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백도] 폐(肺) 02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3/7/1/371481623e08ce1909e9033fd6fafad0.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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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백도] 폐(肺) W.에블리 BGM ♪ 나르샤 (Brown Eyed Girls) - I`m In Love 야 도경수, 경수야! 어? 자신을 부르는 세훈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집에 들어온 후에도 계속해서 그 아이의 얼굴이 잊혀지지 않았다. 새하얀 얼굴에 맑은 눈을 하고 자신을 쳐다보던 그 얼굴이 계속 떠올랐다. 세훈과 종인에게 내어줄 스파게티를 하는 동안에도, 싹 비워버린 그릇을 두고 종인과 세훈이 서로 설거지 하라며 싸워대는 동안에도, 결국 세훈이 가위바위보에서 져서 투덜대며 설거지를 하던 동안에도, 거실에 텔레비전을 켜고 앉아 시시하기 그지없는 젠가 게임을 하는 동안에도, 경수는 계속해서 생각났다. 뚫어져라 자신을 쳐다보던 그 소년이. 도경수, 우리 갈게. 내일보자. 삼촌이 퇴근한 뒤 세훈과 종인이 집으로 돌아갔다. 집 안 어지르고 놀았네? 그럼, 나이가 몇인데. 밉지 않게 준면에게 타박을 준 경수가 아빠다리를 하고 쇼파에 털썩 앉았다. "그래도 삼촌 눈에는 마냥 아기같다." "아기는 무슨 아기야. 이렇게 징그러운 아기도 있나?" "니가 뭐가 징그러워. 삼촌도 나중에 결혼하면 너같은 아들 낳고싶은데." "으엑-. 무슨 나같은 아들이야? 토끼같은 딸 안 낳고싶어?" 토끼같은 딸보다는 토끼같은 경수가 좋은데, 삼촌은. 머리로 경수의 옆구리를 툭툭 치며 하는 준면의 말에 경수가 어이가 없다는 듯 웃었다. "그래도 종인이는 좀 너희 또래보다 어른스러운 것 같아보이긴 해." 그렇지. 종인이는 또래보다 어른스러운 면이 있지. 그래도 걔도 아직은 애야 애. 경수가 끄덕끄덕 준면의 말을 수긍하다 혀를 끌끌 차며 종인의 흉을 봤다. 맨날 오세훈이랑 먹을 거 가지고 싸우고, 야동도 보고. 아직 철 덜 들었어 김종인도. "그래도 너 챙기는 거 보고있으면 대견하고 고맙더라." "…응. 나도 고마워, 항상." "그치? 너 잘 해 종인이한테. 그런 친구가 또 어딨어." "나 종인이한테 잘 해에." 참, 삼촌. 옆 집에 누구 이사왔어? 모르겠는데? 아, 그러고보니 누나가 누구 새로 온다는 말 한 것 같기도 하고. 대수롭지 않게 대꾸하며 준면이 리모컨을 들고 텔레비전 채널을 돌렸다. 그렇구나…. 멍하니 눈을 테이블로 내려깐 경수가 생각에 잠겼다. 그 집 아들인가.. "도경수- 경수야 일어나 학교가야지." "…흐으, 잠 와 잠 와." 밤 새 떠오르는 아이의 잔상에 뒤척이다 깊은 잠을 취하지 못한 경수가 기지개를 켜며 침대에서 뒹굴거렸다. 오늘따라 날씨가 따사로웠다. 