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どきどき ; 도키도키
 


 

 네번째 이야기. 


 


 


 


 


 


 


 


 


 


 


 

 


 


 


 


 

농구 경기가 시작되고, 공격을 시도해도 계속 실패하는 우리 오빠. 역시 정호석 진짜 못 한다. 우리 집안은 운동은 못 한다니까... 애써 DNA를 탓하며 정호석을 마구 비웃고 있는데, 그에 비해 2점슛, 3점슛, 레이업슛 차례로 다 성공하는 선배. 여자애들이 왜그렇게 열광하는지 알겠다... 진짜 멋있네. 정말. 역시 운동하는 남자는 최고야.
 


 

결국 짧은 연습 경기는 33:24로 윤기 선배가 속한 팀의 승리. 주위에서는 역시 민윤기라며 윤기 선배를 칭찬하는 목소리들이 들려왔다. 가만히 듣고있다 생각해보니 뭔가 뿌듯해 엄마미소를 지으며 선배를 보고있는데 파워에이드는 또 언제 건네줄거냐는 친구들의 말. 지금 선배 손에는 충분히 빵, 음료수, 우유등 많이 들려있는데... 그래도 샀으니 건네주자! 하고 선배 쪽을 향해서 걸어갔다. 


 


 


 

"아... 어..." 

"탄소? 왔네." 

"네... 이거 드세요." 

"고마워. 잘 마실게." 


 


 


 


 

 


 


 


 

"나는 파워에이드인거야?" 

"네? 네... 혹시 싫어하세요?" 

"아니. 난 다 잘 마셔. 오늘 야자 끝나고 데려다줄까?" 

"네?! 아... 아니요, 저 친구랑 밥... 먹기로 해서. 집 가서 카톡할게요." 

"그래 그럼. 잘가." 


 


 


 


 

거의 점쟁이... 돗자리 하나 펴세요. 오늘 내가 정국이랑 약속있는걸 어떻게 아시고 딱 데려다 주신다고 하시는건지. 순간 심장이 쪼그라들어 말을 더듬었더니 옅게 웃는 선배. 다 잘 마신다고 하는 것 조차 왜이렇게 설레는지... 그렇게 체육관을 떠나는 농구부 선배들의 뒷모습을 보는데도 내가 준 음료수만 마시고 나머지 것들을 우리 오빠나 다른 선배들에게 넘기는 모습이다. 


 


 

아. 저 선배 진짜 나 좋아하구나. 


 


 


 


 


 


 


 


 


 


 


 


 







 


 

 


 


 


 


 

"탄소야! 언제 끝나." 

"나 종례 끝나고 청소도 해야해서... 기다리는거 심심하니까 운동장이라도 가있어! 내가 금방하고 갈게." 

"그래 천천히 와. 기다릴게." 


 


 


 

종례가 일찍 끝난듯 우리반 뒷문 앞에 서서 날 기다리는 정국이. 정국이를 내려보내고 교무실 청소를 하려고 교무실 쪽으로 향하는데, 복도에 아무 말없이 혼자 서있는 배주현이 보였다. 쟤가 혼자 저렇게 서있는건 별로 보지 못 한것 같은데. 이제 나랑 상관없는 아이인데 괜히 기분이 이상해져 애써 모르는 척 청소도구를 들고 교무실로 바삐 향했다. 


 

오늘따라 내 청소가 마음에 안 드시는지 여기 청소해라, 저기 청소해라 지적하는 부장 선생님이 미웠다. 빨리 가고싶은데... 그렇게 혼자 열심히 청소하고 20분이 지났을까 그때서야 수고했다며 보내주는 선생님. 허리를 꾸벅 숙여 인사를 하고 운동장으로 향했다. 


 

그래도 여전히 네가 보고싶었다. 


 


 


 


 


 


 

 


 


 


 


 

운동장을 보는듯 가만히 앉아있는 너.
 


 


 


 

"어! 정국..." 


 


 

너를 부르려다 잠시 멈췄다. 오른쪽에는 한 여자아이가 있었다. 네 어깨에 기대. 


 


 


 

갈색 긴 웨이브 머리. 뒷통수조차 예쁜걸 보아하니 배주현이었다. 다가갈수도, 그렇다고 널 부를수도 없어 가만히 둘을 지켜보았다. 어떻게 할건데. 뭐라 말을 주고 받더니 배주현이 눈에 눈물을 그렁그렁 매달고 고개를 돌려 정국이를 쳐다봤다. 둘이 눈을 마주하니, 참았던 눈물을 터트리던 주현이. 어린아이처럼 엉엉 우는 모습이... 내 예전 모습과 겹쳐보였다. 내가 작년에 집 앞에서 울던 모습과 겹쳐보였다. 그런 배주현을 보더니 품 안에 안아주는 정국이. 나도 저 품에 안기고 싶었다.  


