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writing/31355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그 무엇이든지 시간이 오래 지나게되면 빛이 바래기 마련이다. 사물뿐만 아니라 사람 사이의 관계까지도 빛이 바랄때가 있다.



 마치 지금 우리의 연애처럼.

 

 

 


  오래된 연인
  w. 젠

 

 


 사실 우리가 계속 이어오고 있는 이걸 연애라고 칭해야하는게 맞는지조차 의문이 들 때도 많았다.


 같이 산다는게 무색할정도로 얼굴을 맞대고 있는 시간은 손에 꼽을 정도였고 우리사이를 뭐라 정의하기도 딱한 상황까지 와버린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았다. 심할때면 그냥 집이나 같이 쓰는 룸메이트정도로 생각될 때도 많았다.


 하지만 이 위태위태한 상황을 버텨내고있는 것 조차가 웃길정도로 우리의 이런 연애는 벌써 자그마치 6년째였다. 물론 처음에만 해도 이런 빛바랜 연애를 한것은 아니였다. 둘 다 남자긴 했지만 나름 애교있고 활기찬 성격들이라고 생각했다. 기념일이나 특정한 부분에서 무신경한 부분이 없지않아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1년 2년 지날때마다 나름 자축파티도 했었었다.


 그랬던 우리의 연애가 어디서부터 빛이 바래버렸는지는 솔직히 말해서 나도 잘 모르겠다. 어디서부터 바래기 시작했는지, 무엇때문에 바래기 시작했는지 사실 잘 모르겠다. 그 부분이 어디인지 알고싶어서 나름 고민도 해봤지만 그렇다고 떠오르는 부분도 없었고 아예 답 자체가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아슬아슬한 줄타기같은 연애의 끝을 못내고있다는게 문제라면 문제이기도 했다.



 아주 한심하게도.



 * * *



 “이런델 왜 오냐, 애도 아니고.”



 시끄러운 클럽 안의 음악소리가 귀를 멍멍하게 만들었다. 음악이 가득 찬 곳은 좋아하지만 사람이 가득 찬 곳은 싫어하는 타입이었다. 사람들로 북적북적해서 스테이지에는 발을 디딜 틈도 없어보였건만 그 안에서 벌써부터 자리를 잡고 몸을 움직이고 있는 제 친구들을 보면서 혼자 탄식했다.


오늘 집에 못 들어가. 그 문자가 왜 이렇게 얄미워보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랬다. 언제부터 집에 안들어온다고 문자까지 했는지 모르겠다. 오늘 집에 들어갈 생각이 있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이런 문자를 받고 나니 왠지 더 오기가 생기는 건 사실이었다.


 언제부턴가는 서로 같이 살던 집에도 잘 안들어가게 됐던 것 같다. 가서 씻기나하고 가끔 옷 갈아입으러 들어갔다 바로 나오는 그런 존재가 되버렸는데도 여전히 있는 우리 연애의 흔적들이 참 아이러니한 지경이었다.

 웃기네 진짜. 속으로 표지훈을 마음껏 비웃었다. 비웃고 또 비웃었다. 집에 안 들어오는 이유는 뻔하고 뻔해서 비웃었다.

 미친놈. 진짜 문자는 왜 보낸거야?

 


 “아아 몰라!”

 


 테이블에 꽁꽁 싸매있던 몸을 일으켰다. 스테이지에서 히히덕거리며 몸을 움직이고 있는 친구들을 향해서도 병신들, 하고 비웃어줬다.

 


 * * *


 스테이지로 나가고 난 후부터 자꾸 앞에서 몸을 부비적 댄다는 느낌이 틀린게 아니였다는걸 깨달은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앞에서 자꾸 접촉이 되길래 춤을 추느라 그런가 보다 했는데 아까부터 자꾸 뒤를 돌아보며 내게 웃음을 지어보이는 여자를 보고서야 깨달았다. 진짜 오늘 웃기는 애들 많네.

 

 어이가 없어서 한참을 혼자 웃고있을 때 였다. 허공에서 맞닿은 눈을 보고서 한참이나 이게 무슨 일인지조차 알 수가 없었다. 멍하게 마주친 눈이 먼저 미간을 구기는 것을 보고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지금 나랑 눈이 마주친 사람이 누구인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나와 눈이 마주친 사람이 누구인지 깨닫자마자 이번엔 정말로 웃음이 튀어나왔다. 배를 잡고 웃고 있는 나를 보고서 더 미간을 찌푸리며 인상을 쓰는 얼굴을 보고서 또 웃음이 터져나왔다. 그 꼴이 너무나도 웃긴 탓이였다.

 

  오늘 집에 못 들어온다고 선전포고 식의 문자까지 한 주인공을 너무도 쉽게 잡아버렸다. 그것도 의도치 않게. 그것도 클럽의 구석진 스테이지에서. 그 주인공은 웃고 있는 나를 보면서 한참을 인상을 찡그리고 있다가 질려버린 표정을 했다. 그 표정에 한참이나 웃고 있던 내 표정까지 굳혀졌다. 뭘 그런 표정을 지어? 새삼스럽게?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는 표정을 보내는 나를 보면서 오늘 문자의 그 주인공인 내 애인은 제 앞에 있던 여자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나에게 했던것처럼 뒷통수를 가볍게 감싸안았다. 또 나에게 했던 것처럼 허리를 조금 잡아 끌어당겼다. 그리고 나에게 했던 것처럼 그 여자를 향해서 키스했다.

