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IU - someday
나는 원채 욕심이 많은 편이 아니었다.
누구나 다 똑같이 노력을 하는데 1등이 한 사람이라는 것은 그 사람의 운이 매우 좋기 때문이라고 생각을 했고
그런 운은 말 그대로 운일 뿐이라서 언제 누구에게 떨어질지 모르다고 생각을 했었다.
운을 얻으려 노력을 하는 것은 너무나도 어리석은 짓이지만
다른 사람들에 비해 조금 더 많이 움직이는 것. 그것이야말로 운이 지지리도 없는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도라고 생각했었다.
1등을 하면 좋지만 굳이 1등을 할 필요는 없다.
그 1등을 하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이 훨씬 더 갚지고 소중한 것이니까.
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요즘은 달랐다.
아무리 노력을 해봤자 1등이라는 결과에 비하면 그 과정을 알아주는 사람들은 극히 드물었다.
유명 아이돌은 연애를 할까?
02
w. 복숭아 향기
눈이 번쩍 떠졌다.
나는 얼른 몸을 일으켜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어두컴컴한 방 안에는 나 한 사람 뿐이었다.
방금 전까지 내 앞에서 나를 향해 웃어보이던 네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지독히도 나를 괴롭히는 꿈이었다. 처음에는 아무런 기억도 나지 않았던 꿈 내용이 날이 갈수록 점점 더 선명하게 기억나곤 했다.
아직 정확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너는 나를 끌어안고 있었고 네 뒤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무리지어 있었다.
사람들의 입에서는 무언가가 튀어나왔고 그럴 때마다 너는 나를 향해 한 번씩 웃어보였다.
나 역시도 너를 끌어안고 있었다. 네 등을 껴안고 있는 내 손 위로는 무언가 끈적하면서도 따듯한 것이 서서히 타고 내려왔다.
붉은 피였다.
"하아..."
나는 한숨을 내쉬며 머리칼을 쓸어넘겼다.
그 사람들의 입에서는 무엇이 튀어나왔던 걸까.
너는 무엇으로부터 나를 지키려고 했던 것일까.
그리고 나는 네가 그렇게 되기까지 무엇을 했던 것일까.
희미해진 기억사이로 떠오르는 네 글자가 있었다.
감.히.네.가.
그러게. 감히 내가 뭘 했길래 네가 그렇게까지 나를 끌어안고 있었을까.
또 왜 나에게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려 계속해서 웃어보인 걸까.
생각할수록 머리만 더 아파오는 기분이었다.
나는 침대 아래로 발을 내딛었다. 어차피 잠에서 한 번 깨면 다시 잠들기 힘들었다.
조금 있으면 스케줄 해야한다며 매니저 언니가 문을 두드리겠지. 그 동안 잠에서 좀 깨던지 해야겠다.
별로 불을 켜고 싶지는 않았다.
보일러를 틀지 않아 시린 공기 사이로 손을 더듬으며 앞으로 나아갔다.
부엌으로 가 또 한참 손을 더듬거리니 작은 유리병 하나가 손에 잡혔다.
언젠가 네가 담가준 유자청이었다.
'이게 뭐야?'
'유자.'
'샀지?'
'만들었거든.'
'구라치고 있네.'
'진짜야!'
잠 안오거나 감기기운 올 거 같으면 한 잔씩 먹어.
다 먹으면 말해. 집에 또 많이 있으니까.
정말 본인이 만든건지, 김석진이 만든 걸 훔쳐온 건지는 알 수 없었지만 나는 입꼬리를 말아올리며 유리병 뚜껑을 열어보았다.
달달하면서 조금은 상큼한 유자향이 느껴졌다.
이거나 마시고 있어야겠다.
나는 부엌 불을 켜 가스렌지 위에 주전자를 올렸다.
너는 잠이 오지 않을 때 먹으라고 했지만 뭐 어때. 받은 사람 마음대로 쓰는 거지.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노란빛의 유자차는 맛있었다.
방금 전 내가 무슨 꿈을 꾸고 무슨 고민을 했던 건지 잠시나마 잊어버릴 수 있을 정도로.
