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tal 은 판타지와 러브라인을 잘 흔들어서 섞은 팬픽입니다.
[야동] Fatal (치명적인) 펄럭이는 검은 코트의 키가 큰 사내가 보인다. 새까만 흑발이 찰랑거린다. 하얗고 곧게 뻗은 손가락에는 여러 개의 반지가 끼워져 반짝인다. 혼잡한 거리 중앙에 떡하니 서있는 사내가 보이지 않는다는 듯 바쁘게 지나가는 사람들도 있다. 그 사내의 정체는 알 수 없다. 그리고 알 수 없는 말을 뱉는다. ***************************************** "맛있네" "너구나, 이 기운은" "...." "...." 성열의 눈 앞이 붉어진다. 동우가 지금 품고있는 惡의 마음 때문이니라. "너의 투명한 영혼이 붉어진다. 붉은 색으로 물들어 간다. 그런 생각은 하지마" 눈을 꾹 감고 알 수 없는 말만 지껄이고 있는 성열을 본다. 그리고는 눈을 반짝 뜨더니, 내가 골라둔 영혼인데 그렇게 더럽힐 수는 없지 하고 뒤돌아 가버린다. 동우는 그를 따라갈려다 밑에 아무렇게 널부러져 있는 도시락을 챙겼다. "아..." 처음보는 사람이었다. 학교 교복을 입고있긴 했지만, 한번도 본 적 없는 그런 얼굴. 단지 알고 있는 것은 그의 왼쪽 가슴 위에 단정하게 박혀있는 '이성열' 이라는 이름 뿐이다. "...." 동우의 간절한 신음이 들렸지만 호원은 그저 묵묵히 동우를 구타할 뿐이다. 둔탁한 소리가 이어지고, 동우는 곧이어 정신을 잃는다. 쓰러진 동우를 보고 호원은 말없이 창고를 빠져나간다. 성열은 창고를 빠져나가는 호원의 뒷모습을 보고 목을 긁적였다. 생각보다 심각한 영혼이로다. 눈을 힘겹게 떠 앞에 보이는 천장을 바라봤다. 하얗기만 할뿐, 별다른 무늬없이 심심한 벽지라고 생각했다. 이불을 걷고 일어나서 주위를 둘러봤다. 분명 호원에게 구타를 당하고 있었다. 그리고 정신을 잃은 것 같은데, 집까지 어떻게 온건가 하고 생각하던 중 화장실에서 나오는 성열을 본다. "깼어?" "...집까지 데려다준거야?" "그래, 어찌나 무겁든지 힘들어 죽는줄 알았다" '영혼 수집가' 라는 것이 말이나 되는 소리긴 한건가. 성열은 동우의 생각을 보고는 피식- 웃었다. "그렇다는 건" "...." 성열은 천천히 일어나 동우가 기대있는 벽을 손으로 짚었다. 성열이 무엇을 하는가 싶어 동우는 뚫어져라 쳐다보기만 했다. 이내 성열의 손이 벽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동우는 괴상한 소리와 함께 넘어졌고, 성열은 손을 흔들며 안으로 들어간다. 방금 자신의 눈 앞에서 일어난 일을 믿을 수 없었다. 분명 환상도 아니었기에 더더욱 믿을 수 없었다. 성열은 사람이 아니다. "여긴 왜 왔어" 순진하기 짝이 없는 얼굴로 성규에게 말을 걸었다. 성규는 그런 성열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어째서 과거의 일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것인가. 성규가 눈을 떠 성열을 봤다. 꽤나 헬쓱해진 얼굴이었다. 그래, 니 나름대로 너도 힘들었겠지. 그 때의 일을 잊는다면 넌 악마와 마찬가지니까. "여기 있는거 보니까 좋은 영혼이라도 찾은 모양이네" "응! 