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마음을 안고 벨을 누르니 익숙한 얼굴이 나를 맞아다. 어렸을 때 십대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은 아이돌 민윤기가 떠올랐지만 지금 내 앞에 서 있는 사람의 읽을 수 없는 무표정을 보니 잘못 알았나 착각까지 들게 했다. "김아미?" "네" "들어와" 민윤기의 뒤를 따라 들어간 방은 어제 석진이 있던 방보다 훨씬 넓었고 쌀쌀한 밤공기에 대비되게 엄청 따뜻해 나도 모르게 저 폭신한 침대에 눕고싶은 마음이 들게했다. "소파에 앉아. 너도 줄까?" 방금 샤워를 한듯 젖은머리에 가운을 걸치고선 냉장고에서 병맥주를 건네는 그의 모습을 보니 풀렸던 긴장감이 다시 나를 애웠다. "아니요 괜찮아요" "그래, 그러던지" 민윤기는 내 옆에 다리를 꼬고 앉아 맥주를 한잔 머그므며 세모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그에게선 개운하고도 은은한 향이 풍겼다. "사진에서 본거 보다 앳되네" 그의 말에 어제 석진 앞에 서있던 내 모습이 떠올라 수치심에 소름이 돋았다. 민윤기는 생각지 못한 질문으로 정적을 깼다. "너는 가수가 왜 되고 싶은건데" "네?" "이렇게 까지 하는 이유가 뭐냐고" "그냥.. " "돈벌고 싶은거? 아님 그냥 사람들 앞에서 춤추고 노래하면서 사랑받고 싶은가?" "아니요, 엄마한테 보여줘야 돼요" "엄마?" "엄마가 저 혼자 키우시면서 노래한다는 제 꿈 무시하지 않으시고 생활비 아껴가면서 지원해 주셨거든요" "너무 역설 아닌가. 딸이 이러는 걸 좋아하는 부모가 어딨어" "생활비 뺏어가면서 욕먹으면서 달려왔는데 사람들한테 보여주지도 못했어요. 제 음악 들어본 사람도 없다구요. 이렇게 끝낼 수 없어요. 저희 엄만 제가 더 잘 알아요. 신경쓰지마세요. 그리고 그런 말 그 쪽한테 듣기 싫어요" 민윤기의 말에 양심이 찔려 내지 않아도 될 화를 냈다. 그리고 나를 고른 주제에 어짜피 나보다 더하면 더한 사람이면서 자기는 깨끗하다는 듯 나한테 말하는데 더 싫었다. 그냥 나 혼자 느낀 피해의식이었다. "그쪽.. 그래 그럼 해볼까. 제대로" 그 말을 끝으로 민윤기의 입술이 내 입술을 덮었다. 알싸한 맥주 맛이 전해져서 그런건지 술에 취한듯 점점 몽롱해지고 양 볼에 열이 올랐다. 어느덧 민윤기의 위치는 내 위가 되었고 시간이 갈 수록 윤기와 맞닿아 있는 입과는 다르게 내 몸은 굳어갔다. 내 처음을 이렇게 빼았겨야 하나 이런 저런 마음에 어쩔 줄 몰라하는데 내 몸에 실려있던 무게가 거둬졌다. "이렇게 벌벌 떨어서야 하려던 것도 못하겠네" 내가 그렇게 떨었나. 내가 마음에 안들어 스폰 제의를 거두어 버리진 않을지 걱정이 되었다 "스폰 받겠다는 애가 이렇게 꽁꽁싸매고 오나?" "어떻게 입어야 할지 몰라서.." "생긴 것만 앤줄 알았더니 진짜 애네. 오늘은 이만하자" "죄송해요.." "됐고 앞으로 연락하면 즉각 오기나 해. 내일부터 새 앨범 준비하게 될거니까 알아두고 가봐" "앨범이요?" "바로 방송 나오는 건 나 스폰해요 광고하는거니까 앨범 새로 내고 그 때부터 방송 활동 계속하는 걸로 해" 이제 내 인생이 바뀌는 건가. 기쁘다고 만세를 불러야할지, 한 것도 없이 주어지는 대가에 얼떨떨한 마음으로 민윤기에게 인사를 하고 바로 호텔 밖으로 나왔다. 저 안에서 있던 몇십분동안 긴장 속에 몸부림 치고 있어서 그런지 온 몸이 뻐근했다. - "아미(아)야 연락받았어. 오늘부터 앨범 준비 할거야. 민윤기가 써주는 곡이면 무조건 히트야. 이제 성공길이 훤하다! 다이어트 더 빡쎄게 하고 악보 보내 줄테니까 보고 있어. 조금 있다가 부를게" "민윤기씨요?" "몰랐어? 이번 앨범 프로듀싱을 해준데, 이게 왠 횡재냐. 너한텐 미안하지만.. 아냐 우리 그만큼 더 열심히해서 진짜 성공하자 아미(아)야" 민윤기라면 현존하는 작곡가 중 히트곡 제조기라는 명성이 자자해서 그의 실력을 어렴풋이 알았지만 스폰 해주는것도 모잘라 곡을 써준다니. 스폰서가 써주는 곡. 내가 그 녹음실에서 잘 버틸 수 있을까. 어제 일로 눈도 못마주칠거 같은데 - 녹음실 안의 민윤기는 어제와는 또 다른 위압감을 주었다. 