-
"무슨 생각해?"
"네?"
"아니... 아까부터 멍하니 있어서..."
매니저 언니의 말에 나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눈을 감았다.
새로 온 매니저 언니는 참 착했지만 종종 이렇게 오지랖이 넓을 때가 있었다.
그리고 정작 내가 필요해서 찾을 때는 보이지 않을 때도 있었다. 맹한 건지 빠릿한 건지 알 수 없었다.
예전에 있던 오빠는 그래도 일은 똑바로 했었는데. 지금 뭐하고 지내려나. 다음에 연락이나 해볼까...
톡톡
이런저런 잡생각을 하는 찰나에 핸드폰이 반짝였다.
누구지? 라고 생각도 할 필요 없이 너였다. 잠을 자지 못해 살짝 내려가있던 내 입꼬리가 서서히 올라갔다.
[정호석♥]
- 연습실?
- 녹음실?
- 오늘은 어디 있을 예정?
맞춰봐 -
- 음...
- 호비 마음속?
... -
장난이지? -
- 아니
- 진심인데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 -
그래... -
나 오늘 인터뷰 있어... -
- 나 오늘 화보 나와
- 꼭 보기
- 꼭
- 꼭
- 꼭
알았어 -
꼭 볼게 -
인증샷도 올리마 -
됐냐? -
- 아니
- 감상평도 올려줘
- a4용지 네 장으로
지랄한다? -
- 해줄거면서
- (웃음)
"해주긴 개뿔..."
"뭘 해줘?"
"아무것도 아니에요."
나는 얼른 핸드폰을 주머니 안에 집어넣었다.
아무리 매니저 언니라고 할지라도 이상항 정보를 흘리고 싶지는 않았다.
만난지 일주일 된 사람에게 내 연애소식이 이렇고 저렇고를 알릴 정도로 나는 붙임성 좋은 사람이 아니었다.
그나저나 무슨 인터뷰를 했길래 이렇게 들떠있는 거지?
나는 주머니 속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곰곰히 떠올려보았다.
화보 컨셉이 뭐라고 했더라. 청춘이라고 했었나. 안그래도 김석진이 오늘 컨셉이 역대급이라며 나한테 사진 겁나 보내고 그랬는데...
인터뷰 말고 화보 감상평을 말하라는 건가?
나는 차등받이에 몸을 기대며 눈을 감았다.
뭐 어때. 이따가 보면 알겠지. 그렇다고 해서 무슨 이벤트 같은 걸 기대하는 것은 절대 아니었다.
내가 아는 너는 공적인 자리에서 그런 사적인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었으니까.
그리고 나는 그런 너를 좋아하는 거고.
-
컴백 기념, 그리고 조금 있으면 발매할 스페셜 싱글 예고를 위한 인터뷰였다.
그 스페셜 상대가 누구인지는 아직까지 나조차도 모른다는 게 함정이었지만 홍보는 좋은 거니까.
그냥 인터뷰를 하는 건데도 불구하고 메이크업에 헤어까지 하고 나서야 작은 카페를 찾은 우리였다.
전체적인 컨셉은 편안함이었다.
내가 이번에 낸 노래 역시도 카페에서 많이 들릴 법한 그런 따듯한 노래였다.
'재수없어.'
이건 두 시간만에 녹음을 마친 나에게 한 민윤기의 감상평이었다.
"안녕하세요. OO에서 나온 최기영 기자입니다."
"안녕하세요."
"장소가 조금 구석에 있어서 찾기 힘드셨죠?"
"고생은 제가 아니라 매니저 언니가 했죠."
맞은 편에 앉아있는 기자는 꽤나 훤칠하게 생긴 남자였다.
여자분이 나오실 줄 알았는데. 이내 아무렇지 않은 척 작게 웃어보였다.
그나저나 저 얼굴 어디서 본 얼굴 같기도 하고..?
나는 머릿속으로 이 남자를 어디서 봤을까 열심히 떠올리며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작게 웃어보였다.
이제 내 머릿속이 복잡한지 평온한지 감추는 일은 식은죽 먹기보다 쉬운 일이었다.
