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나락까지 끌어들입니다, 01
(부제 : 처음이야 ? [김태형] )
1학년이 끝나갈 무렵, 학교에는 소문이 퍼졌다.
아니라고도, 맞다고도 할 수 없는 소문이 퍼졌다. 처음에는 누군가 아니라고 말해주기를 바랬다.
하지만 이내 깨달은 것은, 헛된 것은 바라지 않아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쟤야?'
'어, 김탄소 말하는 거지?'
'응, 쟤 걔잖아 그 걸..'
그 말을 하는 사람을 하나하나 노려보는 것도 힘들었다.
관심을 가지지 않으려고 해도 가지게 되는 관심에, 결국 학교를 쉬었다.
그러나 소문은 이미 손쓸 수 없을 정도였다.
학교를 쉬면, 모텔에서 하룻밤을 보냈다는 소문이 돌았고,
잠시 화장실이라도 갔다 오면 남자와 빈 교실에 들어갔다는 소문이 돌았다.
아무렇지도 않은 일상은 더 이상 힘들었다.
-
"안녕!"
"어"
"이름이 뭐야?"
"..."
"김탄소? 탄소?"
"..."
"이름 이쁘다, 난 태형이야!"
다른 학교 아이가 자꾸 말을 걸어왔다. 여기 독서실인거 모르나?
내가 말없이 노려보자, 녀석은 알았다는 듯 입에 손가락을 대더니 다시 무언가를 열심히 쓰기 시작했다.
겨울방학을 맞아 독서실을 끊었는데, 왜 옆 자리가 저렇게 시끄러운 얘인건지.
덕분에 독서실의 모든 눈총은 내가 담당하게 됬다.
'탄소야, 왜 이렇게 우울해 보여?'
무시하자, 다시 화난 표정으로 어깨를 툭툭 쳐오는 녀석에 말 없이 아무것도 적지 않는 쪽지를 건네줬다.
기대에 찬 표정으로 야심차게 쪽지를 펴더니, 다시 눈꼬리를 올리며 짜증난 표정을 지어왔다.
'조용히 해'
입모양으로 말하자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무어라 말하려고 하는 김태형에
급히 고개를 돌리고 책에 정신을 집중했다.
'알았어, 말 안걸게!
대신 점심 같이 먹어!!'
옆에서 날아오는 황당한 쪽지에 어쩔 수 없이
'ㅇㅋ'
를 써 넣고 집어 던지자, 옆자리에서 녀석이 활짝 웃는 게 보인다.
뭔가 귀여운 것 같기도 하고.
--
"탄소야!!"
아, 쟤 있었지.
정신을 팔고서 그냥 집에 갈 뻔 했는데 날 부르는 녀석에 마지못해 그곳으로 터덜터덜 걸어갔다.
"난 태형이야, 태형이!"
"알아"
"어!!어떻게?"
"니가 말 했어"
"아..그래?"
하며 배시시 웃는 녀석에 따라 웃을 뻔 했다.
"오늘만 같이 먹는 거야, 알았지?"
"음..그건 생각 좀 해 보고!"
"싫어, 나 간다 안녕"
"아아! 미안미안, 탄소야, 같이 먹자!"
자리에 앉아서 깨작깨작 오므라이스를 먹자, 김태형이 다시 말을 이어온다.
"너, 방탄고 1학년이지?"
"어..? 어"
"난 옆에! 아미고 1학년이야!"
"어쩌라고"
"친하게 지내자 우리, 너 되게 이쁘게 생긴거 알아?"
"고마워"
"허...정말 분위기를 싸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구나?"
"고맙네"
무뚝뚝하게 밥을 먹고 일어날 채비를 하자, 김태형이 재빠르게 내 휴대폰을 가져가더니,
말릴 틈도 없이 자기 번호를 찍고 전화를 걸어 버린다.
"어?"
"왜"
"왜 폰에 전화번호가 하나도 없어, 새로 샀어"
'연락할 사람이 없으니까.'
속으로 말을 삼키고 고개를 끄덕이자, 김태형이 자기 번호를 저장해 놓은 뒤에,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해"
라고 하고는 뒤돌아서 뛰어가기 시작했다. 한번 넘어질 뻔하는 것도 잊지 말고.
그날 밤은 김태형한테서 오는 문자에 잠을 한 숨도 잘 수 없었다.
--
어느 날은 ,김태형이 이렇게 물어 올 때도 있었다.
"탄소야"
"응"
"너는, 이런거 처음이야?"
"어?"
"남자랑 이렇게 있는 거"
"..아니"
"그럼? 누구?"
"있어, 그런 얘가"
"말해줘"
내가 고래를 절레절레 젓자, 김태형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기회 되면 말해줄게. 내가 웃으며 말했다.
--
시간이 가도, 김태형은 계속 나를 따라다녔다.
가끔은 고마울 때도, 귀찮을 때도 있었지만 오히려 그 녀석이 없는 날이면 눈으로 찾고 있게 됬다.
"어?"
"아, 김탄소"
"호석아!"
그러던 어느 날, 독서실에 정호석이 나타났다.
"어..어"
"공부하러 온 거야?"
눈에 띄게 밝아진 내 모습에 김태형은 놀란 듯 했고, 정호석은 여전히 싸늘한 반응이었다.
"어. 문자할게"
정호석은 책을 몇 권 뒤지더니 자리에 앉아 핸드폰을 꺼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내 폰에 진동이 울렸다.
폰을 여는 내내, 내 입가에서는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다.
[아는 척 하지 마 - 010********]
[쟤는 누구야? - 010********]
저장도 안 되어 있지만, 너무 익숙한 번호였다.
이미 물리도록 누르고 외워서, 지워지지도 않는 번호.
[응! 알았어]
[몰라, 아미고 1학년이라는데?]
답장을 이렇게 쓸까, 저렇게 쓸까. 고민하다가 전송 버튼을 누르자.
정호석이 문자를 확인하고는 폰을 내려놓는 게 보인다.
[맞다 호석아!]
[왜 - 010********]
[있잖아. 우리]
[옛날로 돌아가면 안될까..?]
조심스럽게 썼다가 문자를 지웠다.
아무래도, 지금은 너무 이른 것 같으니까.
---
꺄!!! 드디어 왔습니다!!허허
여러분의 댓글이 얼마나 힘이 되던지!! 껄껄
사실 다른 편을 하나 썼다가 지웠어요!
여주랑 호석이, 태형이 관계 부터 설명해야 할것 같아서.. 홍홍홍
암호닉도 이제 받으려고 해요!!
새로 게시글 만들어 올테니까 많이 신청해주세요!! :)
사랑합니다 (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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