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랑살랑
언뜻 푸르스름한 머리칼이 팔랑거렸다. 그러고 춤출 때 진짜 귀여워, 설핏 웃으면서 말을 건넨 선우가 다시 머리를 매만졌다. 이 색 낼려면 탈색했을텐데, 머리는 안아팠어? 예쁜 머리 다 개털됐네. 괜히 속상한 마음에 머리를 마구 흩트리니 정환이 빽 소리를 지른다.
“아 씨 미쳤냐?”
“아니요, 멀쩡합니다만.”
다 세팅해놓은 머리를 왜 건드려, 코디 누나한테 깨지잖아. 정환이 울상이 되어서는 콧잔등을 찡긋거리며 머리를 나름대로 정리해보려 하지만 그럴수록 더 망가질 뿐이었다.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코디를 부르고, 한바탕 쏟아지는 잔소리에 귀를 틀어막았다. 스타일링을 다시 했음에도 불구하고 얼핏 봐도 꽤 남은 시간에 무대에 서기를 기다리는 것이 무료해서, 정환은 문득 장난이 치고 싶어졌다.
“응, 응. 차선우한테 쪽지 주면 돼. 살짝씩 눈웃음 치면서.”
하이톤의 목소리의 누군가와 통화를 끝마친 정환의 표정이 즐거워보인다. 룰루, 까닭모를 콧노래까지 부르면서 정환이 준비한 것은, 이른바 -목석 차선우 꼬시기-였다.
선우는 멤버들과 마실 음료수를 뽑으러 가는 중이었다. 음, 나는 파인애플 주스. 정환이는 체리에이드 좋아하니깐, 그리고 진영이형은 커피…. 다 자기 같은 것들만 좋아해요. 찬이도 있는데 왜 나한테 시킨담, 내가 그렇게 만만한가…. 아니지, 하찮음으로 치면 나보다야 이정환이지, 암. 선우는 멤버들에게 음료수를 사주는 자신이 참 착하다고 생각하며 자판기로 향했다. 그 때, 발랄한 목소리의 누군가가 말을 걸어왔다.
“저기, 비원에이포 바로씨, 맞으시죠?”
“아, 네.”
“저, 손미은이라고 하는데….”
대답을 하고는 누구지, 하고 곰곰 생각해보니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걸그룹 멤버다. 얼굴도 예쁘고 노래도 썩 잘해서 그룹내에서 인기도 가장 많은. 그런데 이 사람이 나한테 무슨 용건이지? 미은은 선우의 넘겨짚기를 중도에 끊고 한참 뜸을 들이다 말했다.
“여기… 제 번호.”
당황스럽다. 어렴풋이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이건 너무 돌직구인데, 일순 굳었던 선우는 여자가 쥐어준 쪽지를 보며 난감해했다. 역시…좀 그런가요? 어거지로 눈웃음을 짓는 듯한 여자의 눈꺼풀이 파르르 떨린다. 아, 정말 죄송한데요…
“이건 좀 아닌 것 같아요. 정말 죄송합니다.”
“네, 저야말로 죄송해요. 초면에 이렇게….”
그럼, 안녕히 계세요. 미안함 반, 당황스러움 반으로 선우는 제가 무슨 목적으로 여기에 왔는지도 잊어버리고 황급히 대기실로 향하다 앞에 멀뚱히 서있던 정환과 부딪쳤다. 아 씨, 목 끝까지 차오른 욕설을 겨우 삼키고는 꽤 세게 부딪친 어깨를 매만지며 혀를 찼다.
“니가 여기 왜 있는데.”
허, 참. 기억상실증이라도 걸리셨나. 나보고 음료수 사오라고 했을 때는 언제고. 어이없다는 듯 정환을 아래위로 훑어보던 선우가 그제야 야, 너 괜찮아? 라며 걱정의 말을 건넨다. 됐어, 이제 눈에 들어오냐? 비아냥거리는 정환이 그러고보니, 하며 입을 열었다.
“너 음료수는?”
“그래, 내가 그거 사러 갔었잖아. 근데,”
자판기 앞으로 시선을 옮긴 선우가 저와 눈이 마주치고는 데인듯 고개를 돌리는 미은에 파르르 몸을 떨었다. 저기, 정환아 미안한데….
“나 대신 음료수좀 사와줘라.”
“뭐? 니가 사오기로 했잖아.”
아니 근데 내가 못 사올 사정이 있다고! -속으로만-울분을 터트린 선우가 나긋한 목소리로 다시 정환을 얼렀다. 정환아, 한번만. 응? 애절하게 부탁을 해오는 선우에 정환이 못이긴다는 듯 고개를 주억거린다. 알겠어.
“고마워- 나는 파인애플, 알지?”
어휴, 저 웬수. 진작에 알아줬음 좋잖아. 툴툴거린 정환이 이윽고 미은에게 다가갔다.
“야, 넌 그걸 연기라고 하냐?”
“아, 뭐. 난 할만큼 했다고.”
“너한테 간 드라마가 아깝다. 쯧쯔.”
아무튼, 네가 졌으니까 밥사는거야! 신난다!! 쪽팔리지도 않은지 소리를 지르며 애마냥 생긋생긋 웃는 정환이 귀여워, 미은도 그냥 피식 웃고 말았다. 그래, 내가 졌다 졌어. 귀여운 동생 밥 한번 사주고 말지.
“누가 동생이야, 내가 오빠지.”
나이로야 그렇지, 너 하는 꼴 보면. 차마 말을 잇지 못한 미은이 슬쩍 궁금했던 것을 물어봤다. 근데 너 차선우라는 애가 그렇게 좋아?
“미칬나, ㄴ, 누가 들으면 어쩔라고.”
어버버, 사투리까지 뱉으며 말을 더듬으며 당황하는 정환에, 흐음 하며 미은이 돌아섰다.
“근데 진짜 나 보고도 표정하나 안변하더라. 보통 다른 사람들은 내가 먼저 인사걸면 반색하고 좋아하던데.”
“그렇지? 그렇지? 역시 내가 사람보는 눈은 좀 있어.”
“뭐야, 완전 뿅 갔네. 그럼 난 간다?”
어 그래. 정환은 애써 무심한 척 말하며 숨겨져있던 속내는 마음에 꾹꾹 눌러담았다. 엉, 차선우 좋아. 니 말대로 너무 좋아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뭐죠ㅕㅕㅕ ㅋㅋㅋㅋ... 갈수록 퀄이 떨어지는게 눈에 보이는 무서운글ㅋㅋㅋㅋㅋㅋㅋㅋ
친구리퀘로 써준거.... 전 절대 바들러 아님...!!! 그러니까 님들도 취존부탁..ㅎㅎㅎ
제 본진은 그러니까 찬로라고... 아실까 모르겠네... 공선 공바 찬바.. 그래도 모르시겠다고요?... 네 이해해요..ㅎ..
여튼 싕나네여 아름다운밤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