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오세훈] 오세훈이랑 친구면서 묘한사이 되는 빙의글 1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1/1/0/110e7981e9d36ea7ffa3b9fb6fbc31b1.jpg)
브로콜리너마저 - 열두시 반
야, 일어나.
한참 세상 모르고 졸고있던 차에 옆에서 누가 내 어깨를 툭툭 쳤다. 아. 나를 깨운 그 손이 오세훈의 것임을 뻔히 알면서도 얼굴에 졸음을 잔뜩 붙인채 목소리의 주인공이 누구인가 머저리처럼 생각하고 있으니 그 꼴을 보다 못한 오세훈이 벌떡 일어나 내 가방를 챙겨준다.
"침도 흘렸냐. 더럽게."
"아 씨...."
"씨는 무슨, 가방이나 메. 집가자."
그제야 완전히 눈을 뜬 나는 주변을 둘러봤다. 벽에 걸린 시계는 이미 종강시간을 훌쩍 넘긴 시간을 가리키고 있었고, 그에 부응하듯 주변은 텅텅 비어서 나랑 오세훈 뿐이었다. 진작에 깨우지 그랬어. 괜히 머쓱해진 내가 그러니 숫제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오세훈이 입을 열었다.
"나 20분동안 계속 너 깨웠는데."
"세게 깨웠어야지!"
"세게고 나발이고 안버리고 간걸 고맙게 생각해라."
쌤들 다 퇴근했거든. 지금 학원에 우리만 있어. 투덜투덜, 그러면서도 아직 비몽사몽한 나 대신 문을 열어주는 태는 퍽 다정하다. 이런걸 츤데레라고 하던가. 내가 먼저 학원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사이 오세훈은 금세 학원문을 잠구고 셔터까지 내렸다. 원생에게 문단속을 맡기는 학원이라니. 나랑 오세훈이 학원 금고를 탈고 야반도주를 할 일은 없지만 암만 생각해도 이건 좀 웃긴일이었다.
"야, 우리 오늘 진도 어디까지 나갔어?"
"8단원."
"미친..."
"구라야 멍청아. 6단원."
"뒤질래."
내가 식겁한 표정으로 멈춰서자 오세훈은 만족스러운듯 지혼자 하회탈 웃음으로 그런다. 컴컴한데도 하회탈처럼 휘어지는 얼굴 곡선은 다 보였다.
"원쌤이 너 내일 따로 보충하러 오래."
"진짜?"
"어."
"시발..."
나 내일은 야자 못뺀다고!!
그건 니사정이지.
내일 나랑 같이 보충가면 안돼?
니 보충인데 내가 왜 가.
제발.
그러게 누가 졸으래.
우리는 친구다.
/
오세훈이랑 처음 만났을 때? 사실, 기억은 잘 안난다. 솔직히 말하자면 잘이 아니라 아예 안난다. 너무 오래된 얘기라서도 그렇고 거의 매일을 붙어있다보니까 딱히 첫만남에 대한 큰 의의는 두고있을 필요를 느끼지 못한 탓에 그냥 자연스럽게 잊은 것 같다. 다만 확실한 건, 처음 만났을 땐 오세훈은 나보다 훨씬 작고 왜소했고 잘 울었다. 진짜로. 내가 조금만 찰싹 때려도 얼굴이 빨개져서는 오열을 했다. 오세훈은 아니라고 바득바득 우기기는 하지만 말할 때 마다 과민하게 반응하는 걸 봐서는 지도 그걸 기억하고 있는게 분명했다.
"쟤 아직 안깼어요?"
오세훈 많이 컸지. 중학교 2학년때까지만 해도 내가 걔보다 컸었는데.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까 오세훈은 나보다도 훌쩍 커서 거의 180센티미터에 다다르는 덩치가 되어있었다. 그게 고1때였나. 지금은 그보다도 훨씬 더 많이 컸을 거다. 짧아져서 새로 산 교복바지만 해도 내가 아는걸로만 벌써 3벌이 넘는다.
"아마 교복 다입고 졸고 있을걸?"
"나 안졸거든!!!"
가방 챙기고 있었그든!! 일부로 애처럼 심통맞은 목소리로 외치니 그새를 못참은 오세훈이 내 방문을 벌컥 열고 들어왔다.
"여자방도 막 들어오고, 오세훈 많이 컸네."
"지랄한다."
"엄마!!!! 오세훈이 나보고 지랄한대!!!!"