밤중에 샤워 가운만을 걸친 모습은 어디가고 검은색 가죽 재킷을 입고 화면을 보며 곡을 수정하고 있는 민윤기의 모습은 어떤게 진짜인지 알 수 없게 했다. "뭘 가만히 서 있어. 준비됐으면 들어가. 시간없어" 헤드셋을 끼니 오로지 민윤기의 목소리만이 내 귀를 감싸니 집중이 안되려 했지만 민윤기 뒤에서 조그맣게 화이팅을 외치는 실장님을 보며 정신을 다 잡고 곡에 집중했다. 민윤기의 지휘 아래 녹음은 계속 진행 되었고 밤새 연습한 성과인지 크게 걸리는 거 없이 순탄하게 마무리 되었다. "목소리가 좋네. 이건 수록곡 정도고 타이틀은 지금 만들고 있으니까 연습 소홀히 하지말고 계속하고 있어. 강약 조절하는거 더 신경쓰고" "알겠습니다" "연습 끝나면 집가기 전에 왔던데로 와" - (윤기 시점) "교수님이 오라면서요. 그러게 그때 그냥 전해 주시면 될걸" 지난 번 사석에서 뵀을 때 달라는 회사문서를 이제서야 주시겠다며 학교로 오라는 교수님에 몇년 만에 대학교에 들어갔다. 방탄소년단 해체 이후에는 공연 활동을 안다니다 보니 오랜만에 느끼는 젊음에 나까지 이십대 초반으로 돌아 간 거 같았다. "축젠가. 오질나게 시끄럽네" '지금부터 ♡♡학교 나도 가수다를 시작하겠습니다! 시작하기에 앞서 축하공연으로 제2의 아이유! 김아미씨를 모시겠습니다' 아이유라는 말에 사람들의 눈이 무대로 잠시 집중되는가 하더니 본 적 없는 여자를 보고는 다시 각자 축제를 즐기기에 바빴다. 그런 사람들의 반응이 익숙한 듯 올라온 그 여자는 작은 키에 맞게 마이크를 조절 하더니 발라드와 비트있는 곡을 한 곡씩 부르기 시작했다. 처음엔 그냥 실용음악과 학생인가 하고 넘겼지만 들려오는 목소리가 내 귀를 잡았다. 여러 그룹들을 프로듀싱 하면서 언제가부터 다 비슷한 목소리를 한 여자애들의 올라가지 않는 음들을 기계음으로 막아 넣고 없는 가창력 보완하려 음색을 띄우기 위해 신중한 상업적 노래를 만드느라 지겨웠었는데 오랜만에 들려오는 신선한 음색에 거기다 고음으로 올라가면서 자신의 기교를 불어 넣는 노래는 오랜만에 들어보는 진짜 노래였다. 하지만 저 노래로 일반 대중들이 저 여자의 실력을 알 수 없을것이다. "선곡이 미스네" . 집에 와서 새로 데뷔하는 애들의 곡을 봐주면서도 오후에 본 그 여자의 기량을 강조해주고 누가 들어도 이목을 끌만한 멜로디가 떠올라 영 집중이 안됐다. 아까 mc 설명을 들어보니 가수인거 같던데 회사가 있긴 한건지, 노래를 모르는 사람들이 봐주고 있을게 뻔하다. . "뭘 보는데 얼굴에 광대가 날뗘요" "아 그게, 이거봐. 또 새로운 애들 김석진한테 걸렸나봐" "김석진?" 우리 회사 투자자로 같이 봐주는 형의 휴대전화를 보니 얼마 전 본 익숙한 얼굴이 보기싫은 모습으로 떡하니 사진으로 담겨 있었다. 김석진이면 스폰 연결로 유명한데, 왜 이런 "미친" "뭐?" "아니 형 말고요. 얘 이름이 뭐에요" "짜식 맘에 드냐? 다른 때는 거들떠 보지도 않더니" "아 사진좀 치우고 그 김석진이라는 사람 번호 좀 알려줘요" 연예계에 종사하는 사람들 중 열에 하나는 스폰서로 덕을 본다는 건 이 바닥에서 십년 넘게 있어 잘 알면서도 왜 그런 짓을 하는지 이해를 못한 나였지만 그 아이가 저길 왜 갔는지 알 수는 없어도 그 목소리를 놓지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석진에게 바로 그여자 아이를 부탁했다. 그리고 내가 막지 못한 정국이 생각도 나고 "안녕하세요 민윤기라고 합니다. 김아미라는 애 제가 스폰 하고 싶은데요" ---- 오ㅠㅠㅠ반응 감사해요. 지난 화 댓글 읽고 노래랑 사진을 넣어드리려 했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법을 모르겠어서 이번 화는 스킵하고 그냥올려요ㅠㅠ 혹시 시간이 있으시다면 부탁1. 제가 원하는 곳에 사진넣기는 어떻게 할까요 부탁2. 글을 읽다가 어울리는 분위기의 사진이 떠오르시면 댓글에 보내주세요.필요할때 적극 활용하겠습니다. 그리고 혹여나 제가 원래 사진이 이쁘면 그냥 한곳에 몰아 저장해서 따로 올리면 안되는게 올라올지도 몰라요 그러면 진짜 댓글보자마자 바로 삭제하겠습니다ㅠㅠ 어휴 부족한게 하늘만큼 쌓일 정도로 많네요 부탁드려요ㅠㅠㅠ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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