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
1. 눈앞에 없는 것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
2. 사상(寫像)이나 감각의 착오로 사실이 아닌 것이 사실로 보이는 환각 현상.
-출처 : 네이버 어학사전-
왜 이제와, 얼마나 기다렸는지 알아?
순간 내 눈을 의심 할 수 밖에 없었다. 진정 내 눈 앞에 있는 녀석이 내가 그렇게 애타게 찾아다니던, 목이 빠져라 기다리던 녀석이 맞는가- 하는 생각이 머리 속을 헝크러트리었다. 연락을 하면 매번 무시하며 잠수만 타더니, 이렇게 소리 소문 없이 갑자기 나타나다니. 팔을 들어 눈을 비비고 다시 보아도 멀쩡히 내 눈 앞에 있는 녀석. 점심을 먹고 매일 같이 오는 녀석과 살다 시피 지내던 음악실. 복도를 걸어 올때 부터 귀에 낯익은 선율이 들려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들어왔는데. 정말 놀랐다.
“ 뭐 그리 벙쪄있냐- ”
“ 너... 대체 어디 있었던 거야! ”
“ 에에- 그것보다, 넌 잘 지냈어? 혹시 나 보고 싶어 미친건 아니지? ”
“ 장난치지말고! 어디서 뭐하고 있었냐고! ”
“ 소리지르지 말고. 너, 왜 이렇게 살이 빠졌냐? 밥은 먹고 사는거야? ”
“ 너! 왜 자꾸 내 말에 대답 안 해! 나랑 장난해? ”
“ 어이쿠- 무서워라. 자자 일단 진정하고 앉아. ”
뭐가 그리 좋은지 싱글 벙글 웃으며 제게 오라 손 짓하는 녀석. 눈물이 날거 같은 것을 꾹 참고 녀석에게 가까이 갔다. 내 물음에 대답은 커녕 답을 하지 않으려 이리 저리 피한다. 대답을 하나도 듣지 못해 짜증이나 인상을 찡그리니 개구지게 웃으며 제 옆자를 툭툭치며 앉으라 말한다. 고개를 가로 저었다. 왜? 하는 듯의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녀석. 너 왔다고 애들 불러오게. 녀석을 뒤로 하고 나가려 돌았는데 녀석이 내 손목을 붙잡아 그대로 멈춰섰다. 고개만 돌려서 녀석을 보니 그저 씨익 웃으며 아무 말 않는 녀석. 왜, 권이랑 애들 봐야지. 아니 난 너랑 둘이 있고 싶어. 미쳤나 이게... 하지만 뭐 그것도 나쁘지 않으니. 나가려던 몸을 돌리어 녀석의 옆에 앉았다. 뭔가 씁쓸한 기분이 들긴하지만.. 뭐, 이 녀석이 이런 말을 언제 또 하겠나 싶기도 하고. 녀석에게 뭐하고 지내다 이제야 나타냤냐, 무슨 일 있었던거냐, 대체 무슨 일이냐, 어디 아픈거냐- 라는 등의 질문을 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커녕 말대꾸하나 하지 않고 멀뚱히 나를 바라보는 녀석. 이 새끼가 미쳤나..
“ 야 우지호! 종친다! 가자! ”
“ 어? 권이랑 재효 오나보다! 경아, 권이랑 재효랑 같이 반에 가자. ”
“ ... ”
“ 야 우죠- 넌 여기서 혼자 뭐하냐? ”
“ 혼자라니? 여기 경이 있자.. 어? ”
“ 자가다 봉창 두드리고 있다.. 경이.. 죽었잖아. 너도 알면서 왜 그러냐- 장례식장도 같이 갔었으면서. ”
“ 뭐? 경이가 뭐? ㅈ... 죽었다고? 말도 안돼.. 아까까지만 해도 나랑 얘기하고 있었다고! ”
지호야, 미안.. 이젠 난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니깐, 없는 사람이니깐 잊고 그렇게 살아. 나 같은 건.. 이제 지워. 지워야 되.
유권과 재효가 지호를 찾으러 음악실로 왔고, 지호는 경이 왔다며 싱글 벙글 웃으며 그가 있던 곳을 가르켰지만 그 곳엔 아무도 없고 덩그러니 놓여있는 파일 뿐이였다. 귓가에 울리는 경이의 목소리에 음악실을 빙그르 돌던 지호는 피아노 의자 위에 놓은 파일을 집어 올렸다. ‘ 박경 작사/작곡 파일 ’ 파일 표지에 매직으로 적힌 글. 파일을 여니 수두룩히 쌓인 A4용지들에는 까만 글자들이 빼곡하다. 파일을 훑어보던 지호는 다리에 힘이 풀려 그 자리에 주저 앉고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며 흐느끼기 시작한다. 아까 참아오던 눈물까지 합쳐져 한 층 더 많은 눈물들이 나오는 듯하다.
[ 우지호, 니가 이걸 본다면 어떤 반응이 나올까, 아 졸라 궁금하다ㅋㅋㅋㅋ 꼭 내 앞에서 읽어서 내가 니 반응을 똑똑히 이 박경님의 두 눈으로 지켜보겠어! ㅋㅋㅋㅋㅋ 음... 자 침착해지고, 난 시크한 박경이니까ㅋ 네가 이걸 본다면 너는 물론이고 나까지 오글거릴게 분명하다... 지호야, 많이, 정말 많이 사랑해...♥ ]
-정말 이러고도 후회 없겠어?
-응 아마? 지호, 본 것만도 어디야.. 그 때 지호 말고 다른 사람이 들어왔었더라면 난 지호 못 봤을거 아냐.. 그걸로 만족해
-참 너도... 불쌍하다. 이만 올라가야지, 시간 다 됬다.
우지호, 지금쯤 네가 내 파일을 보았겠지? 아 그럼 마지막 장에 써 둔 내 낙서도 보았겠네. 흠, 이거 좀 쑥쓰러운데? 괜히 그딴 걸 써가지고... 지호야, 나 같은건 이제 잊고, 행복하게 잘 살아. 그럼 되는거야- 그럼 난 됬다.. 너가 행복하면 되는거야.
| 아잌아잌 |
무리수였습니닼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제가 많이 죄송해요ㅋㅋㅋㅋ
네, 저는 짜게 식어가겠습니다..........
필명 바껏어요'-'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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