 

배주현처럼, 나도 저 품에 안기고 싶었다. 내가 안쓰러워서 안아주는 것이 아닌 사랑해서 안아주는 것. 


 

그 모습을 보아하니 저절로 눈에 눈물이 고였다. 주책이야...  


 

다음을 지켜볼 수 없어 몸을 돌려 시야를 막았다. 핸드폰을 들어 정국이에게 먼저 간다고 문자를 보내야하는데 액정위로 소나기처럼 떨어지는 눈물. 익숙해져야지라고 생각하는데도 좋아하는 남자애가 다른 여자애와 사랑하는 것은 익숙해질 수 없었다. 핸드폰을 교복 치마 주머니에 쑤셔넣고 교문 쪽을 향해 달렸다. 경비 아저씨가 없는 게 참 다행이었다. 


 


 


 


 


 

"학생 괜찮아?" 

"아... 네 괜찮아요." 

"아구구구..." 


 


 


 

버스에 간신히 올라탔다. 주체할 수 없이 떨어지는 눈물을 막으려 이어폰을 귀에 꼽고 노래를 트는데 어쩜 나오는 노래들이 다 [총 맞은 것 처럼], [눈물이 주룩주룩], [친구라도 될걸 그랬어] 인지. 교복 소매가 잔뜩 젖었다. 창 밖을 쳐다보는데 창문에 자꾸 너가 떠올랐다. 나도 그렇게 따뜻하게 안아줬으면, 했다. 


 


 


 

정국이와 처음 만났던 골목길을 지나쳐 집 안으로 들어서려 도어락을 여는데, 집 안에서 시끌벅적한 목소리들이 들려왔다. 설마, 설마하고 들어서는데 신발장에 익숙한 신발들이 널려있었다. 대충 세어보니 10개는 족히 넘어있었다. 좆됐다. 아, 나가야겠다. 하는데
 


 


 


 


 


 


 


 


 

"여어 탄소왔냐~" 


 


 


 

도움 안 되는 새끼. 엽떡을 들고 나를 맞이하는 정호석이었다. '들어와. 엽떡 먹어. 치킨도 있다, 야.' 하며 말을 건네는 호석이었다. 평소에는 당장 나가. or 당장 들어가. 둘중 하나였다 애가 왜이러는지 싶어 거실로 가보니, 


 


 


 


 

 


 


 


 


 

선배가 있었다. 


 


 


 


 


 

 


 


 


 


 


 


 


 


 


 


 


 


 


 

"야 정탄소! 앉아. 빨리 먹어." 

"어... 잘 먹겠습니다." 

"틴소야." 

"아 예..." 

"약속은. 왜이렇게 일찍 왔어?" 

"약속... 그 친구가 깨서요. 오빠.. 맛있게 드세요." 


 


 


 


 

 


 


 


 


 

겁나 눈치 보인다. 절대 거짓말 친게 아닌데 뭔가 저금통 털다 걸린 초등학생 같고... 빨갛게 부은 눈을 가리려 고개를 푹 숙이고 앞에 놓인 접시에 있는 떡볶이를 몇 개 주워 먹었다. 평소에는 오빠랑 내가 죽고 못 사는 엽떡이라 뜯으면 최소 20분 컷으로 없어지는데...한번 울고 나니 입맛이 뚝 떨어진 듯 배도 안 고프다. 슬쩍 옆을 보니 선배 젓가락에는 국물 한 방울 묻어있지 않았다. 떡볶이 싫어하시나... 


 

'내일 경기를 위하여!' 지금 제대로 세어보니 오빠를 포함해 13명의 선배들이었다. 같이 건배하기도 그렇고 콜라만 홀짝이며 마시는데 선배는 나만 쳐다보는 듯했다. 부끄럽다. 선배 눈치 정말 빠른 것 같던데. 내가 운 거 눈치채면 어떡하지... 


 


 


 


 


 


 


 


 


 

"탄소야." 

"네?" 

"잠시 나갈까. 바람 쐬고오자." 

"아... 네." 