생긴건 진짜 별론데, 오랜만에 보는 투명하고 순수한 영혼이었어. 빨리 내 손으로 만져보고싶다" "근데 그 영혼 옆에 검은 영혼이 하나있어. 내 영혼을 검게 물들이려 하고있어" 검은 영혼? 성열의 말을 듣고 있던 성규가 몸을 바로 세우더니 입맛을 다셨다. 지상에 와서 처음으로 잡는 영혼이었기에 기대에 찼다. 밝아지는 성규의 얼굴을 보던 성열은 피식- 웃었다. 그럼 가보자. 하는 성열의 말에 성규는 고개를 끄덕였다. 딸랑- 하는 종소리가 들리더니 골목길에 있던 사내 둘이 사라졌다. "쟤야. 이름은 장동우" "...되게 뚱뚱하네. 걸어다닐 수나 있을런지" "내가 왜 이러는지를 알고있어?" "....." 01
written by.신꽁
"찾았다"
동우는 학교에서 섞일 수 없는 존재였다. 겉도는 학생 중 한명이었고, 늘 혼자 였다. 점심시간에는 교실에서 혼자 먹는 자신이 초라해 학교 뒷뜰에서 먹곤 했다. 아무도 없는데서 혼자 먹는것이 차라리 낫다고 늘 자기합리화하곤 했다.
오늘도 역시 도시락을 가지고 터덜터덜 뒷뜰로 걸어갔다. 뒷뜰에 도착해 누구 없나 두리번두리번- 하더니 신문지를 아무렇게나 펼쳐놓고 털썩 앉는다. 성급한 마음에 도시락을 열었다. 꽉 차 있을거라 생각했던 도시락은 동우의 생각과는 다르게 텅 비어있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잠시 생각을 하고있는데 뒤에서 무언가를 씹는소리가 들린다.
"....."
새까만 흑발에 얼굴이 새하얀 남학생이었다. 동우의 도시락을 먹은게 분명 그 일테지. 동우는 힘겹게 일어났다. 살이 출렁거리고, 몸이 무겁다. 성열은 마지막 남은 계란말이를 입에 쏙- 집어넣고는 빠르게 동우 앞으로 다가갔다.
동우보다 키가 큰 성열은 허리를 약간 숙여 동우의 눈을 쳐다봤다. 동우 역시 피하지아니하고 성열의 눈을 바라봤고 그렇게 있은지 2분이 지났다.
"생각보다 생긴 게..."
성열은 의외라는 듯 동우의 생김새에 대한 말끝을 흐렸다. 동우는 성열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고 있다. 속이 다 보이는 영혼이네. 라고 생각한 성열은 다시한번 동우에게 입을 열었다.
"갖고 싶다"
제 또래로 보이는 남학생이 자신의 도시락을 훔쳐먹고,앞에 와서 당당하게 이상한 말을 늘어놓는다. 성열은 멍하니 있는 동우의 눈 앞에 손을 흔들흔들- 뭐야, 벙어리야? 이렇게 생겨서 말도 못하는거야?
"너 누구야"
"말은 할 줄 아네"
"무슨 말이야"
고개를 들어 그가 간 곳을 쳐다봤지만 그는 없었다.
"장동우 나와"
올것이 왔구나- 싶은 동우는 그대로 일어나 호원을 따라갔다. 창가에 기대어 있던 성열 역시 따라나간다. 그러나 교실의 학생들은 성열을 보지못한 듯 하다. 그들을 따라가 도착한 곳은 아무도 쓰지않는 듯한 창고였다. 휘이- 하고 성열이 입술을 모아 휘파람을 불었다.
이런 곳에서 무엇을 할려고 그러는거지? 호기심으로 차있던 성열의 표정이 금세 굳혀진다. 호원을 바라봤다. 눈 앞이 붉다못해 검다. 惡에 찌들어버린 영혼이다. 분리수거 또한 할 수 없는 그런 영혼.. 어지럽다. 저런 영혼을 본건 60년만 인듯 싶다. 60년전의 그 영혼은 아마 평생 잊지못할 것이다. 그 영혼은 내가 사랑했던 영혼이었고 내가 검게 물들인 영혼일테니까.
