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손끝에 내 온기를 더해본다 by Omega
보건실 침대에 누워 몸을 둥글게 말고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눈을 감아도 들어오는 햇빛을 손바닥으로 눈을 가려 깜깜하게 만들었다. 밝은 곳에 있는 것보다 어두운 곳에 있는게 더 편하고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니까 무서워지는 어두움이 아니라 따뜻해지는 어두움이 좋았다. 그렇게 몸을 웅크리고 눈을 가리고, 밀려오는 울음을 익숙하게 참았다.
아침자습시간이 끝나고 일교시 수업이 시작하기 직전, 양호실 문이 큰 소리를 내며 열리고, 누군가 급한 발걸음으로 다가와서 내가 누워있는 침대의 커튼을 열어젖혔다.
나는 여전히 손바닥으로 눈을 가린 채로 웅크려 있었다. 누구지-라는 생각이 들자마자 내 손이 잡혀 얼굴에서 떼어졌고, 무언가를 참는듯한 목소리가 들렸다.
"너.....너는....!.........왜....!"
".........경수야?"
"..............................."
경수일 것 같아서 눈을 뜨고 위를 쳐다보니, 내가 예상했던 사람이 아닌, 생각지도 못한 변백현이 서 있었다. 복잡한 표정을 하고는, 알 수 없는 눈빛을 하고, 그렇게 나를 쳐다보며 숨을 고르고 있었다. 왜 네가 여기있어? ...당황스럽다 왜 너는 그런 표정으로 그런 눈빛으로 나를 보면서, 여기 서 있는건지 우리가 이런 상황에 놓이는...그런 사이는 아니잖아 오히려 넌 옛날처럼 그 여자애들뒤에서 방관해야지 그 뒤에서 지켜보아야할 네가 왜 여기 있어
"........네가 왜 여기있어"
"너는 왜 여기있어"
서로 자기가 하고싶은 말을 하고 바라본다. 나는...잡힌손을 빼내면서 눈을 감으며 말했다. 박지연? 걔네야? 걔네가 그랬어? 라고 변백현이 말했다. 너도 이미 알고 있을 텐데 왜 나한테 물어....그걸 왜 나한테 물어......답지않게 이제 와서 어줍잖은 동정을 하는 것 같아서 숨이 탁 막혔다. 지금 네가 나한테 동정하는 거라면, 그런거라면 나 진짜 비참해질 것 같아. 그러니까 동정이라고 하지마..
".....왜 이제와서 이러는 거야"
"..............."
"..............."
".............이제와서 동정심이 들었나 보지"
"물었잖아 박지연 걔네들이 그런 거냐고"
"지금에야 와서 동정하는 건 무슨 심보야. 위하는 척 할 거면 차라리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김웬디 모른 척 해."
"..........내가 동정하겠다는데 네가 무슨 상관이야"
"그러니까 그 잘난 동정 받을 필요 없다는거야 .애초에 이렇게 된 건 너때문인거 몰라? 꺼져"
경수다. 언제 들어온 건지 나에게 등을 보이며 변백현에게 쏘아붙이고 있었다. 다행이다. 지금 내 비참한 표정을 변백현이 보지 못해서 다행이다. 내 표정을 봤었다면, 그랬다면 평생 나를 괴롭히겠다는 변백현이 만족스러워 했을거다. 겨...경수야...라고 부르면서 경수의 허리에 내 손을 둘러 꽉 안았다. 나 좀, 나 좀 도와줘..이제 겨우 한발자국 내딛었다고 생각했는데, 한계단 올라갔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 같았다. 떨어짐과 동시에 내가 무너지는 것 같았다. 아니 사실을 예전부터 무너지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무너지는 나 자신을 외면하고 애써 울음을 참으며 버텨왔는지도 모르겠다. 왜. 대체 왜 나는 ...이런 동정심을 바란게 아닌데 이렇게 비참해지려고 여태까지 버틴게 아닌데....
도경수의 말에 아무 말 없이 노려보던 백현은 문을 쾅 닫으며 보건실을 나갔다. 그리고 경수는 제 손에 둘러진 웬디의 손을 풀고 뒤를 돌아보려 했지만, 손을 풀면 다시, 다시, 힘을주며 안아오는 웬디의 팔이 느껴져서 안타까운 마음에, 다시한번 손을 풀고 뒤돌아서서 웬디를 꽉안았다. 그러자 잘게 떨리는 몸을 하고 마치 의지할 곳은 저밖에 없다는 듯이 매달려오는 웬디가 느껴졌다. 그럼에도 울음을 삼키는 웬디가 느껴져 오히려 저가 울음이 날 것 같았다. 이 아이는 여태껏 이렇게 살아왔던 걸까.제가 옆에 없었던 시간들이 어땠는지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제게 매달려오는 웬디를 더욱 꽉 안으면서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울어 웬디야....울어도 되.....울어 웬디야 제발"
".................."
" 제발...........혼자서 그렇게 참지마 내가 있잖아, 내가 옆에있잖아"
잠긴 목소리로 애원하듯 말하는 경수의 말에, 그제서야. 지금에야 겨우 마음놓고 울음을 터트렸다. 제 안에 쌓여있던 감정들이 한꺼번에 터져나오는 느낌이었다. 한번 쌓아놓은 감정들이 주체할수 없을만큼 터져나와서, 원망인지,슬픔인지,나 자신에게 느끼는 동정인지 모를 감정을 느끼며 경수를 꽉 안고 끅끅 거리며 울었다. 그리고 아까 느꼈던, 감정들을 말했다.
"나 너무 무서웠어 경수야....나 ...나..."
"응.....미안해 웬디야...내가 옆에 없었어..미안해"
"내가...흑....도와달라고 했어....처음으로....흐....그런데..아무도....아무도..."
"미안해...내가 다 미안해"
".....다 내 얼굴을 보고...흑.....그냥 지나쳤어...흡...무서웠어...경수야 무서웠어 "
"미안해...미안해 웬디야 미안해"
그렇게 한참을 경수를 안고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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