 


 


 

자기 얘기를 하느라 정신없는 선배들 사이에서 선배가 조용히 나를 톡톡 치더니 귓속말로 나가자고 한다. 거절하기도 뭐 하고, 정호석을 보니 빨리 나가라는 무언의 눈빛을 보냈다. 그래 새끼야 나간다 나가... 내 눈물로 축축이 젖은 교복을 대충 반팔과 청바지로 갈아입고 선배와 밖으로 나섰다. 밖은 아직 밝았다. 


 

선배는 나보다 한 세 걸음 정도 앞선 채로 말없이 걸어갔다. 선배 눈치를 보아하니 내가 운 걸 알아챈 듯했다. 선배랑 공원을 가는 길은 항상 기분이 좋지 않았다. 기분 좋을 때 오면 참 좋을 텐데. 선배를 졸졸 쫓아 저번에 선배와 함께 왔던 공원에 도착해 벤치에 자리했다. 자리에 앉더니 옆자리에 묻은 모래를 손으로 툭툭 터시더니 '탄소야 앉아.' 라고 했다. 목소리가 평소보다 가라앉아 있었다. 조금 무서웠다. 조금. 


 


 


 

"내 눈 봐." 

"아... 저 지금 진짜 못 생겨서 싫어하실 수도 있어요." 

"괜찮으니까 내 눈 봐. 나 너 안 싫어해." 

"아이..." 


 


 


 


 

 


 


 


 


 

고개를 들자마자 보이는 선배의 눈빛. 참았던 감정이 우르르 쏟아졌다. 아까 집으로 올 때 울었던 것 보다 더 빠른 속도로 쏟아지는 눈물에 나도 당황했지만, 선배는 나보다 더 당황한 듯 보였다. 공원이라 휴지도 없어 선배는 이리저리 손을 방황하다 내 눈물을 손으로 닦아 교복 바지에 쓱쓱 문질러 닦았다.  


 

그렇게 몇 분을 울다 보니 저절로 눈물이 멈췄다. 그렇게 아이같이 펑펑 울다 좀 진정이 되어 울음을 멈췄는데 나를 지켜보는 선배에 급속도로 쪽팔림이 몰려왔다. 화장도 다 지워져서 엄청 못 났을 텐데.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나 울면 진짜 못생겼는데.  


 


 


 

"전정국 때문이지?" 

"아... 네." 


 


 

아니라고 거짓말 치기엔 선배의 눈빛이 너무 애절했다. 


 


 


 


 


 


 


 


 


 

"아직 포기 안 되는 거 아는데 그렇게 서럽게 울면 내가 슬프다 탄소야." 

"죄송해요. 오빠 앞에서는 안 우려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까..." 

"미안해 하지 마. 내가 너 더 챙길게." 

"..." 

"탄소야 많이 좋아해." 


 


 


 

뜨거워진 내 볼을 두 손으로 살며시 포개어 잡더니 한숨을 포오옥 쉬시더니 품 안에 안는 선배.  


 


 


 


 


 

이대로만 간다면, 생각보다 널 더 빨리 포기할 수 있을 것 같다. 


 


 


 


 


 


 


 


 


 


 


 


 


 

 


 


 


 


 


 

마음을 진정시키고 선배와 함께 집으로 들어섰다. 신발들이 그대로 있는 걸 보아하니 아직 집에 가지 않은 모양이었다. 오빠를 마주하기 부끄러워 내 방으로 빨리 뛰어 들어가려는데, 거실에 들어서자 여러 시선이 선배와 나를 향해 꽂히더니 막 시끄럽게 소리를 지르는 선배들. 선배는 그렇게 소리치지 말라며 선배들을 찡그린 표정으로 마주하다 개의치 않는 선배들을 보고 포기한 듯 화장실로 들어갔다. 나는 귀를 틀어막고 재빨리 내 방으로 들어갔다. 오늘 하루 동안 눈물을 너무 많이 쏟아내니 피곤해져 마침 야자를 뺀 기념으로 일찍 씻고 자려고 잠옷을 들고 화장실이 딸린 안방으로 가려는데 갑자기 방문을 열고 들어오는 오빠. 


 


 


 


 


 

"뭐야. 피곤하니까 나가." 

"야 민윤기랑 뭐했냐? 쟤는 말도 안해." 

"별거 안했어." 

"혹시... 뽀," 

"미쳤나봐 진짜. 그딴말 할거면 당장 나가." 


