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권순영] 봄과 가을 사이 01 (부제: 너의 말)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6/12/27/22/2e87793895520c6f59341169c9976488.gif)
봄과 가을 사이
(부제: 너의 말)
w. 순영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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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 번호말고 전화 번호 달라고"
그 말을 듣는 순간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한 기분에 휩싸였다.
이런 경험도 처음이였지만 권순영에게 이런 말을...
잘못 들은 거라고 생각하고 싶었지만 내 앞에
수줍게 (수줍다고 라고 생각 해야 될 것만 같았다)
핸드폰을 내밀고 있는 권순영을 바라보니
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라는 것을 인지할 수 있었다.
"나 팔 아픈데"
"아 미안!"
다급하게 권순영의 손에 있던 핸드폰을 받아
내 번호를 꾹 꾹 누르기 시작했다.
근데 누르면 누늘수록 익숙한 번호가 위에 뜨는 게 보이고
"응?"
[세봉]
내 눈이 잘못된 건 아닐까 싶었다.
혹은 내가 번호를 잘못 누른 거 같았는데
확실히 내 번호였고 확실하게 나를 저장한 게 맞았다.
"저장이 되어... 있는데?"
"뭐? 잠깐만"
"여기"
지금 권순영이 얼마나 다급한 지를 알 수 있듯
핸드폰을 떨구기까지 했다.
저장이 된 걸 확인한 건지 아니면 다른 걸 본 건지
얼굴이 빨개지더니 고개를 푹 숙였다.
"가도, 되지...?"
"...어"
한참을 고개를 푹 숙이던 너는 주저 앉아 혼자 궁시렁 댔다.
왠지 무섭기도 하고 지금 떡볶이가 묻은 후드집업을 까먹은 것만 같아
이 상황을 얼른 벗어나기 위해 가도 되냐 하니
잠시 망설이듯 싶더니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마음이 바뀔 것만 같아 반 부스 쪽으로 큰 보폭으로 한 걸음 한 걸음
혹여 시끄럽게 가면 네가 다시 나를 부를 것만 같아 조심스럽게
그리고 최대한 조용하게 가기 위해 노력했다.
"...김세봉!"
그렇게 몇 걸음을 걸었을까
권순영으로 추정되는 목소리가 어느새 내 바로 뒤에서 들렸다.
역시 그건 금방 못 잊겠지 나라도 못 잊을 거 같아...
뒤를 돌아보니 아까와는 다르게 화난 얼굴은 아닌 거 같은데
아니... 화를 넘어서 빡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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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
"응?"
"할테니까 확인해 잘가 김세봉"
***
아까 나한테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도 모르는 채 정신없이 축제의 오전을 보냈다.
권순영이 나한테... 뭐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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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김세봉!"
"어? 어..."
한참 밥도 안 먹고 멍을 때리는 내가 못마땅한 건지
인상을 찌푸리며 밥을 먹으라는 제스쳐를 취했다.
민규야 지금 밥을 먹는 게 중요한 게 아니야.
"누가 나한테 번호 물어봤다"
"그건 무슨 내가 못생겨지는 소리야?"
"그리고 나한테 카톡한대"
"게임 초대 보낸다에 이 바나나 우유 건다"
이래서 김민규에게 얘기하고 싶지 않았다.
뭐 하나 얘기하면 진지하게 들어주는 법이 없다.
"됐다 이 마늘빵이나 가져가 안 먹어"
"아ㅆ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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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내가 가져가도 되지?"
그렇게 신난 김민규의 손이 다른 손에 멈춰져 있었고
그 다른 손의 주인공은 권순영이였다.
갑작스럽게 나타난 권순영의 한 번 놀랐지만
내 식판 위에 있던 마늘빵을 잽싸게 가져가는 모습에 한 번 더 놀랐다.
"아 그리고 민규야"
"ㅇ...어."
"나 게임 초대 안 보냈어 그 우유도 내가 가져갈게"
그러면서 김민규 식판 위에 있던 바나나 우유까지.
김민규도 나도 어안이 벙벙한 상태였다.
둘 다 입을 다물지 못한 채 권순영을 쳐다보기 바빴다.
정확히 말하면 김민규는 마늘빵, 나는 바나나 우유.
하지만 권순영은 우리의 속타는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친구들이 부르는 목소리에 권순영은 갈게 라는 말과 함께 급식실을 빠져나갔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 삥을 뜯긴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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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무슨 상황인지 설명하는 게 좋을 거야
나 지금 마늘빵 플러스 바나나 우유 뺏겨서 심히 기분이 상했으니까..."
