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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박지민] 미치광이와 연애를 ㄴ | 인스티즈

 

미치광이와 연애를.

written by 무담

 

 

 

 

 

 

 

 

 

"너 표정이 왜 그래?"

 

 

 

궃은 일은 다 알바생 도맡아 시키고 혼자 손님 마냥 느긋하게 티타임을 즐기고 있던 사장, 석진이 사색이 되어서 헐레벌떡 들어온 탄소를 보고 무심하게 물었다. 탄소 또한 그 질문에 바로 대답을 하고 싶었으나 오래간만의 달리기에 저질체력인 몸뚱아리가 삐끗거리고 숨이 차서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한참을 헉헉대고도 모자라 물 한잔을 순삭하고 나서야 탄소가 입을 뗐다.

 

 

"사장님..저 이상한 사람한테 잘못 찍힌 것 같아요."

"니가?"

 

 

그 친구 취향 참 특이하네. 찍을 애가 없어서 저런 거를.. 석진이 중얼거렸다.

 

 

"나도 동감..이 아니고 사장님 맞고싶으세요?"

"이눔시키가 지금 하늘같은 사장한테."

 

 

아 사장님, 저 장난할 기분 아니에요..탄소가 눈썹을 축 늘어뜨리고 말하자 석진은 그제서야 커피에서 시선을 떼고 탄소를 바라보았다. 탄소는 침을 한번 꿀꺽 삼키고 말을 이었다.

 

 

 

"제가 그저깨 알바하다가 취객을 만나서.."

 

 

이러쿵 저러쿵. 탄소는 석진 앞에 서서 취객 2명과 여자 한명이 편의점에서.avi 와 그 취객 중 한명인 잘생긴 미친놈한테 고백받은 썰.txt의 내용을 읊기 시작했다. 말이 길어질 것 같아 중간에 끊어먹고 일이나 하라며 유니폼을 던져주려던 석진은 MSG같은 탄소의 말빨에 홀려 얌전히 커피를 마시며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처음에는 관심 없다는 듯, 구석에서 묵묵히 대걸래질을 하고 있던 알바생마저 '애송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자신보다 세살이나 더 늙은 같은 대학 선배였다'는 대목에서는 자리를 깔고 앉아 탄소의 말을 경청하고 있었다.

 

 

"그러니까..그 사람 이름이 뭐였더라? 지민?"

"지민?"

 

 

석진의 눈썹이 움찔거렸다. 알 수 없는 기시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곧 그 이상한 느낌의 정체를 파악 할 수 있었다. OO대 박지민. 석진 또한 들어본 적이 있는 이름이다.

 

 

 

"네, 아세요?"

"..아는 건 아니고, 유명했지."

"어떤 의미로..?"

"그냥, 여자애들이 얼굴 반반하다고 난리쳐대는거 들었어."

"다른 건 뭐 없었어요?"

"몰라. 걔 신입으로 들어왔을때 나는 4학년이었어서."

 

 

석진은 말을 얼버무리고 황급히 2층에 있는 직원 전용 휴게실로 피신했다. 순진한 어린 양한테 입에 담지 못할 무시무시한 이야기를 꺼내 겁을 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석진은 쇼파에 앉아 지민에 관한 무수한 카더라들을 떠올렸다. '박지민 고등학교 때 좀 놀았다던데?' 로 시작된 소문은 '사실은 재벌 3세라더라. / 아니다, 조폭 두목 아들래미가 틀림 없어.'로 와전되어 있었다. 석진은 원래 소문 같은 것을 잘 믿지 않는 편이었지만, 어느 날 캠퍼스에서 우연히 지민을 마주친 이후로 지민이 정상인이 아니란 것에는 어느정도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스쳐지나가는 지민의 몸에서 술냄새가 진동을 했기 때문이다..

