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만나네, 좀 오래 기다렸는데. 반가워"
놀라 어쩔 줄 모르는 내게 성큼성큼 다가온건 그 아이였다. 여타 인간과 다를 것 없는 생김새를 가진 아이었지만 희한하게 난 이 아이를 본 적 없었어. 현실에서나 꿈에서나. 예닐곱 정도로밖에 안 보이는 그 아이를 난 가만히 쳐다보다 말했어.
"왜 반말이니? 나 알아?"
당연히 모른다고 했겠지. 난 이 아이를 처음 보았으니까. 그렇지만 들려오는 건
"응 난 널 알아, 오랫동안 기다렸는걸?"
이라는 예닐곱정도의 아이가 할 말은 아닐 것 같은 대답이었다
솔직히 말해 기분 나빴어. 일곱살짜리가 대뜸 너너 하면서 반말한다는게.. 근데 그보다 더 앞선건 호기심이었다. 내가 생전 보지도 못한 꼬마아이가 빙긋 웃으며 날 안다 말한다는 건 신기한 경험이었어. 그렇지만 중요한건 기분은 나빴다는거야.
"너 나이가 몇인데 날 안다 그래? 어디서 봤지 날?"
지금 와 말하지만 처음 꿈의 이 아이는 매우 버릇없었다.
"우선 이리와 앉아. 천천히 대화를 나누자, 밤은 기니까."
반말하는 모습이랑 태연하게 툭툭 자기 옆을 치는게 굉장히 시건방진 아이였어. 불만이 많았지만 꾹 참았지, 이 아이에 대해 궁금한게 많았으니까. 난 꼬마아이가 툭툭 치는 곳에 나란히 앉았다. 벚나무 아래의 잔디는 유난히 푹신했던 걸로 기억해.
"그래, 꼬마야. 네 이름은 뭐니?"
"먼저 정말 반갑다는 말부터 하고 싶네."
결과는 무참히 씹힘.. 맛있니?
"난 널 만나기 위해 많은 애를 썼어. 정말 많은 애를. 넌 나한테 감사해야 해. 넌 모르지만 난 정말 힘들었거든."
"그런 날 왜 굳이 만나려고 해. 다른 애를 만나지."
흡사 어린왕자 같달까. 그냥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하더라.
솔직히 이해도 안가는게 다른 애를 만나면 되지, 그 날 본 시험성적도 무척 안 좋았던 내게 그 아이는 많이 달갑지 않았어. 살짝살짝 내 비위를 건드리는게 매우 언짢았거든 그렇지만 꾹 참고 차근차근 이 꿈이 무엇인지 물어봤어.
"여긴 어디야? 내 무의식? 아니면 꿈?"
그 아이는 시니컬하게 웃으며 답했다.
"그딴 시시한걸로 비교하면 안되지 멍청아."
참다참다 이런 꼬마한테 멍청이 소리를 듣다니..
"음.. 미안한데 너 오래 살았니?"
오래 안살았으면 내가 진심으로 머리통 한대는 갈겼을거야. 하는 꼬라지가 설날에 오는 사촌동생보다 더하잖아. 상냥한 미소로 그 아이한테 물어보니까 역시 돌아오는 대답은
"너보다는 오래 살건데요 아줌마."
아줌마..그래 학생도 아닌 아줌마..
"아줌마가 아니라 동동이란다."
동동이는 내 실제 이름이 아닌 태명이야. 어째서인지 그 곳에서의 난 자연스레 실명이 아닌 태명을 대고 있었어. 지금 와 생각하니 내 태몽이 벚꽃이었네.
"알고 있어, 동동아."
"난 원우야, 전원우. 무척이나 반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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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아 김우빈 암 투병할 때 공양미 이고 기도했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