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이준혁 샤이니 온앤오프
떡장수 전체글ll조회 1306l 1

미안, 딱 한 달만.

 

아이의 눈이 초롱초롱 빛나며 그 시선이 내게로 향해 있었고, 난 멍하게 그 빛을 바라만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 씨발. 안녕? 내 손이 무색하게 몇 번 흔들리곤 힘없이 다시 떨구어졌다. 유일하게 남은 친척이랍시고 모른 척 할 때는 언제고. 대뜸 엊그제 울린 휴대폰 건너편에선 사정상 해외로 공동 출장을 한 달 동안 나가게 되서 애를 봐달라는 터무니없는 부탁이란 단어 아래 섞인 명령이 내려졌다. 이건 생필품. 여긴 겨울 옷, 여긴 여름 옷. 내가 살고 있는 작디 작은 단칸방에 있는 짐을 다 풀어놓아도 저 짐들과 맞먹을 것 같아 보였다. 우리 찬이는 뭘 좋아한다느니, 뽀로로보단 코코몽을 좋아한다느니. 대충 고개를 끄덕이자 큰 아빠는 홀연이 휑, 사라지고 말았다. 나 참…. 어린애따위 별로 본 적도, 말을 섞어 본 적도 없는 사람인데. 멀뚱히 올려다보다 씩 웃으며 `형아 안녕, 찬이에요.´ 하는 하얗고 말랑말랑해보이는 볼 살 가득한 얼굴이 시선을 고정하게 했다. 일단, 일단 집부터 가자. 잔뜩 쌓여진 보따리를 내려다보자 절로 한숨이 새어나온다. 부들부들 떨리는 팔을 애써 감추며 작은 골목길을 끙끙대며 걷고 있는데 누군가 오르막길 위에서 내 이름을 외치는 소리가 들려 번뜩 고개를 올려다 보았다. 야, 변백현! 위 아래 삼선 찍찍 그어진 트레이닝 복을 입고선 발가락 다 보이는 삼선 슬리퍼 질질 끌며 내려오는 키만 존나게 멀대같이 큰 놈이 터덜터덜 내 쪽으로 다가온다.

 

˝얜 뭐야? 귀엽게 생겼네. 안녕, 찬열이 형아야.˝

˝응, 형아 안녕.˝

 

씨발, 야. 내 손에 들린 건 안 보이냐? 그제서야 쭈그려 앉아 아이와 눈을 마주치던 찬열의 고개가 내 바들바들 떨리는 손목으로 돌아갔다. 하여튼, 씨발찬열. 코를 킁킁대더니 이내 일어나 한 쪽 손에 들려있던 짐 꾸러미 몇개를 덥석 잡아 들곤 오르막길을 먼저 올라갔다. 덩치 쓰일 때가 있긴 있네. 근데, 쟨 누구냐? 설마 변백현 사고쳤어? 번쩍 소리를 지르며 갑자기 휙 뒤돌아보이는 박찬열을 보곤 혀를 끌끌 끌었다. 야, 미쳤냐 내가. 그냥 친척 동생이야. 해외 출장 간다고 나한테 떠맡기고 간거거든.

 

˝아, 난 또 뭐라고. 그래서 며칠동안?˝

 

한 달. 슥슥, 삼선 슬리퍼가 질질 끌리는 소리가 내 귀에 툭툭 박히며, 내 옷자락을 흔들흔들 쥐어 잡고 흔드는 찬이의 얼굴엔 아직도 호기심이 가득히 담겨 있었다. 형아, 근데 여기는 왜 이렇게 좁고 깜깜해요? 부릉부릉은 여기 못 와요?

 

애라서 내가 참는다. 애라서.

 

* * * * *

 

 

뭐시여, 그 코딱지만한 머스매는? 하숙집 주인 아저씨가 목에 걸린 수건으로 턱으로 뚝뚝 떨어지는 물기를 닦아내며 물었다. 친척 동생이요. 한 달만 봐달래서…, 죄송합니다. 멋쩍게 웃으며 손에 한참동안 들려있던 짐을 내려놓고 손바닥을 보자 빨갛게 짐을 든 자국이 남아 있었다. 아아, 난 또 우리 멍무이가 사고라도 친 줄 알았제. 아따, 거석 참 조막만하니 예쁘장하게도 생겼네잉. 배꼽 위로 두 손을 턱 얹던 찬이가 작은 머리통을 푹 숙이며 아저씨, 감사한니다아! 하며 외쳤다. 새끼, 귀엽긴하네. 근데 가만 보니까 박찬열 좀 닮은 것 같기도 하고. 둘을 번갈아가면서 왔다갔다 눈알을 굴려 쳐다보자 박찬열이 왜? 하며 땀에 젖은 머리를 털어냈다. 아냐, 씨발아. 더럽게 존나 감은 머리마냥 땀 털지마.