 

 

한편 탄소는 미심쩍은 석진의 행동을 보며 마음을 졸이고 있었다. 아빠의 거한 배신 이후로 마음 한구석에 인간불신의 씨앗이 자리잡은 탄소였기에 석진이 당황해서 자리를 피했다는 것 쯤은 손쉽게 간파했다. 대체 뭘 숨기는거지? 탄소는 다리를 달달 떨며 손톱을 물어뜯었다. 옆에 있던 알바생이 누나 괜찮아여..?라고 물어봤지만 지민에 대한 불안감이 극에 달한 탄소의 귀에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

 

 

그렇게 한참 반쯤 정신이 나간 상태로 음료수를 제조해 손님에게 대령하고 있을 때였다. 탄소는 카페 밖에서 누군가가 자기를 향해 팔을 번쩍들어 흔드는 것을 발견하였다. 시력이 그다지 좋지 않은 탄소는 순간 지민인 줄 알고 식겁했지만 이내 빙그레 웃으며 같이 손을 흔들어 주기 시작했다. 카페 밖에서 조증 걸린 사람처럼 날뛰는 사람은 다름아닌 탄소의 친구 수소였다.

 

 

"Yo 기지배 오랜만!"

"히사시부리!"

 

 

수소는 카운터에 서있는 탄소에게로 다가갔다. 그동안 잘 지냈냐? 나는 또 빚 갚다가 팔려나간줄. 수소는 탄소의 사정을 알고 있는 몇 안되는 친구 중 하나였다. 그녀가 농담조로 던진 말에 탄소의 얼굴이 시무룩해졌다.

 

 

 

"아빠가 싼 똥은 거의 다 치우긴 했는데, 나랑 동생 학비랑 엄마 병원비 때문에 빚을 또 져야 할 판이야."

"불쌍한 년. 어머니는 괜찮으셔?"

"어. 요즘에는."

"산소는 잘 지내고? 고등학교는 잘 적응했데?"

"걔는 무인도에 혼자 떨궈놓으면 상어 잡아서 회 떠먹을 년이야. 걱정하지마."

 

 

 

탄소가 말을 잇다 말고 뒷편으로 걸어갔다. 수소는 말 하다 말고 어딜가냐 투덜댔지만 금새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들고 오는 탄소를 보고 표정을 풀었다. 그녀의 친구는 갑자기 날라온 엄마의 병원비 고지서 때문에 몇 주 전 그녀에게 150만원이라는 거금을 빌려간 것이 계속 마음에 걸리는 모양이었다. 다 갚았으면 됬지 뭘 차꾸 미안해 하고 그러냐, 사람 무안하게. 수소가 탄소에게 짜증섞인 투정을 부렸다. 미안해서 주는 거 아니야. 먹고 꺼지라고 주는 거지. 탄소가 무심하게 받아쳤다.

 

 

 

"농담 아니야. 나 진짜 바빠서 그래. 손님 많은거 안보이냐?"

"아 알았어. 갈 꺼야. 근데 너 이따가 시간 돼? 밥이라도 같이 먹자."

 

 

 

밥? 탄소가 되물었다. 오냐. 그리고, 이것도. 수소가 손으로 잔을 쥐고 입에 털어넣는 시늉을 하며 대답했다. 탄소는 화색이 되어선 머릿속으로 오늘의 스케줄 표를 떠올렸다. 카페 알바가 끝나면 다시 학교 가서 수업 하나 더 듣고, 그리고 나서 과외 하나만 해치우고 나면 오늘의 일과는 끝이었다. 탄소는 오랜만에 보는 친구가 너무너무 반가웠고, 또 딱히 거절할 이유도 없었기 때문에 그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다. 그래! 먹고 죽자!

 

 

그녀는 어느새 전공책의 행방과 박지민의 존재를 까맣게 잊어버렸다;

 

 

 

 

 

 

 

탄소가 수소와 친목질을 즐기고 있는 동안, 지민은 자신의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고 있었다. 손에 두꺼운 경제학 책을 꼭 쥐고 있는 그는 퍽 행복해보였다.

 

 

"어 엄마? 나에요. 지금 집 가."