"이름씨?"
"네?"
"제 얼굴에 뭐 묻었나요?"
"네? 아니요..."
"자꾸 그렇게 뚫어져라 보셔서."
"아... 예상했던 것보다 잘생기신 분이 나오셔서요."
"어디 가서 그렇게 빤히 남자 보지 마요. 오해할라."
딱히 오해하는 사람은 없을 거 같은데.
잠시나마 훤칠하게 생겼다고 생각했던 거 바로 취소해야겠다.
나는 저렇게 느끼하게 나오는 남자는 정말인지 질색이었다.
-
"그럼 혹시 이름씨는 같이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싶은 다른 동료분 없으세요?"
"글쎄요... 제가 막 발이 넓은 편은 아니라서요."
전체적으로 인터뷰 분위기는 꽝이었다.
이 망할 기자는 자꾸 인터뷰 내용을 '연애' 쪽으로 몰고갔고 뻑하면 ~하고 싶은 동료가 없냐 라는 식의 질문을 던져댔다.
예를 들면
"이름씨 노래를 들으면 어디선가 향긋하니 원두 향기가 흘러나올 것만 같아요."
"감사합니다."
"요즘 망리단길 쪽에 개인 카페들이 굉장히 데이트코스로 꼽히고 있잖아요."
"그런가요? 요즘 바빠서 그런 거는 잘 모르겠네요."
"에이. 그런 틀에 박힌 대답 말고. 같이 손잡고 망리단길을 걷고 싶을 정도로 그런 달달한 연애. 해보신 적 있으세요?"
라는 식이었다.
나는 분명 신곡을 홍보하러 나온 거 아니었나.
속으로 몇 번이고 씨발을 외쳤지만 꾹꾹 눌러 참아냈다.
저 망할 기자와 나 사이에 있는 테이블에는 녹음기가 버젓히 자리잡고 있었다.
"최근 빅히트로 소속사를 옮기신 이후로 음원차트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계세요."
"저는 그저 감사할 따름이죠."
"혹시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하다 전하고 싶은 분들 계시나요?"
"음... 아무래도 작곡가 님과 작사가 님께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크죠. 그리고..."
"그리고?"
이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소속사 선배님들한테도 감사하고요."
"선배님들이요?"
"아무래도 적응기간이라는 게 있잖아요. 그런 텀 없이 자연스레 자리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감사해요."
"유난히 잘해주신 선배님은 또 계신가요?"
나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웃어보였다.
많이 있지. 김석진도 있고 김태형도 있고 박지민도 있고 전정국도 있고. 그래도 가장 고마운 건 역시...
"아무래도 나이가 비슷한 방탄소년단 선배님들이 아닐까 싶어요. 작사, 작곡을 해주신 분들하고 친분도 있고 그래서 녹음실에서 가끔 만났거든요.
글쎄요... 가장 잘해줬다기 보다는 가장 편하게 대해주신 분은 제이홉 선배님이에요. 아무래도 동갑이니까요."
너였다.
-
"수고하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기나긴 인터뷰가 끝이 났다.
빨리 연습실이던 녹음실이던 가고싶다.
그냥 인터뷰만 했을 뿐인데 온갖 진은 다 빠져나가는 기분이었다.
"이건 그냥 개인적인 질문인데요."
입 다물거라 생각했던 기자가 입을 열었다.
나는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방금전까지 켜져있던 녹음기가 꺼져있었다.
"조금 있으면 최정연 양의 판결이 나온다죠?"
"... 네?"
"아. 관심 없을 수도 있겠네요. 그렇게까지 의리가 있던 사이는 아니었으니까."
한동안 잊고 지냈던, 아니 잊으려 했던 그 이름이 떠올랐다.
기자는, 아니 남자는 어느새 미소를 머금은 채로 나를 바랄보고 있었다.
저 얼굴... 어디서 봤었는지 기억났다.
언젠가 최정연이 그랬지. 자기한테 오빠가 하나있다고.
