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있으면 연락주세요" 오랜만에 잡힌 대학축제 행사 무대를 마치고 내려와 코디는 물론, 매니저도 없이 혼자 짐을 챙기고 있는데 연예인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의 외모를 한 남성이 나에게 대뜸 명함을 건네며 나에게 말을 걸었다. "얼굴도 반반하고, 음색도 나쁘지 않은데 아직까지 이런데만 왔다갔다 하는 거 보면 회사에서 잘 못 해주고 있는 거 같은데" "그게 무슨" "김석진이에요. 내가 그 쪽한테 도움을 줄 수 있을거 같아서. 무슨 그런 순진한 얼굴을 하고 봐요. 여기선 이런거 허다한거 알잖아요. 생각해봐요" 그 말을 끝으로 그는 또 홀연히 사라졌다. 갑자기 확고해진 가수라는 꿈을 키우며 2년을 노력한 결과 소규모 회사에 합격해 솔로 가수로 작년 가을에 데뷔했다. 아이돌 그룹보다 솔로가 성공하기 더 어려운 건 알지만 나를 제외하고 조연급 배우 몇명이 더 있는 우리 회사에서 다른 친구들을 구하기는 어려웠고 내가 음악을 늦게 시작한 탔에 20살의 나이에 연습생 생활을 하며 다른 친구들이 모일 때 까지 기다릴 수 없었다. 데뷔 후 나는 음악 방송 첫 순서를 하면서 회사 직원분들이 로봇이냐 할 정도로 안먹고, 안자고 연습하며 발라드와 댄스 곡 가리지 않고 앨범을 몇개 더 냈지만 불러주는 데 없이 대학 행사에서 다른 가수의 노래만을 부르며 지냈다. 스폰서를 생각 안해 본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내 이성이 나를 막아주어 조금만 더 해보자 하고 버티던게 벌써 한 해가 지나가고 있었다. 이제 지칠 대로 지쳤지만 그래도 아직은... "아미야 진짜 미안해. 요한이 스케쥴이 잡혀서" "괜찮아요 실장님 걱정마세요" "그래, 잘 할 수 있지? 사장님이 어렵게 구해온거니까 실수 없이 하고, 기죽지 말고!" "네! 바빠보이신데 빨리 가보세요. 끝나고 연락드릴게요" 처음으로 연말 무대에 서게 되었다. 사장님의 지인 분이 나를 이번 무대 첫 순서로 끼워 주셨다. 이게 얼마만에 방송활동인지 기쁨과 긴장이 교차했다. 게다가 혼자서 가야한다니 떨림이 배가 되는거 같다. 공연장 대기실에 도착했다. 나는 신인들이 다같이 쓰는 큰 대기실에 들어가 그 속에서도 구석에 위치한 내 자리를 확인하고 스스로 짐을 풀고 준비를 했다. 시간이 지나자 여러 그룹들이 방을 채웠다. 아직 신인이라 다들 어린 얼굴을 하고는 서로 으쌰으쌰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그룹이었으면 지금보다는 덜 힘들지 않았을까. 몇 시간 후, 리허설을 위해 무대로 올라갔다. 생각한 것 보다 더 큰 무대에 심장이 요동치는 거 같다. 긴장한 모습을 알리려는 듯 목소리에 떨림이 가득했다. 감독님들의 어둔 표정을 보며 우울한 마음으로 대기실 문 앞에 서니 살짝 열린 문틈으로 안에서 이야기하는 소리가 새어 나왔다. "아까 저기 앉아 있던 사람 누구에요?" "작년에 데뷔한 애일걸? 소리소문 없이 묻힌애 있어" "작년이요? 난 신인인지 알았더니. 으~ 저희도 저렇게 되는 건 아니겠죠?" "걱정마 저렇게 안 뜨기도 힘들어" 비웃음과 조롱으로 가득한 저 대화의 주제는 나임이 분명했다. 못들은 척 대기실로 들어가 앉아있다가 그 안에 있기 힘들어 무대의상으로 갈아 입을 겸 가방을 챙겨 밖으로 나왔다. 복도에 멈춰 휴대전화를 찾으려 가방을 뒤지니 어제 받은 석진의 명함이 보였다. 석진은 이 바닥에서 알만한 스폰서 알선가였다. 그의 연결로 하루 아침에 인생이 달라진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고 했다. 그 사람들을 보며 저렇게는 안될 것이라 다짐했는데, 깨진 유리창을 테이프로 붙여놓은 거 같이 위태롭게 지켜오던 내 신념이 무너지고 있다. 명함을 보고 있는데 내 앞을 감싸는 그림자가 생겼다. "그거 하지 마요. 이 바닥 원래 힘들잖아요. 조금만 더 버텨 봐요" 고개를 올려 확인하니 전정국이었다. 팔년 전 어린나이에 방탄소년단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해체 후 배우로 자리매김하여 데뷔 때 부터 정상의 자리에 위치하고 있는 그였다. 그런 사람이 뭘 안다고 나한테 이런 말을 하는건지. 지금 내 기분이 어떤지 느껴보지도 않을텐데하는 마음에 지금까지 참아왔던 울분이 터져버렸다. "얼마나 더 버텨야 돼요. 아니, 버티면 나아지나요. 