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서 찾아왔습니다.
W.매화꽃
"그 말을 지금 나보고 믿으라는거에요?"
"그럼, 안믿으시면 어쩌실건데요"
"그쪽이 누군지도 모르겠는데 그렇게 할 짓없으세요?"
"옛날에도 성격은 여전하군,"
여느주말과 같았다. 이 남자만 만나지 않았다면,,, 소설을 써내려다가도 더이상 머리를 쥐어짜도 나오지 않는 줄거리에 한숨을 내쉬며 뭐라도 먹어야지 하며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사서 나오는데 갑자기 불쑥 나타난 남자가 나를 빤히 바라보며 주머니에서 사진을 꺼내들어 지금의 나와 비교를 하는듯 하더니 허리를 숙여 인사를 건냈다. "안녕하세요, 미래에서 온 당신의 남편 권순영인데요" 순간 미친놈인줄 알았다. 정말 정신이 어떻게 된건 아닐까 무시하고 지나가려 하는 순간 자신을 권순영이라 칭하던 남자가 내 손목을 붙잡았다. 21세 김여주 맞으시죠? 그 말을 듣자마자 정말 스토커라도 된듯 손을 뿌리치니 어색하게 웃어보이던 남자가 허공에 떠있는 자신의 손을 바라보다 뒷머리를 긁적였다. "많이 당황스러우셨죠? 그런데 지금의 21세 김여주 에게 해야 할 말이 있어서 왔어요"
결국 30분을 매달려 끌려온 카페에서 남자가 말했다. "미래에 당신이 없어서 왔어요" "뭐야, 진짜 미친놈 아냐?" 앉자마자 개소리를 내뱉는 남자를 보며 화가 머리끝까지 차올라 테이블을 박차고 일어났다. 아무리 할일없는 사람처럼 보였어도 그렇지 이 미친스토커새끼가. 욕이라도 한바가지 해줄까 하다가 도시락을 챙겨 일어나려는 나를 바라보며 권순영이 사진한장을 내밀었다. "못믿으실것 같아서 규칙위반이긴 하지만 미래에 당신과 찍은 사진을 좀 가지고 왔어요" 그 말에 도시락을 챙기려던 손을 멈추고 테이블 위로 꺼내어진 사진을 들었다.
"이게 당신이 말하는 미래의 저, 이 말이에요?"
정말 내 모습과 흡사하지만 세월의 흐름에 많이 바뀌어있는 모습으로 지금의 내 앞에 있는 남자와 다정히 앉아 찍은듯한 사진이였다. "네, 2040년 우리가 40대를 달려가고 있을때, 아들 하나와 딸 둘을 둔 부부였을때 사진이에요" 개소리를 서스럼없이 하는 남자를 바라보다 꽤나 흥미가 생겨 자리에 다시 앉아 사진을 뚫어져라 바라봤다. "그런데요"
"아, 그런데 당신이 46세때 알 수 없이 사라져버려요"
"정말 흥미로운 이야기네요"
감정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턱을 괴는 내 모습에 남자가 그럴줄 알았다는듯 웃어보였다. "그 감정없는 말투는 과거에도 여전했네요"
"자꾸 과거 과거 거리는데 정말 당신이 미래에서 오기나 했다는거에요? 지금 그 말을 나보고 믿으라는거에요?"
"그럼, 안믿으시면 어쩌실건데요"
"그쪽이 누군지도 모르겠는데 그렇게 할 짓없으세요?"
"옛날에도 그 성격은 여전하군,"
그 말을 끝마친 남자가 자신이 들고온 가방을 뒤적거리더니 신문을 꺼내어 들어 한 면을 펼쳐 내게 건내보였다. [40대 여성, 김 모씨 알 수 없는 사라짐. 대체 무엇이 그녀를 사라지게 만들었나] 꽤나 크게 나있는 신문의 헤드라인에 나온 아까 본 사진과 같은 얼굴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게 저라구요?"
"네, 그게 바로 김여주 당신이에요, 당신은 46세. 당신의 생일이 지나고 난 일주일 후인 1월 20일. 순식간에 사라져버려요. 그 이유는 어떤 누구도 알아낼 수 없었고 난 지금부터 46세가 되는 당신을 곁에서 바라보며 그 이유를 밝히려고 찾아왔어요"
"내 생일이 1월 13일이라는건 또 어떻게 알았어요?"
