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규였음, 내 기억 속에 영원히 6살, 7살로만 기억될 것만 같았던.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에 입학하고, 취업까지 준비한 10년동안, 내가 성장한 것 만큼 민규도 쑥쑥 자랐음.
물론 난 키는 하나도 안 크고, 그대로지만... ((나))
같이 일어서 서로를 바라보면 고개를 한껏 올리고 날 바라보았던 민규가 이젠 내가 고개를 들고 바라보아야할 정도로 키가 정말 많이 컸음.
자신의 오빠가 잘생기지 않았냐며 오빠 옆에 딱 붙어 자랑을 하는 민정이와도 미세하게 닮은 것 같았음.
맞다, 민규도 어렸을 때 송곳니가 톡 튀어나왔었지... 하며 과거여행을 하던 중
"누나, 너봉이 누나?"
제 이름을 크게 부르는 민규 목소리에 겨우 정신을 차리고 민규와 눈을 맞추려 고개를 들곤 목소리를 가다듬은 뒤 대답했음.
"어, 어. 민규야. 오랜만이다, 엄청. 너 7살 때 코 찔찔 흘리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한데.
근데, 민규야. 너 누가 누나라고 부르래.
이제 쌤이라고 불러야지, 봉사했던 중학생 누나가 아니라 진짜 유치원 쌤인데.
민정아, 쌤이 민규 오빠도 어렸을 때 가르쳤었어."
조금은 새침하게 대답을 하곤 상황 적응이 안되는지 어리둥절한 눈으로 저와 민규를 번갈아 바라보는 민정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말을 했음.
민정이는 그제야 이해가 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고 얼른 집에 가고 싶은지 민규의 교복 마이 소매를 붙잡고 자꾸 투정을 부렸음.
그런 민정이를 얼른 보내야겠다 싶어 민규 마이 주머니에 꽂혀있던 핸드폰을 꺼내들어 제 번호를 저장하며 말했음.
"민규야, 쌤 번호 저장해놓을게. 민정이 입 엄청 나왔다.
집에 도착해서 카톡해, 엄청 오랜만에 만난 건데.
그래도 커피 한잔은 사줄게, 쌤이."
제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제가 건네는 핸드폰을 받아든 민규는 민정이를 번쩍 안아올려 자신의 집 쪽으로 향하는 듯 제게서 점점 멀어졌음.
2.
민규와 민정이가 가고 난 사슴반에 덩그러니 앉아 일지를 쓰고 있었음.
평소와 다른 점이 있다면 특별한 일이 있을 때만 작성하는 제 일기장도 책상 위에 올려져있고,
다른 손엔 핸드폰을 꼭 쥐고 민규의 연락을 기다린다는 것.
"카톡!"
일지를 마무리하고, 일기까지 모두 써서 테이블 위를 정리하던 중 손에 꼭 쥐고 있던 핸드폰이 정적을 깨며 울렸음.
민규의 카톡이었음.
너봉이 누나.
아니, 쌤.
이제 집 왔어요. 오후 6:46
집 오니까 엄마아빠 다 계셔서
저 지금 나가도 되는데...
지금 시간 돼요?
저 커피사주세요, 쌤. 오후 6:47
아니, 근데 쌤이라고 안 부르면 안되나.
누나가 편한데... 오후 6:51
카톡 울림음을 계속해서 울리며 오는 민규의 카톡을 읽으며
카톡 하나하나 보낼 때마다 바뀌었을 민규의 표정을 상상하니 마냥 귀여웠음.
그럼 7시 30분에 유치원 바로 앞에 카페에서 보자고 카톡을 보냈고,
민규는 답장 대신 예쁜 이모티콘으로 알겠다는 의미를 전했음.
3.
민규가 카톡을 보낼 때 쯤 이미 유치원 일을 마무리한 상태라 민규를 만나기 전에 조금의 수정화장을 했음.
에어쿠션도 팡팡 두들겨주고, 유치원에서는 아이들이 자꾸 발라보고 싶다고 해 잘 바르지 않던 립스틱도 꺼내 음파음파를 하며 발랐음.
수정화장을 끝내고, 앞치마를 갖다놓고, 가디건과 가방을 챙기니 7시 15분이었음.
먼저 가서 민규를 기다려야겠단 생각에 구두를 꺼내신고 유치원 신발장 위에 놓여있는 페브리즈도 칙칙 뿌리고 유치원을 나왔음.
