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숙소년단 00
: 어머니 제가 하숙집 주인이라니요
오늘은 따사로운 햇살이 쏟아지는 행복한 토요일 오전.
엄므아아아흐어어업. 엄마를 부르려다 늘어지게 나오는 하품에 입을 쩍 벌리...... 려고 했는데, 맞은 편에서 부시시하게 나오는 박지민의 형체에 입을 꼬옥 다물었다.
다행히 본인도 비몽사몽해서 내 목젖까지는 못 본 것 같으니 그냥 아무 일 없던 척 하자.
"좋은 아침."
"그래. 좋은 아침. 입 하나는 존나게 큰 이름아."
ㅋㅋ 이런 족같은... 내 옆에 자리잡고 있는 화장실로 향하던 중이었는지 내게로 오면서 기지개를 쭉 켜고는 하는 말이 저거다.
봤구나. 얼굴이 빨개지는 걸 애써 감추며 주방으로 향했다. 화장실 문 안에서 들리는 박지민의 웃음 소리...
응. 그래. 웃어. 마음껏 웃어. 그 웃음이 뒈지기 전 마지막 웃음일 테니까!
아니, 그건 그렇고 울 엄마 아빤 어딜 가셨대? 오늘은 일찍 일어나라고 깨우지도 않구. 시장 가셨나.
평소와는 다른 주방의 공기에 괜히 눈치를 보며 냉장고에 무언가가 빼곡하게 적힌 포스트잇을 떼었다.
이름아.
믿기 어렵겠지만 지금 우리는 해외야.
믿기 어렵겠지만 하숙집 주인은 이제 네가 되었다.
어렸을 때부터 해온 게 있으니 우리 이름 잘 해낼 거라 믿어.
...네? 어머니, 이게 무슨 개소리신지......
나는 이 포스트잇을 읽으며 내 눈을 얼마나 비볐는지 모른다. 지금 눈두덩이가 좀 따가운 걸 보면 아마 눈두덩이가 발개졌겠지. 그 밑으로 투박한 글씨체가 보였다. 아빠다.
하숙생들도 들어라.
이름 털끝 하나라도 건들기만 해 봐.
그 날로 너넨 아웃인 거야.
우리 이름 힘 내고. 엄마랑 아빠는 즐기다 간다.
......? 아빠??? 이게 끝? 구라라는 거 없어?
포스트잇을 뒤집어 봐도, 혹시 몰라 냉장고 안 까지 샅샅이 뒤졌는데도... 어디에도 구라라는 얘기는 없었다. 냉장고 문에 주르륵 미끄러져 헛웃음을 내뱉었다.
아니 이런 막장이 어디 있냐고요... 씨팔... 따사로운 햇살이 쏟아지는 행복한 토요일 오전은 무슨, 개 족같은 토요일 오전이다!!!
현실을 도피하려 엄마께 전화도 드렸지만, 부모님의 행복한 웃음 소리와 국제전화라 오래 통화 못 한다며 화이팅하고 사랑한다는 아빠의 목소리가 끝나자 마자 끊기는 전화에
나는 찍 소리도 못 하고 폰을 내려 놓을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썅. 존나 너무해. 나만 빼고 유럽 가기 있기야......? 아니, 이게 중요한 게 아니지. 이런 씨발 내가 하숙집 주인이라니! 내가!!!
폰을 바닥에 내던지려다 소중한 나의 아이폰임을 직시하고는 침대에 살며시 두었다.
대신 고생하는 건 내가 매일 안고 자는 나의 사랑 브라운... 은 지랄. 그냥 곰 새끼다.
여튼, 비상이라며 일곱... 이 아니라 군대 가서 없는 세 명은 빼 놓고 네 명을 불러다 거실 협탁에 네모낳게 앉혀 놓고는 여차저차, 뭐 사실 설명할 것도 없지만 상황 설명을 해 주었다.
"그래서 결론은, 제가 이 하숙집 주인이 되었다~ 이거예요."
"우웅."
치카치카치카 열심히도 양치질을 하는 박지민의 얼굴을 씨발 한 대 쳐 줄까 싶었지만 참았다.