"본인이 직접 그렇게 보내놓고 이렇게까지 관심이 없을 수 가 있어요? 그쪽은 피해자인데."
"죄송합니다만 저 그만 일어나볼게요. 다음 스케줄이 있어서."
"사람이 내려가는 건 한순간이죠."
그의 말에 나는 잠시 발걸음을 멈췄다.
그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내가 내려가는 것보다 나에게 소중한 사람이 추락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꽤나 마음 아픈 일이고요."
"..."
"또 그 사람을 추락시키는 것 쯤은 일도 아니죠. 특히 요즘 같은 세상에서."
"최기영 기자님."
"물론 그 사람이 누군지 찾아내기만 한다면."
"..."
"걱정마요. 회사에서 자리잡도록 도와준 선배 정도의 소중함은 건드리지 않으니까."
"..."
"적어도 음... 연인..?"
그의 말에 나는 발걸음을 옮겨 그의 앞으로 다가갔다.
그는 팔짱을 끼고 여전히 미소를 머금은 채로 나를 내려보고 있었다.
나 역시도 그를 향해 작게 웃어주었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연인 이야기는 잘 들었어요."
"..."
"그런데 하나 모르는 게 있나봐요."
"뭐죠?"
"녹음기는 기자님만 갖고 계시는 게 아니에요."
말을 마치자마자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카페를 빠져나갔다.
내 주머니 안에는 언젠가 민윤기가 늘 갖고 다니라고 나에게 신신당부 했었던 펜처럼 생긴 녹음기가 아직도 켜져있었다.
테이블 위에 있던 최기영의 녹음기와는 다르게.
-
Q.
친화력이 좋은 편이라고 들었다.
H.
글쎄. 친화력이 좋은 편인가? 나는 낯가림이 심하다고 생각했는데. (웃음)
멤버들 중에서 친화력이 가장 좋은 사람은 아무래도 태형이(V)가 아닐까 싶다.
난 그냥 허허실실 웃으면서 다니는 거지.
Q.
멤버들 말고 혹시 친한 연예인이 있는지.
H.
거의 없다. 방송국에서 오다가다 보는 분들은 되게 많은데 막상 친해질 기회는 많지 않으니까.
그나마 친한 사람들을 꼽자면 같은 소속사 분들 정도. 그 중에서 동갑인 이름씨와 친분이 좀 있다.
회사 안에서 동갑인 사람이 거의 없는데 같은 직업군에 방송국에서도 회사에서도 얼굴을 자주보다보니 친해진 케이스다.
Q.
숙소 아니면 연습실 두 곳만 왔다갔다한다고 들었다. 혹시 힘들지는 않은지.
H.
힘들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 이런 패턴 때문에 친구를 잘 못사귀는 것도 없잖아 있다.
그래도 사람이 지내면서 마음 터놓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이 한 명 이상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연습하는 게 나중에 무대 위에서 드러났을 때 행복 역시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벅차고.
Q.
친구를 만났을 때 주로 뭐하고 노는지 궁금하다.
H.
별 거 없다.
아까 말한 이름이 같은 경우는 대부분 대기실에서 뒹굴거리다 만나는 게 전부니까.
그마저도 서로 바빠서 자주 못하지만 말이다. 만나도 글쎄... 길어야 1시간 정도?
나누는 대화도 별 거 없다. 서로 노래나 춤을 모니터링 해주며 이런 건 좋다 저런 건 별로다 이런 이야기가 전부니까.
네가 만들어준 유자차를 마시며 인터뷰를 하나하나 읽어내려갔다.
말을 했던 게 이거였구나. 너도 말했었네. 나에 대해서.
나는 입꼬리를 말아올리며 머그잔을 내려놓았다.
타이밍 좋게 핸드폰이 징징 울리기 시작했다.
[정호석♥]
너였다.
"여보세요?"
(읽었어?)
"응."
(소감은?)
"사진 잘나왔네."
(그게 다야?)
"웬일이야. 티내는 건 죽어도 싫다며."
(다음에 너랑 밥 한 번 먹으려고.)
"밥?"
(응. 너랑 밖에서 만난 적은 한 번도 없잖아.)