나도 설명해주고 싶은데 나도 지금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르겠는데
"빨리 말해 처음부터 끝까지"
***
김민규는 그렇게 억울했던 건지 급식실에서 나오는 순간부터 장기자랑 시간 전까지 내 귀에다가 떠들기 바빴다.
이제 지칠 거 같기도 한데 쉴틈없이 떠드는 모습에 귀에 꾹 이어폰을 꼽았다.
하지만 상대는 김민규고 이어폰을 뺏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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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봉 전화번호를 따간 남자가 저의 마늘빵과 바나나 우유를 훔쳐갔습니다
세상 사람들! 이 가여운 소년을 구원해주세요! "
"아 알겠어 알겠다고! 이따 집에 갈 때 사줄게!"
사준다는 말을 기다렸는지 만족한다는 듯 알겠다며 윙크까지 하며 춤을 춰댔다.
괜히 부끄러워 김민규를 꾹 잡고 앉게 했다.
그렇지 않으면 폭주할 게 보이니까...
오늘도 김민규를 죽이지 않은 것에 대해서 만족했다.
***
그렇게 기대했던 만큼 고등학교 첫 축제는 엄청 재밌지도 엄청 재미없지도 않았다.
선배들 그리고 친구들이 춤을 추고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보고
중간 중간 1학년들이 나와 춤을 춰야 하는 것도 있었다.
그렇다는 이 얘기는 나도 춰야 한다는 소리다
그리고 난 올해 최고 히트곡 TT를 춘다.
양쪽 머리를 묶고 올라오는 무대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만큼 눈부셨다.
아니 아무것도 보이지 않기를 바라고 바랐지만
그 아래에서 까불고 있는 김민규만큼은 선명하게 보였다.
(양쪽으로 묶으니 얼굴이 더 커보인다면서 웃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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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봉 가자!"
그렇게 김민규를 보며 주먹다짐을 하고 싶었지만
내 손을 이끄는 이찬에 의해 음악은 틀어졌고
몸은 움직이는데 정신은 저 세상밖으로
그 와중에 무대 아래에서 웃기다며 깔깔 웃어대는 김민규의 모습
그 옆옆에는 우리 다음으로 무대를 하는 권순영 조가 서서 무대를 보는 모습까지
평소라면 신경도 쓰지 않았지만 나에게 번호를 물어봐서 그런지 뭔지는 몰라도
권순영이 본다는 이유 하나로 얼굴이 붉어져버렸다.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노래가 끝이 났다.
얼마나 정신이 없었던 건지 조원들이 내려가는 지도 모르다가
김민규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조원들의 뒤를 졸졸 쫓아갔다.
MC를 보던 선배가 소개하는 사이 권순영 조와 얘기를 하는 조원들이다.
나혼자서만 정신도 못 차리고 열이 오른 얼굴을 손으로 꾹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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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했어"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어느새 내 앞에 온 권순영이
내 머리를 조심스럽게 쓰다듬었다.
이 상황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아까와 같은 자세를 취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 다음 무대는 1학년 3반 권순영 외 4명의 샤이니의 tell me what to do 입니다!
"나 갈게"
"응... 잘하고 와"
"아 맞다"
이게 무슨 상황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아무리 눈치 바보이지만 내 마음을 모르는 바보이지만
이 상황은...
이상황은
![[세븐틴/권순영] 봄과 가을 사이 01 (부제: 너의 말)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6/12/06/22/f5b97d618f197351ff1d5a2dbd209da4.gif)
"너밖에 안 보이더라 김세봉"
우리 사이를 충분히 바꿔줄 수 있는 문장이였다.
부족하지도 그렇다고 과하지도 않는 그런 단어들로만 이루어진.
그렇게 조심스럽게,
아주 조심스럽게 권순영과 내 사이의 변화가 생길 거라고 알려주는
그런 말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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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최대한 빠르게 1화를 만들고 싶어서 썼는데 어떠셨는지... 지금은 순영이 분량이 크지 않지만 점점 많아질 겁니다! 하루만에 순영이와 여주가 가까워졌네 안 친하다고 금방 친해지고 서로 으르렁대다가도 썸타는게 고등학생 시절이니까요 ㅎ.ㅎ 나중에 순영이의 이야기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네요! 다음엔 인물들에 대해서 조금 소개하는 시간을 갖을까 싶네요 헤헤 이번 편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더 좋은 퀄리티로 찾아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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