 

 

지민의 어머니는 오랜만에 걸려온 자식의 전화에도 마냥 기쁜 마음으로 전화를 받지는 못했다. 사랑해 마지 않는 막내아들이었지만, 그 막내아들은 엄마인 그녀조차도 예측할 수 없는 신박한 또라이였기 때문이다. 그녀는 집에 온다는 지민의 말에 잠시 핸드폰을 내려놓고 남편의 존재여부를 확인했다. 똑똑, 여보당신, 거기 있어요? 아무 대답이 없자 그제야 그녀는 다시 핸드폰을 귀에 가져다 댔다.

 

 

 

"지금 아부지 안 계신다. 빨리 와!"

"아쉽다. 아빠 보고싶었는데."

 

 

 

그녀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으며 며칠 전에 일어났던 일을 떠올렸다. 간만의 가족식사 도중 언제까지 그렇게 한심하게 살 거냐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남편 앞에서 지민은 특유의 능글거리는 웃음을 지으며 그의 화를 묵묵히 받아냈고, 그건 결론적으로 그의 화를 더 돋게 만들었다. 남편이 골프채를 들기 직전에 집을 나가 연락이 끊긴 지민인데 갑자기 와서 한다는 말이 아빠가 보고싶다니. 생각이 없는 건지, 기억력이 금붕어 수준인건지. 그녀는 속이 터질 것 같았다. 하지만 자식에게 쓴소리는 못하는 유리멘탈 그녀는 그저 한숨만 폭- 쉬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전화가 끊긴 바로 그 순간 벨이 울렸다. 그녀는 화들짝 놀라 현관문을 열었다. 그녀의 모든 근심걱정의 주인공, 지민이었다.

 

 

"어 지민아 벌써 왔.."

"엄마 나 짐 빼러 왔어요."

 

 

 

짐을 빼..? 그녀가 그 말을 이해하기도 전에 지민이 부탁을 가장한 통보를 전했다.

 

 

 

"이제 3학년인데 슬슬 취업 준비 해야지. 대학 근처에 오피스텔 하나 잡고 거기서 지낼꺼야. 아버지한테는 잘 말씀드려주세요. 형 한테 내 방 들어오면 죽여버린다고 꼭 전해주고"

 

 

 

그녀는 혼이 쏙, 빠져버렸다. 드디어 정신을 차렸다는 망냉이의 발언은 그가 10년전 음악을 하겠다며 집을 뛰쳐나간 사건과 비슷한 수준의 정신적 충격을 선사했다. 우리 지민이..어디 아픈가? 그런 그녀의 상태를 아는지 모르는지, 지민의 머릿속엔 온통 탄소 생각 뿐이었다. 그 귀염둥이가 무려 내 대학 후배라니. 지민은 방에 들어와 짐을 정리하면서 가장 최근에 얼굴을 맞댄 게 몇 개월 전으로 추정되는 같은 과 친구들에게 단체문자를 보냈다.

 

 

 

[이제 대리 출석 필요 없음. 학교 나갈 거임.]

 

 

 

 

그리고 정확히 30초 뒤, 몇 달 동안 지민의 출석 셔틀 노릇에 최근엔 얼굴도 모르는 다른 과 여학우 신상까지 캐야 했던 친구들의 분노가 담긴 육두문자가 지민의 폰으로 우르르 전송되기 시작했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우정인가.

 

 

 

 

-

 

 

 

 

평화로운 가을 밤, 대학가 주변을 굶주린 사자 처럼 어슬렁 거리며 돌아다니던 꽃다운 여인네 둘은 때마침 발견한 곱창집을 발견하고 짝- 하이파이브 했다. 탄소와 수소는 비장한 눈빛으로 무언의 언어를 주고받았다. 오늘의 격전지는 저기다. 그녀들은 술은 아직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오르기 시작한 흥을 주체하지 못하고 곱창집으로 뛰어 들어가려 했으나 수소가 하이힐을 신고 있었기 때문에 무산되었다. 그런다고 누가 지 예쁘게 봐 주는 줄 아나봐. 너 혹시 나 만난다고 꾸미고 온 거냐? 징그럽게? 흥이 깨져버린 탄소가 산소에게 면박을 주었다. 꾸미긴 지랄. 나는 이거 신어야 간신히 160이란 말이야. 수소는 기죽지 않고 반박했다. 그리고 눈가에 맺힌 눈물을 쓱 훔쳤다. 하품 때문에 나온 눈물이다. 진짜로.

