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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건반을 통해 분노하고 연민하며, 동시에 사랑하고 증오한다. 날카로운 혁명의 외침이, 새벽 새의 지저귐이, 연인에게 영원을 속삭이는 목소리가, 모두 그녀의 손 끝을 통해 탄생한다.

세기의 천재. 사람들은 그녀를 신이 내린 선물이라 찬양하다가도, 때로는 인간을 타락시키는 악마가 아닐까 의심했다.

 

 

글쎄, 뭘까.

나조차도 나를 뒤흔드는 그녀의 존재가 의심스럽다.

  

 

[방탄소년단/김태형] 침몰 | 인스티즈

 

 

침몰.

written by 무담

 

 

 

 

 "태형아."

 

 

수줍은 떨림이 가득한 목소리, 낭랑한 소녀의 목소리, 그 울림이. 아쉽게도 태형에게 닿아 가증스러움으로 변해버렸다.

 

 

"어땠어?"

 

 

완벽해. 어떤 곡을 연주하든. 웃는 낯에 퍽 다정한 말투였지만, 그녀는 알고 있었다. 그 속에 깊이를 알 수 없는 서늘함이 도사린다는 것을.

유 없는 사랑이 있듯, 이유 없는 미움도 있다. 무지했던 그녀는 그렇게 합리화를 했다. 그래도 언젠가는 나를 바라보는 두 눈에 따스함이 깃들지는 않을까, 하는 헛된 희망을 가지고.

 

 

 너한테 보여주고 싶어서 연습했었어.

 

 

혼자 수천 번을 되뇌이던 그 짧은 문장은 결국 그 차가움에 얼어붙고, 산산조각났다.

하지만 괜찮아. 그녀는 정말 괜찮았다. 그러다가도 결국에는 녹아버릴 자신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

 

 

 

씨발, 좆 같은 년.

가서 몸이라도 팔아 돈을 벌어와.

싫어? 싫으면 그냥 나가 뒤져.

 

집에 들어올 생각 하지마.

 

 

"하으..."

 

 

그녀는 몸부림쳤다. 손에 무언가가 잡혔다. 그녀는 그것이 구원의 동앗줄인 마냥 손톱이 부러져라 쥐었다.

 

 

"세상에, 아가씨! 정신 차려요!"

 

 

비명소리를 듣고 놀라 달려온 가사 도우미가 그녀를 깨웠다. 그제서야 그녀는 자신이 쥐고 있던 것이 소주병 조각이 아니라 부드러운 이불보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가끔씩은 숨이 막힐 듯 불안했다. 실은 긴 꿈을 꾸고 있는 것이 아닐까. 거지 같은 그곳을 도망치고 싶은 열망이 컸던 나머지 망상 속에 갇혀버린 것은 아닐까. 소란을 듣고 그녀의 방으로 달려온 태형이 덜덜 떠는 뜨거운 몸을 안고 쓸어내렸다. 꿈이 아니야, 현실이야.

 

 

"정말..정말이지?"

 

 

그녀가 두려움에 떨어야, 태형은 그녀에게 온기를 내어주었다.

그리고 그 온기는, 그녀에게 태형이 줄 수 있는 유일하게 순수한 감정이었다.

 

 

결국에는 너도 나랑 똑같아.

갇혀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인간.

 

연민.

 

 

우위를 차지한 사람이 자기보다 아래에 있는 사람에게 느끼는 감정.

 

 

"..미안. 깨워서."

 

 

하지만 그것마저도 좋았다.

 

 

 

-

 

 

어디서부터 우린 비틀린걸까.

 

 

"새해 소원이 뭐니?"

 

 

제 소원은요,

 

 

"..그냥 모두가 지금처럼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태형이가 저를 싫어하는 이유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저는 그 이유를 단번에 끊어낼 자신이 있어요.

 

 

"착하구나."

 

 

모두가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 중에는 태형도 있었다. 적당히 녹아들어 거짓된 웃음을 짓고 있는.

 

 

나를 미워하는 건 괜찮아. 이미 많이 무뎌졌으니까.

하지만 나를 미워하면서 너까지도 아픈게 싫어.

 

그 시선을 감당하는 것은 오직 그녀의 몫이었다. 곧 죄책감이 온몸을 감싸버렸다.

 

 

-

 

 

연습실을 흘끗거리는 아이들의 눈에 불꽃이 어른거렸다. 한참이 지나서야, 그 불꽃들이 '질투'라는 감정임을 그녀는 깨달았다.

그녀는 피를 연상캐 하는 선명한 빨간색에 어찌할 줄을 몰랐다.

 

"먼저 와 있었네."

 

그때 태형이 그녀의 연습실 안으로 들어왔다. 뱀 같이 가느다랗고 차가운 손이 가녀린 어깨를 감쌌다.