"그러니까 지랄말고 얼른 학교나 가!!"
내가 부른 엄마가 오세훈 엄마였나. 원래도 오세훈을 좋아하는 우리 엄마지만 이럴 때는 좀 씁쓸하다. 들었냐? 눈썹을 으쓱거리면서 승자의 얼굴을 하는 오세훈이 얄미워 일부로 발을 꾹 밟아줬다. 온 힘을 다해서 밟았던게 좀 아픈 모양이었는지 오세훈은 아, 하는 소리를 내면서 발등을 문질렀다.
"인과응보."
"존나 아파."
"자업자득."
"아..."
"자, 우리 이제 등교를 해볼까?"
꿀밤이라도 얻어맞을 새라 황급히 쪼르르 현관으로 가니 뒤에서 오세훈이 허, 하고 헛웃음소리를 내면서 천천히 걸어온다. 내가 5보를 걸어야 당도하는 거리를 길쭉길쭉한 다리로 3보만에 걸어온 오세훈은 손도 안대고 신발을 신고는 멀리 부엌에 있을 엄마한테 저가 아들인 마냥 인사를 했다. 다녀오겠습니다! 내가 또 어이가 없어져서 뻔뻔한 그 얼굴을 쳐다보니까 뭐, 하는 얼굴로 나를 내려다 본다. 하여간 별꼴이야. 내 표정을 읽은 오세훈이 또 눈이 휘어져라 웃는다. 난 일부로 보란듯이 휙 고개를 돌리고 현관문을 열었다.
/
아 시바, 또 졸았다. 분명히 1교시 시작종이 친게 5분전 같은데 일어나보니까 어느새 3교시의 막바지를 달리고 있었다. 미쳤지... 드문드문 쓰러진 몇몇 어린양들을 제외하고 모두들 노트필기에 한참이길래 주섬주섬 교과서 밑에 깔린 노트를 슬쩍 꺼냈다. 그런 내 모습을 모두 지켜본 내 옆의 도경수는 잠시 선생님의 눈치를 살피더니 2교시에 한 것으로 추정되는 노트필기를 슬쩍 내 옆으로 밀어 줬다.
"감사."
"작작 좀 자."
"이건 내 의지가 아니야..."
"그러시겠지."
말만 곱게 하면 정말 완벽한 짝꿍일텐데. 쟤도 참 어지간히 말 툭툭 던진다. 도경수는 생긴건 둉글둉글하게 생겨가지곤 하는 말마다 뼈가 있다. 어쨌든, 그래도 베푼 친절이 고마워서 나는 더 이상의 사족을 붙이지 않고 펜을 들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한다. 다들 남은 시간동안 자습하도록-."
도경수의 노트를 열심히 베끼고 있는 와중에 수업을 끝내는 소리가 들렸다. 5분 남겨주고선 자습하라 그러네. 무심한 도경수의 목소리도 들렸다. 내가 펜을 놀리다 말고 그 소리가 웃겨서 피식했더니 금세 도경수가 꼬투리를 잡아왔다.
"왜."
"그냥. 너 하는 소리가 웃겨서."
"별게 다 웃기네."
"변백현이랑 김종대 존나 잘잔다. 그치."
"너도 똑같아."
"...그래도 난 이렇게 일어나서 필기하잖아."
내 말이 가소로웠는지 도경수는 한쪽 입꼬리만 씩 올리면서 웃었다. 저 얼굴, 익숙하고 기분 나쁜게 꼭 내가 아는 누구랑 닮았는데.
"츳,"
그리고 모든 상황을 뒤에서 지켜본, 도경수가 닮은 내가 아는 누구는 혀를 차면서 손가락으로 내 뒷통수를 슬쩍 밀었다. 아 죽는다! 내가 앙칼지게 뒤돌아 오세훈을 째려보니 오세훈은 무표정한 얼굴로 혀만 빼꼼 내민다. 내 뒷통수를 미는 후방이나 노트 보여주면서 나를 비웃는 측방이나 불과 몇분전의 나도 그런 모습이었을 전방이나 여러모로 난리다. 스트레스!
