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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뭐뭐가정부 전체글ll조회 803
그냥 아주 예엣날에 써둔건데 

딱히 연재할만한 내용도 아닌 것 같아서여 ㅎ.ㅎ 

 

 

 

 

 

 

 

 

 

 

 

 

 

제일 처음부터 이 이야기를 시작할까 한다. 

 

 

우리 엄마는 화류계여성이었다. 매음굴에서 몸파는 그저 그런 창녀는 아니었다. 강남의 화려한 요정에서 돈을 많이 받는 아가씨였다. 내가 어떻게 태어났는지는 나도 아직 잘 모르지만 어쨌든 엄마는 임신해서 쫓겨났지만 나를 낳고도 몸매가 좋고, 얼굴도 예쁘고, 찾는 아저씨들이 많아 내가 젖을 떼자마자 다시 일을 시작했다. 이 얘기는 저번에 엄마를 집까지 자기 차에 태워준 요정 사장님이 술김에 해준 얘기다. 대리운전 기사를 앞에 앉힌채로 엄마를 받으러 나온 15살의 나에게 엄마의 이야기를 까발려주었다. 나는 그 때는그게 무슨말인지 몰랐다. 그냥 엄마는 항상 밤에 나가서 일을 하고, 돈을 많이 번다는 것 정도.  

 

집에 돈이 많아서 중학교때까지는 나를 따르던 동네 아이들도 여럿 있었다. 그러다 한 두살씩 나이가 들면서 다들 우리 엄마가 무슨 일을 하는지 차차 알게되었다. 나도 마찬가지고. 그런데 애들이 우리 엄마를 `더럽다` 하고 말했을때 정말 깜짝 놀랐다. 왜? 그게 왜 더러운데? 엄마를 방어하고자 따지듯 물은게 아니었다. 정말 몰라서 물었다. 왜? 아이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말했다. 

 

이 남자 저 남자 몸 팔아서 돈버는 거잖아.  

 

더 큰 충격을 받았다. 나는 그때까지만 해도 매일 밤 다른 남자와 자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그게 더러운 거였어? 이해할 수 없었다. 열 일곱 나에게는 가치관의 폭파와 같았다. 누군가 내 머리에 다이너마이트를 설치하고는 비웃으며 터트리는 것 같았다. 그 뒤로는 다른 아이들이, 또 다른 사람들이 엄마를 보듯이 나도 엄마를 보게됐다.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같이 몰려다니던 애들이 서서히 나를 향해 조롱하는 시선을 보내고 모욕적인 말들로 나를 수치스럽게 만들 때, 낄낄대며 웃고 따돌릴 때, 애들이 너도 너네 엄마처럼 존나 창년같아, 응? 종인아 하고 말할 때, 나도 엄마를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엄마는 더러운 여자다, 하고. 

 

조금 더 나이가 드니 엄마가 부끄러웠다. 내가 나이 스물이 될때까지도 엄마는 요정에서 일했고, 가끔 돈 많은 아저씨들과 데이트를 즐겼으며 여전히 돈을 많이 받았다. 대학을 다니면서부터는 결국 엄마의 원조를 거부했다. 시간을 쪼개서 알바하면서 학교를 다녔다. 굉장히 모순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나는 엄마를 부끄러워하고 더럽다 생각하지만, 엄마를 굉장히 사랑한다. 지금도 엄마와의 관계는 여느 또래 남자애들에 비해 좋다. 

 

 

 

나는 군대를 면제 받았다. 고등학교때 애들한테 끌려다니며 얻어맞다 손가락이 부러지면서 신경도 끊어져서 지금도 오른쪽 새끼손가락은 움직이지 않는다. 그 때 흠씬 얻어맞았었는데, 엄마는 병원에 와서 나를 보고는 기함을 했다. 그리고 되게 많이 울었다. 그 뒤로는 그 애들이랑 어울려 다니지 않았던 것 같다. 그 전까지만 해도 애들이 나를 패거나 놀리거나 따돌려도 아예 혼자있기는 싫어 항상 걔네들을 따라다녔었다. 밤늦게까지 엄마가 돌아오지 않을 집에 가고싶지 않아서. 

 

 

 

나는 본디 나라는 사람에 대해 굉장이 많은 시간을 들여 고찰하는데, 어릴 적부터 많은 남자를 만나던 엄마를 보고 자란 나는 그런 엄마로부터, 또 엄마의 일련의 행위로부터 받은 영향이 결코 적지 않았던 것 같다. 나도 남자가 좋다. 어떤 메카니즘을 통해 내가 이렇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나는 남자가 좋다. 엄마가 때때로 어떤 아저씨와 연애에 빠져 사랑받고 선물도 받고 행복해보이는 모습을 나는 굉장히 부러워했었다. 엄마도 나를 사랑해주기는 했지만 엄마가 아저씨들로부터 받는 사랑을 나도 받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고등학교 다닐 적에는 다른 애들이 모두 그랬기 때문에 나도 자연스럽게 여자친구를 사귀었었다. 하지만 여자친구로부터 내가 원하는 방식의 애정을 받을 수는 없었다. 우리가 어려서 그랬기도 했지만, 어쨌든 내가 그녀에게 바라던 것은 일반적으로 내가 그녀에게 주어야 마땅했던 것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원하는 바가 상충해 여자친구와는 헤어졌다. 당연했다.  