 

아니야, 이런 느낌은 싫어.

 

처음으로 그녀는 태형의 손길을 거부했다.

그날은 후원자인 태형의 아버지로부터 정식으로 입양제의를 받은 날이었다.

 

 

그녀는 그때 저를 내려다보는 태형이 누구보다도 검붉다는 것을 알았다.

 

 

 

-

 

 

"아악..!!"

 

피아노 건반을 주먹으로 내리치는 저 아이를, 태형은 줄곧 지켜보고 있었다. 그가 아이에게로 다가갔다. 불쾌한 불협화음의 잔상이 태형의 귀를 파고들었다.

 

"도와줄까?"

 

 

아이는 낯선이의 음성에 화들짝 놀랐다. 수치스러운 치부를 들킨 것마냥 얼굴에 열이 달아올랐다. 하지만 그것은 태형의 관심 대상 밖이었다.

 

"이걸, 걔 피아노 위에 뿌려."

 

눈에 간신히 보일 정도로 작고 날카로운 이 조각들이, 걔의 손을 파고들어 독을 집어넣을거야. 

어쩌면 다시는 피아노를 치지 못할 수도 있어.

 

"무섭다고? 괜찮아."

 

 

걘 멍청해서 아무것도 모르거든.

 

차가운 숨결로 속삭이는 태형의 얼굴에 미소가 걸렸다.

소년은 생애 처음으로 만족감을 느꼈다.

 

그것이 그녀를 망가뜨릴 수 있다는 쾌감인지,

온전히 가질 수 있다는 기쁨인지,

 

아니면,

 

태형은 그녀가 자기를 지켜보고 있었다는 사실은 꿈에도 알지 못했다.

 

 

 

-

 

 

"너는 몰랐겠구나. 태형이도 실은.."

 

입양아야.

 

 

이제서야 모든 퍼즐이 맞춰지는 것 같았다. 어딘지 모르게 어색해 보이던 그와 그의 아버지. 가녀린 팔에 남겨진 수많은 상처들. 그 상처를 떠안고 악착같이 연습하던 김태형.

 

 

너는, 내가 무서웠겠구나.

내가 너의 모든 것을 가져가 버릴까봐,

 

너도, 사랑받고 싶었구나. 나처럼.

 

 

 

나를 버리지마.

피아노가 그녀에게 울부짖었다.

 

 

그녀는 오늘따라 유독 반짝거리는 피아노 건반을 바라보며 미소지었다. 드디어 알았어. 태형이가 나를 싫어하는 이유.

 

 

내가 너이기 때문에 그래.

미안해.

 

 

그녀는 마지막 연주를 시작했다.

 

 

-

 

 

그녀는 자연스럽게 버려졌다. 피아노가 그녀 존재의 이유이자 증명이었으니, 밥을 먹기 위해 수저를 드는 것 만큼이나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리고 태형은 가족에서 멀어진 그녀가 비로소 자신에게 닿았음을 느꼈다.

 

 

태형은 가족들 몰래 그녀의 거취를 마련했다. 오직 태형만이 넘나들 수 있는 감옥이었다.

잔인한 태형은 그 공간 한가운데에 피아노를 설치했다. 그리고 매일 밤 그녀를 그 위에 앉혔다.

 

 

"쳐 봐."

 

 

이미 신경이 모조리 파괴되어버린 손이 제 구실을 할 리가 없었다. 축 늘어진 손을 보며 절망하는 그녀의 모습은 태형을 기쁘게 했다.

 

 

봐, 넌 나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내가 네 존재의 이유고 증명이야.

 

그러니 넌 나를 사랑해야해.

 

 

하지만 죽어버린 그녀는 아무 말이 없었다.

 

 

 

며칠 뒤. 넉달째 행방불명이던 세기의 천재가 한 오피스텔에서 목을 매 자살한 사건이 보도되었다.

 

 

 

 

-

 

 

 

그녀가 죽자 비로소 태형은 그녀에게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녀에게로 쏟아지던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태형에게로 고스란히 옮겨갔다.

 

 

그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가 되었다.

그토록 바라던 가족들의 관심을 받았다.

 

 

그리고, 그렇게 몇년이 속절없이 흘러갔다.

 

순회공연을 끝내고 돌아온 태형이 피곤한 몸을 이끌고 방에 들어왔다. 새벽이었지만 잦은 해외 출국으로 생체리듬이 엉망이 되어버려서 잠이 오지 않았다.

 

공허했다. 그래, 그는 공허함을 느꼈다.

 

이제는 얼굴조차 흐릿한 그녀의 모습이 오늘따라 아른거렸다.

 

 

씨발.

 

그는 거칠게 책상을 뒤졌다. 수면제..수면제 어디있어..

 

툭-그러다가 무언가가 태형의 손에 잡혔다.