 


 


 


 


 

'니 꼴은 왜 그 모양이야.' 하면서 나를 존나 비웃는 호석이. 다 시끄럽고 저 오빠들 빨리 내보내라고 하니까 조금만 더 놀다 간다고 했다. 부모님도 빨리 오시는 날이고, 저런 것들은 치우기도 힘드니 좀 밖에서 먹으라고 하니까 미안하지도 않으면서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나가는 오빠. 내일 농구 시합 있으면서 저렇게 먹어도 되나. 농구 연습이나 하지...  


 

조용히 안방에 들어와 욕실 앞에 잠옷을 둔채로 옷을 벗고 욕실 안으로 들어서 씻는데, 거울을 보니 진짜 못생겼다. 최악이다. 이런 모습을 선배한테 보였다고 생각하니 끔찍했다. 이런 얼굴을 잡아주시다니...폼클렌징을 손에 짜 얼굴을 벅벅 씻어냈다.  


 

세수를 하고 다시 고개를 들어 거울을 보는데, 배주현을 달래주던 전정국의 뒷모습과 나를 달래주던 윤기 선배의 얼굴이 아른거렸다. 눈을 비비고 다시 거울을 쳐다봤는데도 없어지지가 않았다. 기분이 이상했다. 


 

물을 틀어 샤워기를 얼굴에 가져다 대니 참 시원했다. 생각해보면 오늘 하루가 참 길다. 오랜만에 전정국에게 데이트 신청을 받았지만, 의도치 않게 의문의 1패 당한 나.또 윤기 선배가 농구에 열중하는 멋있는 모습을 봤지만, 그 선배 앞에서 엉엉 울고. 하... 이제는 망설이지 말고 전정국에게 진짜로 말 해야겠지.  


 

다 씻고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 잠옷을 입었는데도 밖이 시끄러웠다. 이 새끼 아직도 안 내보냈구만. 이 상태로 거실에서 깽판을 부릴 수는 없어 안방 침대에 누워 휴대폰을 켰다. 켜자마자 울리는 카톡 알림. 내용은 확인하지 않았지만 발신인은 정국이이였다. 〈정국이♡> 이름을 보자마자 애써 널 지웠던 맘이 급 상해 내용조차 보지도 않고 희연이와 수정이가 있는 단체톡방을 보니, 


 


 


 


 

히여니: 야 정탄소ㅗㅗㅗ 

답도 없네 이 새끼 좋은 시간 보내나봐 


 

수저이: 인정: 수정합니다. 

치킨 맛있냐? 

대답 좀 해봐 

탄소야 내 목소리 들리니 

 

뭐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응 그냥 지금은 헤어졌음 

맛있었어 치킨 


 

히여니: 존나 싱겁네 

뭐 별 얘기 안하고? 


 

수저이: 그래 뭐 얘기해봐 

너 이제 안 좋아한다고 말이라도 하지 


 

내 주제에 뭐라고 

그냥 낼 축구 결승 잘하라고 했지 

연습하느라 바쁠텐데 ㅎㅎ 


 

수저이: 어휴 답없다 진짜
 


 

히여니: 정탄소 답없는거 ㅈ ㅣ금알았냐 어휴 

 


 


 

태연한 척 하며 거짓말을 치는 내 자신이 너무 애잔했다. 아니... 뭐, 이런 게 하루 이틀도 아니고... 


 


 


 


 


 


 


 


 

아침이 밝았다. 설마 했지만, 얼굴이 퉁퉁 부었다. 진짜 퉁퉁이였다. 원래 못생긴 얼굴이었지만 오늘은 중요한 날이었다. 체육대회. 일 년에 딱 한 번 뿐인 날. 누구보다 예뻐 보여야 했다. 신경 쓰고 싶지 않았지만, 절대 배주현에게 꿀리지 않도록. 평소보다 더 진하게 화장을 하고 긴 생머리도 고데기로 말아 양 갈래로 묶었다. 반 남자애들과 장장 4일을 싸워서 얻어낸 치어리딩 복을 입고 부엌으로 가 오빠보다 먼저 차려진 아침밥을 먹고 있었다. 


 


 


 


 


 


 


 


 


 

어제 그 많은 것을 먹고도 야식을 달린듯 나보다 더 퉁퉁 부은채로 나왔다. 진심 존나 못생겼다. 혀를 끌끌차며 마저 밥을 먹는데 지도 못생긴 주제에 오늘따라 왜이렇게 돼지같냐고 태클을 걸었다. '닥쳐라 그냥. 진짜 죽여버리기 전에.' 하니 정말 입을 닥치고 앞에 놓인 밥을 먹기 시작했다. 내가 많이 살벌했나보다. 