우웅? 그게 다야? 오빠들 할 말 더 없어? 지금 나만 존나게 혼란스러운 거야? 어? 그런 거냐고. 한 명씩 눈을 맞춰 가며 의견을 물었지만 역시나 혼란스러운 건 나 뿐이었다.
하하. 조낸 허탈하네. 소파에 허리를 기대어 뒤로 목을 꺾었... 는데 내 뒷통수를 받쳐주는 손길이 있었다.
"목 나가."
정국이었다. 오늘 머리 안 감았는데... 헛기침을 하며 괜찮다고 해 주고는 고개를 다시 들었다.
문제는 아침이었다. 내가 또 요리로 폭탄은 예술적으로 잘 만든단 말이지. 며칠 간은 엄마가 해 두고 간 반찬 덕분에 먹고 살 수는 있겠지만... 그 이후로는...... 상상도 하기 싫다.
그렇다고 삼 시 세 끼 모두를 배달 시켜 먹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혹시 요리 잘 하시는 분?"
"석진 형 잘 해."
"으에에에에에?"
김태형의 입에서 나온 청천벽력 같은 소리에 놀란 내가 괴성을 지르자 모든 이가 다 웃음이 터졌지만 진지한 건 나 혼자 뿐이었다.
아니, 저 덩치 큰 남정네가... 요리를... 아냐, 이것도 고정관념이다 이름아. 그래. 그럴 수도 있지...
홀로 생각 정리를 하고 있는데 전정국이 입을 열었다.
"몰랐어, 이름아? 형이 가끔 가져 오던 반찬도 형이 다 한 건데."
"헐?"
"그리고 저 형 취사병이었어."
"허얼?"
전정국과 양치를 다 마치고 온 박지민의 발언에 놀라기도 잠시, 아니 생각해 보니까 어이 없네. 왜 씨발 다 아는데 나만 몰라? 도끼눈을 하고 김석진을 째려봤다.
우물우물 빵을 먹던 김석진은 태연하게 네가 안 물어봤잖아. 랜다. 허. 참. 허! 그러네... 반박할 말이 없어서 더 빡 친다.
눈에서 레이저 빔이 나올 정도로 김석진을 쳐다 보니, 허허 사람 좋은 웃음을 흘리고는 그럼 요리는 자신이 맡겠단다. 호호. 그러셔야지요.
"돈 관리 할 때 필요하면 말해. 내가 도와줄게."
"당연하지. 네가 싫다 그래도 부를 생각이었어."
이과인 정국이를 내 베프로 둔 건 참 잘 한 일인 것 같아. 장하다 성이름.
속으로는 백만 번 정도 스스로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맨날 부를 거야. 헤헤 웃으며 말하자 전정국이 웃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니, 음, 정국아... 나 머리... 안 감았... 애써 웃으며 정국이의 팔을 잡아 손을 매만졌다. 더러운 건 만지는 거 아냐. 고럼 고럼.
"짜아, 이제 공지할 건 끝났고, 뭐 더 할 말 있는 사람?"
또 다시 한 명씩 눈을 맞추며 의견을 묻자, 더 이상 할 말은 없는 듯 다들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다들 뭐... 아침밥은 알아서 챙겨 드시고. 해산!
내가 일어서며 해산이라는 말과 함께 손바닥을 짝짝 마주치자 모두들 느릿느릿 일어나 자신의 방으로 갔다. 내 옆에 앉은 전정국 한 사람 빼고.
"야, 너 밥 안 먹어?"
"응?"
"밥 먹자. 밥 차려줄게."
정국아...? 나, 나는 괜찮, 다는 말에도 불구하고 전정국은 아랑곳 없이 내 손을 잡고 주방으로 이끌었다.
날 식탁에 앉히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정국이의 뒷모습을 보며, 그래! 내가 오늘만 아침 먹고 내일부턴 꼭 다이어트 한다! 하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뭐, 생각해 보니, 개 족같진 않고, 쫌 행복한 토요일 오전인 것 같다.
***
안녕하세요 꿈의 조각배입니다...!
처음 뵙지요 ㅎㅅㅎ
앞으로 잘 부탁드리고 오래 봐요 우리!
계실지는 모르겠지만... 저... 암호닉도 받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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