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락비/우지호] 12월, 기적이 일어났으면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3/6/0/360a816a65b0bf023365dc80b09720bd.jpg)
지금도 많이 보고싶어. 너에게 쓰는 글이야. 지금도 당장 기적이 일어나, 내 눈앞에 니가 있으면 좋겠다.
"아, 진짜 맛있다. 완전 달달해"
평소에 나는 그렇게 단게 좋았었다. 되려 너는 단것보단 살짝은 씁쓸한, 그런 커피를 좋아했었고. 그래도 서로 카페인을 그렇게 좋아해 늘 들렸던 곳은 우리집 근처에 몇년째 자리잡고 있는 그 카페였다. 늘 이곳에서 이야기하다보면, 은은하게 곳곳에 묻어있는 커피향들이 마음을 더 편하게 만들어서 처음의 주제와 다른글을 그렇게 뱉어내고 있더라.
그렇게 가끔씩은 배도 채우고, 평소에 폰을 많이 만지던 너나 나인데, 이상하게 그 카페에 가면 그냥 온통 너와 이야기만하게 되더라. 문자나 전화 아닌이상은 무조건 내 입은 너에게 말하고 있었고, 너 또한 나를 향해서 말했었고. 시선도 테이블 위, 그리고 너. 그러다 평소에 그렇게 힙합거리면서 랩을 좋아하던 니가 이번에 믹스테잎을 낼꺼라고, 휴대폰에 이어폰을 꽂고, 내게로 가까이하면 꽤 강렬한 비트, 아니면 잔잔한 비트와 함께 너의 목소리로 랩이 들려왔었다.
언제였지, 같이 마트가서 우리가 필요한걸 사겠다고 돌아다니다 침구용품을 파는 곳, 아이 용품을 파는 곳을 지나다보면 꼭, 니가 먼저 웃으면서 와, 우리 이러니까 되게 신혼부부같지않냐? 하면서 말했었다. 늘 그때마다 나는 너를 장난스레 퍽, 치며 전혀 안그렇다고 웃어 넘겼었고. 솔직히, 이대로 그냥 너랑 결혼 할 줄 알아서 그냥 걱정자체가 없었다. 그러다 어느 커플 컵이 눈에 띄어서 야, 우지호. 하고 부르니까 어? 하면서 내 뒤로 철썩 붙어서 왜. 하면 내가 야, 이거 우리 살래? 하면 그냥 커플 컵이 좋다고 그래, 라면서 카트에 바로 휙 담아버리던 너 보면서 어휴, 충동구매하는 거봐. 하면 뭐 어때. 하고 같이 실실 웃었다.
여름때 우리가 동거를 시작했다. 너나 나나, 그렇게 보고싶어 미칠것같던 얼굴들을 그리 오래 본다는 그 자체에 신나서 짐을 꾸리고 부모님께 안녕히계십쇼. 하고 장난스레 인사하고 바로 나왔었다. 너는, 그렇게 부모님께 매달려 한참을 울다 왔는지 눈 주위가 그렇게 붉었었고. 내가 으유, 안어울리게 울보네? 우리지호? 하며 엉덩이를 팡팡 두드려주면 너는 씨이. 하며 그냥 무시해버렸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의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고, 어느새 같은 지붕아래 산지 3년, 네가 먼저 내게 다가왔다.
"ooo. 결혼하자. 내가 많이 사랑해."
나는 울컥해서, 우지호. 하며 니 이름만 그렇게 찾았고. 그렇게 우리는 함께할 미래를 꾸며본다고, 나름 열심히 준비를 시작했었다. 그 과정에서도, 이미 그 전부터 꽤 여러번 다투던 우리였는데, 그런 날이면 늘 이상하게 우리의 집은 비어있게 되었다. 서로 화나서 혹여나 머리카락이라도 스칠까 싶어 안들어갔던 건데, 언제는 갑자기 그렇게 집에서 화를 삯히게 되더라. 그리고 너또한, 그렇게 집으로 찾아왔었고. 이상하게 헛웃음이나면서 서로의 감정이 사라져버렸다. 그날 처음 우리는 서로를 가졌고, 그 뒤로 더 행복하게 지냈다.
그렇게 모든 준비를 거의 마치고, 바람이 그렇게 차던 겨울로 들어섰다. 12월, 나의 생일이였다. 너와, 나의 친구들. 모두가 나를 축하해줬고 나는 너무나도 기뻤다.
12월, 나의 생일이 지나고 중순 쯤. 어느날 하늘에서 우리에게 선물을 내려줬다. 꽤 늦은 생일 선물. 어느날 꽤 좋지못한 속과, 평소 임신 초기 증상이라 들었던 증상들이 내게 나타나 확인해보니, 어느새 우리에게 사랑이가 생겨나있었다. 너무 예뻐서, 아직 얼굴조차 못본 우리 사랑이지만, 너무 예뻐서 그렇게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살아갔고,
12월 21일에, 너는 나를 위해 어느 한 회사에 취직했다. 12월 22일. 첫출근, 내가 처음으로 너의 넥타이를 매주고, 출근을 챙겨주며 출근도장이랍시고 입술에 쪽, 하고 뽀뽀해주고. 그렇게 웃으며 너를 보내줬었다. 그리고 말에, 미끄러운 눈길에 큰 화물트럭이 너를 덮쳤다고.
이상하게 그 날 이후로 넌 나의 꿈에 찾아오지도 않았다. 혼자서 내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를 보고 한숨을 쉬어도, 너는 내 곁에 없었고,
그저 우리둘이 만든 그 앨범을 찾아보아야만 우리 서로가 함께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다.
여전히 보고싶다. 어느날은 갑자기 내앞에 니가 나타나서, 보고싶었어. 하고 나를 안아줬으면. 12월만 되면, 너의 생각에 이렇게 미칠것같다.
사랑이 얼굴을 한번이라도 보여주고싶은데, 왜 내옆에 없는건지. 너무 보고싶다. 사랑이 핑계로, 내 눈앞에 딱 한번만 나타나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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