 

˝그럼 한 달간은 변백현이 아빠네?˝

 

푸흡, 벌컥 마시던 입안의 물을 마당에 철퍽 내뱉으며 사레들린 목에 기침을 해대었다. 저 씨발새끼가, 못 하는 말이 없어. 헤벨레 웃어보이더니 어깨를 으쓱이는 박찬열의 정강이를 날려버렸다. 얄미운 놈. 내가 축구공은 잘 못차도 네 정강이는 존나 잘 차거든. 정강이를 부여잡은며 한 쪽 발로 콩콩 뛰어다니는 찬열을 한 번 쳐다보곤 고개를 내젓었다. 키는 나보다 머리 한 개가 더 큰데, 저럴 때 보면 한심한 것 같기도 하고..

 

˝근데 학교에 있을 때는 뭐 어떻게 하게.˝

­˝아, 나도 몰라. 주인 아저씨한테 봐달라고 할 수도 없고….˝

˝학교에 몰래 데려가 볼까?˝

˝미쳤냐? 뭘 어떻게 몰래 데려가. 다 티나지 병신아.˝

 

그런가. 뒷목을 긁적이곤 마당 평상위에 나란히 걸터 앉아 있던 몸을 눕히는 찬열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저 등신, 뭔 생각으로 살까. 한참 앞으로 어떻게 해야되나, 하는 걱정에 눈썹을 꿈틀대며 생각하는데 끼익, 하며 쇳소리나는 문이 열렸다. 고개를 돌리자 까딱 인사를 해보이는 도도한 새끼. 까만 새끼.

 

­˝뭐야, 오늘은 일찍 왔네.˝

˝경수형이랑 싸워서 데이트 안 해서 그래요.˝

 

안녕하세요. 누워있는 찬열을 보곤 꾸벅 허리를 숙인다. 씨발새끼가, 나한텐 그냥 고개만 까딱거리더니. 존나 선배 가리지? 주먹을 들어 휙 흔들자 얄밉게도 혀를 낼름 내밀며 형은 선배로 안 보이거든요. 하는 김종인의 얼굴에 죽빵을 날려주고 싶었다. 벌러덩, 드러누워 뻥 뚫려있는 하늘을 올려다보는데 갑자기 철퍽. 하더니 작은 손이 내 눈가를 때린다. 아, 씨발. 변 찬! 내 말이 들리기는 하는건지 찰싹찰싹거리며 내 얼굴을 때리던 손이 내 머리칼로 옮겨가 잡아당긴다. 아아, 아파! 놔라, 놔. 말 안 듣지? 형 존나 화 낸다? 머리칼을 놓기는 개뿔이나, 꺄르르거리는 웃음소리만 내 귓가를 파고든다. 아, 박찬열 뭐해! 보고만 있지말고, 애 빨리 어떻게 해봐. 내 귀에 틀어박혔던건 찬이의 꺄르르거리는 웃음소리만이 아니였다. 꺽꺽대며 웃는 박찬열의 웃음소리도 포함되고 있었다.

 

˝존나 속 시원하네.˝

˝가만히 누워서 구경만 하니까 좋던?˝

 

결국 손을 떼어낸건 한심하다는 듯 쳐다보던 김종인의 손길이였다. 평상에 나란히 셋이서 앉아 일단 김종인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곤 머리를 맞대었다. 도대체 이 놈의 자식놈을 어떻게 해야 할 지. 한마디로 머리 모아 궁리 중이였다. 그래서 해결책이 나왔냐고? 아니, 전혀.

 

˝아, 전 모르겠어요. 필요없고 제 고민이나 들어줘봐요. 어제 경수형이….˝

˝입 닥쳐라. 연애 상담소 아니다.˝

˝존나 치사해. 그러니까 내가 형 대접을 안 해주죠.˝

 

그러는 박찬열은 뭐 너한테 잘 해주냐? 어? 새끼, 이거 존나 헛물만 들어서는. 찬열의 다리 사이에 앉아 공룡 장난감을 만지작대는 찬이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답 없다, 답 없어. 내 머리를 헝클이곤 다시금 벌러덩 누워버렸다. 그러다 고개를 휙 돌려 박찬열을 쳐다보며 말했다. 야, 네가 대신 좀 키워주면 안 되냐? 그러자 박찬열의 소신있는 가운데 손가락이 내게로 척, 하고 들려졌다. 씨발, 기대한 내가 병신이지. 그럼 김종…. 옆에 앉아있던 김종인 쪽으로 고개를 돌렸지만 이미 방으로 냅다 튄건지 보이질 않는다. 이럴때만 존나 빠르지? 어느새 찬열에게 기대어 앉아 꾸벅꾸벅 졸며 잠이든 얼굴을 보니 딱 그 말이 맞다. 잠 잘 때는 천사라고. 잠 든 녀석을 찬열의 품 안에서 빼와 내 방문을 벌컥 열어 젖혔다. 에라이, 모르겠다. 일단 자자. 자고 내일 생각하면 되겠지. 뒤에선 야, 벌써 자게? 하는 찬열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그 딴거 생각 할 시간 따위 없었다. 벌써 이 밥톨만한놈 때문에 온 몸에 진이 빠졌거든. 내일 해가 안 뜨면 좋겠다, 평소와는 다른 파란만장한 해가.

