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제일 사랑하는 태형아."
"첫 교직생활 첫 수능감독으로 아침부터 고생하고 숨도 제대로 못쉬면서 수험생들 눈치보느라 힘겨웠는데
그래도 처음 해보는 수능감독 때문에 긴장한 나를 위해서 도시락을 챙겨준 너를 보면서 긴장을 풀고 갔던 나였어.
그렇게 나에게 도시락을 챙겨주고 꼭 안아주고 떠난 너가 너무 고마웠어.
그러고 내가 시험장을 나왔을 때 정문 앞에 너가 있었다면 참 좋았을텐데.
너는 떠난 모습 그대로 나한테 영영 나타나지 않았어.
갑자기 나를 왜 떠났을까 하고 나는 너 사진을 보면서 매일매일 여러가지 생각을 해.
나는 한번이라도 너의 긴장을 풀어줄 수 있었고 너가 고마움을 느낄 수 있게 해준 여자였을까.
혹여나 내가 너에게 잘못한게 있을까. 너에게 사랑을 아낌없이 줬을까. 난 너한테 부족한게 없었을까하고 말이야.
태형아 정말 보고싶어. 너무너무 보고싶어. 그러닌까 이제 제발 돌아와주면 안될까.. 제발.."
빈유골함이지만 태형이는 담겨있지 않다.
빈유골함에 매일매일 써내려간 편지를 읽는 게 일상이 되버린 나.
태형이는 작년 수능날 이후로 모습을 감춰버렸다.
혹시 다른 나라로 갔을까 생각했지만 출국한적도 없었다.
집에도 아무 흔적 남기지 않고 사라졌다.
경찰을 총동원해서 찾아다녔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그런 태형이가 지금 내 앞에 갑자기 나타났다면
사람들이 믿기나할까 미친년이라고 하겠지.
내가 보기에도 내가 미친년 같다.
그냥 가야지 이제는 하다못해 환상까지 보이나보네
"하연아"
이제는 환청까지.
"김하연!"
그냥가자 제발 하연아. 너 미쳤어. 너 오늘따라 많이 힘든가봐 그냥가자
"야 김하연 너 나 안보고싶었어?"
"헐 주님 ............"
그대로 기절해버렸다. 왜냐구? 김태형이 내 앞에 왕 도포 입고 나타났으닌까.
사라진 애가 왕 도포입고 나타났는 데 내가 정신 못차리게 생겼냐고..
얘 설마 지금 지가 왕인줄 알고 막 코스프레하고 혼자 그런거 하려고 잠적한거야?
혼자 말못할 들키고 싶지않은 취미생활 하려고 1년동안 자취를 감추다니 이게 말이 되냐구..
"어서 어의를 들라하라!!!!"
어의? 아니 내가 너 때문에 어이가 없어 개새끼야.
"예 전하. 어의를 들라하라~"
허 전하래 맞장구 쳐주는 놈들이 있으닌까 사라져서 살만 했겠네
뭐 밀항해서 중국으로 튀었다가 돌아왔나보지? 죽었어 김태형
"야 김태형"
"하연아!!!! 깼어???? 몸은 괜찮아?"
" 괜찮아 보이냐 네 눈에는? 와~ 나 진짜 어이가 없어서 너 코스프레 이런거 하려고 1년동안 자취 감춘거야?
정말 어이 없다. 내가 너때문에 얼마나 고생했는 줄 알아 나쁜새끼야? 나 선생님일도 그만두고 너 유골함 있는 근처로 이사갔어
진짜 내가 그러느라 내 통장 돈 다 깨고 진짜 여기는 또 어디야 너 나도 이상한 취미 들리게 하려고 여기 데려온거야?
나 빨리 집갈래 너 싫어 너 절대로 안봐!"
"하연아 아 그런거 아니야 아 진짜 이거 안 믿기겠지만 내말 들어봐 응?"
"저런 미천한 것이 감히 전하에게 뭐라고 하는 것이냐!"
"박내관. 미천한 것이라니 말 조심하게. 잠시 다 물러가있거라"
"미친. 너 여기 짱이니?"
"어 내가 왕이야."
왕이라니 정말 말이 된장인지 똥인지 구분을 못하는 거는 김태형밖에 없을거다.
순간 진짜 남자친구고 뭐고 진짜 때릴 뻔했다. 미쳐도 제대로 미친게 분명해
"여기가 아주 조선시대 500년전으로 거슬러왔다고 하지 그러냐 ?"
"어 맞어 대박 잘 아네 신기하지 않냐? 여기가 강녕전(왕의 침실)이야!"
"뭐? 너 미쳤냐? 너 어디서 막 주입식 교육 뭐 이런거 받았어?"
"아니야.. 나도 좀 놀랬어 처음에.. 여기 왔는 데 나보고 왕이래잖아.."
태형이 말로는 나한테 수능날에 도시락을 주고 차를 타고 집을 갔다고 한다.
집가는 도중에 날씨가 너무너무 좋아서 공원에 들리고 벤치에 앉아서 꼬마들이 노는 거를 구경하는 데
뺑뺑이 놀이기구가 너무 재밌어보여서 꼬마애들 유치원 다 가고 나서 혼자서 그거 빨리 돌리는 데 순간 번쩍하더니
조선시대로 왔다고 했다. 조선시대로 왔더니 태형이보고 죄다 왕이라고 절하고 눈도 못 마주쳤다고..
그렇게 얼떨결에 태형이는 왕이 되었다. 그러다가 조선시대에서 어떻게든지 돌아갈 방법을 찾는 중에
혼자서 뱅글뱅글 돌았는 데 또 뱅긍뱅글 돌다가 번쩍하더니 자기 유골함 앞에서 울고있는 내 앞에로 왔고
내가 쓰러지자마자 다시 조선시대로 온거라고 한다.나도 내가 무슨 얘기를 들은 건지 모르겠다. 복잡해.. 너무 복잡해..
"근데 하연아"
"뭐"
"나 다음주에 혼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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