/
수학문제는 못맞춰도 점심시간은 기가 막히게 맞추는 김종대는 4교시가 끝나기 딱 10분전에 일어나 뛰쳐나갈 태세에 돌입했다. 대다나다 김종대! 내가 엄지손가락까지 치켜세워주니까 김종대를 운동장의 잡초를 보듯 나를 휙 돌아보더니 다시 시계로 시선을 고정한 채 조용히 엿을 날렸다. 아직도 사경을 헤매는 변백현은 옆에서 부산스러운 김종대가 거슬리는지 그 와중에도 뒤척거리면서 인상을 찌푸렸다. 변백현이 고생이 많아. 나는 괜히 입을 한번 쩝, 다시고 주변을 살펴봤다. 옆의 도경수는 진작에 엎어져있었고, 원체 밥에 관심이 없는 오세훈은 언제 가져간건지 아까부터 뒤에서 계속 애꿎은 내 필통만 건들였다. 아주 지꺼지, 지꺼.
"니 필통은 어따 두고 내꺼만 건드냐."
"변백현이 베고 있는데."
"아하."
"야. 근데 이게 왜 너한테 있어."
"우웅?"
"뭐야, 쟤 왜저러냐."
"그니까."
오세훈한테 그랬는데 그 앞의 김종대가 더 난리다. 아까까지 엎드려서 눈감고 있던 도경수도 어느틈에 끼어들어서 맞장구를 쳤다.
"그러니까."
그리고 오세훈도. 시발...
"헐 야야 이제 종친다. 십, 구, 팔, 칠,"
"자명종대 나왔다."
"아닥. 오, 사, 삼, 이,"
"존나 시끄러..."
"일, 땡!!!!"
김종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마치는 종이 울린다. 변백현이 시끄럽다고 하거나 말거나 김종대는 오바 딱 1% 보태서 마하의 속도로 교실 밖을 뛰쳐나갔고, 그와 함께 교실의 반이 넘는 인구들도 순식간에 엄청난 굉음을 내며 사라졌다. 늘 보는 모습이지만 정말로 충격적인 광경이 아닐 수 없다. 도경수도 마찬가지인듯 매우 어이없다는 얼굴로 주위를 둘러보곤 이내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 졸려서 정신이 없는 변백현을 쿡쿡 찔렀다.
"야 우리도 가자."
"그래, 변백현 빨리 일어나. 김종대 밥 받기전에 앞에 끼자."
"진심 개졸리다...아."
도경수의 재촉에 우드득, 요란하게 목을 한바퀴 돌린 변백현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미 저만치 가서 문에 등을 기댄채로 서있는 오세훈이 나한테도 오라면서 뻐끔뻐끔 입모양으로 말했다. 가자. 나는 손으로 오케이 사인을 한번 날리고 재빨리 일어나 오세훈이 있는 쪽으로 뽀르르 쫓아갔다.
"오늘 뭐나온대?"
"콩자반."
"그리고?"
"고등어인가."
"대박. 나 밥 안먹을래..."
"그래놓고 받으면 다 먹을거면서."
"아니그든?"
"맞그든."
"따라하지마라!!"
무표정한 얼굴로 깝싹대는게 약올라서 머리로 팔을 쿵, 쳐줬더니만 오세훈이 또 하회탈처럼 웃으면서 지 손으로 내 머리를 헝크러뜨렸다.
"귀엽긴."
"아 하지마라."
귀엽기는 무슨, 개뿔이 귀엽다. 오세훈은 갑자기 새삼스럽게 안하던 간지러운 말을 하고 난리다. 아무리 내가 오세훈이랑 오래 붙어다니긴 했지만서도 가끔씩 오세훈이 아무렇지 않게 던지는 저따위 말들은 좀.
"대충 먹고 매점 가자. 초코우유 사줄게."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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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너 좋아하냐.. 시험공부하(는척)다 말고 갑자기 느낌이 와서..쿡 사실 이런거 한번 써.보.고.싶.었.달.까.요.^-^. 실제로는 여중 여고 테크 탄 덕택에 남사친따위 ~없다~ 글서 사실 이게 설레려고 쓴 빙의글인지 그냥 내가 빙으ㅣ를 한건지 잘 모르게씀니다;; 머..일단 오센이랑 이어지고 싶어서 오센으로 쓰긴했지만 맘바뀌면 김종대랑 사구릴지도 모름 사람일은 모르는거니까요... (먼산) 나도 날 몰라.....암튼 별거없는글 포인트 주고 읽어주셔서 감사해여...댓글이나 남기고 가셔서 소중한 포인트 돌려받으시기를... 정력 닿는대로 할 수 있다면 다음편도 이어보고 싶습니다 ㅎ..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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