 

 

 

따뜻한 것 같기도 하고 시원한 것 같기도 한 기분 좋은 날씨였다. 마침 비가 내린 직후라 습한 바람 냄새가 그녀들의 감성을 자극했다. 물이 고인 곳에는 거리가 거꾸로 잠겨있었다. 야 분위기 죽이는데? 그러게. 이런 날에는 역시 야외좌석인가. 그녀들은 홀린듯 가게 밖에 있는 파라솔 달린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나무 의자가 조금 눅눅하긴 했지만 아무렴 어떤가. 오랜만에 만나는 오랜 친구가 있고, 눈 앞에는 위에 모짜렐라를 듬뿍 뿌린 곱창이 노릇노릇 익어가고 있고, 그 옆에는 초록색 병이 한가득 있는데! 캬, 완벽하다. 수소가 3번째 건배를 외쳤다. 뭘 그렇게 급하게 마셔. 탄소는 그런 친구를 걱정하다가도 그녀가 원래부터 술고래로 유명한 것을 상기해냈다. 사실 걱정해야 할 건 수소가 아닌 탄소 자신이었다. 아닌 게 아니라

 

 

"히힣..마셔 마셔."

 

 

그녀는 술을 좋아했지만 아쉽게도 소주 두 잔으로도 정신을 어딘가로 흘려보내기 시작하는 저주받은 체질의 소유자였다. 담배는 어떻게 피나 몰라;

 

분위기에 취한 탄소가 병나발을 불려고 하자 수소가 쌍욕을 날리며 기겁했다. 술도 못마시는게 어디서 나대. 수소 덕분에 탄소는 아슬아슬하게 맨정신을 붙잡고 사람다운 모습으로 곱창을 즐길 수 있었다. 야, 여기 다음에 또 오자. 아까 친구와 같이 먹은 국수 한 그릇이 오늘 섭취한 음식물의 전부였기 때문에 탄소는 빠르게 곱창을 흡입했다. 그러고 보니 오늘 끼니는 다 친구랑 같이 해결했네. 좋다.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신나게 근황토크 중이던 그녀들의 대화는 대화소재가 점점 고갈되면서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아무말도 없이 곱창을 먹는 것에 집중하고 있던 탄소의 눈에 우연히 수소가 들고있던 술병이 들어왔다. 탄소의 머릿속에 무언가가 스쳤다. 술, 취기. 야외 테이블..누군가가 생각날 것만 같은 느낌에 탄소가 눈을 살짝 찡그렸다. 으..뭐지? 그리고 타이밍 천재인 누군가씨는 그 때 딱 맞춰 탄소의 핸드폰에 문자를 보냈다.
 

 

[나 지금 학교 입구 쪽인데. 어디야? 내가 데리러 갈게.]

 

 

헐 시발? 무심코 문자를 확인한 탄소가 막 입에 넣기 위해 젓가락으로 집고 있던 곱창을 떨어뜨렸다. 뭐야, 왜 그래? 갑작스러운 소란에 수소가 물었다.

 

 

"야...어떡하냐...나 조땐거같다......"

"무슨 일인데."

 

 

이걸 잊고 있었어..탄소가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자 수소의 궁금함이 더 증폭되었다. 아 뭔데, 빨리 불어. 하지만 탄소는 질문에 어긋나도 한참은 어긋난 이상한 말만 늘어놓을 뿐이었다.

 

 

"우리 안으로 들어갈래?"

"판 다 깔아놨는데 뭔 개소리야."

