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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판에 글을 써내려가는 선생님이 보이고 창가엔 햇빛이 비치는 조용하고 나른한 오후였다. 점심시간후라 배를 채우고 따뜻한 햇빛이 비춰서일까 수업을 듣는 아이들의 수가 열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였다. 주위를 둘러보려고 고개를 돌린순간 너와 눈이 마주쳤다. 가만히 날 쳐다보던 너. 그 모습에 부담스러워 먼저 고개를 돌려버리고 말았다.   

그 때 부터였을까.   

   

   

   

   

"야,○○○!" 멀리서 누가 날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잘은 보이지않지만 새까만 사람이 내 쪽으로 뛰어오고있었다. 안봐도 뻔하지.   

차학연. 내 오랜친구, 흔히들 말하는 내 불알친구였다. 그가 내쪽으로 급히 뛰어오더니 나에게 2000원을 건네며 "알지? 내 뚱바 사오고 남은 돈은 니 용돈해!" 라고 말하고는 축구 골대 쪽으로 다시 뛰어갔다. 저 개ㅅ... 욕이 나올뻔한걸 참고는 차학연이 말한 바나나우유를 사러 매점쪽으로 걸어갔다. "듣던대로 많이 친한가보네." 내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누구의 목소리인지는 모르지만 그렇다고 한번도 들어보지못한 목소리는 아니였다. 목소리의 주인을 보기위해 천천히 뒤로 돌아보니, 그가 서있었다. 그는 아무말없는 나를 빤히 쳐다보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차학연이랑 어릴적부터 친했다며?" 나에게 다시 말을 건 그를 쳐다보며 살짝 고개를 끄덕이곤 발걸음을 돌려 다시 매점으로 향했다. 뒤를 돌아보니 그는 아직 그 자리에 서있었다.   

   

   

   

   

차학연과 나는 야자를 하지 않기때문에 항상 같이 집에간다. 오늘도 어김없이 차학연네 반으로 가는중에 복도에서 또 다시 그와 마주쳤다. 하지만 이번에 그는 친구들과 함께 있었다. 그래서일까 그는 나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그저 날 지나쳐가기만 할 뿐이였다. 뒤를돌아 친구들과 함께 교실로가는 그를 쳐다보았다. 그런데 그와 눈이 마주쳤다. 그는 교실로 들어가지않고 나를보더니 입을 벙긋거렸다.   

'잘 가.' 그의 입이 그렇게 말하였다.   

  

  

집으로 가는길에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왜 이홍빈이 나에게 말울 거는건지 같은 반이어도 아예 모르는 사이나 마찬가지였는데. "야 너 내말 듣고있냐?" "……." "야,○○○!" "아 깜짝이야 놀랐잖아!" "무슨 생각을 하길래 내가 말하는 것도 몰라." 이홍빈에 대해 생각하느라 차학연이 옆에 있다는걸 잠시 까먹고 있었다. "아,미안." "아무튼,난 간다." "어,잘가라." 어느 새 집앞에 도착해있었다. 이홍빈 하나때문에 차학연이 옆에 있었는지도, 집에 도착했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정신차리자 ○○○. 더이상 이홍빈 생각은 하지않기로 다짐하며 집으로 들어섰다.   

이홍빈 생각하지 않기. 나의 그 다짐은 정확히 집에 들어온지 1시간 40분만에 무너져버렸다. '뭐해?' 그에게서 카톡이왔기 때문이다. 내 번호는 어떻게 알았을까. '내 번호 어떻게 알았어?' '차학연한테 물어봤어.' 채 1분도 안돼 답장이 왔다. 연이어 '밥은 먹었어?'라고 또 보내왔다. 답장을 보냈다가 계속 메세지를 주고받게 된다면 그 것은 나에게 참으로 귀찮은 일이 되기에 답장을 하지않고 그냥 휴대폰을 꺼버렸다.  

  

  

  

다음 날, 교실에 들어왔을땐 아무도 없었다. 자리로 가서 문제집을 꺼내놓고 앉았을 때 그제서야 누군가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근데 왜 하필 그 누군가가 너일까. 그는 아니,이홍빈은 자신의 자리로 가는 듯 하더니 방향을 틀어 내 앞으로 다가왔다. "왜 내 카톡 씹었어?" 그가 인사대신 꺼낸 말이 었다. 할말이 없었다. 사실대로 말하기는 그렇고, "공부하느라 바빴어." 결국 내 입에서 나온 말은 사실이 아니라 거짓이었다. 그는 내 대답에 웃으며 말하였다. "그랬어? 난 또 나 피하는 줄 알고." 만약 내가 사실대로 말했다면 이홍빈은 웃었을까. "그럼 공부 열심히 해." 그가 내 머리를 헝클어트리며 말했다. 그리고는 가방만 내려놓은 채 교실밖으로 나갔다.  

  

2교시는 체육이었다. 그것도 차학연네 반과 같이하는 끔찍한 체육. 차학연 그 또X이같은 놈이 자기 반 체육인데 자기 체육복없다고 내 체육복을 강제로 가져가는 바람에 나는 지금 조회대 앞 이 추운데서 벌을 서고있다. 차학연 체육 끝나기만해봐. 내가 가만안둘거야. 속으로 차학연을 씹으며 조회대앞에 쭈그리고 앉아있는데 멀리서 이제는 익숙한 형체가 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여기서 뭐해?" 쭈그리고 앉아있는 날 발견한 이홍빈이 나를 향해 물었다. "…체육복이 없어서, 그러는 너는?" "보건실 갔다왔어." 어쩐지 1교시 때 이홍빈이 보이지 않는다했다. 물론 그를 찾은건 아니지만. "춥겠다." 하며 그가 자신이 입고 있던 자켓을 벗어 나에게 덮어주었다. 그리고는 나처럼 쭈그려앉아 내 눈을 쳐다보며 말했다. "초콜릿 줄까?" 주머니에서 초콜릿을 꺼내 내 입속으로 넣어주며 이홍빈이 웃었다. 초콜릿이 달았다. 그리도 그의 미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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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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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ㅎㅓㄹ달달......홍비나........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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