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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틴/전원우] 벚꽃은 질 날이 없다 | 인스티즈 

 

 

 


 

 

 


 

 

너와 헤어지고서 여러 해가 지났고 그 속 계절 또한 여러 번 바뀌었다. 그 계절 중 나는 지금 실질적으로 겨울을 걷고 있었다. 어느 날 네가 말하기를. 여름에는 모래사장을 걷고, 가을에는 낙엽 위를 걷고, 겨울에는 눈 위를 걸어다닌다고.

“그럼 봄은?”

내 말에 잠시 생각하던 네가 예쁘게 웃으며 말했다. 음.. 봄 하면 꽃, 꽃 하면 나니까 내 생각이나 해.

네 말대로라면 나는 지금 봄을 걷고 있다.




"우리 헤어지자"

 헤어지잔 말은 내가 꺼낸 것이 아니었다. 여느 때와 다를 것 없이 사람들로 북적했던 커피숍이었지만 너는 내게 나지막이 이별을 고했다. 내가 지금 몇 년이 지난 일을 후회 하는 것은 우리가 헤어진 것, 우리 사이가 틀어진 것의 모든 잘못이 나에게 있단 이유가 아니었다. 따지고 보면 이 모든 일에 있어선 헤어지자고 말한 네가 제일 밉지만서도 그중에서 제일 후회되는 것은

"응"

그 말 이후 내가 별 감흥 없이 대답했다는 것뿐이었다.
그때 내가 왜 그랬었던 것인지는 나도 정확히는 모르겠어서 그냥 많이 지쳤었어서라고 결론을 냈다. 너와 내가 많이 지쳐서 말이다. 서로에게가 아닌 각자의 자신에게. 다만 네가 나와 같은 이유였는지는 모르겠다.



*



우중충한 하늘에 비까지 오는 주말, 오랜만에 얼굴 본 주결경과 자연스레 카페로 들어섰다. 원래 쓴 게 입맛에 맞지 않았기 때문에 언제나 그렇듯 밀크티라떼를 시켰다. 아직은 뜨거운 밀크티에 빨대를 넣어 조심히 마셨다. 그럼에도 달짝지근한 밀크티 맛 뒤 뜨거움이 남긴 데인 혀는 쓰라렸다. 내가 너를 처음 본 곳이라 그런가, 그것이 혀끝에서 부터 타고 내려왔는지 가슴 전체가 쓰라린 듯했다.

그 날도 분명 비가 오고 있었다. 오늘처럼 처음부터 비가 오진 않았고, 살 것이 있단 핑계로 시내를 한참 돌던 중 예고 없이 마구 떨어지는 빗방울에 들어왔던 곳이 이 카페였다. 안에 들어서자 커피 내음이 진하게 느껴졌고 앉을 자리 어디 없나 살짝 눈을 찌푸려 돌아보던 때 내 눈에 확 띄었던 너였다.

"이거 나 혼자 못 해. 핑계 대지 말고 나와, 니네 안하면 다 떨굴 거니까."

어차피 잠시 오고 금방 지나갈 소나기란 생각에 너의 시야에 잘 확보될만한 대각선에 앉아서는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다. 노트북의 키보드를 탁탁 치던 너는 전화벨이 울리자 급하게 받아들었고 얼마 가지 않아 표정이 굳어졌다. 정색이라고 하기엔 짜증나보이기도 하고 곤란한 표정이었다. 뭘 말하고 있는지는 대충 짐작이 갔다. 이런저런 자료들을 펼쳐놓고 있는 것을 보아 아마 대학생의 신분으로 조별과제를 하고 있는듯한 상황이었는데, 하기로 한 애들이 나름의 변명을 대며 안 나오려는 것 같았다. 전화를 끊고는 지그시 어금니를 깨물다가도 멍하니 앉아있던 네가 자료를 이래저래 모아 정리하고선 가방에 넣었다. 또 노트북까지 가방 속에 넣고서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집에 가려나 보네. 내 시선이 너의 동선을 따라갔다. 자동문이 열렸다가 닫혔다. 정말 가네.. 이게 너와의 첫 만남이었다. 너는 알 리 없겠지만 말이다.

"야, 김여주."
"···."
"야. 뭐해!"
"아, 어. 뭐!"

옛날 생각에 빠져 허우적댔던 나를 구출해낸 것은 결경이의 부름이었다. 정신 차리려 볼을 꼬집고는 결경일 쳐다보았다. 눈동자를 옆으로 굴리며 눈짓을 주는 결경이의 시선을 따라간 끝에는 네가 있었다. 쓰라림은 배가 되었다. 왠지 모를 한숨을 쉬고는 시선을 다른 곳에 두었다. 그러다 문득 궁금해졌다. 네가 커피를 시킬지 말이다. 만약 그것이 네 입맛에 맞지 않는다면 시럽쯤은 내가 줄 수 있는데. 밀크티가 쓰다.

집에 돌아와서는 소파에 쓰러지듯 누운 채 티비를 켰다. 결경이에게 전화가 온다. 아무런 말도 없이 다짜고짜 카페를 빠져나온 것 때문이었을 것이다. 사과는 하는 게 맞았지만 이유없이 받기가 싫었다. 핸드폰의 진동 소리가 멈출 생각을 않는 바람에 그냥 배터리를 분리해버리고 나니 티비소리만이 온전히 집안을 가득 메웠다.

눈을 감고 한번 생각해봤다. 만약에, 내가 그 날에 너를 잡았었더라면 네가 내 곁에서 함께 겨울을 걷고 있었을까? 아니면 너 혼자서라도 내 생각에 적셔 봄을 걷고 있었을까? 아직은 남아있는 얼룩이 하얀 티셔츠에 잔뜩 묻어있었다. 지끈거리는 머리에 눈을 감고 이런저런 생각을 해본다. 그래봤자, 무슨 생각일지.


오늘 하루도 이렇게 지나간다.


 



 


 


 


 


 


 


 

갸악

안녕하세요!!!! 첫 글인데 봐주시는 분 있었음 좋겠다....(본심) 

저는 댓글 좋아함다 하트 ㅎㅎ 글구 전 반응 연재해여 제가 글 잘쓰는 것도 아니고 그냥 취미쪽이라지만 아무도 안 봐주는데 글 쓰면 의미가 없어서요ㅠㅠ 

하튼 지금 올린 건 원우 단편이구 이후에 장편을 하나 올려야하긴 써야할텐데 제가 글 쓰는게 엄청 느려서.. 텀이 걱정되니까 알아두시구 

그래도 일단 다음 글은 뭐가 올라올지 저도 모르니까 지켜봐주세요ㅋ ㅋ
 

주절주절 길었죠 ㅋㅋㅋㅋㅋ항상 길을 것 같으니 글 마지막은 제끼셔도 상관없음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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