"난 당신의 미래 남편이니까요"
"알았어요, 정말 흥미로운 이야기였어요. 꽤나 깜빡 속아넘어갈뻔 했네요. 지금의 당신은 왜 사진속의 저 아저씨 모습이 아니죠? 왜 더 가까운 과거가 아니라 25년이나 더 지나야 하는 지금 2017년에 당신은 날 찾아온거죠? 미래는 더욱 발전된게 아닌가요? 미래에서 찾아낼 수 없는 이유는 과거에서 더 찾기 힘들텐데 왜 과거로 찾아온거죠? 그리고 정말 당신은 어디사는 몇살의 누구에요? 이렇게 쓸데없는 이야기를 내게 하는 이유는 뭐에요?"
그렇게 한꺼번에 물어야겠어요? 아메리카노를 쭉 들이키던 남자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나 참 안믿을줄은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의심이 많아서야, 나는 지금 미래에서 왔다는 증거를 가지고 당신에게 말하고 있잖아요. 뭘 더 증거물로 보여줘야하는거죠? 내가 타고온 타임머신이라도 보여줘야하나?"
"타임머신을 타고와요?"
"그건 또 안믿는것처럼 말하더니 궁금하긴 한가봐요? 타임머신이라고 해봤자 무의식의 세상을 통해서 오는곳이에요. 뭐 이렇게 말해도 미래나 과거나 멍청한 우리 아내께서 알아들을리는 없지만"
그의 말에 주먹을 불끈 쥐고는 테이블 위를 쾅 쳐냈다. 그렇다고 일단 믿는셈 칠테니까 아까 물었던 질문의 대답과 그 타임머신에 대해서 이야기해봐요.
"나도 과거로 돌아온거에요 25년전의 내 모습으로 그러니 그 사진속에 있는 늙어있는 남자의 모습이 아닌거죠. 그래도 나 지금 얼굴 보고 그 사진보면 좀 곱게 늙지 않았어요? 왜 더 가까운 과거가 아니라 25년이나 떨어진 과거에 왔냐고 물었죠. 내가 25년전 당신을 처음 만나는 날이 바로 오늘이기 때문이죠. 그냥 첫만남때의 당신이 너무 보고싶었어요. 오래되서 기억이 가물가물거리길래. 25년을 또 그때가 다가오기까지 기다려야 하겠지만 괜찮아요. 지금의 당신 모습보면서 기다리는것도 나쁘지는 않네요"
눈이 휘어지게 웃어보이던 남자가 내 얼굴을 빤히 쳐다봄에 확 달아오르는 얼굴을 푹 숙였다. 작은 웃음소리와 함께 고개를 돌리며 창밖을 바라보던 남자가 말을 이어갔다.
"미래가 더 발전이 된게 아니냐고 물었죠. 2040년의 우리는 황폐해져있어요. 미래가 어떻다고 생각해요? 날아다니는 자동차에 인공지능이 판을 치고 탸임머신도 생기고 또 허공에 손짓하는 컴퓨터에 그런 미래를 생각하나요? 2040년의 미래는 그다지 밝지만은 않아요. 물론 지금보다는 많이 발전해있겠죠. 하지만 지금 2017년들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런 미래는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네요. 내 말을 믿을지는 모르겠지만요"
어깨를 으쓱이던 남자가 다 마신 아메리카노를 바라보다 쩝,하고 입맛을 다셨다. 커피 더 드실래요?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던 남자의 말에 지갑을 챙겨 자리에서 일어났다. 커피는 당신이 사줘야 하는거 아니에요? 내말에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남자를 바라보다 살풋이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 농담이에요. 앉아있어요. 금방 커피 사가지고 올게요. "당신은 지금 내 말을 믿고 있나요?" 그 말에 일어나 주문대로 가려던 내 걸음이 멈췄다. 하지만 이내 뒤를 돌아 남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지금 내가 직업으로 하고 있는 소설들도 다 말이 되지 않는 이야기지만 사람들은 언젠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죠. 당신이 소설가라면 나는 미래에 정말 그런일이 일어날 수 있겠다 생각하는 독자겠네요"
주문한 아메리카노를 손에 쥐고 테이블로 돌아오니 커피를 받아내던 남자가 활짝 웃어보였다. "그건 자바칩프라푸치노 맞죠? 우리 처음 만났을때도 이 카페에서 그걸 드셨었는데!" "아,,그래요? 그건 그렇고 아까 하던 이야기나 마저 해줄래요?" 내 말에 순영이 입을 삐죽 내밀었다. 저런 무드없는 여자같으니라고 .