[우리 아까 데이트 하기로 했잖아]

"으악! 야! 우리 나중에 다시 만날래?!"

 

 

호들갑을 떠는 탄소를 보는 수소의 표정이 짜게 식어갔다. 처음에는 무슨 일이 터진 줄 알고 걱정했으나, 보아하니 별 시덥지 않은 이유로 지랄발광을 떨어대는 듯 싶었다. 그런 수소의 추측과는 다르게 탄소는 모르는 번호로 날라온 이 문자들 덕분에 근래 들어 가장 심각한 패닉상태를 겪고 있었다. 심지어 근처야.. 탄소가 불안한 눈빛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대학생들로 붐비는 거리였지만 왠지 그라면 여기서도 자신을 발견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정답이다!
 

 

지민은 몽글몽글 거리는 가슴을 안고 대학로 주위를 서성이고 있었다. 몇몇이 그를 알아보고 인사를 건냈다. 같이 술이나 마시자고 추근덕거리는 동기들을 적당히 돌려보낸 지민이 답장이 오지 않는 핸드폰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탄소는 문자를 잘 안 보나? 아님 일부러 씹는 거 같기도 하고(이것도 정답;). 지민이 그런 생각을 하는 순간 어디서 으악! 하는 비명이 들렸다가 금새 사람들 사이에 묻혀 사라져버렸다. 왠지 탄소 목소리 같다. 대화도 몇 마디 나눠보지 않은 주제에 용캐 짐승같은 촉으로 탄소를 감지해낸 지민이 우연히도, 식당 테이블에 앉아 방금 전 자신처럼 고개를 두리번 거리고 있는 탄소를 발견했다. 대학교에서는 '약간'의 미행이 있었는데 여기선 이렇게 '우연히' 만나다니. 지민은 진심으로 기뻤다. 탄소야 우리는 운명인가봐. 계속해서 문자를 씹는 행동에 화가 날 법도 한데 핸드폰을 손에 꼭 쥔채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탄소의 귀여운 모습에 지민은 눈까지 접어가며 환하게 웃었다.

 

 

"계속 씹네?"

 

 

누차 강조하지만 화난거 아님.

 

 

 

[탄소야, 빨리 답장해주라. 오빠 애타서 죽어.]

[탄소야 일부러 씹는거 아니지?]

[아, 이 번호는 저장해 놔. 나중에 어떻게 저장했는지 확인 할 거야♡]

 

 

 

탄소는 계속해서 울리는 문자에 화면이 아래로 가서 안 보이게끔 핸드폰을 테이블 위로 던졌다. 테이블 전체를 울리는 진동음에 수소가 술 맛 떨어진다고 짜증을 냈지만 지금 탄소에게는 친구의 히스테리보다 자신의 안위가 더욱 중요했다. 탄소가 테이블 위로 머리를 박았다. 설상가상으로 이제는 문자 진동음이 아니라 벨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짜증나게 한다. 받던가 끄던가 둘중에 하나만 해라."

"안돼.."

 

 

 

지금 갑자기 핸드폰을 끄면 일부러 씹는거 눈치 챈단 말이야..탄소가 중얼거렸다. 아 어떡하지? 끊이지 않고 계속 울리는 핸드폰은 마치 지민의 집념을 대변하는 것 같아 탄소를 소름 돋게 했다.

 

 

"그럼 걍 받아."

띠리리리링-

"그냥 받으라고!!"

띠리리리리링-

"존나 정신사납게!!"

"아악!"

 

 

탄소는 수소가 쥐고있던 반 쯤 채워진 소주병을 빼앗아 원샷했다. 미친놈이? 수소는 성질을 부리다 말고 입이 떡 벌어져서 탄소를 쳐다보았다. 그런 친구는 안중에도 없이 탄소가 거친 손길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스피커를 타고 들려오는 목소리에 탄소쪽으로 걸어가려던 지민의 발걸음이 멈칫했다.

 

 

-왜 이렇게 전화를 안 받아? 걱정했잖아.