잔잔히 들어오는 햇살을 즐기던 경수가 느리게 침대에서 일어나 파란 도트 무늬의 커텐을 열어젖혔다. 아들 빨리 나와서 밥 먹어. 응ㅡ, 씻고 먹을게. 삼촌이랑 먼저 먹어. 샤워를 마쳐 물기가 뚝뚝 떨어지는 머리를 수건으로 털듯이 닦고는 거울을 봤다. 거울 속에 무심한 제 모습이 비춰졌다. 천천히 거울 속 자신을 바라보던 경수의 눈이 폐가 위치한 부근에서 멈췄다. 뜯어버리고 싶어. 경수가 손톱을 세워 가슴께를 벅벅 긁었다. 아무리 긁어도 벌겋게 부어올라 생채기만 날 뿐 경수의 손은 폐에 닿지 못했다. 손톱이 지나간 자리대로 부어오른 살을 다시 어루만졌다. "오늘도, 잘 버텨줘. …아님 그냥 확 뒤져버리던지." * "경수, 오늘은 체육시간에 나오지마." "너 어제 체육했어?" "어? 아니 엄마. 그냥 체육시간에 운동장에 나가있었어. 삼촌이 먼지 먹는다고 그러는거야." "……." "삼촌 말 들어 경수야. 엄마 걱정시키지 말구." "응..그럼." "밥 다 먹었으면 약 먹자. 경수의 엄마가 흡입약을 건냈다. 약을 받아든 경수가 익숙하게 흡입한 뒤 물로 입안을 헹궈냈다. 쓰다. 입 안도, 마음도. * 여느 때와 다름없이 정류장에는 종인과 세훈이 서있었다. 둘 다 큰 키와 멀쑥한 얼굴을 가진 덕분에 뭇 여학생들의 시선은 항상 경수의 무리에게 향해있었다. 매번 서로 제가 더 인기가 많다며 투닥거리는 통에 경수는 항상 음악 볼륨을 최대로 하고 일행이 아닌 척 했지만. "아 김종인. 너는 여자한테 관심도 없으면서 왜 니가 더 인기 많다고 우기냐?" "우기는게 아니라 맞다니까? 주의깊게 봐, 병신아." "아니 주의깊게 안 봐도 내가 더 인기 많다니까? 아오 말 존나 안 통해." "내가 더 답답해 미친놈아." "너는 준ㅁ…" 세훈의 입을 손으로 틀어막은 종인이 세훈에게 눈웃음을 치며 그만해라. 하고 속삭였다. 그리곤 경수의 눈치를 살폈다. 경수가 음악 볼륨을 최대로 해놓은 덕에 듣지 못한 것을 확인하고는 한숨을 내쉬며 세훈의 입을 막고있던 손을 내렸다. 어, 버스왔다! 타자 타자. 세훈이 버스가 온 것을 확인하고는 방방 뛰었다. 그런 세훈을 보던 경수가 피식 웃으며 귀에 꽂힌 이어폰을 빼내어 주머니에 넣었다. 일등으로 버스에 자리한 세훈이 비어있는 자리를 찾아 가방을 두고 옆에 섰다. 그리고 뒤이어 경수가 타는 것을 보고는 그 자리에 경수를 앉혔다. 자리에 앉은 경수는 세훈과 종인의 가방을 무릎 위에 얹었고, 둘은 경수의 앞을 가로막듯 섰다. 매일 반복되는 이것은 경수를 위한 종인과 세훈의 소소한 배려였다. 끼익ㅡ. 출발하려던 버스가 다시 멈춰서고, 뒤이어 으아 감사합니다. 하는 목소리와 함께 한 아이가 버스에 올랐다. 경수가 입은 것과 똑같은 교복을 입고서 경수를 뚫어질 듯이 쳐다봤던 그 아이가. 학교 앞에 도착한 버스가 학생들을 내려주고는 갈 길을 떠났다. 오늘 1교시 뭐야? 자는 시간. 자는 시간은 무슨 자는시간이야, 공부 좀 해 새끼야. 아 자는 시간 맞다니까? 오늘 1교시 음악이라고 음악! 아ㅡ, 음악? 그래도 그만 자라 너 좀. 아아아악!!!!!!! 세훈의 광기어린 비명을 뒤로한 채 경수가 제 앞에 가고있는 아이의 뒷모습을 눈으로 좇았다. 반듯하게 자리잡은 뒤통수가 정갈했다. 매사에 조심조심 걷는 자신과는 달리 당당한 걸음으로 온 몸의 에너지를 분출하듯 뿜어내는 소년의 걸음걸이가 부러웠다. 