 

학교를 천천히 가니까 오랜만에 호석이와 버스를 같이 탔다. '괜히 축구 보러가지말고 농구 보러와라.' 또 축구 보러가지 말라고 신경쓰는 걸 보면 선배가 어제 내가 울었던 것에 대해 일체 언급을 안 한 듯 싶다.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할거야. 신경 꺼," 

"그러니까 니가 그 모양이지..." 

"아까부터 겁나 시비 거네 시끄러워 진짜!" 


 


 


 

버스에 탄 학생들이 우리 둘을 주목했다. 정호석의 허벅지를 꾸욱 꼬집으니 시끄럽게 소리를 지르다가 더 이상 나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학교 앞 정류장에 도착하자 버스에서 내려 오빠와 헤어지고 교문에 들어섰다. 운동장 스탠드에 주르륵 앉아 있는 학생들이 보였다. 2학년 9반 자리에 앉아 나름 부부젤라도 들고 응원봉으로 떵떵거리면서 응원을 했다. 평소에 운동을 전혀 못 하는 편이라 여자 단체 피구 말고는 아무 종목에도 출전하지 않았다. 반 애들도 별말 없는 것을 보니 내가 얼마나 운동을 못 하는지 친구들도 아는 것 같다.  


 

김태형이 '정탄소 꾸민 거 봐.' 라고 하며 막 쓰러져 웃길래 들고 있던 응원봉으로 등과 머리를 조졌다. 꾸민 거 알긴 아네. 


 


 


 


 

 


 


 


 


 

"오늘 점심 전에 축구하고 점심 후에 농구 한대." 

"너 축구 볼 거냐?" 

"모르겠어... 그냥 윤기 선배 응원할까 싶고." 

"그래..." 


 


 


 

반 애들이 하는 단체 줄넘기도 빽빽 거리며 응원하고, 유일한 출전 종목인 피구도 했지만 역시 가볍게 지면서 즐겁게 체육대회를 보내고 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옆으로 배주현을 봤는데... 어제 울던 모습과 겹쳐지면서 기분이 좆같아졌다. 몸을 부르르 떨고 앞 친구가 전해준 햄버거를 우적우적 씹어먹었다. 맛있었다.  


 

아이스크림도 먹고, 과자도 먹고, 빵도 먹으면서 매점에 있는 모든 것들을 다 조지고 있는데 헤어밴드를 한 김태형이 우리 셋을 보고 '너네 먹으러 왔냐? 돼지들.' 하고 튀었다. 아까 그렇게 맞았는데도 정신을 차리지 못 한 건지 우리를 마구 무시했다. (사실 나만) 당연히 먹으러 왔지. 


 


 


 


 


 


 


 


 


 

"야 축구 시작하나 봐." 


 


 


 

운동장이 비더니 익숙한 얼굴들이 보였다. 저번에 우리 반 남자애들과 경기했던 7반 남자애들과 1반 남자애들이 몸을 풀면서 인사했다. 물론... 전정국도 거기 있었고. 몸을 풀면서 뛰어나오는 정국이가 보였다. 뒤에서 1학년 여자애들이 소리를 지르는데 오늘도 전정국이 여전히 잘생겨서 짜증 났다. 차마 저 모습을 볼 수 없어서 친구들에게 화장실을 갔다 오겠다고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애들도 아무 말없이 날 보내줬다. 


 


 


 


 

 


 


 


 


 

"어, 전정국이 시다바리네." 

"슬기야 왜 그래~ 탄소한테." 

"와 입 뚫렸다고 존나 막말하네 빡치게." 

"뭐?" 

"뭐가?" 

"너 방금 뭐라고 했냐고." 

"별말 안 했는데. 너는 뭐라고 했어?" 


 


 


 

가뜩이나 기분이 안 좋은데 주현이와 그 옆 아이가 시비를 털어왔다. 내가 혼자 있는 게 만만한지 평소 친구들이랑 있을 때는 대들지도 못하면서 오늘은 나를 '시다바리' 라고 칭했다. 사실 예전에 김태형이 나보고 '포카리 셔틀' 이라고 했을 때는 아주 대판 싸워서 일주일 동안 서로 얼굴도 안 보고 말도 한 마디 하지 않았다. 일주일이 지나고 그 다음날 김태형은 나에게 정성스레 써온 편지 3장을 전해주고 나서야 내 화를 풀 수 있었는데. 이제 전정국 시다바리 하지도 않을 건데. 나도 곱게는 못 나가지. 