 

 

걱정은 무슨. 지민은 실시간으로 탄소가 멘붕하는 것을 직관하고 있었다.

 

 

"아.. 그게.."

 

 

죄송해요. 자고 있어서 못 받았어요..한참동안 문자와 전화를 씹고있던 그럴싸한 이유를 지어내던 탄소가 자신없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탄소를 지켜보고 있던 지민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럼 지금 집이겠네?

"아 네..뭐 그렇죠."

-곱창은 맛있고?

"야 탄소야, 저기서 어떤 남자가 우리 뚫어지게 쳐다보는거 같음."

 

 

 

순간 탄소는 말문이 막혀 아무말도 하지 못한 채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 탄소의 모든 사고회로가 멈췄다. 불길한 기운이 목을 죄고 있었다. 어? 이쪽으로 오는데? 수소가 말했다. 그리고 수소의 말을 듣는 순간 탄소는 자신의 등 뒤에서 사신이 걸어오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탄소는 집이 여긴가봐?"

 


 


끼이익- 그녀는 마치 공포영화의 여주인공처럼 삐걱거리는 몸짓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그곳엔 낫 대신 자신의 전공책을 들고 있는, 웃고 있어서 더 무서운 지민이 서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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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땅위, 바니, 줄라이, 바다코끼리, 꾸월달, 김석봉, 민트, 청포도, 맴매때찌, 뽀로로, 예삐침뀽, 탄빵, 요귤, 유자청, 침구, 됼됼님 감사합니다ㅠㅠ

 

