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정국, 들었던거보다 훨씬 잘하네 수고했어" "감사합니다" 체고에서 전학온 후 기량이 오른게 느껴졌다. 쟁쟁한 아이들 사이에서 느껴지는 부담감이 없어서 그런건지 숨통이 트이는 느낌이었다.
"야아~전정국~" 김태형이다. 펜싱특기생으로 전학와 펜싱 연습실에 온 그날부터 마치 원래 있었던 친구를 대하는듯한 김태형의 친화력에 낯가림이 심한 전정국은 펜싱부에 잘 녹아들수있었다. 눈웃음을 지으며 정국앞에 나타난 태형은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너 오늘 김여주 데리고 사라졌다며~" "뭐라는거야" "짜식 예쁜건 알아가지고~ 박지민 거기서 엄청 충격먹고 서있었다던데! 꼬시다~ 연습실땜에 현대무용애들 진짜 벼르고 있었는데 선방날렸네 자식~" 김여주. 전학 온 그날부터 연습하는 시간 외에 머릿속에서 떠나지않았다. 나비같다. 그 아이를 처음 봤을때 떠올랐던 이미지였다. 걸음걸이부터 눈깜박임까지 하나하나 하늘거리는 나비같았다. 항상 무표정으로 허공을 응시하던 그 아이와 휴대폰이 바뀌어 펜싱장으로 나를 찾아왔을때 포카리 스웨트를 건네며 얕게 웃는 그 얼굴을 본것이 그 아이가 내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시작이었던거 같다. 나에게 건넨 포카리의 청량한 이미지와 여주는 참 잘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아침을 위해 편의점에 들어서자마자 음료수 코너의 파란색 포카리스웨트가 눈에 들어왔다.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다. 마음 속에서 풍선이 부푸는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삼각김밥과 포카리스웨트를 결제하고 밖으로 나갔다. 삼각김밥을 뜯어 한입 물고 고개를 돌렸는데 놀랍게도 가까이 걸어오는 아이는 너였다. 오랫동안 상상만하던 이상형이 내 머릿속에서 걸어나오는 느낌. 그 느낌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함께 걸었다. 내가 원플러스원이라 둘러대며 건낸 포카리스웨트에 너는 피식하고 웃었다. 넌 참 싱그러운 아이다. * "와 니가 먼저 때렸다고? 김여주 니가?!" "아 몰라...나도 그땐 눈이 뒤집혀서" 도연이는 나의 이야기에 아픈 배를 움켜잡아가며 숨이 넘어갈 것처럼 웃었다. "와...진짜 대박이다. 근데 전정국 걔도 진짜 대박인데? 걔 너 좋아해?" ".....모르겠어" "모르긴 뭘 몰라~ 걔가 너 펜싱장 데리고 가서 뭐 없었어?" 도연이의 말에 펜싱장에서 전정국이 한 말이 떠오르며 머리가 복잡해졌다. 울고있는 나를 한참이나 보던 전정국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낮은 목소리로 내이름을 불렀다. 그에 전정국과 눈이 마주쳤다. 아까의 차가운 표정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무표정으로 전정국이 말했다.
"그렇게 힘들고 불행하면...." "......" "박지민 잡아" 전정국의 입에서 나온 의외의 말에 눈을 크게 뜨고 전정국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전정국은 잠깐 생각을 하는듯하더니 또다시 입을 열었다. "대신 한번 해보고 안되면" "......" "이제 그만하기다" "......" "니가 다쳐 거기서 더 하면" * 도연이를 보고 집으로 돌아와 학교에서 못다한 공부를 마쳤을 때는 새벽 두시였다. 찌뿌둥한 몸을 침대로 이끌고 던져져있는 휴대폰을 주워들어 잠금을 풀자 정국이 보내놓은 카톡이 줄줄이 보였다. '집은 잘 들어갔어?' '상처난데 만지면 안돼~ 씻고 꼭 약바르고!" '잘자' 3분 간격으로 하나씩 보내놓은 정국의 카톡에 피식하고 웃음이 났다. 답장을 보낼까하고 망설이다 혹시나 정국이의 잠을 깨울까 걱정되어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다 내려놓았다. *
"좋은아침!" 오늘도 어김없이 편의점 앞에서 전정국을 만났다. 날이 추워서인지 얼굴이 얼어 그런지 유달리 더 하얘보이는 정국이었다. 편의점 계단에서 총총거리며 내려와 내 얼굴에 난 상처를 확인하더니 많이 나았네 다행이다 하고 혼잣말을 하며 씩 웃는 전정국에 나도 피식하고 웃어보였다. 그리곤 장난기가 발동해 말을 붙혔다. "솔직히 말해. 너 맨날 여기서 나 기다리지" 분명 전정국을 놀리기 위해 한말이었다. 전정국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무표정으로 말했다.