 


 


 


 

 


 


 


 


 

"근데 탄소야 너 맞잖아 정국이 시다바리." 

"니가 뭔데 내 직종 정하냐? 야 너 전정국이 막 달래주고 하니까 말 막 나오냐?" 

"입 험한 거 봐... 그러니까 정국이가 너랑 안 사귀는 거야." 

"뭐?" 

"니가 그따구니까 정국이가 너 안 쳐다보는거라고." 


 


 


 

제대로 내 쐐기를 박는 배주현이었다. 어제 베인 상처가 아직도 아물지 않았는데 저 년이 더 깊은 상처를 내버렸다. 한 마디만 더 들으면 눈물이 날 것 같아서 뒤돌아서 앞에 보이는 휴게실로 뛰었다. 어제 그렇게 울었는데도 눈에서 물이 나왔다. 역시 내 눈물샘... 마스카라 했는데 화장 다 번지겠네... 


 

휴게실 의자에 앉아서 대충 눈물을 쓱쓱 닦고있는데, 누군가 우르르 몰려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설마 해서 고개를 들어 소리가 나는 방향을 쳐다보니 어제 본 농구부 선배들이었다. 윤기 선배가 있을까 싶어 고개를 땅바닥에 닿을 정도로 푹 숙이고 지나갈 것만 기다리고 있, 


 


 


 


 


 


 


 


 


 

"정탄소다!" 


 


 


 


 

호석이 새끼 너... 진짜... 도움 안되는 새끼다. 


 

 


 

 


 


 


 


 

(타사이트 연재 글 맞습니다.) 

평소에 글을 즐겨쓰지 못해서 맞춤법, 띄어쓰기, 앞뒤 안맞는 문장이 보일 수 있어요. 


 

아 근데 왜이렇게 글이 안 설렐까요 아아악 아아아ㄱ 더 설레게 하고싶은데 그게 맘처럼 안되네요... 

맞다! 주현이 슬기도 미워하지 마세요 우리 예삐들... 너무 예뻐서 한건데... 다음엔 꼭 친구로 넣어야지... 


 

다음화로 빨리 올게요! 맛있는거 많이 드시고 만나요!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대표 사진
독자1
아 윤기로 해쥬세여..윤기를 원해여..
8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아 진짜 재밌어요ㅋㅋㅋㅋㅋ 호석이랑 티격태격하는것도 너무 귀엽고ㅋㅋㅋ 암호닉 받으시면 [설탕]으로 신청해도 될까요? 신알신 누르고 감다!ㅎㅎ
8년 전
대표 사진
비회원19.73
[진수야축구하자] 암호닉 신청할게요!!! 아 진짜ㅜㅠㅠㅠㅠㅠ융기야ㅠㅠㅠㅠㅜㅜㅜㅜㅜ 빨리 다음회가 기다려지네요ㅠㅠㅜㅜㅜ 작가님 좋은글 감사합니다❤❤❤
8년 전
대표 사진
독자3
너무 재밌어여ㅠㅠㅠㅠㅠㅠ
암호닉 [바다코끼리] 로 암호닉 신청합니다

8년 전
대표 사진
비회원102.31
언제 오세요 보고싶어요ㅜㅜ
8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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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있길바라] 우리 해 질 녘에 산책 나가자2
06.19 20:55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오늘만은 네 마음을 따라가도 괜찮아1
06.15 15:24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세상에 너에게 맞는 틈이 있을 거야2
06.13 11:51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바나나 푸딩 한 접시에 네가 웃었으면 좋겠어6
06.11 14:35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세잎클로버 속으로 풍덩 빠져버리자2
06.10 14:25 l 작가재민
[피어있길바라] 네가 이 계절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해1
06.09 13:15 l 작가재민
[어차피퇴사] 모든 것을 손에 쥐고 있지 말 걸1
06.03 15:25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회사에 오래 버티는 사람의 특징1
05.31 16:39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퇴사할 걸 알면서도 다닐 수 있는 회사2
05.30 16:21 l 한도윤
[어차피퇴사] 어차피 퇴사할 건데, 입사했습니다
05.29 17:54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혼자 다 해보겠다는 착각2
05.28 12:19 l 한도윤
[어차피퇴사] 하고 싶은 마음만으로 충분해요
05.27 11:09 l 한도윤
[어차피퇴사] 출근하면서 울고 싶었어 2
05.25 23:32 l 한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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