한번도 힘드셔 본적도 없는 분이 위로한답시고 그런 말 함부로 하지마세요. 듣는 사람은 더 비참해요." 아무 말 없이 눈을 맞추는 전정국에 나간 정신이 돌아왔다 "죄송합니다. 그게.. 제가 요즘 좀 힘들어서.. 아.. 진짜 죄송합니다" "알아요. 나도 스폰 있거든요" 전정국은 그 말을 하고는 바로 나를 지나쳐 갔다.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한거지. 그나저나 전정국의 마지막 말이 계속 맴돌았다. 전정국한테 스폰이 왜 있을까 하는 궁금함보다 전정국도 스폰서가 있다는게 나에게 더 크게 다가왔다. 전정국은 나에게 스폰을 하지 말라는 의미로 말한 거였지만 난 그 말로 진짜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여기서 살아남으려면 그 방법 밖에 없다. 공연을 어떻게 마쳤는지 기억도 안날 정도로 정신없이 마무리하고 내려와 바로 명함에 적힌 번호로 석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명함보고 연락드렸는데요" "누구시죠?" "저번 ♤♤대학 행사에서" "아~ 결정하신거에요? "네" "알겠습니다. ☆☆호텔로 오세요" "언제 가면 될까요?" "지금 오실래요?" "지금이요?" "네 오셔서 인적사항 정도 적고 사진 하나 박으시고 가세요. 그쪽도 빠를 수록 좋지 않아요?" 내가 내린 결정이 옳은지 판단도 할 세 없이 바로 그곳으로 향했다. 겉 보기에도 호화스러워 보이는 관경에 침을 꼴각 삼켰다. 문자로 보내주신 호실을 찾아 엘리베이터를 탔다. 올라가는 내내 두려움과 긴장 말로 표현 할 수없는 수많은 감정들이 뒤섞여 혼란스러웠다. 방문앞에 도착해 벨을 눌렀다. 몇 초 지나지 않아 평한 복장을 한 김석진이 나와 나를 안쪽으로 안내하고는 곧 노트북이 열려져 있는 곳에 앉더니 나를보고 말했다 "벗고 저기 서봐요" "네?" "뭘 놀라요 속옷만 빼고 벗고 서요." "아까 말씀하신 사진이 이거에요?" "맞아요. 못하겠으면 말구요. 그냥 나가도 돼요. 연예계에서 뜨고 싶어 안달란 사람이 알마나 많은지 알아요? 스폰서들은 그냥 여자다 하면 달려드는 줄 아는데 아니에요 아미씨 얼굴하고 몸, 그거 보고 고르는거죠" 석진의 말에 잠시 망설였지만 그의 말은 연예계가 얼마나 추잡한 곳인지 알도록 해줄 뿐이었고 나는 승락의 표시로 조용히 옷을 벗고 벽에 기대 섰고 석진 또한 큰 행동 없이 조용히 사진을 찍었다. 수치스러웠던 짧은 시간이 지나고 몇 장의 서류를 작성한 뒤 연락 주겠다는 말을 뒤로 한 채 기운이 쫙 빠진 채로 호텔방을 나와 엘리베이터 앞에 섰다. 엘리베이터의 신호음과 함께 문이 열리고 그곳엔 익숙한 얼굴이 서 있었다. "또 보내요" 정국의 말에 작게 고개를 숙이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하지말라니까 했나봐요." "..그렇게 됐어요" "김석진이면... 사진도 찍었겠네" "..." "연락 금방 올거에요 아미씨 정도면. 축하할 일인진 모르겠지만 축하해요. 앞으로 자주 볼 수 있겠네요" 그는 몇 층 더 내려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그의 태연한 말투에 가슴이 더 욱신거렸다. 앞으로 사람들 앞에 박수 받는 가수가 될 수 있을까? 정말 이렇게만 하면 꿈을 이룰 수 있을까하는 푸념을 하며 집으로 들어와 쓰러지듯 침대에 누웠다. 오늘 하루가 너무 길었다. 온몸의 기운이 쭉 빠진듯 몸도 정신도 어디하나 괜찮은 곳이 없었다.실장님께 늦은 연락을 보내고 그렇게 몇시간을 잠에 들었다. 몇시간을 잤는지 일어나 보니 다음날 오후였다. 정신적 피로가 잠으로 나타났나보다. 일어나자마자 휴대전화를 확인하니 석진으로부터 문자가 와 있었다. 내가 사람을 잘 봤나봐. 반응이 빠르네 민윤기, 엔터테이먼트 사장 겸 작곡가 오늘 밤 9시 빅히스호텔 3052호 : : : 이걸 보실 분이 계실지는 모르겠지만 글을 처음 써봐서 모르는게 많아요 혹시 보시다가 제가 규칙에 어긋나는 행동이나 뭐든 거슬리는 행동을 했다면 알려주세요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없음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현재글 [민윤기/전정국] 가수의 조건은 스폰서 01 31
9년 전공지사항
없음

인스티즈앱
김우빈 신민아 결혼식 본식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