뭐가 그리 즐거운지 연신 흥얼대는 최신가요는 경수가 좋아하는 곡이었다. 나의 영원 이제 그대이니까아…. 소년의 노래를 머릿속으로 함께 흥얼거리다 저도 모르게 입밖으로 내뱉어 부르고 말았다. 소년이, 고개를 돌려 경수를 쳐다봤다. 안녕. 잠시동안 경수를 묵묵히 쳐다보던 소년이 싱긋 웃으며 경수에게 인사를 건냈다. 어..안녕. 경수가 바보같은 제 행동을 탓하며 어색하게 인사를 받았다. 멈춰있는 경수를 향해 소년이 뚜벅뚜벅 걸어왔다. "어제 저녁에 이사할 때 우리 집 보고있었던 애 맞지?" "… …어? 어..어..기분 나빴으면 미안." "야, 기분이 왜 나쁘냐? 기분 하나도 안 나빠. 근데 너 눈 진짜 크다. 나는 보다시피 눈이 이렇게 축ㅡ 처져서." 검지 손가락으로 제 눈꼬리를 축 내리는 소년의 행동에 경수가 킥킥하며 웃었다. "으하 이제 웃네. 어제부터 계속 굳어서 표정도 없더니. 내 이름은 변백현이야. 뭐, 어제 봤다시피 이사와서 오늘 처음 이 학교 왔어. 학교 되게 크다." "응. 나는 도경수. 어디 살다 왔는데?" "나 부천." "아.." "잘 모르지?" "응." 대답 칼같네. 큭큭. 환하게 웃은 백현이 경수의 어깨에 팔을 털썩 올리고 경수와 나란히 운동장을 걷기 시작했다. 저 멀리서 티격대며 건물로 들어가려던 종인과 세훈이 둘을 보고는 빠르게 경수를 향해 달려왔다. 누구? 아…. 어제 우리 집 앞에 이사온 친구. 친구? 응. 친구. 친구라는 말을 함과 동시에 백현이 경수를 보고 미소를 지었다. "야 도경수. 좀 섭섭한데? 우리 몰래 친구나 사귀고." "뭘 몰래야. 너도 백현이랑 친구하고, 너도 백현이랑 친구해. 우리 네 명 이제 다 친구야." "열 도경수 간만에 적극적인데. 백현이? 안녕. 나는 오세훈이야." "……." 종인은 뭐가 맘에 들지 않는건지 삐딱하게 서서 백현을 가만히 보고만 있었다. 그런 종인의 팔에 팔짱을 끼며 얘는 종인이. 김종인. 하며 상황을 무마시키려 웃어보이는 경수였다. 아 김종인? 반가워. 백현은 종인의 무반응에도 불구하고 방실방실 웃으며 대화를 이어나갔다. 그런 백현을 본 경수가 한숨을 폭 내쉬었다. * 종인아. 왜그래? 뭐가. 백현이한테 왜 그렇게 못되게 굴어. 뭐가 못된 것 같은데? 경수의 추궁에 종인이 삐딱하게 맞받아쳤다. 종인의 속마음을 알 수 없는 경수는 이 상황이 답답할 뿐이었다. "웃으면서 인사하는데 인사도 안 받아주고, 표정도 굳어가지고 애 민망하게 만들고. 분위기 살려보겠다고 말 막 하는데 너는 그것도 다 씹고. 왜 그러는데?" "……." "왜 그러냐고 묻잖아 시발!" 결국 경수가 큰소리를 치고야 말았다. 만난지 몇 일 되지는 않았지만 백현에게 큰 호의를 느끼고 있었다. 매일 반복되는 무료하고 따분한 나날속에서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게 된 것이 경수에게는 큰 의미였다. 매일 조용히, 작게, 천천히 물결이 일지 않는 연못가에 퐁당 하고 빠져 잔잔한 물결을 일게 한 돌맹이 같았다. 백현은. "겁이 나서." "뭐?" "예전부터 너한테 친해지자고 다가온 놈들 중에서 끝까지 간 놈이 나랑 오세훈 말고 또 누가 있어. 너 못 뛰어논다고, 너 아프다고, 너랑 같이 있으면 무료하다고. 