"미래에 타임머신에 대해서 이야기해줘요. 난 그게 제일 흥미로운데요?"
"타임머신,,같은건 없어요. 타임머신이라기보단 미래의 내가 의학기술로 무의식을 가지고 내 정신을 과거의 나에게로 옮긴거 뿐이니까요"
"어렵네요. 무슨 말인지 한개도 모르겠어요"
"타임머신 이야기는 그만하면 안돼요? 그건 나도 설명하기 너무 힘들단 말이에요. 나중에 당신이 2040년에 간다면 그때 한번 어떻게 과거로 오게 되는지 봐요"
"2040년에 저 없어진다면서요"
"2039년엔 타임머신 없을까봐요?"
"그래서 지금 권순영, 당신은 누구에요? 나에게 뭘 이야기 하고싶은거에요?"
"난 22살의 권순영이에요. 지금의 미래에선 45살의 권순영이겠네요. 하고 싶은 이야기는 아직 너무 많은데 그거까지 이야기해버리면 내일부터 당신이 내 이야기를 안들어줄것 같아서 그건 다음에 말해줄래요. 그러니까 전화번호 좀 줘요. 내일도 그 다음날에도 또 다음달에도 내년에도 우리 계속 만나요"
"미안한데 나 그렇게 한가한 사람은 아니거든요?"
휴대폰을 건내는 남자의 행동에 휴대폰을 밀어내 다시 건냈다. 별로 바빠보이시지도 않는데. 내 옆의 도시락과 나를 흝으며 말하는 남자에 얼굴이 달아올랐다. "직업이 소설가라서 그러니까!!! 집필하는 시간도 바쁜데 왜 당신과 이야기를 하고 있어야 하냐 그 말이거든요? 웃겨!!" 자리에서 일어나 도시락을 챙기자 나를 따라 일어나던 남자가 웃어보였다. "천라빌라 2동 305호 맞죠?" "정말 스토커에요?!!"
"스토커라뇨!!! 미래의 당신이 보여준 사진뒷면에 쓰여있었던거거든요?!"
"이야기는 흥미로웠어요. 하지만 그 이야기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증거물을 더 가져오세요. 그럼 그렇구나 하고 믿어드릴게요"
"허!"
헛웃음을 짓던 남자가 커피를 쥐고 카페를 나서는 내 뒤를 졸졸 따라왔다. "아까는 믿는다면서 내가 소설가라면 당신이 독자라며!!!"
"내가 언제 믿는다고 했어요? 그런일이 일어날 수는 있겠구나 했다고 했지!! 웃겨 정말!!" 내 뒤를 졸졸 따라오는 남자에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서니 내게 다가오던 남자가 정말 구슬픈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믿어줘요. 난 당신이 너무 그리워 과거를 되돌아왔어요. 이렇게 40년까지 당신곁에서 살기위해서 내 미래를 버리고 다시 과거의 당신곁으로 돌아온거라구요. 그런데 한평생 바라보고 살아온 당신이 나를 믿어주지 않는다면 난 이 과거에서 대체 누구를 의지하며 살아야 하죠? 대체 누구에게 내 미래를 이야기하며 사라진 당신을 찾기위한 방법을 이야기해보죠? 당신이 사라진 의문점을 누구와 풀어야 하죠? 내 미래는 누구와 함께 해야 하는거죠?"
그 말이 끝나자마자 남자가 나를 자신의 품에 가두어 안았다. 뺨이라도 내치면서 무슨 미친소리냐고 한마디 해야 하는데. 정말 돌았냐고 신고라도 한다고 소리를 빽빽 질러야 하는데 그러질 못하겠다. 남자가 정말 자신의 말엔 거짓이 없다는듯 믿어주지않는 나때문에 억울하고 짜증난다는듯 구슬프게 서럽게 내 어깨에 기대어 울고 있기 때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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