"그렇다고 하면 손이라도 잡아주냐" 훅 치고들어오는 예상치도 못한 전정국의 말에 얼굴이 달아오르는게 느껴졌다. 이런걸 역관광이라고 하는건가. 신호등에 다다를때 까지 난 전정국을 쳐다보지 못했다. "아 맞다" 전정국은 또 다시 신호등 앞에서 가방을 뒤적이더니 이번엔 보온병을 꺼내들었다. 뭔가 싶어 건네주는 보온병을 받아들었다. 그리곤 내 눈을 맞추며 피식하고 웃는 전정국이었다. "피로회복에 좋다길래. 내꺼만들다가 너 졸던거 생각나서" 고맙다고 작게 얘기하곤 정면을 쳐다봤을때였다. 신호등 건너편에는 박지민과 윤지수가 이쪽을 보고 있었다. 떨떠름한 표정의 박지민과 눈이 마주친 순간 박지민은 먼저 고개를 돌렸다. 그리곤 윤지수와 함께 교문을 향해 걸어갔다. * 정국은 중요한 대회가 다가온 수업시간도 종종 연습을 하러 펜싱장으로 갔다. 당연히 밥을 같이 먹는 게 암묵적으로 약속이 된 탓에 4교시가 끝나는 종이 울리고 펜싱장으로 걸음을 옮겼다. 펜싱장에 들어섰을때는 두 사람이 펜싱연습을 하고있었다. 체격을 보니 전정국은 아마 오른쪽 아이인듯 했다. 무언가에 굉장히 몰두한 모습. 전정국에게서 처음으로 보는 모습이었다. 흰색 펜싱복 너머로 보이는 전정국의 눈은 여태 보았던 정국의 눈 중 가장 날카롭고 매서운 눈이었다. 연습이 끝난걸까 전정국과 옆에 있던 아이가 펜싱 마스크를 벗고는 가볍게 웃으며 인사를 했다. 그 때 정국의 옆에 있던 아이가 고개를 돌리며 나와 눈이 마주쳤다. 그와 동시에 전정국도 고개를 돌렸다. "어!" "여주야!" 어색하게 정국이 옆의 아이에게 인사를 하며 관중석에서 일어섰다. 전정국은 시계를 보더니 아~4교시 끝났구나 라며 중얼거렸다.
"나 찾으러 온거야?" 전정국은 또 환하게 웃어보였다. 그런 정국이를 보던 옆의 아이가 둘을 번갈아 보더니 약간은 음흉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이야~둘이 뭐야. 금녀의 공간에 첫 여자라~" "네?" "아 인사가 늦었다! 난 3반 김태형이야 같은 펜싱 특기생!" "아...안녕" 어색하게 인사를 하자 전정국은 웃으며 옷갈아 입고 올테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며 웃음을 짓고 탈의실로 들어갔다. 정국의 모습이 오늘따라 색다르게 느껴졌다. ** "수고했다 정국아. 이번 대회 기대해볼만 한거같은데? 이렇게 악바리일줄은 몰랐는데" "감사합니다" 우기고 우겨 12시가 넘어서야 끝난 연습이었다. 체고에서는 생기지 않았던 의욕이 전학을 오니 왜인지 모르게 샘솟듯 생겼다. 샤워를 하고 나와 카톡을 확인했다. 역시 여주에게서는 아무런 연락도 없었다. 뭘 기대한거야 "연습 진짜 오래한다 너" 펜싱장을 나왔을때 옆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깜짝놀라 돌아보았다. 긴생머리 늘씬한 모습 흰얼굴 윤지수였다. 예상치 못한 등장에 당황스러워 그저 얼굴만 쳐다보고 가만히 서있을때 정적을 깬것은 윤지수였다. "나한테 고마워해야할텐데" "......" "나 아니었음 김여주랑 지금 너 그러는거 상상도 못했을걸" 박지민을 말하는건가. 나 아니었음이라.... "우리 어쩌면 같은 편일지도 몰라" "서로 윈윈할수 있을거 같은데 나 좀 도와주는건 어때?" 윤지수가 싱긋하고 웃어보였다. 동시에 소름이 끼치는건 왜였을까 "전정국 난 우리 되게 ㅈ..."
"아니" "....어?" "펜싱에서 경기 제재시키는 종류가 세개가 있어. 옐로우 레드 블랙" "세개 중에 제일 제재가 큰게 이름에서도 느껴지는거 처럼 블랙인데" "블랙을 받으면 대회에서 제명,뚜르느와의 남은 경기 출전 정지, 해당시즌 아님 다음시즌에서 2개월간 출연 금지야" "상대를 이롭게 하는 것 상대와 짜고 하는 것 이게 블랙이 적용되는 사례야 도핑이랑 똑같은 죄값이지" "내가 펜싱선수라 그건 못하겠다. 그리고 여주가 스스로 마음을 여는거 그건 남이 억지로 할수 있는게 아닌거 같은데" "난 기다릴거야" "너도 꼭 알아둬라. 네가 생각했을때 사사로운 반칙이 더 큰 죗값을 치른다는거" + 안녕하세요 젠설입니다! 04를 이틀만에 업뎃시켰슴다! 사실 1일1글 하고싶었는데요 어제 너무 바쁘더라고요 ㅠㅅㅠ 그래서 못올렸어요 그리고 오늘에서야 올렸습니다 1일 1글 칭찬해주시는 분들 어제 생각나서 뭔가 죄책감 느껴졌다며... 헿 오늘도 읽어주시는 분들께 넘나 감사합니다❤️ 인티 들어올때마다 알림떠있는거 보면 진짜 심장 터질거같아요 ㅠㅅㅠ 댓 달아주시는 분들도 너무 사랑합니당...❤️ 열심히 쓰겠습니다!!! 암호닉 찜니야 꾸야 흥탄❤️뉸기찌 YeY 캔디 늬집엔 정국이 없지 푸른날 하니 정국오빠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