"....호원아,윽,"
"...."
동우의 정적에 성열은 금새 손을 휘휘- 저으며, 사실은 내 힘으로 업고 온게 아니라서 안 무거웠어. 하고 낄낄 웃는다. 동우는 멍한 눈으로 성열을 바라본다. 성열을 쳐다보고 있는 것인지 아닌지 구별 할 수 없다. 동우의 영혼이 노랗게 물들어있다.
아이참- 쓸데없는 생각 하지말라고 한게 언젠데 벌써 색깔이 변하고 있잖아. 성열이 동우를 향해 말했다. 저번부터 그게 무슨 말이야? 동우의 질문에 성열은 동우 옆에 자리잡고 앉았다. 어느샌가 부터 성열의 옷은 변해있었다. 아까까지만 해도 교복이었는데.. 알 수 없는 사람이다.
"넌 순수하고,맑은 영혼을 가지고 있다"
"...."
"난 그런 영혼을 모으고 다니는 'soul collector' 라고 보면 되는거지"
"내가 사람이 아니라는 것과 동일하지"
내 앞에 환하게 웃고있는 남자가, 사람이 아니다. 사람이 아니면 무엇이지? 이 남자의 정체는 사람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성열은 동우와 헤어지고 난 뒤, 이 도시 어딘가를 헤매고 있을 성규를 만나러 갔다. 복잡한 것을 싫어하는 그가 늘 있는 곳은 번화가 건물 사이 골목길이었다. 쓰레기가 나뒹굴고, 가끔 惡의 영혼들이 설치는 그런 곳에 있곤 했다.
성규는 건물에 몸을 기대어 눈을 감고있었다. 뚜벅뚜벅- 걸어오는 성열의 소리를 들은 것인지 눈을 그대로 감고, 입만 달싹였다.
"형 만나러 왔지-"
"...."
"쉿쉿- 듣겠다. 쟤 나 보인단 말이야"
"너를 볼 정도로 순수한 영혼이란 말이야?"
등교를 하는 동우의 뒤에서 성규와 성열이 속닥였다. 주변에 사람이 없는 터라 조용한 가운데 그 소리를 들은 동우다. 성열의 옆에 있는 사람은 또 어디서 데리고 온것인지 알 수 없었고, 알고 싶지도 않았다. 알면 안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에 끝까지 고개를 돌리지않고 곧장 학교로 걸어갔다.
오늘도 역시 벌컥 뒷문을 열고 들어오는 호원의 등장에 성규는 입술을 모아 오- 하고 감탄을 뱉었다. 오랜만이네, 저런 영혼. 눈을 휘게 접고는 성열과 함께 그들을 따라나갔다. 그리고 역시 따라나간 그들을 본 학생들은 아무도 없다.
"장동우"
"...컥.."
뚱뚱하고 못생긴게 날 좋아해서. 헛웃음이 터져나왔다. 시작은 갖잖은 이유였다. 그리고 늘 끝은 이런 나의 죄라 생각하고 끝이났다. 죽고싶다는 생각을 끝없이 해봤지만, 신은 날 도와주지 않았다. 이 지옥같은 세상에 태어난 나에게 해준 것은 다른 사람들의 옳지못한 시선과 말이었다. 그래도 나 자신은 나를 사랑해야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생각도 얼마가지않아 나를 벼락끝으로 밀어넣었다.
그럴수록 나는 더더욱 몸이 부풀었고, 사람들의 시선은 냉정해졌다. 그건 내가 사랑하는 그 역시 마찬가지였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당당해지고 싶었다. 그의 눈에 내가 잠깐이라도 담기면 좋다. 아니, 아예 담기지 않아도 괜찮다. 단지 남들과 똑같은 시선을 받고싶었을 뿐이었다.
현재 인피니트 팬페이지 'AMAZINGGRAM' 에서 연재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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