뻔 했다. 

 

"누나, 어디 아파? 왜 이렇게 기운이 없어." 

 

"아니야, 태용아. 그냥 좀 피곤하네." 

 

숨소리만 들어도 서로를 아는 우리라서, 태용이는 평소와는 살짝 다른 내 목소리를 눈치챘다. 에이- 이태용, 눈치만 빨라서. 아니라고 애써 웃으며 말하니 그제야 표정을 풀고 오늘은 무슨 꿈을 꿨는지, 점심엔 뭘 먹었는지 카톡에서 미처 말 하지 못한 것들까지 조잘조잘 수다를 떨기 시작한다.  

이런 널 보고 내가 어떻게, 

 

"오늘 꿈을 꿨는데, 누나가 나온 거야. 누나랑 나랑 막 데이트를 하는데 금방 깨서 아쉬웠어. 거의 깰 때쯤에 꾼 꿈인가? 그래도 누나 봐서 좋았다. 나 자면서도 누나 생각해." 

"기특하네, 우리 태용이." 

"또 오늘 점심에 태일이형이랑 윤오랑 셋이 밥을 먹었단 말야. 아, 동영이는 오늘 다른 회사 사람들이랑 미팅이 있어서 같이 못 먹었어." 

"그랬어? 뭐 먹었는데?" 

" 그냥 뭐, 밥이랑 된장찌개랑. 근데 태일이형이 자기 여자친구 자랑을 갑자기 하더라. 그래서 나도 막 자랑했더니 정윤오가 솔로 앞에서 염장지르지 말래. 웃기지." 

" 응, 웃기다. 윤오씨도 여자친구 자랑하려면 빨리 만드셔야 겠네. " 

" ...집에 가자, 누나 이러다 쓰러지겠다. 진짜 안 아픈 거 맞아? " 

 

아, 이제 말 해야 하는데. 

 

"태용아." 

"왜." 

"이태용." 

"왜애." 

"있지, 우리... 이제 그만하자." 

내 부름에 대답 하면서 코트를 입혀주던 태용이가 잠시 멈칫 하더니 다시 말을 이어간다. 

 

"...밖에 춥지?  " 

"못 들은 척 하지말고, 헤어지자고." 

너는 내 말을 들은 척도 안 하더니,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나를 자신의 차에 태웠다. 가는 내내 한 마디도 하지 않았고. 그때 태용이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집 앞 공원에 내려서야 입을 열었다. 

 

"왜 헤어지자는 건데." 

"이제... 네가 싫어." 

 

세상에서 제일 거짓인 거짓말을 했다. 나는 네가 좋아, 태용아. 네가 너무 좋아서 어쩔 줄 모르겠어. 처음의 어렸던 태용이도, 한참 자라 어른이 된 태용이도 너무 좋아. 

 

"김여주. 내가 왜 헤어지자고 하는지 모를 줄 알고 거짓말 하는거야? 너를 본 게 몇 년인데, 내가 누나를 얼마나 잘 아는데!" 

 

착한 태용이가, 소리를 질렀다. 태용이는 다 알고 있었다. 내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것을. 그리고 나도 안다. 태용이가 얼마나 충격받고 속으로 앓았을지. 

 

"저번에 집에 왔다가 누나 자고 있어서 가려고 했는데,  그게.. 식탁에 있더라고. 다 봤어. 지금 누나 몸이 어떤지. 그래도 못 본 척 했어. 말 해줄 때까지 기다렸어. 그런데 아니었어. 이러려고?" 

"..." 

"어떻게 그래? 내가 몰랐으면, 더 나았을 것 같아? 나중에 알 나는?" 

[NCT/태용] 꿈 | 인스티즈 

 

"... 울긴 왜 우냐 태용아." 

 

손을 들어 네 눈물을 닦아주었다. 나 없으면 누가 태용이 우는 거 달래주지. 

 

"태용아, 나는 행복해. 마지막으로 볼 사랑하는 사람들 중에 네가 있어서 너무 좋아." 

"..." 

"그러니까, 나 잊고 평생 함께 할 수 있는 나보다 훨씬 예쁘고 태용이한테 잘해주는 좋은 여자분 만나." 

"..." 

"내가 위에서 보고 있을 게. 우리 나중에, 나중에 만나면 꼭 소개시켜주기? ...야, 네가 이러면 나 너 신경 쓰여서 어떻게 가." 

"..." 

 

태용이가 울음 그치고 말 할 때까지 기다리면 나도 울어버릴 것 같아서 그만 가기로 했다. 마지막 모습은 웃는 얼굴로 기억될 수 있게. 

 

"태용아, 사랑했어. 안녕." 

 

이 말을 하고 돌아서자 마자 참았던 눈물이 터져 나왔다. 나는 이제 너를 내 꿈으로 간직하려고 한다. 너는, 잠시 꿨던 꿈으로 날 흘려보내길. 

 

 

 

 

가끔 네 꿈을 꾼다 

전에는 꿈이라도 꿈인 줄 모르겠더니 

이제는 너를 보면 

'아. 꿈이로구나' 

알아챈다 

황인숙 - 꿈 

 

 

 

 

 

 

 

+초록글!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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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96.124
이런 새드엔딩 같은 거 너무 좋구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하 작가님 사랑해요
9년 전
대표 사진
티잉
고마워요 으잉 울지 마요8ㅅ8 저도 사랑합니당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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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아 슬퍼,,, 이런 글 너무 좋아요ㅠㅠ 그 와중 우리 태용이 맴찢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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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잉
좋으시다고 하니 저도 좋네요ㅎㅎ 고마워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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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헐....너무 슬프고 아련한것....이런거 너무 좋아요ㅜㅜ ㅜㅜㅜㅜㅜㅜ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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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잉
ㅎㅎㅎ 저두 좋아욥
9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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