디귿 편에서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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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왕 올라왔다!!!! 그 와중에 친구 동생 이름 넘 웃기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 탄소 수소 산소ㅋㅋㅋㅋㅋㅋ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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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96.9
땅위 입니돳!!!
수솤ㅋㅋㅋㅋ탄소친구 완전 신박해요!!! 그리고 여주나 지민이나 너무 귀여운거아닙니까?!!! ㅋㅋㅋ이번 편도 완전 재미있게 봤습니다!!!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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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69.50
탄빵입니다ㅠㅠ 글 진지한데 너무 웃겨욬ㅋㅋ 술술 잘 읽힌다 ㅋㅋㅋ 아직 2편인데 너무 재밌는거 아닙니까 ㅠㅠ뒷편 궁금해서 현기증 나려고 그래요ㅠㅠㅠ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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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요귤이에요!! 수소 산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너무 웃겨요ㅋㅋㅋㅋㅋㅋ 오늘도 좋은 글 감사합니다 :)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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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86.199
창포도에요!!
ㅋㅋㅋㅋㅋ앜ㅋㅋㅋㅋㅋ이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탄소 수소 산소라닠ㅋㅋㅋㅋㅋ센스乃乃오늘도 재밌게 읽고 갑니다~ 작가님 애정해요❤️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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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54.10
[초코호빵]암호닉 신청해요!
지민이가 미치광이캐릭터라닠ㅋㅋㅋㅋ대박 ㅋㅋㅋ은근 그 지미니 특유의 눈웃음과 매치가 되서 넘 재밌어요!! ㅠㅠㅋㅋㅋㅋ 다음편 넘 기대되요!! 재밌게 읽구갑니당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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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54.10
[초코호빵]암호닉 신청해요!
지민이가 미치광이캐릭터라닠ㅋㅋㅋㅋ대박 ㅋㅋㅋ은근 그 지미니 특유의 눈웃음과 매치가 되서 넘 재밌어요!! ㅠㅠ그리고 친구.동생이름 네이밍센스 굿ㅋㅋㅋㅋ 다음편 넘 기대되요!! 재밌게 읽구갑니당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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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지민이랑 여주 너무 웃겨요ㅎㅎㅎㅎ
초코에 빠진 커피로 암호닉신청해요ㅎㅎ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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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아ㅋㅋㅋㅋㄱ진짜 재밌어요 [2월]로 암호닉 신청할게요!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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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40.173
줄라이
비루하다뇨?대유잼인데여!
지민이너무설렙니닼큐ㅠㅠㅠㅠㅠㅠㅠ기여미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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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콩이예요 ㅠㅠㅠㅠ 으아ㅠㅠㅠㅠ ㅋㅋㅋㅋㅋㅋ아 ㅋㅋㅋㅋㅋ괴여유ㅓ 둘다ㅠㅠㅠㅠㅋㅋㅋㅋㅋㅋㅋ잘보구감니다♡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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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삐리] 신청합니다!!! 아 이런글 너무 조아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매력 터져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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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쟈가워]로 암호닉신청이여 ㅋㅋㅋㅋㅋ지민이 캐릭터 신박해욬ㅋㅋ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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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작가님 필력 뭔가 세련됐어요ㅋㅋㅋㅋㅋㅋㅋ 바로 신알신하고 갑니다=33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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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바다코끼리에여
지민이..무서유ㅓ요....지미니...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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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
[아조트]로 암호닉 신청하겠습니다~!!!
계속 쓰던 닉네임인데 작가님 글과 어울리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네요.ㅎㅎ
언젠가는 나올 질소 친구를 기다리며...ㅋㅋ
석진이, 지민이, 탄소 나오는 캐릭터 전부다 매력있네요.ㅠ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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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1
오작가님!!!예삐침뀽이에용ㅎ오늘도역시분량도많고재밌어요ㅠㅠㅠ지민이가뒤에서다가올때의긴장감이란ㅋㅋㅋㅋㅋㅋ 어떻게될지궁금하네오ㅋㅋㅋㅋㅋㅋ제주위에저런지민이닮은가있었으면ㅎㅋㅋㅋ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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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2
침구입니다 탄소 수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작가님 뭔가 굉장히 의식의 흐름대로 글 쓰시는듯 넘 웃겨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음에 오실때는 지밍이 똘끼 더 충만하게 채워오셔야 해요!!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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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3
ㅋㅋㅋㅋ친구이름때문에 빵터졌내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모찌한찌민]으로 신청할게요!!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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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4
ㅋㅋㅋㅋㅋ작가님 작명 솜씨가 ㅋㅋㅌㅋ 수소 산솤ㅋㅋㅋㅋㅋㅌㅋㅌ 아 너무 재밌아욬ㅋㅋㅋ 오늘도 잘 읽고 갑니다!!!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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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5
맴매때찌
ㅋㅋㅋㅋㅋㅋㅋㅋ와 지민이 진짜...ㅋㅋㄱ촉인지 매의 눈인지 모르겠지만 여주를 잡고 놔 주질 않네요ㅋㅋㅋㄱ남자다잉!!!!!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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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6
[물결잉]으로 암호닉 신청할게요!!!!!!!!!!!❤️❤️❤️❤️❤️❤️❤️❤️❤️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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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7
ㅋㅋㅋㅋㅋ탄소 수소 산소ㅋㅋㅋ이름에서 빵터졌어요 그리고 엄마도 무서운 아들이라니 ㅋㅋㅋㅋ 얼마나 신박하게 행동했을 지도 궁금하고요 ㅋㅋㅋ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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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8
아뭐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박지민 성격 왐전 웃곀ㅋㅋㅋㅋㅋ작가님 짱재밌어욬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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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9
아니 박지민 진짴ㅋㅋㅋㅋ 대책 없는것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소 산소 네이밍 센스에 놀라고 갑니다... 총총 너무 취향이에요 배틀연애 ㅠㅠㅠ 탄소 혼자만의 배틀이지만녀..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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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0
진짜 저런 남자가 있을까려.....? 지민이니까 그래도 귀엽고 깜찍한걸로......... 현실이 저런 남자 있다면 우리 묻지도말고 따지지도 말고 의문을 갖지도 말고 시원하게 신고합시다으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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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1
됼됼
ㅋㅋㅋㅋㅋ아지민이진짜 너무신박해욬ㅋㅋㅋㅋ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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