 

그리고 나는 전부터 나를 제 수족처럼 부리고 데리고다니며 대장놀이하던 녀석을 내 여자친구보다 더 좋아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엄마를 생각해 그 애들을 피해다녔지만 그 애만은 계속 좋아했었다. 그냥 멀리서 쳐다보고 혼자 상상하고. 여자친구를 사귄다는 소식에 혼자 질투하고. 다른 애들이 와서 시비걸거나 말걸어도 무시했었지만 그 녀석이 와서 왜 저들을 피해다니냐고 따져물으면 마냥 무시할 수 없었다. 마땅한 답을 찾지 못해 끙끙대면 머리를 슥슥, 어깨를 툭툭. 그래도 인사정도는 해라. 지나가는 녀석의 등을 바라보자면 얼굴에 열이 올랐었다.  

 

그런데 너무 티가 났나보다. 그 애 주변의 애들이 날 보며 수근대기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않아 대놓고 욕설을 날리기 시작했다. 지나갈 때마다. 더럽다. 호모년. 지 애미 닮았네. 그런 말들. 그러다 끌려가서 얻어맞기 시작한거고, 그러다 손가락 부러진거고. 심지어는 그 뒤로 그 애는 나한테 말도 걸지 않고 인사도 하지않았고 전처럼 와서 어깨를 툭툭 두드리지도 않았다. 솔직히 나는 고등학교 시절 그 무리에게 끌려다니며 맞는 것은 괜찮았다. 참을만했고. 하지만 졸업하던 날 전까지는 나에게 아무말도 안걸던 그 애가 와서 다시 안만났으면 좋겠다고 한 마디 하는데 그게 그렇게 가슴이 찢어지는 얘기였다. 마치 '지금까지 너라는 역겨운 존재를 참아줬으니 더 이상 내 삶의 반경에 들어오지마!' 하고 선을 탁 그어버리는 것 같았다. 실제로 그랬겠지만. 

 

 

그리고 별다를 것 없이 시간이 지나갔다. 나는 대학을 가지 않았다. 가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남들처럼 대학나와서 취직하고 결혼하는 삶따위는 내가 바라는 바가 아니었다. 엄마는 얼마든지 그러라고 했다. 무관심이 아니었다. 엄마는 엄마가 번 돈으로 내가 즐기면서 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서도 계속 엄마와 살았다. 엄마는 내가 스물 두살이 된 해에 마담이 되었다. 엄마는 우스갯소리로 말했다. 거기도 군대야. 짬이 쌓이면 끕이 오르는거야. 나는 피식피식 웃었다. 

 

 

학교도 안다니고 군대도 안가고 일도 안하던 나는 3년만에 권태를 느꼈다. 조금 이상한 말이긴 하지만 말하자면 권태로운 삶의 권태. 그래서 시작한게 그 녀석 찾기였다. 내가 고등학생때 좋아했던. 그런데 너무 시시했다. 그냥 전화 한 통으로 바로 알아버렸다. 그 녀석과 같이 다니던 애중에 변백현이라고 그나마 나한테 적대감이 덜 한 애가 있었는데 졸업식에 사이좋게 번호를 나눠가졌다. 전화해서 별 시덥잖은 얘기를 해댔다. 변백현은 내가 군대를 면제받았다고 했더니 엄청 부러워하다가도 자신들이 부러트린 손가락 때문임을 알고는 그저 아아.. 하고 말을 아꼈다. 얘기하는 도중에 나는 은근히 물었다. 걔는, 뭐해, 요즘? 변백현은 막 웃으며 그 얘기 왜 안나오나 했다 하고 나를 놀렸다. 그러다가 쉽게 알려줬다. 

 

세훈이....요즘...제대했지....대학...전공이...어디냐면....번호....뭐 

..이러쿵...저러쿵... 그래 하면서 다 알려주었다. 번호는 받아적기는 했지만 먼저 전화를 건다던지 문자를 할 용기가 없었다.  

 

걔는 서울에 이름있는 학교에 체육특기생으로 갔다고 했다. 전역하고 올 3월에 복학했다고 했다. 변백현은 자기도 전역하고 한 번 봤다고 그랬다. 괜히 부러웠다. 

어..그러니까 세훈이를 보고싶어서 무작정 찾아갔다. 시간표도 모르고 어디서 무슨 수업을 듣는지도 모르지만 그냥 구경하고 싶었다. 걔가 있는 곳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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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ㅜㅜ꼭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 세종 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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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어 이거 되게 좋아요....뭔가 아련아련하고.... 세훈이가 종인이를 피하지 않을까 걱정되긴 하는데..다시 만났으면 좋겠네요ㅠㅠ 무작정 찾아간 거 보니까 많이 좋아했나 봐요 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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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하 앓다죽을세종 ㅠㅠㅠㅠ 뭔가 아련하네요... 다시 찾아갓는데 싸늘한 반응 받지 않을지 걱정되어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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