 

 

변백현 1일째 육아일기 끝.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습니다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1
도도한시키 까만시키에서 빵터졌네요 ㅋㅋㅋㅋㅋㅋ 진짜 표현짱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찬이라그래서 찬열인줄 알았는데 찬열이랑 이름이 비슷한 찬이였군요 ㅋㅋㅋㅋㅋㅋ 백현이가 어떻게 키울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ㅎㅎㅎㅎ
10년 전
독자2
으아..벌써 기대돼요 너무 재밌어요!!
10년 전
독자3
아진ㄴ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찬백이라서 찬이라해서 찬열이인줄알았어욬ㅋㅋㅋㅋㅋ
10년 전
독자4
으아아아백현이의육아라니 기대되네요더음편도기대할게요!!!
10년 전
독자5
ㅋㅋㅋㅋㅋㅋㅋㅋ둘다 너무 구ㅏ엽네욬ㅌㅌㅌ신알신하고가요~
10년 전
독자6
헐기대된다ㅠㅠㅠㅠㅠㅠㅠ좋다ㅠㅠㅋㅋㅋㅋㅋㅋㅋ기여엉 찬아 니가 빨리 둘이이어버려!!
10년 전
독자7
으허ㅠㅠㅠㅠㅠㅠ백현이의육아일기라닝기대되네요ㅠㅠ그나저나 저 하숙집참 좋넿ㅎㅎㅎㅎㄹ
10년 전
독자8
귀여워요ㅜㅜㅜ다음편은아직안올라왔네요ㅜㅜㅜㅜㅜ백현이의육아일기라니ㅋㅋ좋네요
10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엑소 전남친엑소와임신톡 예고100 기모찌모찌 01.16 19:29
엑소 [EXO/찬백] Fashion, Passion 8101 레몬녹차 01.16 19:08
엑소 EXO) 친동생 세훈이톡!460 01.16 19:03
엑소 종인수톡100 글쓴이 01.16 18:57
엑소 [EXO] 응답하라2013 톡100 글쓴이 01.16 18:40
엑소 EXO 변백현 동성톡86 변백 01.16 18:02
엑소 EXO 그런취 아고물톡 and, end 01.16 18:01
엑소 [EXO/백도] 사귄지 2년 된 애인이 있는데ᅲ ᅲ...⊙♡⊙1371 ⊙♡⊙ 01.16 17:33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83 01.16 17:02
엑소 [EXO] 현실 남친 종인 톡 ㅎㅅㅎ98 나는야 해결왕 01.16 16:45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37 마릴린먼로 01.16 16:23
엑소 [김종인도경수] 도경수 살인사건100 01.16 15:53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64 경수신음소리듣.. 01.16 14:27
엑소 [EXO/다각] Crazy Crazy World (2. Crazy Crazier)16 유치원생 01.16 12:58
엑소 [EXO/카디] 같은 마음10 연하남 01.16 01:45
엑소 [EXO/카디] 내경수가 이뻐서 쓰는글2210 내경수 01.15 23:55
엑소 [EXO/코믹] 엑소TV 0화 (부제: ...정말 0화.)6 CN작가VH 01.15 23:02
엑소 [카디세준찬백] 시골된장국 0625 리무버. 01.15 22:49
엑소 [EXO/카디] 위급상황 A4 이그조 01.15 22:47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26 됴셰프 01.15 22:43
엑소 [EXO/찬백] 짝남한테 워더드립쳤어ㅠㅠ104 100큥 01.15 21:22
엑소 [EXO/루민] 달과 6펜스 0011 치코 01.15 19:15
엑소 [EXO/찬백] will you marry me? (번외)5 01.15 19:03
엑소 [EXO/백도] 사귄지 2년 된 애인이 있는데ᅲ ᅲ...⊙♡⊙121279 ⊙♡⊙ 01.15 18:42
엑소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257 냉동만두 01.15 18:33
엑소 [EXO/세준] 가족의 비밀 0347 BM 01.15 15:55
엑소 [EXO/찬백] 다른 사람 (Another Boy) [박찬열의 다른 사람]3 태평성대 01.15 15:15
전체 인기글 l 안내
6/25 12:46 ~ 6/25 12:48 기준
1 ~ 10위
11 ~ 20위
1 ~ 10위
11 ~ 20위
팬픽 인기글 l 안내
1/1 8:58 ~ 1/1 9:00 기준
1 ~ 1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