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적인 불빛이 없는 까만 공간이었다. 오랜 시간 어둠에 노출 돼 있던 터라 어둠에 익숙해진 눈이였지만 낯선 이곳에선 주변 사물의 형태만 짐작할 수 있을 뿐, 산골짜리라는 걸 알고 있지 못했다면 손에 닿는 나뭇가지가 나뭇가지인지 아주 마른 사람의 팔인지도 구분해내지 못할 정도의 깊고 까만 어둠이였다.
그렇게 한참을 서성거리다 그는 제 풀에 지쳐 마른 낙엽이 잔뜩 쌓인 푹신한 땅 위에 주저앉았다. 벌레나 뱀이 몸 위로 올라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미 지칠대로 지친 몸은 더 이상 자신의 말을 들어줄 것 같지 않았다. 자신의 손목에 채워진 시계의 분침이 원의 반 정도를 돌았을 쯤 그는 잔뜩 피곤해진 몸과 마음을 주제하지 못하고 '에라 모르겠다' 하며 매고 있던 가방을 베고 잠이 들었다.
천국
written by. LUSTY
00 prologue
사슴인가…
사슴이 점점 내 쪽으로 다가올 때 마다 먹구름에 가려졌던 보름달과 별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림자가 생길 정도로 밝은 달빛에 한 번 감탄, 몇 개 인지 샐 수도 없을 수많은 별들이 만들어낸 빛의 길에 다시 한 번 감탄. 주변의 형상이 조금씩 뚜렷해졌다.
사슴이 지나올 때 마다 불규칙하게 길을 가로막고 있던 나뭇가지들은 뼈라도 생긴 것 처럼 가지를 내려 사슴이 편하게 지나갈 수 있도록 길을 내주었고, 사슴이 밟았던 땅엔 작은 새싹들이 순식간에 자라났다.
저 사슴이 무슨 신이라도 되나… 사슴신 얘기는 들어본 적도 없는데. 집에 돌아가면 꿈해몽이나 해볼까. 로또 당첨 되는 꿈이였으면 좋겠다. 얼른 집에 돌아가고 싶은데.
한참을 쓸 데 없는 생각을 하던 그는 뺨에 닿는 뜨뜻한 현실적인 감촉에 드디어 지금 상황이 꿈이 아님을 알았다.
"뭐야!!!"
그제서야 버럭 소리를 지르며 벌떡 일어난 그는 잔뜩 뒤로 물러나 사슴의 혀가 닿았던 자신의 뺨을 만져보았다. 분명히 아까 넘어질 때 나뭇가지에 긁혀 상처가 생겼던 것 같은데. 까슬까슬하게 올라왔던 피부는 약간의 쓰라림도 없었다. 진짜 꿈인가. 하고 생각한 그는 양 손을 들어 자신의 뺨을 찰싹찰싹 내려쳤다. 찰진 소리만큼 아픈 감촉에 씨발, 아프잖아! 라며 꽥 소리를 지른 그 때,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바보 아니야?"
순간 하던 행동을 일순간 멈추고 자신의 귀를 의심한 그는 무거운 한 숨을 푹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너무 집에 가고 싶으니까 환청이 다 들리는구나…
야자시간에 갑자기 소재가 생각나서 쓴 거라 너무 짧네요!!.. 프롤로그 입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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