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 왜 이러는지 아는 사람?
w. 엔돌핀
........야.
……
뭐하냐.
…….
뭐하는 거냐고 지금!!!!
아, 전정국. 아!!!!!!!! 전정국!!!!!!!!!!!!!!!!!!!!!!!!!!!!!!!!!!!!!!!!!이 많은 느낌표들로 내 빡침을 오롯이 전할 수 없다는 게 더 날 화나게 만드는구나. 시발. 그래, 이판 사판 공사판이다 이거지. 어디 계속 그렇게 입 꾹 다물고 있어봐라. 그 입 다시는 못 다물게해줄 테니까. 어디 보자, 시발 우리 개뼉다구같은 정국이가죽고 못사는 거. 내 손톱이 간지럽히기에 적합한 상태던가. 전정국을씹어삼킬 것처럼 바라보던 두 눈알을 굴려 손을 내려다봤다. 좀 긴가.아니다, 이정도면 괜찮을 것도 같다. 아아아아. 아니다, 잘못했다간 간지럽히다 상처낼 수도 있다. 그럼 난 괜한 죄책감에 시달리겠지. 아니지, 지금 저거 멀쩡히 옷 다 갖춰입고 있는데 뭐. 존나 이만하면 나도나름 예의를 갖춰 머뭇거려준 거다 이 말이다.
야.
하고 한 번 더 부르니 토깽이 같은 눈망울로 말똥말똥 쳐다보는 모양새가 참… 그래시발 세상은 외모지상주의야. 인정하기 싫지만 잘생긴 낯짝을 탑재한 전정국의 ((((얼굴))))의 선방으로 화가 잠시 누그러들던 차에, 쓸데없이 올곧고 몹시 당당한 눈빛을 보내는 망할 태도 덕분에 분노가1761325827461배 증가했다. 하여간 매 버는 데는 따라갈 사람이 없지. 저건 어렸을 때부터 그랬다. 어딘가 억울해보이지만 결코 주눅들지않는 저 태도. 저 눈빛을 보면 화가 나다가도 괜히 마음이 약해진단 말이다. 저, 저 세상 편하게 사는 놈. 난이 몸에 이 얼굴 달고 세상을 헤쳐나가기도 고달파 죽겠는데 쟤는 얼굴도 모자라 피지컬도 참 바람직해 이 삭막한 사회 속의 온실에 거주 중이라니. 어딜가도 정국아, 정국아. 꺄르르, 꺄르르. 시발 또 빡치네.
내가 욕을 너무 많이 쓰는 것 같다고? 그래 시발. 말해도 안 믿겠지만 난 원래 이렇게 욕을 말끝마다 붙이는 사람이 아니다. 그렇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 욕이 안 나오는 게 이상하지. 이 상황에 웃고 있으면 그건 착한 게 아니라 멍청한 거다. 그래 이게 다 너때문이다. 전정국 이 개새끼야. 저건 예전부터 나한테 애증같은 존재였다. 성격이 좋은건지, 잘난 외모 덕에 지랄 맞은 성격이 참작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주변 사람들 대하는 자세가 개차반은 아니니 나름 거지 같은 성격은 아니겠지. 잘생기고 자기 일 잘하고 성격에도 하자가 없는, 무려 남자 사람이 당신의 친구라면 몹시 좋으시겠지만. 나에게는 전정국의 존재가 내 무능과 열등감을 상기시키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그 아이의 행동 하나에 기분이 좋았다가도, 이 아이가 나한테 그런 행동을 해줬다는 것만으로 기뻐하는 내가 초라해보여서. 난 언제나 이 관계에서 약자인 것 같아서. 그래, 누가 뭐래도 나한테 있어서 전정국은 갑이고, 난 영원한 을이었다. 그러나 내 눈 앞에 있는 저 정국이는 지금까지도 그걸 모른다. 모를거고, 몰라야 한다. 알면 난 더 수치스러울 테니까.
마지막으로 묻는다. 왜 그러냐고.
시덥잖은 이유라면 정말 아작을 내버릴거다. 오늘은 내가 사랑하는 아이돌의 티겟팅이 있는 날이고, 내가 아이돌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전정국에게는 그냥 공연 티켓팅이 있어서 오늘 밤 10시에 꼭! 반드시! 예매를 해야하니 건들지 말라고 한 달 전부터 신신당부를 해놓았는데. 도대체 왜. 왜, 전정국은 지금 내 휴대폰을 손에 쥐고선 나를 내려다보고 있는 건지. 지금 시각은 9시 57분. 초까지 나오는 매우 정밀한 네이년 시계를 띄워놓고 달달 떨며 폰을 붙잡고 있어도 모자랄 이 시점에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고. 진짜. 끄으아아아아아아아!! 진짜로, 아무 생각 없이 장난이 치고 싶었다고 말한다면 넌 친구고 나발이고 끝이다. 대답 잘해라, 전정국.
……..
허. 조금만 더 채근하면 눈물을 쏟을 것처럼 눈에 물기가 어리는 것 같은 건 내 착각일까. 착각일거다, 원래 눈이 초롱초롱해서 상대를 바라보는 눈에 꿀이 떨어진다며 스윗가이라는 별명도 있는 전정국사마시니까. 자기가 시작해놓고 안절부절 못하는 것같아 보이는 것도 내 착각이겠지. 참나, 누가 보면 내가 잘못한 줄 알겠다. 간지럽혀볼까 생각하긴 했지만, 그건 생각에서 끝난 지 오래였다. 툭툭 치고 미는 정도까진 해봤지만 성염색체가 XX인 내가 성염색체가 XY인 누군가에게 달려들어 몸을 더듬을 정도의 뻔뻔한 철판을 가지고 있지 않았으니까. 게다가 전정국과 나는 그냥 친구 사이라 하더라도 스킨십에 박한 편이기도 했다. 그나저나, 끝까지 말 안한다 이거지. 좋아,
그럼 니 폰 내 놔. 그 걸로 하게.
뒤에서 머리통을 후려맞은 것마냥 깨달음을 얻은 표정으로 고개를 한 번 끄덕이곤 자신의 폰을 내미는 정국이. 그 와중에 내 폰은 자기의 오른손에 꼭 쥐고. 진짜 쟤 왜 저러냐. 일단 티켓팅부터 끝내고 보자. 그 다음에 제대로 해명 안하면 넌 진짜 뒤졌어. 내 인생의 분노를 모두 모아 불태워줄 테다.
안녕하세요...엔돌핀입니다..!! 이전에 쓰던 글이 너무 우울해서 조금 밝게 가져와봤어여....(쭈굴) 제가 쓰는 속도가 많이 느려서 이 정도 분량 쓰는 데에도 막 한두시간씩 걸려요. 생각이 날 때 쓰는 스타일이기도 하고... 그래서 연재가 많이많이 느릴텐데 그래도 조회수가 놀라가는 걸 보거나 댓글 남겨주시면 정말 힘이 많이 된답니다!!(댓글과 연재 방식의 연관성....?하하하핳) 댓글 달아주시면 늦더라도 답글을 꼭 해드리니까 혹시나 마음 속에 소심이가 살고 있는 독자님이 계시다면 마음껏 표현해주셔도 괜찮아요!! 오늘도 읽어줘서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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