낡은 공책. 그것은 그녀가 남기고 간 유품의 전부였다. 몇년동안 서랍 깊숙한 곳에 방치되어있던.

 

 

그 존재를 확인한 태형은 두려움에 곧 질식할 것 처럼 숨을 헐떡였다.

하지만 약해진 정신의 통제를 벗어난 몸은 제 멋대로 움직였다.

 

 

 

입술을 감쳐문 태형이 떨리는 손으로 공책을 폈다. 앞 페이지는 찢겨나가 없었다. 텅텅 빈 종이를 넘기던 태형이 갑자기 나타난 까만 글씨에 그만 공책을 떨어뜨리고 입을 틀어막았다.

 

 

사랑해.

죽어서도 너만을.

 

 

"아아...안돼...."

 

 

그제야 태형은 그 깊이를 가늠 할 수 없는 바다에 허우적댔다.

 

 

"날 버려두지마..."

 

 

비로소, 그가 그토록 두려워하던 혼자가 되어었음을 직시하고 말았다.

 

 

 

 

 

 

 

 

-

 

암호닉 명단

 

콩, 땅위, 바니, 줄라이, 바다코끼리, 꾸월달, 김석봉, 민트, 청포도, 맴매때찌, 뽀로로, 예삐침뀽, 탄빵, 요귤, 유자청, 침구, 됼됼, 초코호빵, 2월, 삐리, 쟈가워, 아조트, 모찌한찌민, 물결잉, 뿡뿡이, 이찌니석찌니, 탱탱, 단감, 룰루라랄, 초코에 빠진 커피, 찌밍지민, 온니짐니, 삥뺑뽕, 빡뿡침침, 진진자라, 오월, 망뿌, 토토로, 나로, 지개매, 할램, 이설, 초코아이스크림2, 저기여, 뱃살, 캔디, 내마음의전정쿠키, 슈비, 민이, 체셔리어, 뚜비

 

 

 

혹시나 미.연을 기다리신 분들이 있으셨다면 죄송합니다(꾸벅).

이런 쓸데없는 글이나 들고오다니 하고 마구 치셔도 좋습니다 껄껄.

미.연도 금방 들고오도록 노력할게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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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76.171
청포도에요ㅠㅠ
아ㅠㅠㅠ뭔가 태형이가 미우면서도ㅠㅠ안타깝네요ㅠㅠㅠㅠㅠㅠ오늘도 잘읽고 갑니다ㅠㅠ그리고 쓸데없는 글이라뇨ㅠㅠ아니에요ㅠ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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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51.39
여운이.......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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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초코에 빠진 커피에요
태형이가 미우면서 이해가되네요ㅠㅠㅠ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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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40.173
줄라이
쓸데없다뇨ㅜㅜㅜㅠㅠㅠ물론 미연도 재밌지만 가끔이런글도 넘나 좋아요
여운대박이네요ㅜㅜㅜㅠㅠ조아조아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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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아조트입니다~!
태형이가 자기 마음을 깨달았지만 너무 욕심이 커서 그랬는지 궁금해지네요.ㅠㅠㅠㅜ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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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96.9
땅위입니다! 으어... 태형이도 입양아였군요... 태형이는 여주가 자신을 사랑했다는 것을 알았나요? 알았으면 저러지는 않았을거같네요ㅠㅠ 오늘도 좋은 글 감사합니다ㅠ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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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망뿌입니다! 태형이의 어긋난 사랑이 결국은 스스로도 침몰하도록 만든게 아닌가 싶네요..이런 분위기의 글도 너무 좋아요ㅠㅠㅠㅠ감사합니다 작가님ㅠㅠ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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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핵대박 저 암호닛 신청하고 갈게요!!!!!!! 되나요?? ㅠㅠㅠㅠㅠㅠㅠ [고객님] 으로 신청 될까요 ㅠㅠㅠㅠㅠ 아 찌통 ㅠㅠㅠㅠㅠㅠ잘읽었습니다!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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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헐헐 이런 조각 완전 제 스타일이에요ㅜㅜㅜㅜㅜㅜ 여기서도 암호닉 신청 받으신다면 [뚝아]로 신청하겠습니다!!설 잘보내세요 작가님!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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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와 작가님......침구입니다 작가님 이렇게 갭 쩌시다니.....막 미치광이와 연애를 보다가 이 글 보니까 또 새롭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사실 작가님 필명보고 들어온게 아니라 제목만 보고 들어와서 작가님인줄 몰랐는데 진짜 읽고나서 너무 감명깊어서 암호닉 신청 하려고 보니까 이미 제가 되어 있더라고요 핳핳 저는 작가님한테 한번 더 반하게 된거네요..작가님 진짜 필력 쩔어요..아직도 여운이 남네요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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