또각또각 소리를 내며 카페에 들어가 창가에 자리를 잡고 민규를 기다렸음.
커피를 미리 시킬까 하다가 민규가 혹시라도 커피를 못먹을까봐 주문은 미루고 민규를 기다리며 핸드폰 속 사진들을 정리하고 있었음.
민규를 기다린지 10분쯤 됐을까, 한참 핸드폰을 바라보느라 누가 다가오는지도 모르고 있었던 제 앞 의자에 누군가 앉았음.
"많이 기다렸어요? 먼저 나와있는게 어딨어, 미안하게...
그리구 뭐가 그렇게 재밌어요?
폰에 빠져서 사람 오는 지도 모르고, 누가 잡아갈라."
"아니야, 쌤도 금방 왔어.
잡아가긴, 쌤 잡아갈만큼 힘 쏀 남자 없을 걸.
커피 뭐 먹을래? 너 오면 주문하려고 아직 안했어."
자리에 앉자마자 제 눈치를 보나 싶더니 금세 잔소리를 하는 민규에 피식 웃으며 주문을 하러 의자에서 일어났음.
날 따라 의자에서 일어나 내 뒤를 졸졸 쫓아오며 민규가 말했음.
"저 바닐라 라떼요.
아메리카노도 무지 잘 먹는데 오늘은 뭔가 단 게 땡겨서."
내가 커피를 못먹는다고 아기취급을 하는 게 걱정됐는지 금세 핑계를 대듯 말하는 민규 목소리에
피식피식 웃으며 아메리카노와 바닐라 라떼를 주문하고 결제를 했음.
4.
제 기억 속에 마냥 어렸던 민규를 생각하며 바닐라 라떼를 홀짝홀짝 마시는 고등학생 민규를 바라봤음.
민규의 얼굴을 찬찬히 살피느라 어색해진 분위기에 민규는 헛기침을 하며 제게 말을 꺼냈음.
"쌤, 아니, 누나. 누나라고 불러도 되죠?
응? 그래도 1년, 2년동안 누나라고 불렀는데 갑자기 쌤이라고 부르라니까 어색해서.
그리고 쌤은 너무 우리 사이가 멀어보이잖아요. 되죠? 응?"
"어? 어, 그래. 어렸을 땐 소심해서 나한테 먼저 인사도 못하더니.
언제 이렇게 컸어, 민규야.
기억 나? 너 순영이가 나한테 사탕 줬다고
울먹이면서 자기 더 좋아해달라고 했던 거."
"아, 누나는 무슨 그런 기억만 갖고 있어요...
그거 지워요, 옛날 기억 다 지금 나로 기억 바꿔줘요. 네?"
"알겠어, 알겠어.
고등학교는 어때?
아니, 초등학교부터 근황을 물어봐야되나.
너무 오랜만이다,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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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임입니다!!!!!!!!!!!!!!!!!!!!!!!!!
죄송해요... 2016년 7월 1일에 오기로 약속해놓고.
2017년 1월 30일에 왔네요.
사실 현생은 더 바빠졌지만 독방에서 제 글을 찾는 글을 보고 생각나 달려왔어요.
너무 오랜만이죠, 미안해요.
앞으로 자주 찾아뵈도록 노력할게요!!!!
사랑둥이들. <3 꽃내음 복숭아 일공공사 민규어린잉 막시무스 유현 모찌 분수 다근 르래 밍니언 메리츄 밍구워누 달다 예찬 자몽 햄찡이 0526 성수네꽃밭 사랑둥이 버승관과부논이 세봉윰 돈까스 찬늘봄 꾸꿍 설레임 붐바스틱 권모찌 쿱스 녹차라떼 스윗블라썸 쑤녕아 라온밍구 0207 수선화안녕 부농 밍쎈세 우우우지 란파 부부부부젤라 몽몽몽 서융 전원우산골짜기 쀼젤라 보노보노 둥이 조각 겸손 원주민★세븐틴 밍구리 월드콘 뿌야아 쿱 짝지 제이에스디 후니 찌니곤듀 봉봉봉 순별 예에에 벚꽃소년 세봉세봉 채꾸 짝짝 흰색 만떼 지하 이불 아몬드 착한공 혹시 제 글을 새로 발견하시고 암호닉을 원하시는 분이 많으시면! 다음 화에 암호닉을 추가로 받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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