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성]길을 잃은 소년
W.한풀
티 없이 맑고 한없이 순수한 소년이 있었다. 그 소년은 모험을 좋아했고 책을 좋아했다. 소년은 큰 호기심 탓인지 짧은 모험을 자주 떠나곤 했다. 고작 동네 공터에 둘러앉아 딱지치기나 하는 아이들과는 다르게 말이다. 그리고 소년의 호기심은 엄청나서 책에 있던 마법의 숲을 찾아 떠났다, 길을 잃어 하루 반나절 만에 길을 찾아온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년은 길을 완전히 잃었고 돌아오지 않았다.
* * *
이번에는 완전히 길을 잃어버렸다. 책에서 봤던 숲을 지키는 요정을 찾기 위해 숲에 들어왔을 뿐이었는데 내가 지금 도착한 곳 은 생판 처음 보는 길이었다. 한참을 걸었을까 나는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누군가 계속 따라오는 것만 같았다. 안 그래도 요즘 돈벌이를 위해 짐승들을 마음대로 총으로 쏴 죽여 시장에 갖다 팔아버린다는 소문이 마을에 쫙 퍼져 있던 데에다가 사냥꾼이 사람을 동물로 착각하고 총으로 쏴버렸다는 말을 들은 적도 있기에 난 안심할 수 없었다. 난 조금 더 걸음을 빨리했고 빨리하면 할수록 나에게 더 가까이 다가오는 듯했다. 그 순간 뭔지 모를 기척이 나를 덮치려 하자 난 나도 모르게 걸음을 멈춰버렸다. 그 순간 날 따르던 발소리도 멈추고 인기척도 사라져 버렸다. 그 순간 들리는 소리는 나무에 바람이 스쳐 웅웅- 거리는 소리와 바닥을 스치는 나뭇잎 소리뿐이었다.
난 더욱더 발걸음을 재촉했다. 하지만 마음만 급했지 정작 빨라지진 못하고 잔걸음만 반복할 뿐이었다. 그런데 그 순간 나무뿌리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아…. 피난다…."
무릎이 까지는 바람에 피가 조금씩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지금 딱히 치료할 상황도 아니고 응급처치라 할 것도 없기에 그냥 바지를 털고 일어나 발걸음을 내 디뎠다. 그 순간 앞으로 고꾸라짐과 동시에 발목부터 무릎까지 찌르르- 하는 전율이 느껴졌다.
"이제 어쩌지…."
바지를 걷어 확인해 본 발목은 파랗게 부어있었다.
"하필이면 오늘 길을 잃어서 이게 뭐야…."
길을 잃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지만, 오늘따라 내가 더 미웠다. 그래도 집에는 가야 했기에 다시 한번 힘을 내어 막 나서려는 참이었다. 그런데 그때 목부근에서 소름 끼치리만큼 시린 쇳덩어리가 느껴졌다. 그와 동시에 난 아픈 것도 잊고는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었다.
"누...누구세요...?"
"넌 누군데 마음대로 남의 숲에 함부로 들어와 있는 건데?"
"이 숲에 무슨 주인이 있다고! 칼은 좀 내려놓고 말하시지요"
뒤에서 비웃음이 섞인 웃음이 작게 들려왔다. 그리고는 그 시린 쇳덩어리의 느낌이 사라졌고 놀라 삐죽 선 것만 같던 머리도 가라앉은 기분이었다. 그리고 나는 무서웠지만 최대한 감정을 들어내지 않은 체 뒤를 돌았다.
"어..?!"
그때 내가 뒤돌아 본 그의 얼굴은 나와 나이가 비슷해 보이는 내 또래쯤으로 보이는 소년이였다.
너무 짧아서 읽어주신분들에게 너무 죄송하네요ㅠㅠ
연재는 반응보구 올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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