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메모장에 끄적거렸던 글입니다ㅠㅠ
강동원 다 끝나기 전까지 그대로 내비두기가 아까워서 ㅋㅋ
생각 정리겸으로 같이 연재시작할게요
좋은소재 주신 분들은 약속한것처럼 강동원 끝나고 올릴게영!
사선에서 |
[ : draw a diagonal line. ]
prologue
지독한 꿈을 꿨다.
내 몸에 닿는 모든 공기가 차갑다고 느껴질 만큼 온 몸의 신경세포가 바깥을 향해 집중하고 있었다. 눈 조차 뜨기가 힘들어 죽은듯이 누워있는 내 감각들에 무언가 오류가 생겼다.
너무도 조용하다.
그제서야 무거운 눈을 들어올렸다. 차가운 추위가 이젠 내 살을 갉아 먹을 듯 파고들었다.
겨우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을 때 방 안엔 아무것도 없었다. 추위를 막아 줄 창문도, 잠을 깨울 형광등도 그것들이 오히려 내 잠을 달아나게했다. 두려움에 한발자국 씩 걸어나갔다.
팔을 뻗자 느껴지는 차가운 유리에 나는 겁이 나 몸을 움츠렸다. 손아귀에 잡힌 손가락에 유리의 냉기가 아직도 남아있었다. 이제 잠은 그 두려움에 완벽히 달아났다.
눈이 어둠에 차츰 익숙해 질 때가 다가오자 그 형체가 점점 더 선명해져왔다. 거울 속 겁에 질린 채 움츠린 내 모습과 눈을 마주하게 됐을 때 그제서야 이 상황에 현실감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닳았다.
오른손을 들어올리자 반대편의 나는 형태를 알아 볼 수 조차 없는 핏덩어리를 들어올렸다. 그 괴기함에 인상을 찡그렸는데, 반대편의나는 웃고있다. 어두컴컴한 방 안, 형광등도, 빛이 들어올 창문도 없는 이 곳에서 나는 내가 아닌 또 다른 나를 보며 한발자국 뒤로 물러났다.
거울에서 등을 돌려 한발자국 걸어나갔을 때 오른손에서 느껴지는 지독한 악취와, 진득한 느낌에 나는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다. 마침내 떨리는 손을 들어올렸을 때 나는 온갖 핏덩어리에 둘러쌓여 질척거리는 손을 직시하게 되었다.
팔 뿐만 아니라 내 몸을 정확히 가른 듯 머리부터 발 끝까지. 내 몸의 반이 고통에 불타올랐다.
나는 살려달라 비명을 지르며 온 몸을 사시나무처럼 떨고있었다.
그 때 불구덩이 속에서 날 구제하듯 손이 다가왔다. 누구냐고 물어볼 새도 없이 그의 왼쪽몸이 내 오른쪽과 같이 썩어 문드러져있다는 것을 보고 나는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그는 왼쪽 몸을 감추며 내게 오른손을 내밀며 말했다. "여기서 뭐해? 나와." 썩어버려 악취가 풍기는 내 오른손으로 그의 따뜻한 왼손을 마주잡았다.
그리고 나는 다시 깊은 잠에 빠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