 

 순간 이게 무슨 일인가, 고민했다.

 

 멍하니 클럽 스테이지 위에서 열심히 키스하고 있는 둘을 쳐다보다가 내 앞에서 아까부터 열심히 내게 신호라면 신호를 보내고 있던 여자를 휙 돌려서 내 쪽으로 잡아당겼다. 그리고 지금 네가 내 앞에서 딴 여자에게 하고 있는 짓 따위를 똑같이 했다. 내 앞에서 아까부터 제 딴엔 나를 유혹하고 있던 여자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순간 또 다시 네 얼굴이 찌푸려지는 것을 보았다. 그런 너를 보면서 나는 웃으면서 내 앞의 이름도 모를 여자에게 키스했다. 그런 나 를 보면서 너 또한 네 앞의 이름도 모를, 생전 오늘 처음 만났을 여자에게 키스했다.

 

 

 정말 웃기다는 생각이 들었다. 표지훈 니가 지금 그 여자한테 키스하고 있는게 정말 맞아?

 

 한시도 나한테서는 눈을 못 떼고 있잖아.

 

 그런 너를 비웃으려고 이 이상한 여자와 함께하는 키스에 집중하는 척, 일부러 눈을 감았다.

  

이 시리즈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현재글 [블락비/피코] 오래된 연인 01  12
13년 전

공지사항
없음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대표 사진
반응 좋으면 계속 연재할게요. 제목 그대로 오래된 연인을 컨셉으로 잡은 글입니당
13년 전
대표 사진
독자6
헐...저도 오래된 연인 소재를 독방에서 얼마전에 받은 터라....ㄷㄷㄷ
음...지금 쓰고 있는데 방해되지 않도록 선회해서 잘 써야겠네요. 건필!! 화이팅!!

13년 전
대표 사진
저도 그거 보고 올린거에염ㅠ.ㅠ 같이 잘 써봐효!!!
13년 전
대표 사진
독자1
헐ㅋㅋㅋㅋㅋ 이런거 진짜 쪼아여 ㅠ.ㅠ작가님 ㅠ.ㅠ S2
이러 소재 겁나 좋아하는뎅ㅠㅠ.ㅠ.ㅠㅠㅠㅠ
글잡ㅇㅔ 피코글 많아서 넘넘좋다.ㅠㅠ.ㅠㅠ.ㅠㅠ
2화기다릴꼐영 ><

13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우왘ㅋㅋㅋㅋㅋㅋㅋㅋ작가님다음편주세영어어엉ㅇ엉어어어어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퓨ㅠㅠ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3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핳.....진짜.......사랑해요........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런거 진짜 좋아합니다 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사랑해여 작가니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3년 전
대표 사진
독자3
우와좋아요 다음편도기대할께요ㅠㅠㅠㅠㅠㅠㅠㅠ
13년 전
대표 사진
독자4
아 ㅠㅠ 피코다 ㅠㅠ 너무 좋아요 ㅠㅠ 으 ㅠㅠ 너무 좋아요
13년 전
대표 사진
독자5
저 소재 쓴 익인임당ㅠㅠㅠㅠㅠㅠ 으아니ㅠㅠㅠㅠㅠㅠㅠ 오래 기다린ㅇ보람이 있네여ㅠㅠㅠㅠㅠㅠㅠㅜㅜㅠㅠㅠ 곧바로 신알신!
13년 전
대표 사진
독자7
.....허헐...겁나 좋다...새드로 끝내진 말아줘요...피코는 행쇼해야되니까....근데 진짜 대박....어....세상에...ㅠㅠㅠㅠㅠ
13년 전
대표 사진
독자8
겁나 좋아..........연재 하셔야겠어요
13년 전
대표 사진
독자9
헝ㅠㅠㅠㅠㅠㅠㅠㅠ좋네여 작가님 내꺼하자 퓨ㅠㅠㅠㅠㅠㅠ
13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배우/주지훈] 시간 낭비 _ #016
12.03 00:21 l 워커홀릭
[김남준] 남친이 잠수 이별을 했다_단편
08.01 05:32 l 김민짱
[전정국] 형사로 나타난 그 녀석_단편 2
06.12 03:22 l 김민짱
[김석진] 전역한 오빠가 옥탑방으로 돌아왔다_단편 4
05.28 00:53 l 김민짱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十一3
01.14 01:10 l 도비
[김선호] 13살이면 뭐 괜찮지 않나? 001
01.09 16:25 l 콩딱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十2
12.29 20:5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九1
12.16 22:46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八2
12.10 22:3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七2
12.05 01:4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六4
11.25 01:33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五2
11.07 12:07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四
11.04 14:5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三
11.03 00:2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二
11.01 11:0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一
10.31 11:18 l 도비
[김재욱] 아저씨! 나 좀 봐요! -024
10.16 16:52 l 유쏘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74
08.01 06:37 l 콩딱
[이동욱] 남은 인생 5년 022
07.30 03:38 l 콩딱
[이동욱] 남은 인생 5년 018
07.26 01:57 l 콩딱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 상대? 20
07.20 16:03 l 이바라기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 상대? 192
05.20 13:38 l 이바라기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번외편8
04.30 18:59 l 콩딱
/
11.04 17:54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1.04 17:53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713
03.21 03:16 l 꽁딱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7
03.10 05:15 l 콩딱


12345678910다음
전체 인기글
일상
연예
드영배
5: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