잔인하게 버리고 간 놈들이 몇이야. 그깟 쓰레기 같은 놈들 때문에 니가 상처받은건 또 얼마야. 그 새끼도 그럴지 어떻게 알아? 그 새끼도 너한테 친해지자고 다가와놓고, 너 잔뜩 흔들어놓고 지 혼자 빠져버릴까봐. 너만 상처받을까봐 겁이 나서." "……." "내가 예전부터 누누이 말했지. 너는 그냥 친구가 아니라고. 너는 내 가족 같다고. 안그래도 너 몸 안 좋다고 우울해 하는 모습 속상해 죽겠는데, 친구 관계로 상처받고 더 우울해할까봐. 그 꼴을 못 보겠어서 그런다." 경수가 말을 끝내고 나가려 하는 종인의 소매를 붙잡았다. 종인아아..경수가 울먹였다. 울먹이는 경수의 목소리를 들은 종인이 몸을 돌려 경수의 얼굴을 부여잡고 놀란 눈으로 경수를 확인했다. 왜? 숨 안 쉬어져? 아파? 결국 눈물이 또르르. 경수의 흰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고마워. 맨날 이렇게 나 신경써줘서 고마워. 아플 때마다 너한테 신경질 부리는데도, 나랑 같이 축구도, 농구도, 야구도, 뭐 하나 제대로 된 운동도 못하는데도 내 옆에서 이렇게 친구 해줘서 고마워. 종인아, 고마워." "……." "근데 백현이는 정말 아니야. 백현이는 안 도망갈 것 같아. 그냥 그래. 느낌이 그래. 종인아, 한 번만 믿어보면 안 돼? 응?" 말 이렇게 이쁘게 잘 하면서..아까 너 나한테 시발이라고 한 거 빨리 취소해. 종인이 경수를 안고 토닥였다. 알겠어. 백현이랑 사이좋게 지내자. 니가 믿으면 나도 믿지 뭐. 근데 너 왜 백현이가 어깨동무하면 내리라고 성질 안 부리냐? 나한텐 어제 그렇게 내리라고 지랄했으면서. 종인의 농담에도 그동안의 힘든 점과 속상함, 종인에 대한 고마움이 한꺼번에 터져버린 경수의 울음은 멈추지가 않았다. 경수를 안고 토닥거리던 종인의 눈에 걱정어린 시선으로 둘을 바라보는 백현이 보였다. 그런 백현에게 종인이 눈웃음을 지었다. 그리곤 입모양으로 백현에게 말했다. 안녕. |
으아ㅠ.ㅠ 첫 글을 쓰는 주제에 바로바로 못 들고오고 이렇게 텀을 두고야 말았네요!
이번 화는 완전 똥망이예요..ㅠ_ㅠ 글이 너무 안 적어져서 죽는 줄 알았습니다..엉엉 이것도 급하게 들고온지라..ㅠㅠㅠㅠ
아 그리고, 종인이는 경수를 좋아하는게 아니라 너무 아끼는 사이라서 노파심에 백현이를 견제하는거예요!
근데 무엇보다도 백도..내용이 지금 거의 안나왔죠ㅠ.ㅠ..언제쯤 러브라인을 시작해야할까요?
사실 구체적인 스토리라인을 안 잡고 그냥 적어지는대로 쓰는 완전 초짜작가라서 너무 어렵네요 ;;; 부담감도 굉장히 크구..엉엉
그래도 열심히 써볼게요!
비루한 제 글에도 황금같은 암호닉을 남겨주신 분들
비누
병아리짹짹
캐스트너
베이글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원하시는대로 글이 전개가 안 될지라도..그래도 끝까지 이쁘게 봐주세요~
아, 혹시 뭐 전개 내용 잡아주시고 싶으신거 있으시면 피드백 넣어주셔도 좋아요~~~
그럼 짧은 똥망글 가지고 온 저는 사라지겠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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