"..."
(이름아?)
"나도 오늘 네 이야기 했는데."
(무슨 이야기?)
"그냥. 고맙다고."
(그런 거는 그냥 말로 하지.)
"너야말로."
(이름아.)
"왜."
(밖에 눈온다.)
네 말에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창 밖을 바라보았다.
정말 네 말대로 밖에는 하나둘 소복하니 눈이 내리고 있었다.
올해 첫눈인건가.
(새해 복 많이 받아.)
"다 늦었는데 무슨 새해야."
(바쁘다고 정작 우리끼리는 말 안했잖아.)
"그건 또 그렇네."
(그니까 너도 해줘.)
"..."
(빨리.)
"새해 복 많이 받아."
(오늘은 빠르네.)
"그리고 사랑해."
(...)
"왜?"
(방금 좀 반칙이었어.)
"뭐가."
(갑자기 들어오면 어떡해. 나 설레게.)
지는 만날 훅 들어오면서.
나는 배실배실 새어나오는 웃음을 숨기며 다시 컴퓨터 앞에 털썩 주저앉았다.
방금 전까지 내 주머니 안에 있던 녹음기가 눈에 들어왔다.
나는 남은 한 손으로 녹음기를 집어들었다.
'내가 내려가는 것보다 나에게 소중한 사람이 추락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꽤나 마음 아픈 일이고요.'
'또 그 사람을 추락시키는 것 쯤은 일도 아니죠. 특히 요즘 같은 세상에서.'
그 기자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나는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네 목소리를 들으며 녹음기를 세게 그러쥐었다.
알고 있었다.
한 연예인이 정상까지 올라갔다가 한 순간에 추락하는 것. 그것은 아무일도 아니었다.
연예계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 중 하나였다.
그런 사람의 흥망을 옆에서 하나도 빠짐 없이 다 지켜본 나는 그 누구보다도 그 과정이 드라마틱한지 잘 알고 있었다.
심지어 그 사람의 추락은 내가 주도했는 걸?
그래서 나는 더더욱 단단히 결심할 수 있었다.
절대 그 남자가 너를 건드리게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아니 없어야 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나는 너를 지켜낼 것이다. 적어도 그 망할 꿈 속에서처럼 네 등 뒤에서 아무것도 못하고 벌벌 떨어대는 그런 일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려면 우선 내가 너와 동등한 위치까지 올라가는 것이 가장 시급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운만 바라며 그것을 '노력'이라고 포장하는 일은 그저 겉치레에 불과하니까.
참으로 오랜만에, 아니 어쩌면 난생 처음으로 욕심이라는 것이 생겨버렸다.
-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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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허설와이두잉요 뷔주얼
암호닉은 5화까지 받겠습니다.
신청하고 싶으신 분들은 0화나 1화가 아닌 여기에서 신청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네. 이번에는 여주가 조금 빨리 각성했습니다.ㅋㅋㅋ
1화에 비하면 조금 밝아진 거 같죠? 이번 유명 아이돌은 어두운 면도 밝은 면도 많이 나올 예정이에요.
지난 화에서 여주가 호석이를 보며 느꼈던 감정은 다름 아닌 열등감이었답니다.
자신에 비해 너무 높은 자리까지 올라간 호석이를 보면서 내가 이 사람의 옆에 있어도 되는 걸까 라는 감정이랄까요.
다만 그걸 본인이 깨닫지 못할 뿐이었던 거죠.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 크고 한 순간에 무너지는 사람을 옆에서 지켜본 사람이었기에 느끼는 어찌보면 쓸데없는 걱정일 수도 있던 그런 생각이었지만
(지금은 탄탄대로를 밟는 거 같지만 언제 나도 무너질지 모른다는 그런 생각.)
살아가면서 그런 생각이 들 때가 굉장히 많잖아요?
저만 그런가요..?ㅎㅎㅎ 그래도 그런 열등감이 가끔은 내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그런 기폭제 역할을 해주기도 하죠.
물론 그게 무엇이 되었든 너무 지나치면 좋지 않지만 말이에요.
오늘도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